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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1장 시점의 와사비맛 민트자매 써봤어

ㅇㅇ(121.160) 2019.06.07 14:17:26
조회 758 추천 26 댓글 9
														

"...큰일이네."

여느 때와 같은 화창한 점심시간이었지만, 리사의 기다란 손은 핸드폰에서 떠나갈 줄을 몰랐다. 원인은 바로 사요. 지금 자신이 고민하는 이유가 사요의 연애 상담 같은 장밋빛 소식 때문이었다면 차라리 좋았을련만. 그나저나 그 사요에게 애인이 생긴다니, 리사는 말도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상상을 펼쳐보았다.


포용력이 좋은 사람? 아니면 엄격한 사요 옆에서 나란히 걸어갈만큼 능력이 있는 사람? 사요에겐 어떤 사람이 어울릴려나.


"하아아..."


시간만 낭비하는 말도 안되는 망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린 리사는 다시 한 번 채팅 어플을 조작했다. 손을 살짝 튕기니 아침에 사요가 보냈던 메시지가 표시됐다.


[독감으로 당분간 활동을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제 사정으로 인해 큰 민폐를 끼치게 되어 정말로 죄송합니다.]


사요답다면 사요다운 어딘가 벽을 느끼는 메시지였다. 자신과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읽기만 하는 소꿉친구 생각에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스마트폰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리사찌, 무슨 일 있어?"
"우왓?! 히, 히나."
"뭘 그렇게 놀라?"


눈에 띄게 당황한 리사를 향해 히나가 입을 가리며 쿡쿡거렸다.


"아, 혹시 애인?"

"애, 애인은 무슨."


머릿속에 떠오른 은보랏빛 머리카락 여자아이의 모습을 지운 리사는 히나를 바라보았다. 사요와 닮은, 하지만 즐거움으로 가득 차 있는 귀여운 동급생은 평소처럼 무언가 재밌는 것을 찾든 연녹색 눈동자를 연신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잠시 창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향해 손을 흔든 히나였지만, 얌전히 리사 맞은편 책상에 앉아 싱글거렸다.


"그래서 무슨 일이야?"

"저기, 그게..."


사요와 히나와의 관계가 썩 좋지 않다는 걸 잘 아는 리사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말을 이었다.


"사실 사요가 독감때문에 많이 아ㅍ-."

"에에엑?!"


리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히나가 책상을 쾅 내리치며 소리를 내뱉었다.


"히, 히나?!"
"언니가? 언제부터! 그것보다 나는 몰랐는데 왜 리사찌는 알고 있는거야?! 왜???"


'아마 이런식으로 반응하니 히나네 어머니께서도 말씀 안해주신 게 아닐까...'

리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 일어나 날뛰는 히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잠깐 진정해. 그렇게 심한 건 아니래."

"그래..?"
"그리고 그냥 같은 밴드 동료니까 알게 된거야. 히나가 생각하는 그런 건 없으니깐... 응?"
"히잉."


어린아이처럼 칭얼거리던 히나가 이내 축 쳐져 앞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또다시 호기심의 괴물로 돌변하더니 리사에게로 고개를 홱 돌렸다.


"응? 그러면 리사찌는 왜 침울해져 있던거야?"

"왜라니..."


갑작스런 표정변화에 놀라 잠시 우물거리던 리사가 대답했다.


"내일 모레 중요한 라이브가 있어서 말야. 사요나 유키나 뿐 만 아니라 로젤리아의 모두가 기대했던 라이브 이벤트였는데..."


거기까지 말한 리사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히나를 발견하고 당황해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니 사요가 독감에 걸린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야?! 그냥 아쉬워서."
"왜 못 나가는건데?"
"그야...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로젤리아가 아니니까."
"으음."

히나는 리사의 대답에 팔짱을 낀 채 장고에 빠져버렸다. 잠시 그런 히나의 눈치를 살피던 리사가 유키나에게 개인톡을 보내려는 찰나, 히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외쳤다.


"룽♪ 하고 왔어!"
"으응?!"






[ 라이브 하우스 CiRCLE ]


"아직 부족한 면이 적잖아 있긴 하지만, 라이브 전까지 수정하면 될 거 같네. 며칠 안되긴 하지만 잘 부탁한다와 히나."
"정말?! 고마워 유키나쨩!"

"엑? 정말로 괜찮겠어 유키나? 아, 히나. 기타 멘 채 그렇게 움직이면 위험하니까!"


리사가 당장이라도 유키나를 껴안으려 달려드는 히나의 앞을 가로막으며 되물어보았지만, 유키나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리사, 너도 연주를 들어봤으니 잘 알잖아?"
"그야... 사요와 똑같았지만..."


'소름돋을 정도로'라는 말을 입 안으로 삼킨 리사는 다른 밴드 멤버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멋진 연주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신나 꺅꺅거리는 아코, 그리고 히나와 이야기하는 아코를 바라보는 린코. 그리고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바라보는 유키나.


"히나, 파스파레는?"
"아까 스케쥴 짜는 사람한테 말하니 오케이 해줬어~."
"레알이냐..."

"그래도 아직 부족하다와. 좀 더 마음을 가라앉힌 채로 연주해야해."

"이렇게?"

이윽고 스튜디오 안을 라우더의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가 가득 메웠다. 방금 전까지 자유롭게 톡톡 튀던 느낌이 전부 사라진, 메트로늄처럼 정확한 리듬 안에 힘을 품고 있는 묵직한 사운드. 가볍게 연주를 마치고 사요처럼 얌전히 인사를 하는 히나를 향해 박수가 날아들었다.


"헤헤, 언니 흉내 완벽했어?"
"응응! 히나찡 최고야!"


자신을 제외하면 모두들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던지고 있다는 걸 제외한 리사는 마음속으로 사요에게 사과의 말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바라본 유키나의 모습은 등을 돌린 채 얌전히 마이크 체크를 하는 모습. 단념한 리사는 얌전히 베이스를 걸터맸고, 곧 그런 그녀의 귀에 언제나와 같이 엄격한 유키나의 목소리가 와 닿았다.


"모두들, 라이브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어. 모두 끝까지 이 상태를 유지하는 거야."

"네!"


오늘 따라 친구의 목소리가 한층 더 차갑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리사는 베이스 현을 가볍게 튕겼다.




----------




이번이야말로 정말로 완벽한 계획이라고 자신하며 백스테이지에서 작게 콧노래를 불렀다. 소중한 사람에게 늘 가슴아픈 상처만 주던 나였지만, 오늘은 달라. 이번주의 난 언니의 위기상황에 등장해 멋지게 구원하는 히어로! 언니도 객석에서 내 모습을 보고 다시 예전처럼 대해줄 게 분명해.

파스파레볼류션~.. 이 아니라, 흠흠. 모두 전하고 싶어, 당신이 있었기에 내가 있는거야~


"히나? 너무 들뜬 거 아냐?"


리사찌가 내 옆에 조심스럽게 앉으며 그렇게 말했다. 음... 리사찌 지금 긴장하고 있어? 아야쨩만큼은 아니지만 의외네. 그냥 이런 건 즐기면서 하면 되는건데.


"응? 파스파레 라이브때도 늘 이렇게 하는데?"
"히나, 여기는 파스파레가 아니다와."


어느새 나타난 유키나쨩은 언제나처럼 팔짱을 끼고 있었다. 치사토쨩이 팔짱을 끼면 안좋은 인상이 남는다고 했었는데, 유키나쨩에게도 말해주는 게 좋을려나?


"히나, 듣고 있는거야?"
"응 듣고있어 듣고있어. 좀 더 마음을 가라앉히라는 거잖아?"

"..."

"봐봐, 이렇게 언니 흉내를 내면..."


어라? 언니 요새 어떻게 생각하더라? 같이 이야기해본 적이 오래되서 잘 되질 않아. 예전에는 잘 웃어주고 그랬었는데, 요새는 마주칠때마다 항상 찌푸린 채로 지나가고... 그래도 가족도 아닌 제3자 앞에서 속이는 것 정도는 쉽나? 일단 표정을 따라해야 해... 평상시 표정..


"와 똑같아! 대단하네 히나찡."
"히나 혹시 화라도 난거야?"
"아닙니다."

내 말에 모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게 비슷했나? 어딘가 즐거워지는데.

음, 언니는 모두를 성으로 부르면서 존댓말을 했었지?


"...이마이씨."
"모, 목소리까지 흉내낼 필요는 없지않을까 싶은데... 아하하..."

"중요한 건 목소리가 아니라-."
"연주인거죠, 미나토씨."

"..."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하자 유키나쨩이 좀 토라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음, 뭐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언니와 이야기 해 본 적이 너무 오래전이라 제대로 하지 못한 걸까?


"알고 있으면 댔다와."

어라, 착각인가? 역시 언니가 아닌 다른 사람은 조금도 파악이 안 돼.


"곧 있으면 우리들, 로젤리아의 스테이지. 평소 연습 때처럼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오도록 하는거야."

"네!"





연주 시작하기 전엔 없었는데, 언니 내 기타소리를 들어주러 온 거야?! 기뻐!!! 언니를 위해 이렇게 연주하고 있어! 어때, 이 리듬을 이렇게 연주하니 더 룽♪해지지?


아니, 이게 아니지. 유키나쨩한테서 언니와 비슷하게 연주를 하라고 들었었지 참. 좀 더 차분하게, 감정을 이불로 돌돌 말듯 안으로 꽉 껴안아서... 응 이거다! 응응, 언니가 연주하던 소리랑 똑같아졌어. 우와, 언니 지금 꺼 들었어?! 등줄기를 따라 전기가 튀는 것처럼 막-..




... 어라? 언니가 어디로 갔지? 방금 전까지 출입구 옆에 서 있었는데? 내가 놓친건가? 말도 안 돼. 언니 미안해. 내가 잠깐 눈을 돌려 그만 놓쳐버리고 말았어. 언니, 어디야?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거야? 내가 좀 더 힘낼테니까.


언니?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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