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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옷짱이 타에사야를 이어줄뿐인 소설 下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12 00:08:55
조회 430 추천 21 댓글 6
														






행복한 시간도 잠시, 어느덧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되었기에 무릎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폈다.
도와주겠다는 사아야의 말에 손님이니까 식탁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된다고 이야기하고 부엌으로, 원래는 다른 친구들도 오기로 되어있었으니까 재료는 넉넉했다. 기왕 이렇게 된거 사아야한테 맛있는걸 만들어줄까.
콧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있는 요리를 만들기를 30분, 금방 한 상을 차린 다음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와, 맛있어보여!"
"우후후, 맛있게 먹어."
내 몫의 요리를 사아야의 반대편 자리에 두고 수저를 놓은 뒤, 나 역시 밥을 먹기 위해 의자에 앉으려고 했지만 앉을 수 없었다.
어느새인가 옷짱을 포함한 다른 토끼들이 의자에 앉아있었으니까.
토끼들이 왜? 싶었지만 그래도 의자에 올라오면 안되니까 내려가자는 말로 달래서 한두마리씩 내리려고 했지만 그러기에는 수가 너무 많았다. 언제 온지도 모르는 토끼들이 뀨뀨거리면서 내 쪽을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왜 갑자기 온거지?
어쩌면 배가 고픈걸까?
슬슬 저녁시간이고 그럴지도 모른다 싶었다. 옷짱, 아까 빵에 달려들기도 했었고...저녁 먹고 난 다음 챙겨주려고 했지만 조금 일찍 줘도 크게 상관은 없겠지 싶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먹이를 꺼내서 토끼들에게 주자, 내 예상이 맞았다는듯 금방 달려들어서는 이빨로 먹이를 갉작갉작 갉아먹기 시작했다.
잘먹네,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지만 이번에는 먹이에 정신이 팔려서인지 의자에서 내려오려고 하지 않고 있었기에 할 수 없이 사아야의 옆자리로 내 음식과 수저를 옮겼다. 다행히도 그녀의 옆자리에는 토끼가 없었기에 무사히 앉을 수 있었다.
"먹자"
"아, 응."
사아야가 당황한듯 내 쪽을 보더니 이내 뺨을 붉히며 수저를 급하게 입으로 가져갔다. 왜 부끄러워하는걸까 생각하다가, 그제서야 자신이 사아야 옆자리에서 어느정도 가까운 거리를 유지한 채 밥을 먹고있다는 것을 자각했다.
뺨이 확 달아오르는 듯 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서 사랑스러운 입을 오물거리며 자신이 만든 밥을 먹고 있다, 의식하지 않을래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슬며시 옆을 쳐다보자 사아야도 같은 생각인 것 같았다. 뺨을 슬쩍 붉힌 채 힐끔힐끔 이 쪽을 보는 그 모습이 마치 아기토끼처럼 귀여워서-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혼란에 가득 찬 저녁을 간신히 끝낼 수 있었다.
설거지정도는 돕겠다고 했지만 괜찮다고, 먼저 씻으라고 이야기해주자 잠시 망설이다가 이윽고 사아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욕실 위치를 설명해주자 밖으로 나가는 사아야를 따라서 식사를 끝낸 토끼들이 깡총거리며 뒤따라 나갔다.
옷짱도 있고, 우리로 알아서 잘 돌아가겠지.
방금 먹은 식기들을 싱크대에 넣고 그대로 물을 튼 다음 콧노래를 부르며 설거지를 시작했다. 이 인분 밖에 안되는 식기였기에 세 곡을 채 부르기도 전에 금방 끝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그릇의 물기를 잘 털어내서 올려놓고 기지개를 펴자, 어느새인가 사아야가 내 등 뒤에 서있었다.
"아, 사아야."
벌써 씻은걸까 싶었다. 사아야의 몸에서 달콤한 냄새가 맴돌았으니까...아니, 사아야한테는 언제나 달콤한 냄새가 나지. 그러면-
"아직 안씻었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보자 사아야가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저었다.
"응...저기, 오타에, 잠깐 같이 와줄 수 있어?"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사아야의 뒤를 따라서 욕실로 가자, 욕실 입구쪽에 무수히 많은 토끼들이 뀨뀨거리면서 뭉친 채 들어가는걸 방해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이 상태라서, 사아야의 곤란해하는 말에 내가 옷짱을 들어올려서 코를 툭툭 치며 말했다.
"욘석, 그러면 안되지. 어서 돌아가렴."
뀨뀨 거리면서 맹렬하게 고개를 젓는 옷짱에, 처음으로 그녀의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어쩌지, 곤란한 표정으로 잠시 서로를 마주보고 있자니 갑작스럽게 토끼들이 입구에서 비키는게 시야에 들어왔다.
"아, 됐다."
"아하하, 토끼들, 장난치고 싶었나 봐. 먼저 들어갈께."
그렇게 이야기하며 사아야가 한 발자국 내민 그 순간 다시금 토끼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입구를 막는 모습에 다시금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아까는 열어주더니 왜 지금은 다시 막는걸까-그 생각으로 나 역시 한발자국 앞으로 가 사아야의 옆에 나란히 서자, 토끼들이 비키는게 보였다.
무엇을 원하는걸까, 내가 옷짱을 껴안은채 잠시 끙끙거리자 사아야가 눈치챈듯 뺨을 긁적이더니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토끼들, 우리 둘이 같이 씻지 않으면 안비키겠다는 것 같은데? 어때, 맞아?"
옷짱의 눈을 마주치면서 하는 그 말에 맹렬하게 옷짱을 포함한 다른 토끼들이 모두 고개를 맹렬하게 끄덕였다. 어쩔 수 없네, 사아야가 미소지으며, 그대로 내 쪽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같이 씻을까?"
*
토끼의 신님, 어째서 저한테 이런 시련을 계속해서 주나요?
두 손을 모아서 빌어봤지만 대답대신 사아야의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오타에, 조금 더 옆으로 가줄 수 있어?"
"아, 응."
생각을 머리속에서 지워없앤 뒤 배게를 조금 더 옆으로 빼자 한 사람이 누울 자리가 만들어져, 그 자리에 배게를 들고온 사아야가 그대로 눕더니 예쁜 미소를 지어주었다.
토끼의 신님, 오늘 저한테 왜그러시나요.
아까 같이 목욕을 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았건만, 손님용 방에 사아야를 안내하니까 그 자리에는 이미 토끼들이 차지해서 쿨쿨 자고있는 바람에 사아야가 누울 자리가 없었다.
어떻게하지, 당황한 내 옆에서 사아야가 같이 자면 된다고 태연하게 이야기하더니 그대로 한 침대에서-
"불 끈다?"
사아야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급하게 대답해주면서 배게에 얼굴을 파묻자, 불을 끄고 돌아온 사아야가 침대 안으로 들어왔다.
전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바로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누워있었다. 지금 당장 고개를 돌리기만 해도 얼굴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지금 눈을 감으면 새근거리는 숨소리가, 아기토끼처럼 콩콩거리는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바로 옆 자리에.
신경이 쓰여서 전혀 잘 수 없었다.
사아야도 지금 나랑 같은 생각일까?
"저기, 오타에. 자?"
아직 안 자, 사아야의 목소리에 내가 급하게 대답을 하자 갑작스럽게 내 등쪽에 무엇인가 따뜻한 것이 맞닿았다.
등쪽에서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내 목에 둘러진 사아야의 가녀린 팔, 따듯한 체온...사아야가 자신을 등 뒤에서 껴안았다. 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얼굴이 미친듯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 심장도 지금 사아야의 심장이랑 똑같이 빠르게 뛰고있겠지?
"저기, 이대로 들어줬으면 해...오타에는 오늘 어땟어?"
좋았어, 급하게 대답하려고 했지만 사아야가 그냥 들어달라고 한 말이 떠올라서 급하게 입을 닫자 그녀가 말을 이어나갔다.
"난 오늘 행복했어. 그 왜, 오늘은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잖아? 옷짱이 들이박아서 키스할뻔한 거, 계속 무릎배게를 한 거하며 같이 씻기도 하고, 지금은 이렇게 한 침대에서 같이 자고...전부 오타에랑 함께라서 행복했던 것 같아."
"나도, 사아야랑 같이 있어서 행복했어."
"아하하, 기쁘네. 응, 오늘 이렇게 단 둘이서만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확신할 수 있었어. 난 오타에를 좋아하는구나...하고."
방금 뭐라고 한걸까.
순간적으로 사아야의 말이 머리에 따라잡히지 못했지만 이내 곧 그 말은 귀를 뚫고 들어와서, 뇌리에 강하게 새겨졌다.
난 오타에를 좋아한다, 고.
"나도 사아야를 좋아해. 응, 세상 무엇보다도. 쭉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대답은 곧바로 튀어나왔다. 줄곧, 어쩌면 오래전부터 쭉 품어왔을 마음을 입 밖으로 꺼내고 나자 한결 편해진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보다도 지금은 사아야, 사아야의 얼굴이 보고싶었다. 곧장 몸을 돌리자 어느정도 어둠에 익숙해진 눈 너머로 사아야의 자그만한 얼굴이 보였다.
내 착각이 아니라면 그녀는 울고있었다. 자그만한 입술이 뭐라고 달싹거렸기만 잘 들리지 않았기에, 귀를 가져다 대자 간신히 뒷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기뻐, 정말 기뻐 오타에, 거부당하는건 아닐까 몇 번이나 생각했어..."
내 착각이 아니라는걸 확인시켜주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아야가 그렇게, 몇 번이나 중얼거렸다. 마음이 통해서 기뻐서, 거절당할까봐 몇 번이나 불안했는데 대답을 들으니 이제야 마음이 놓여서-
나 역시 같은 마음이었지만 그것보다도 지금은 우는 사아야를 어떻게 달랠까가 급선무였다. 이렇게나 기쁜데 울면 안되지 사아야, 일단은 말없이 껴안아주려다가, 카스미가 이럴 때 진정시키는 좋은 방법이 있다고 내게 가르쳐준게 떠올랐다.
양 손으로 살며시 사아야의 따뜻한 눈물을 닦아주면서, 그대로 고개를 조금 숙였다.
이윽고 내 입술에 부드러운 무엇인가가 맞닿는것이 느껴졌다.

*

안녕!

백갤 공식 똥-손이에요!

드디어 이 옷짱이 타에사야를 이어주는 글이 끝났군요!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째 마지막이 조금 날림인 것 같네요!

제가 언제는 안그랬나요 뭐..

근데 요즘 단편으로 시작했는데 한 2~3편 연달아 쓰는게 많아진 것 같네요. 큰일이다, 이러면 안되는데...

여튼 그렇다고요!

사실 마지막에 맺어지는걸로 끝내자는 계획은 있었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급작스러웠던 것 같아요!

늘 부족한 글 써서 죄송합니다...


역시 오늘도 너무 막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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