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뱅드림 조선시대] 죄인, 히카와 사요는 나와서 오라를 받들라! - 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01 00:59:33
조회 1549 추천 29 댓글 13
														

 

viewimage.php?id=21b4dc3fe3d72ea37c&no=24b0d769e1d32ca73cee81fa11d028313997d0974e5e8d3d2918ea318205e424be7d878020678f28008dbe3191cd802a5609d80dc800e823f0c97075fcaad2


 꼭 봐야 하는 1편.


 -



 “곤장... 아니, 몽둥이 출두요!”


 어디서 가져왔는지, 토모에가 몽둥이를 가져왔다. 튼튼하고, 질긴 나무로 만들어져 뒤끝이 없는 참나무 몽둥이였다. 쉽게 말해 내상 없이 진짜 뒤탈 없이 ‘아프기만 한’ 몽둥이였다.


 “솔직히 우리 마음 같아서는 곤장 오십대도 부족해.” 


 “그건 좀 봐주시오.”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란. 순순히 혹은 그저 체념했는지, 사요도 아등바등하던 저항을 멈췄다. 이제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츠구미밖에 없었다.


 “처음엔 히마리가 때려.”


 “나?!”


 토모에가 히마리에게 몽둥이를 건네주었지만, 오히려 건네받은 그녀가 더욱 깜짝 놀랐다. 처음 때리는 게 자신이라곤 상상도 못한 모양이다.


 “약하게 때릴 거잖아.”


 “그건 그렇지만...”


 토모에의 논리에 히마리는 순순히 수긍했다. 그렇지만 더럭 걱정도 들었다. 약하게 때리는 사람을 앞에 두면, 뒤에 선 사람은 뭐 얼마나 세게 때리려고 그런단 말인가.


 “평소 의자매를 맺고 싶어 할 정도로, 사이가 좋던 츠구미를 뺏어간 사요 도령.... 아니, 이제는 장가를 간 그 도둑년을 한번 흠씬 때려주시오. 히마리 낭자!”


 토모에의 신난 목소리가 히마리와 사요의 오랏줄을 쓸고 지나갔다. 히마리도 나무 몽둥이를 들고, 한숨을 푹 쉬었다.  


 “감정은 없는 거, 알고 계시죠?”


 “그대도 고생이 많소.”


 비상식인에게 휘둘리는 상식인 포지션이 익숙한지, 두 사람은 한숨을 푹 쉬었다. 히마리는 침을 꿀꺽 삼키고, 몽둥이를 들었다. 달빛에 향한 그 몽둥이가 하늘을 가를 것만 같았지만, 내려치는 속력은 마치 지렁이와 같았다. 


 톡, 하고 아주 작은 소리가 났다. 모카는 이게 때린 건가 싶어서, 히마리와 몽둥이를 번갈아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츠구미는 역시 히마리라고 생각하며, 잠시 마음을 놓았다.


 “더 세게.”


 몽둥이를 놓으려는 히마리를 란이 더욱 재촉했다. 히마리의 일렁이는 눈동자가 란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란의 눈동자에선 흔들림이 없었다. 츠구미가 란을 째려보았지만, 란은 여전히 고갯짓을 하며 히마리를 재촉했다.


 “더 세게.”


 분명 강도가 조금 세지긴 했지만 아직까진 툭, 치는 정도였다. 발바닥 치는 게 건강에 좋다지만, 선인들은 어찌 이리 짓궂은 풍습을 만들어냈을꼬. 그런 잡생각을 하며 히마리는 또 다시 몽둥이를 내려놓으려고 했고. 


 “세게!”


 이번엔 토모에까지 거들어 히마리를 재촉했다. 몽둥이를 높게 치켜든 그녀의 등을 탁 치자, 그것에 놀란 히마리는 그대로 몽둥이를 뻑, 하고 내려쳤다. 짜악 하고, 달밤에 체조하는 것보다 더욱 큰 소리가 났다.


 자기가 때려놓고는, 본인이 놀랄 수준으로 때렸다.


 “끄흑!”


 사요도 참기 힘들었는지, 그녀답지 않은 신음성을 냈다.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었지만 역시 어지간히 아팠던 모양이다.


 “서방님!”


 츠구미가 미처 신도 챙겨 신지 못한 채 사요에게로 다가왔다. 계속 살짝, 살짝 치고 말길래 방심하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시간차 공격을 할 줄이야.  


 “야, 히마리.... 그건 너무 세잖아.”


 재촉을 하던 란도 내심 ‘와 저건 좀.’ 할 정도로 센 강도였다. 모카도 답지 않게, 눈을 둥그렇게 뜨고 히마리를 바라보았다.


 “서, 서, 서방님 괜찮으십니까?!”


 츠구미의 목소리가 당황함으로 물들었다. 설마 제 과라고 여겼던 히마리가 반전을 선보일 줄이야, 세상에 믿을 사람 정말 하나도 없구나!


 “괜찮아요, 부인. 이 정도는 거뜬, 흣!”


 츠구미가 그녀의 발에 손을 대자, 사요는 숨소리와 함께 목소리를 달궜다. 눈 꼬리에는 물방울을 세 개 즈음, 매달았다. 아무래도 좀 제대로 맞은 모양이었다. 


 “그게, 이게, 그게... 이러려던 게 아닌데...”


 히마리는 몽둥이와 사요일행 그리고 제 손을 번갈아 보았다. 찌릿, 찌릿, 하고 오르는 느낌에 히마리는 몽둥이를 내던졌다. 본인이 무슨 짓을 자행했는지, 그제야 체감했나보다. 


 “토모에에에에에에!”


 히마리는 그대로 토모에에게 달려들었다. 그녀의 붉은 도포 자락이 히마리의 손길로 구김살이 생겼다. 그런데도 토모에는 달이 떠나가랴, 함박웃음이다.


 “잘했어, 잘했어.”


 “잘한 거 아냐, 잘한 거 아냐!”


 제 말에 말대답을 하면서도, 힝힝, 하고 우는 히마리가 토모에는 마냥 귀엽다. 달빛에 비친 흰 얼굴이 마치 찹쌀떡을 바라보는 것 같아, 토모에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볼을 살며시 꼬집었다. 고무고무 볼따구. 거 참, 잘도 늘어난다.


 “부인은 우리에게 약과와 술을 내오시오. 시간이 흘러 배가 곯으니, 우리들은 지엄한 법도를 지키는 신방의 손님으로서 야참을 대접받아야겠소.”


 란은 헛기침을 몇 번 하더니, 이내 뻔뻔한 목소리로 뻔뻔한 내용을 지껄였다. 


 과연, 한량집단. 신방에 쳐들어와 발을 때린 것도 모자라, 이젠 밤참까지 요구하렷다. 정말, 제 정신이 아니다. 이대로 술상을 내오면 그것을 명분삼아 초야 내내 자리를 떠나지도 않을 것이다.


 “뻔뻔한 것도 유분수지!”


 츠구미가 제 아무리 풀꽃같다 한들, 오늘은 초야의 일이 있는 날이었다. 풀꽃도 결국 이름 없는 풋풋한 잡초, 그 억셈이 셌으면 셌지. 도저히 모자라지는 않았으렷다. 


 “허허, 내 차례는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란은 짐짓 표정을 가다듬고 츠구미를 대했다. 이럴 때 밀리면 분위기에서 지는 거다. 한풀이 연극을 하기로 했으니, 기왕이면 저잣거리 남사당패에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연기를 하고 싶다.


 “서방님을 때릴 죄목을 먼저 말해주세요.” 


 그러나 츠구미는 그에 뒤지지 않았다. 


 “만약 그게, 제가 듣기에, 합당한 죄가 아니라면, 내 오늘 당장 모든 힘을 짜내어 당신들의 경을 칠 것이에요.”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어 그녀는 말했다. 난데없는 폭력사태에 상상 이상으로 화가 난 모양이다. 정작 사건의 원인인 히마리는 여전히 토모에의 품에 안겨 있었지만.


 “부인...”


 안해의 강단있는 모습에 감탄을 한 것인지, 사요의 눈빛이 감동으로 물들었다. 그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던 란이 혀를 한번 찼다. 


 “란.”


 모카가 쓰고 있던 갓을 기울이고, 란에게 살짝 속삭였다. 


 “응, 모카.”


 란도 갓을 살짝 기울이고, 등을 돌려 모카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츠구, 엄청 빡친 것 같지.”


 “응.”


 “반죽에 몰래 막걸리를 섞어 술과를 만들었을 때보다 더한데.”


 “응.”


 그때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츠구에게 붙들려, ‘황혼’ 모두 손들고 무릎 꿇기를 한 적이 있었다. 모카와 란이 츠구를 안 뒤로, 츠구가 가장 화를 냈을 때를 꼽으라면 아마 그때일 것이다. 


 그때 한 말이 아마... ‘먹을 걸로 장난치지 마, 벌 받아.’였던가. 엄청 무서웠는데.


 “그래도 계속 할 거야?”


 “응.”


 “가차 없구나.”


 “그렇지, 뭐.”


 란의 말에, 모카도 어깨를 한번 으쓱였다. 그리고는 등을 돌려 포승줄에 묶인 사요의 등 위로 살며시 앉았다. 무겁진 않았지만, 난데없는 무게감에 사요도 작은 신음성을 냈다. 사요의 발을 확인하던 츠구와 등에 앉은 모카의 눈동자가 서로 겹쳤다. 


 “그럼 난... 아, 앞으로 우리 츠구 약과 못 먹는 죄를 물으면 될까?


 “우리 어머니 가게는 계속...”


 “과, 과자 이제 못 먹어?”


 두 사람의 목소리 아래로 한 사람의 목소리가 반석이 되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오자, 모두의 눈길이 그곳으로 향했다.


 토모에의 품에 안겨 있던 히마리가 눈물 꼬리를 매단 채, 츠구를 멀뚱히 바라보았다. 


 “당연하지, 츠구는 이제 히카와 집 사람이니까.


 오늘이 지나면 하자와 츠구미란 사람은 히카와 家 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히카와 家의 허락이 없이는, 절대로 그곳에서 나올 수 없다. 평민 신분인 츠구미를 끝까지 반대한 히카와 家가 직접 내건 혼약 조건이었다.


 감금시켜 독수공방 시켜버린다는 조건을 그나마 사요가 겨우, 겨우 완화한 것이었다. 


 그러니 쉽게 말해 이별이고, 어렵게 말해 고별이다. 그것을 토모에가 츠구미 대신 말해주었다. 작별을 받는 이보다, 작별을 고하는 이가 더 아플 것을 알기에.


 히마리는 토모에의 품에 벗어나, 성큼성큼 란에게 다가갔다. 거대한 모란꽃이 움직이는 것과 같았지만, 그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란.”


 그리고는 손을 내밀었다. 란의 손에 들린 몽둥이를 바라보며.


 “한 대만 더 때리게 해줘.” 


 히마리의 눈동자엔, 미처 퍼내지 못한 눈물이 한 가득이었다.  


 “참아라, 그러다 진짜 죽어....”


 란이 침통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 목소리를 들은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제 아무리 사요가 얄밉다하여도, 일단 사람은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상황을 살피던 사요도 식은땀을 흘렸다.  


 “과자 못 먹어서 그런 거지?”


 모카가 히마리를 바라보며 개구지게 놀렸다. 그녀 나름대로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한 것이다.


 “그것도 있지만.”


 히마리는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달빛이 히마리에 얼굴에 훤하게 비쳤다. 


 “츠구랑 다시 못 만나나게 되는 건, 죽어도 싫어.”


 히마리는 담담하지만, 확실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의 뜻을 모두에게 전했다. 물론 ‘황혼’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그러니 시원하게 한 대 때려줄래, 어쩔 수 없으니까.”


 정작 오늘 뜬 달은 그믐달이건만, 그녀의 둥그런 얼굴이 보름달처럼 훤히 빛났다. 때 아닌 정월이구나, 정말 죽이는 달이다. 


 “히마리...”


 토모에의 뭉클한, 감동받은 목소리에 츠구미도 정신을 퍼뜩 차렸다. 히마리의 말은 고맙지만, 지금 히마리가 전력을 다해 때리면 초야고 뭐고, 다 날아갈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 왕진 의원님을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땐 시부모의 귓가에도, 히나 아가씨에게도 이 소식이 귀에 들어가 히카와 家 가 벌컥 뒤집힐지도 모를 일이다.

 

 “서방님을 정녕 때리시려면.”


 고인 침을 꿀꺽, 삼켰다. 


 “초야의 불청객들께선, 소녀의 발을 먼저 치시어요. 소녀가 서방님의 죄를 대신 달게 받겠어요.”


 그리고는 버선발을 번쩍 내밀었다. 너무나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그곳에 있던 모두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순간 분간을 하지 못했다. 


 “부인! 그러지 마세요!”


 “부인, 이러시면 우리도 곤란하오.”


 사요의 급한 목소리와 란의 난감한 목소리가 서로 겹쳤다. 그때 저 멀리 따닥, 따닥, 하고 수상한 소리가 하나 더 끼어들었다. 조용히 귀를 기울이던 모두의 귓가에 모카의 작은 목소리가 선명하게 파고 들었다.


 “관아의 개들이다.”


 모카는 그렇게 표현했지만, 엄연히 나라의 녹을 먹는 순라군의 소리였다. 토모에는 포승줄에 묶인 사요를 들쳐 업고, 황혼 일행과 츠구미는 모두 담벼락에 숨었다. 야간 통행을 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순라군의 눈에 띄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따닥, 따닥, 하는 소리는 담벼락을 너머 논두렁 끝으로 사라졌다. 모두가 살았다는 한숨을 내뱉었다. 


 “그러고 보면 유키나 나으리가 오늘 이 구역 당직이던가?”


 골똘히 생각하던 토모에가 중얼거렸다. 


 “켁, 그 양반 오늘 당직이야?”


 “정보통에 의하면 오늘 밤엔 친히 야간순찰도 나선다고 했어.”  


 “순찰은 얼어 죽을, 기생 치마폭에 빠져 국정이고 나발이고 다 내팽개친 계집이.”


 미나토 유키나의 이야기를 꺼내자 란이 으르렁거렸다. 유키나에 관해 이렇게 날선 반응을 보이는 게 한 두 번이 아니라, 모카도 그저 그러려니했다. 


 다른 일도 아니고, 집안 싸움이니까. 


 “아, 김샜다.”


 란이 도포에 묻은 흙 조각들을 탁탁, 털어냈다. 


 “내 손으로 치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만, 순찰도 점점 수가 더해지니 오늘은 이만 떠나가 봐야 되겠구려. 부인.”


 “뭐, 난 아직 못 때렸어!”


 란이 적당한 차에 딱 끊으려던 찰나, 히마리가 아직 남았다는 듯, 기세등등하게 몽둥이를 들이밀었다. 그래서 란이 대신 토모에를 향해 고갯짓을 했다.


 “히마리.”


 “응?”


 “따라와.”


 “아, A-A-O-!”


 괴상한 괴음을 내며, 히마리는 그렇게 끌려갔다. 그 담벼락 앞엔 분명 길이 없건만, 마치 제가 가는 곳이 길이라는 냥 토모에는 히마리를 들쳐 업고 담벼락을 넘어 지붕 위로 올라갔다. 모카도 잠시 란을 뒤돌아보았다가, 가볍게 발을 박차고 올라 담을 타고 넘어갔다. 


 그곳에는 이제 사요를 대청마루에 눕힌 츠구미와 아직 떠나지 못한 란만이 남아 있었다. 불빛들이 모두 꺼지고, 하늘이란 등불이 켜준 달빛이 두 사람을 감쌌다. 


 오늘은 가장 작은 달인 그믐달이 뜬 날인데, 어찌 오늘은 사람 얼굴을 모두 밝혀줄 정도로 밝을꼬. 괜히 눈물나겠시리. 


 “츠구미.”


 란이 츠구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츠구미도 그믐달을 닮았다. 너무 가련하고 고와서, 그저 지켜주고 싶은 어여쁜 달. 또 크기는 어찌나 작은지. 너무나도 작아 제 품에 가둬버리면 그대로 사라질 것만 같은 애절한 달.  


 “응?”


 “잘 살아, 행복하게.”


 “...응.”


 그 말을 끝으로, 란도 담벼락을 박차고 올라 사라졌다. 마치 날개라도 달린 것처럼, 그녀는 날아올랐다. 하자와 츠구미도 그 모습을 올려다보았다. 란의 붉은 한 가닥 머리가, 어쩐지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밤이다. 

 


 “도둑년에게 묻지 못한 가장 큰 죄목은, 역시 츠구의 마음을 뺏은 죄였을까.”


 모카가 놀리는 듯, 가벼운 어투로 란을 놀렸다. 그 얄궂은 목소리엔 제 아무리 란이라도 역시 그녀를 흘겨볼 수밖에 없었다.


 “조용히 해, 모카.”


 그렇게 말한 란은 주변을 훑어보았다. 조용한 것을 보니 히마리와 토모에도 자리를 잘 빠져 나간 것 같았다. 하기야 풍만한 히마리는 몰라도 토모에는 워낙 날쌔니 잡힐 염려가 전혀 없다.


 “이크, 관졸들이다.” 


 자자, 한량들. 어서, 어서, 피하시게나. 달빛을 벗 삼아, 길게 늘인 제 그림자를 안내자 삼아. 얼른 얼른.



 

 “서방님, 괜찮으세요?”


 “괜찮습니다...”


 츠구미는 사요의 몸을 세웠다. 땅에 많이 끌려서 그런지, 곱게 차려 입은 내의가 많이 더러워졌다. 그것이 내심 속상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츠구미는 자기변명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란의 얼굴이 너무 슬퍼보였으니까. 


 그보다 지금은 포승줄을 먼저 푸는 게 급선무였다.


 “날붙이를 가져...”


 그때 끼익, 하고 다시 싸리문이 열렸다. 아무래도 오늘은 낡은 싸리문이 혹사하는 날인 모양이다. 물론 다시 객을 받아야 할 츠구미의 마음 또한 혹사 당하는 날이다. 


 횃불을 든 포졸 두 명과 관복을 입은 여인 한 명이 문 안으로 들어왔다. 불에 비쳤는데도, 은빛 머리카락은 제 빛을 발했다. 사요의 상관인 미나토 유키나였다. 


 “풀어 주거라.”


 유키나의 말 한 마디에 포졸 두 명이 빠르게 다가와 포승줄을 풀어주었다. 유키나도 천천히, 저벅저벅 걸어와 포승줄을 집어 들었다. 포승줄을 바라보던 유키나의 인상이 와락, 일그러졌다.


 “쥐새끼가 왔다 간 모양이군.”


 유키나는 그 날 서린 말을 츠구미를 바라보며 했다. 한량패인 ‘황혼’은 그리 악질적인 집단은 아니었지만, 워낙 높으신 집안 자제 분들이라 종종 유키나의 속을 잔뜩 썩이곤 했다. 


 특히 미타케 家의 여식인 ‘란’은 저의 집안과 문제가 특히 많았다. 그래서 란도 유키나도 서로를 많이 껄끄러워하고, 미워했다.


 “히카와, 인륜지대사는 잘 끝마쳤는가?”


 포승줄을 휙 던진 유키나가 사요를 바라보며 말했다. 


 “잠시 불청객이 있었습니다.”


 사요도 고개를 숙이고, 유키나의 질문에 답했다. 


 “내일도 국정에 힘써야하니, 다른 곳에 너무 힘쓰지 말게.”


 유키나 나으리, 목에 연지 자국이나 떼고 말하십시오. 또 그 갈색 머리 기생입니까, 그렇게 다니시면 부끄럽지도 않으십니까.... 라고는 말할 수도 없었다.   


 “받들겠습니다.”


 높으신 분이 까라면 까는 게 세상사는 진리자, 법도요, 나랏일이다.  


 “이만 가지.”


 유키나의 관복 자락이 밤바람에 휘날렸다. 혹시 몰라 사요는 그에 사족을 덧붙였다. 그녀가 정말 순찰만을 위해 이곳을 다녔는지, 그게 아니라면 신방의 손님으로 찾아왔는지.


 “발바닥, 안 때리고 가십니까?”


 “...그런 천박한 짓을, 내가 왜 하겠는가?” 


 혐오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유키나의 눈썹은 八자로 변했다.  




 “죄송해요, 서방님. 소저의 벗들이 너무 짓궂은 탓에.”


 “저 또한 사람입니다. 그들의 투정도 이해는 해요.”


 전혀 이해하는 표정이 아닌데요. 라고는, 역시 츠구미라도 말할 수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두 사람은 부부였고, 서로 닮은 구석이 많았다. 


 “부인의 외출 문제는, 제가 부모님께 잘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네, 진짜요?!”


 삑사리가 날 정도로 큰 목소리로 말했다가, 이내 자신이 어떤 목소리를 냈는지 눈치 챈 츠구미가 얼굴을 잔뜩 붉혔다.  


 “굳이 그러하지 않으셔도...”


 이처럼 영혼 없고, 마음에도 없는 말은 덤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자신이 부끄러워 츠구미는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몸을 돈벌레처럼 웅크렸다. 그게 귀여워, 사요는 츠구미의 곁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츠구미.”


 사요는 츠구미의 이름을 불렀다. 


 “네.”


 결혼하기 전 약속한 게 한 가지 있었다. 이름을 부를 때는, 그 어떤 일이 있거든 꼭 대답을 해주기를. 그래서 츠구미도 사요에게 대답을 해주었다. 작은 목소리지만, 사요에게는 들릴 만한 목소리로. 


 “내가 당신과 결혼하기 위해 부모님 앞에서 뭘 했는지, 제가 얘기했던가요?”


 아마,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처럼 부끄러운 이야기는 좀처럼 없기에, 히나도 부모님도 절대 이 사람에게는 해주지 않았겠지. 아, 그때 히나도 같이 울었으니 히나는 할 이유가 없었으려나.


 “아니요?”


 사요의 생각대로, 츠구미는 결혼비화를 전혀 알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혼약서류도 갑자기 들이닥치고, 혼례도 갑자기 들이닥치고, 주변 사람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갑자기 이뤄졌다고 했다고 했다. 


 “드러누웠어요.” 


 그러니 ‘황혼’ 일행도 그리 땡깡을 부렸겠지, 나처럼.


 “네에?!”


 “결혼 안 하면, 관직이고 뭐고 다 때려치겠다. 집도 나가 출가외인으로 살며 츠구미 한과집을 도와주며 살겠다... 라고 온갖 땡깡 다 부렸어요.”


 그런 식으로 떼를 써본 건 처음이었네요, 하고 사요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웃었다. 츠구미는 그런 표정도 뛰어넘고 되려,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저를 위해 그러실 필요까진....”


 다른 사람도 아닌 그 히카와 사요가 떼를 쓰고, 마룻바닥에 드러눕는다는 것이 상상이 잘 안 갔다. 그래서 츠구미는 그러지 말라고 했다. 지아비의 품위를 지키는 것도 안해된 자의 도리였다.


 “아니요.”


 그러나 사요는 고개를 저었다. 제 옆에 있는 츠구미의 손을 꼭 잡고, 뜻을 내보이기 위해 일부러 더욱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필요가 있다면, 전 앞으로도 쭉 그럴 생각이에요. 츠구미를 위해.”


 흔들리는 호롱불이 담겨져 있어서 그러했을까, 그 옥빛 눈동자가 오늘따라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서방님...”


 그러지 말라고, 저를 위해 그렇게 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야 할 것이 분명한데, 츠구미는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말을 하려 할 때마다, 입에선 ‘서방님...’ 이란 호칭밖에 나오지 않았다. 마치 서방님이 저에게 요술을 건 것처럼 말이다.


 “저... 부인.”


 사요가 조용히 츠구미를 불렀다. 츠구미가 그에 대답도 하기 전에, 사요는 다시 한번 말을 이어갔다. 


 “초야는, 아직도 길어요.”


 훅, 하고 분 사요의 숨결은 츠구미를 고스란히 지나가 그대로 호롱불을 꺼버렸다. 


 -


 “자네도 그 이야기 들었는가?”


 “뭔 이야기.”


 “사당패는 사당패인데, 거사(남자 예인을 뜻함.) 한 명이 사당패를 몰고 다닌다는 특이한 이야기가 있어.”


 “아, 그 이야기 들었네. 근데 실질적인 꼭두쇠(우두머리)는 금색 머릿결을 지닌 여인이라 하던데?”


 “아냐, 아냐, 극을 주도하는 게 그 거사였다니까? 그게 우두머리가 아니면 뭐겠어.” 


 “아니지, 사당패라면 엄연히 놀이를 주도하는 사람이 대가리지, 대가리.”


 “내 말이 맞다니까?”


 “아니, 틀렸다니까?” 


 “허, 거참. 에이! 좋네, 마침 오늘 저잣거리서 놀이가 있으니, 한번 같이 가보세.”


 “그러게, 그럽시다? 나도 함, 가서 어떤지 보고 싶구려.”


 “...헌데 그 사당패, 암만 생각해도 특이해.”


 “또 뭐가 말인가.”


 “이름을 내걸고까지 공연을 하는 사당패는 좀처럼 없는데, 그 사당패들은 사당패에 이름까지 떡하니 붙였다더군.”


 “어허, 그러다 관군들이 알면 어찌하려고.”


 “그러게나 말일세, 이름이 그... 그... 어서오세요, 행복세상에였던가?”


 “누구 생각인지, 더럽게 길고 재미도 없는 이름이군.”


 “그렇지? 재미없지?”


 “그래도 한번 가보기나 하세나. 이름과는 반대로 놀이는 재밌다하니. 주모, 여기 내 닷냥 두고 가리다.”


 왁자지껄 떠들던 목소리가 미사키의 귀를 훑고 지나갔다. 국밥을 먹던 미사키가 고개를 돌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저도 모르게 쥐고 있던 수저를 더욱 꽉 쥐었다.  


 행복과는 거리가 먼 세상인데, 당치도 않은 이름이다. 제 아무리 사당패들이라 하여도, 혼란에 가깝고, 기만에 가까운 사기다. 행복세상이라니, 정말 다시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는 이름이다.


 그렇지만 공연이 어떤지 궁금하니, 구경은 한번 가볼까. 돈만 안 낸다면, 특별히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주모, 저도 두 냥 놓고 가요.”  


 미사키는 곁에 두었던 봇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발 없는 소문이 천리를 간다 했던가, 그 소문은 천리를 넘어 황궁의 벽까지 타고 넘어가 그대로 왕의 귓가로 쏙 들어 가버리고 말았다. 갈색 머리 후궁이 바깥의 소문에 특히 빠삭했기 때문이다. 


 “여자를 몰고 다니는 남자 예인?”


 곤룡포를 거칠게 풀어헤치고, 용상에는 방자한 모습으로 후궁의 무릎베개를 한 채 누워 있다. 폭군의 모습이었지만, 그 누구도 ‘시라사기 치사토’를 향해 첨언을 내뱉지 못했다. 


 그깟 첨언보단, 지금 제 위에 달린 머리가 더 중요했다. 


 “그러하옵니다, 전하.”


 치사토에게 무릎베개를 해준 야마토 마야의 입이 귀에 걸렸다. 자신을 찾아주는 유일한 사람이었기에, 마야는 치사토에게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무엇보다 좋아했던 것은 치사토의 이 웃음이었다. 킥, 킥, 하고 울리는 광기서린 그 웃음이  누가 뭐라 할지라도 마야는 좋았다.  


 치사토는 마야의 무릎에 누워 손을 들었다. 그러자 그림자가 비춰 그대로 제 얼굴을 모두 가렸다. 아아, 천신도 자비가 없으시구나. 고장 난 장난감은 가고, 새 장난감이 들어오는구나. 


 “재밌네, 한번 데려와 봐.”


 치사토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궁을 울렸고, 그 뒤를 대신들의 목소리가 따랐다.



 한편 어느 한 고을에선,

 

 "같이 반짝반짝 풍물놀이패 하자!"


 "그러니까, 안 한다고!"


 평민의 딸 강숙미가 양갓집 규수 안희사를 꼬시고 있었다. 


-


치사토와 헬로 해피가 메인인 '여왕의 여자'는 언젠가 꼭 쓰고 싶은데, 너무 장편으로 길어질까봐 손 못 대고 있음. 


그러니 설정 다 짜줬으니 조선시대 AU 누가 좀 써주라. 


고증도 병신이고, 글도 잘 못 쓰는 나같은 조루 말고.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29

고정닉 11

3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2026년 사주나 운세가 제일 궁금한 스타는? 운영자 25/12/29 - -
- AD 함께하는 즐거움! 명품 BJ와 함께~ 운영자 25/10/24 - -
- AD 겨울 스포츠&레저로 활력 충전 운영자 25/12/22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63454 101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3286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2]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944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8711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342 40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20]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5575 73
1331450 공지 공지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0431 54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6753 13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3892 10
1874353 일반 4컷 만화가 개빡시구나 샄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2 8 0
1874352 일반 원작자가 자기작품 잘나오게하려면 어떤노력이 필요할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2 5 0
1874351 일반 카호 도게자 뭐야 ㅋㅋㅋㅋㅋ AnonToky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0 19 0
1874350 일반 나노하 신작 기쁘구나... [1] 봄2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20 0
1874349 일반 레나코가 책상 치니까 하루나가 오히려 싸늘해지는거 [3] ㅇㅇ(121.153) 19:04 46 0
1874348 일반 이거함사보까 고민중 [1] 삐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27 0
1874347 일반 성라 14권 일러 하나 또 뜸... 타입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 22 0
1874346 일반 이 만화 본 사람 잇냐 [3] 편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 48 0
1874345 일반 마재스포)나노카 왤케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0 23 0
1874344 일반 아지사이 놀래는거 ㅋㅋㅋㅋㅋㅋ [3] AnonToky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8 83 0
1874343 일반 누가 카호 레즈스핀 디시콘이나 임티 만들어죠잉 국방가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6 46 0
1874342 일반 백붕이 서점 왔는데 또 뭐 샀는지 까먹었어 [6]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4 44 0
1874341 일반 오늘 날씨 왜이래 [2] 이탄성질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2 39 0
1874340 일반 닌살자50화 올라왔던거 어디감? [2] =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52 42 0
1874339 일반 근데 진짜 레나코 입으로 러브호텔 말할줄은 몰랐음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1 123 0
1874338 일반 쓰레기 재수생<왜 쓰레기임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41 46 0
1874337 일반 이사별 드디어 진짜 완결이 났구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9 89 0
1874336 일반 “물이 없는 곳에서 이 정도의 수둔을 쓰는 음침이” 특징이 뭐임? [4] ㅇㅇ(175.122) 18:39 46 0
1874335 일반 와타나레 속편 작화 진짜좋네 [4] AnonToky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8 90 0
1874334 일반 마재스포)마녀재판 동거합동지도 내는구나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8 39 0
1874333 💡창작 레나카호 그림 [9] ROBO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8 187 20
1874332 일반 타키는 토모리랑 사귀고 있는줄 알았는데 [5] ㅇㅇ(222.117) 18:36 71 0
1874331 일반 백봉이들 무슨 치킨 좋아해?? [12] 아다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3 85 0
1874330 일반 우우 층계참 너무 좋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2 32 0
1874329 일반 사치랑 츠카사는 뭔가 계속 공급이 있어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30 38 0
1874328 🖼️짤 시오히나 [1] ㅇㅇ(122.42) 18:29 43 1
1874327 일반 레나코도 양다리에 죄책감이 있긴하구나 [1] AnonToky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7 84 0
1874326 🖼️짤 아논 진짜 나빴네 [3] 길천사무료급식소푸드파이터카나메라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5 95 3
1874325 일반 마재스포)운동 갔다와서 바로 마재키기 모녀백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4 24 0
1874324 일반 와타나레 와타타베같은 애니 추천점..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4 51 0
1874323 일반 아래 만화보고 궁금해졌는데 보빨할때 어딜빠는거임? [3] deaf88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24 92 0
1874322 🖼️짤 쿠즈시로 호식이두마리치킨 2화예고짤 ㅇㅇ(122.42) 18:24 57 0
1874321 일반 올해로 8년된 만화 [1] deaf88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9 75 0
1874319 일반 카레나 근데 잘어울리긴하는듯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6 63 0
1874318 일반 갑자기 사츠키 o컵쯤 되면 좋겠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4 57 0
1874317 일반 “갸루 얘 레즈였어?! 깨닫는게 너무 느린 음침이” 특징이 뭐임? [1] ㅇㅇ(175.122) 18:14 62 0
1874316 일반 ㄱㅇㅂ)황금올리브<<<만들때 금가루라도 넣나 보지? [5] 쥰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 77 0
1874315 일반 ㄱㅇㅂ) 번호가 나오는 꿈을 꿔서 로또 샀는데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 63 0
1874314 일반 퀸텟이 둘러앉아 옆사람 가슴 때리기 하는거 보고 싶다 [2] 에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1 57 0
1874313 일반 올해 첫 백합만화는 저키스로 시작해볼까.. [8] 사쿠라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10 72 1
1874312 일반 ㄱㅇㅂ)이번주 루틴 한번 망가뎟다고 끝까지 난리야.. 군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 30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