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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가벼운 좋아해라도 듣고 싶어서앱에서 작성

무명(nona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08 01:36:39
조회 889 추천 21 댓글 9
														

"아리사~!"


학생회실을 나가자마자 카스미가 내게 달려들었다. 참나,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건지...


"...이제 됐냐. 이제 떨어지라고. 집에 못 가잖냐."

"응! 같이 가자!"

"그래, 그래. 그럴 줄 알았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잠깐 교실 좀 갔다올 거니까."

"그래? 그럼 문 앞에서 기다릴게!"

"어어."




카스미와 헤어져서는 교실로 들어갔다. 아무도 없어서 조용했고, 조명도 꺼져있어서 들어오는 햇빛이 유일한 빛줄기였다.


"카스미 녀석... 따라오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딱히 섭섭하다던가, 그런 건 아니지만...


"어쨌든 가볼까."


스케줄이나 다음 일정, 신곡에 대한 것들을 적어놓은 공책도 챙겼고, 잊은 것도 없는지 확인해서 문으로 향했다.




"아리사~"

"정말이지, 문 앞에서 기다린다는 게 교문 앞이었냐."


교실 문 앞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건물의 문 앞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에에~ 교문 앞이면 안되는 거였나...?"

"돼, 됐어! 빨리 가기나 해! 연습에는 이미 늦었잖아!"


어설프게 말을 돌리고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걸으려고 해도 약해빠진 체력 탓에 순식간에 카스미에게 따라잡히고서 뒤쳐질 뻔하기까지 했다.


"하아, 하아... 으으...... 운동이라도 좀 해야 하나...?"


이렇게나 체력이 약해서 카스미가 장난치고 도망쳐도 잡지를 못하고, 불편한 상황에서 도망치는 것도 못하는 거니까...


"그래? 으음... 운동하는 아리사라......"


카스미는 잠시 생각하다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무리 아닐까!"

"어이, 그거 무슨 뜻이야!"


양볼을 쭉 늘어날 정도로 잡아당기자 카스미는 실실 웃으며 말했다.


"에헤헤, 그계 아리샤, 은둉 안 어을리고 말이지..."

"거 참 미안하네! 내가 어떻게든 학교에서 집까지 뛸 정도의 체력은 길러둬야겠어!"

"아리샤아~ 냬가 미아냬애~"

"정말이지, 그런 무례한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고."


내가 손을 놓자 카스미는 아프다며 볼을 어루만졌다. 아플 정도로 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볼이 쫙 늘어날 정도로 당겼으니 아픈 게 당연한가?


"...가자. 애들 기다릴지도 모르니까."

"앗, 아리사~ 너무해! 두고 가지 말아줘~!"


내가 카스미를 두고 다시 걷기 시작하자 카스미는 울상이 되어서는 두고 가지 말라며 쫓아왔다.


두고 가지 말아줘......인가.


그 말을 들으니 얼마 전의 일이 생각났다. 그 때, 자신이 뒤쳐지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에 얽매여있었던 카스미는 공원에서 홀로 울고 있었다. 어쩌면, 두고 가지 말아달라는 말은... 이런 상황이 아닌, 조금 더 진지한 상황에서 들을 말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때의 카스미는 어딘가 조금 불안해보였으니까.


"아,"


그리고보니... 그 이후로 카스미가 내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응? 무슨 일 있어? 왜 그래, 아리사?"

"아, 아무것도 아니야!"


떠올리기 전까지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떠올리고 나니 괜히 머릿속에서 사라지지를 않는다.


시, 신경 쓰이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 카스미에 대한 내 마음을 알아버린 지금은... 신경쓰인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아리사! 그리고보니 저번에 만들어줬던 거 있잖아?"

"어? 만들어줬던 거라니, 어떤 거?"

"그, 테이프 별!"


아, 그거......?


"갑자기 그건 왜?"

"그거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해! 나중에 가르쳐주라!"

"아, 뭐...... 그 정도쯤이야... 나중에 알려줄게."

"와~ 아리사~ 고마워~! 사..."

"?"


사...?


"아, 그러니까, 그, 사~야네 집에서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슈크림을 판다고 그랬는데, 사가자~!"

"하아!? 연습에는 이미 늦었다고?"

"그러니까~ 사과의 의미로 사가는 거야!"

"에휴, 내가 말해봤자 안 들을 거지? 그럼 가든지."

"야호! 아리사, 고마워!"


내 이름과 고마워 사이에 잠시 공백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사랑해라든지 들어갔을 법한 위치였기 때문에 머릿속에 공백이 생긴 걸까. 어쩌면 그 말을 듣고 싶었기에 그 말이 들어갈 자리를 나 혼자서 만들어버린 건 아닐까.


"그럼, 빨리 가자고. 너무 늦으면 애들 다 집에 가있을지도 모르니까."

"에에... 그럼 서두를게! 아리사, 뒤쳐지지 않게 조심해!"

"그런 말 안 해도 알아서 잘 갈 거거든!"


물론 뒤쳐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봤자 목적지는 우리 집 창고니까 얼마든지 찾아갈 수 있다.


"어차피 창고로 갈 거잖아? 못 따라가겠다 싶으면 그냥 먼저 그쪽으로 빠지든가 하지, 뭐."

"싫어~ 같이 가고 싶단 말이야~"

"아... 진짜...... 해보면 되잖아! 그, 노력은 해볼 테니까."

"예에!"


카스미는 그저 신난다는 듯, 내 손을 잡고 달리기 시작했다.


"얏! 처, 천천히 가!!"

"빨리 가자고 한 건 아리사라구~!"

.

.

.

"자, 잠깐만...... 진짜 힘들다고..."


제발, 좀 봐달라고... 숨차서 죽겠으니까......


"히익! 아리사! 죽는 거 아니지!?"

"안 죽어... 아직은 안 죽으니까... 좀 천천히 좀 가자고......"


내 말에 카스미는 곧바로 속도를 낮추고는 손을 놓았다.


......아까까지, 잡고 있었네.


"아리사! 괜찮아!? 숨쉬는 것도 조금 거칠고! 얼굴도 새빨갛고! 그, 아무리 봐도 힘들어보이는데!?"

"그, 힘든 건 맞으니까... 좀 쉬었다가 가자... 나 진짜 죽는다아......"


내 말에 카스미는 나를 들어서 업었다.


"어, 어이... 카, 카스미..."

"미안해, 불편하지? 그래도 조금만 참아줘."


불편한 것도 불편한 거지만......



그... 이래저래 부끄럽다고나 할까...



"난, 뭐어... 괘, 괜찮기는 한데, 그, 네가 좀 힘들지 않겠냐."

"괜찮아, 아리사를 위해서라면야 별 거 아니니까!"

"그, 그런 말을 해도..."


사실 기쁘다.


나를 위해서 이런 일도 기꺼이 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해주는 게 얼마나 기쁜지, 지금의 나는 너무 잘 알아버렸다. 예전에는 부끄럽다고 적당히 좀 하라고 소리지르기만 했던 좋아한다는 말이 이제는 좋다못해 오히려 듣고 싶어서 신경이 쓰이기까지 할 정도였다.


"엇......"


'듣고 싶어서'......?


"응?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 아니...... 그냥."


그렇구나. 역시 나는,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거구나.



......뭐, 생각은 했지. 진지하게 사랑한다고 해주면 좋겠다든지, 나한테만 더 특별하게 좋아한다고 해줬으면 좋겠다든지, 그런 생각은... 일단 그, 하, 하기는...... 했지.



하지만, 그런 것이 듣고 싶었다고는 해도 카스미가 가볍게 말해주는 그 좋아한다는 말이, 그저 누구나에게나 하는 호감 표현일뿐인 그 말이, 언제부턴가 나를 두근거리게 해줬으니까... 그래서 가벼운 좋아해라도 너무 좋아서, 듣고 싶었던 걸까.


"아리사, 이제 상점가인데, 어때? 그, 계속 업혀있을래?"


목소리에서 조금 힘든 기색이 느껴졌음에도 내가 불편해하거나 부끄러워할 걸 더 신경써주는 카스미. 그런 카스미에게 아주 조금, 용기를 내서 말했다.


"고마워."


그 이상을 말할 용기는 없었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다.


"응? 뭐가?"

"그냥...... 전부."


갑자기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의 카스미를 두고, 천천히 내려왔다.


"이젠 됐어. 내가 걸어갈게."


긴 시간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한동안 업혀서 왔더니 천천히 걷는 정도는 문제없을 것 같았다.


"아리사, 그것보다 아까 한 말......."

"어, 업어준 게 고맙다는 뜻이니까! 다, 다른 뜻은 없으니까 오, 오해하지 마!"


부끄러움에 튀어나오는 본심과 다른 말들. 하지만 본심과 다른 말을 하는 것에는 재주가 없기에 말이 깔끔히 나오지는 않았다.


"알아~ 알아~! 뭐, 그런 거겠지~!"

"아, 알긴 네가 뭘 알아!"


네가 생각하는 건 '사실은 모두를 좋아한다' 정도겠지. 저번에 내가 이런저런 걸 하기는 했어도 아직 내가 널 사랑한다는 것까지는 모르겠지. 내 마음이 그저 호감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건 모르면서도 자기는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그러게. 나, 아리사에 대해 모르는 게 많네."

"어, 어이...... 갑자기 진지한 목소리로 말하기나 하고 말이야..."


어쩐지 평소보다 조금 무거운 목소리가 가슴속에 바위처럼 내려앉았다. 큰 바위에 짓눌리기라도 한 것처럼, 마음이 조금씩 아파오는 것만 같았다.


"아리사에 대한 거라면 뭐든지 더 알고 싶은데."

"......"


나도, 카스미를 더 알고 싶지만... 카스미가 나를 알고 싶다는 이유는 내가 알고 싶은 이유와는 다르겠지.


그럴 거라고 생각하니 대답을 듣는 게 무서워서 이유를 물을 수 없었다.


"아리사, 지금 내가 묻는 거에... 대답해주지 않을래?"


예상치 못한 말에 조금 당황해서, 얘기를 적당히 미뤄두기로 했다.


"...일단 돌아가서 얘기해. 그, 사아야네에 오기도 했으니까."

"그렇네. 그럼... 연습이 끝나고 잠시 남아서 얘기하다가 가도 되지?"

"그, 그러든지..."




"아...... 애들 다 돌아갔네."

"에에!?"

"...그래서 내가 계속 늦었다고 했는데."

"그치만... 그치마안..."


우, 울려는 거냐...


"됐어,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그치만, 사~야네 집에 사~야가 없던 걸 보면 얼마 안 지났을 텐데... 내가 사~야네 집에서 빵을 사자고 하지만 않았어도..."

"됐다니까. 애초에 내가 학생회 서기가 아니었다면 네가 원하는 대로 빵을 사든 말든 안 늦었을 거라고."


뭐, 야마부키 베이커리에서 나올 때까지만 해도 사아야는 거기 없었으니까... 학교에서 바로 갔다면 애들도 있었을지도 모르는 거지만. 그것보다 쓸데없이 이런 부분에서만 바로바로 생각해낸단 말이지. 그래봤자 자책만 할 거면서.


"그건 그렇고, 어떻게 할래?"

"응? 어떻게 하냐니?"

"애들도 다 갔는데, 너도 갈래?"


"아니면 조, 조금 더 있다가 가도 되고......"


할머니가 계셨다면 왔다가 그냥 가기도 뭐하니 저녁이라도 먹고 가라고 하시겠지만, 난 그렇게까지 말할 생각은 없다. 그냥 잠깐... 정말로 잠깐 동안만 같이 있고 싶은 것뿐이다.


물론 카스미랑 저녁을 먹는 것도... 시, 싫지는 않지만...


"...아리사. 지금 우리 둘밖에 없는 거지?"

"어? 아아, 뭐어, 그렇지."


내 말에 카스미의 눈에, 한순간 반짝임이 스쳐지나간 것만 같았다.


"그럼, 아리사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

"엥?"

"아리사! 키는 몇이야?"

"하아!?"


아마 15...2 정도였나...? 근데 그런 걸 왜 묻는데!?


"키! 몇이야?"

"기, 기억나지 않는다고!"


내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자, 카스미는 바로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럼 몸무게!"

"그것도 기억 안 나! 아니, 애초에 묻는다는 게 그런 걸 묻는다는 거였냐!?"

"응? 안 돼?"

"참나, 일단은 여고생이잖아? 아가씨스러운 건 아니더라도 좀 소녀스러운 얘기를 하든가..."

"음~ 그러면!"


뭘 물어볼지는 모르겠지만... 곤란하면 피하면 되는 거고...


"누구, 좋아하는 사람 있어?"

"히약!?"


앗, 자자자자잠깐!!


"히약...?"

"그그그그그러니까, 그, 그게, 목에 뭐가 걸려서 그런 거니까!"

"난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다고~오~?"


읏......!!


"헤헤, 아리사, 귀엽네~ 그렇게까지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되는데~"

"바, 바보야! 그,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것보다 대답은~?"

"으으!! 카스미!!"


분노와 당혹감에 외치는 이름, 하지만 그 이름은 어처구니없게도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이었다.


"에헤헤, 미안, 미안!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돼!"

"그, 그러는 카스미, 넌...! 너는! 너도 한 번 말해보시지!!"

"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말이야?"


두근, 두근,


나만 이렇게 당하는 게 싫어서... 싫다기보다는 억울해서 무심결에 해버린 말이었지만, 그 대답이 뭘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나였으면 좋겠다, 내가 아니면 어쩌지, 차라리 대답하지 않았으면, 그냥 적당히 웃어넘길만한 대답이었으면,


순식간에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한 바퀴 돌았고, 카스미는 입을 열었다.


"나는,"


분명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었지만 너무 긴 공백이 느껴졌다.


누구야?


누구라고 할 거야?


"아"


아...?


"짱이랑 포피파의 멤버, 그리고 내 친구와 선배, 후배, 내가 아는 모두가 좋아!"

"......카스미다운 대답이네."


그래, 대충은 예상했어. 이런 식으로 넘어가게 될 거라는 것쯤은 사실 머릿속으로는 다 알고 있었지.


하지만 내 이름을 안 불러준 건 조금 아쉽네.



가벼운 좋아해라도... 내 이름을 부르며 말해주는 걸 듣고 싶었는데.










- BanG! Shorts, Kasumi X Arisa 3. 가벼운 '좋아해'라도 듣고 싶어서








으음... 이건 솔직히 아무리 봐도 어떻게 쓰다가 이렇게 안 예쁘게 된 건지, 어떻게 고쳐야 할 지도 모르겠어... 사실 이거 뒷부분이 일도리 리셋 5번쯤 터지고서, 리셋하기도 곤란한 한도리 연챠까지 터진 상태라서 내 덕심이 약해지지는 않았을지라도 평정을 잃은 상태에서 써서 그런 걸지도 몰라. 근데 또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내 수준은 낮았으니, 늘 그랬듯이 잘 못 썼는데 괜히 핑계만 하나 떠올린 거 같기도 하고...

지금은 이 이야기의 뒷이야기라기보다는 카스미 시점?으로 쓰려고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어. 아니, 모르지는 않고, 어차피 안 예쁘게 나올 것 같기는 한데... 으음, 그, 그럼 ㄷ, 다음에 봐!





......물론 난 갤질하면서 모두를 보고 있겠지만.

- 지워지지 않는 꿈, 사라지지 않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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