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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단편] 악역영애 - 최면앱에서 작성

공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20 01:37:30
조회 1898 추천 34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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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와 교직원이 되고 함께 살던 어느날, 레이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재밌는 물건을 받았다며 소파에 나란히 앉아 있는 나에게 보여줬다.

[최면이요?]

[네! 동전으로 하는 최면인데요. 여기 묶인 실부분을 잡고 좌우로 천천히 흔들면서 설명서에 적힌대로 말하면 된다나봐요.]

나에게 손으로 끄적인 쪽지로밖에 안보이는 종이를 건네는 레이.

내용은 이랬다.
1.당신은 서서히 잠이옵니다.
2.제가 손뼉을 치면 저의 말에 따릅니다.
3.최면을 걸 내용말한다.
4.손뼉을 친다.

[심플하네요.]

[하하, 뭐 아이들 장난감 같은거니깐요. 모처럼이니 한 번 사용해보겠어요?]

[아뇨, 괜찮아요.]

[에~ 모처럼인데, 저한테 바라는거 없으세요?]

레이는 나란히 앉아있던 내 무릎에 올라타며 팔로는 내 목을 감고 조르듯 요구했다.
요새 레이의 애정표현이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다.

절대 싫다는 말은 아니지만요.. '때와 장소만 가려준다면'.. 아 그렇지!

[네, 레이가 그렇게 바란다면 한 번 해보도록 하죠.]

[어머, 바라는게 생겼나요?]

[그렇죠, 뭐.]

레이는 기쁘다며 최면에 걸리기 위해 내 무릎에서 내려와 다시 소파에 나와 나란히 앉았다.
내가 걸 최면이 어떤 건지도 모른 채.
나는 레이에게 들은 대로 동전을 좌우로 흔들며 설명서 대로 말했다.

[당신은 서서히 잠이옵니다~ 제가 손뼉을 치면 저의 말에 따릅니다~ 레이는 인제부터 애정행각을 줄입니다~]

[?!]

짝!

여기까지 완벽하다.
결과는...
손뼉소리를 들은 레이는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이 최면을 건 이유는 레이의 애정행각이 싫은건 아니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탓에 요즘 너무 곤란해서 이다.
예를들면 학교라던가, 시장거리라던가, 왕국이라던가 게다가 아버님 앞에서도

하지만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효과는 보이진 않았다.

[역시, 이건 애들 장난이네요.]

[아하하, 역시 그런가요?]

나는 최면용 동전을 눈앞의 테이블 위에 올리고서 레이쪽으로 몸을 움직여 레이의 손에 내 손을 겹쳤다.
그러더니 황급히 내 손을 빼고 레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그보다 인제 저녁 먹을까요?]

?

[네, 그러죠.]

소파에서 일어난 레이는 그 상태로  주방으로 갔다.
우리의 식사는 천부적으로 요리를 못 하는 나를 위해 레이가 준비한다.
오늘의 식탁은 언제나처럼 정성 가득하며 아주아주 맛있어보인다.

[이거, 고향의 어머니께 받은 야채인데 엄청 싱싱하고 맛있어요. 클레어님도 한 번 드셔보세요.]

평소처럼 다정하게 말해주는 레이.
나는 나에게 반찬을 권유하던 레이를 향해 입을 벌렸다.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랏.. 평소였으면 이 대사 이 후 '아앙~'하면서 나에게 먹여주던 레이였는데,
내 행동을 본 레이는 무슨 일이냐는 듯 나를 쳐다봤다.

[클레어님?]

[어라? 아하하 죄송해요. 아무것도 아니예요.]

나는 어색하게 웃고는 레이가 말 한 반찬을 스스로 집어 먹었다.
무언가 석연찮다.

식사를 끝마치고, 

[자, 그럼 클레어님 먼저 목욕하고 오세요.]

[...저 혼자 말인가요?]

[당연하죠?]

움찔.

[클레어님 왜 그러세요? 혹시 어디 아프신가요?]

[아뇨, 전혀요.]

나는 그대로 욕실로 진입해 옷을 휙휙 벗어 던지고는 후다닥 몸을 씻고 따뜻한 물이 한 가득 담겨있는 욕조에 몸을 머리 끝까지 풍덩 담았다.

푸핫

[이 상황 혹시나지만 설마.. 설마, 설마!! 최면이 효과가 있었던건가요? 잠깐..! 설마 이 모든게 맞다면 이 후에 혹시!]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따뜻한 물에서 지친 몸을 녹이는 목욕시간일 터, 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이 목욕따위를 즐길 여유같은 건 없었다.

-----------------

목욕을 먼저 끝내고, 레이의 목욕이 끝나기를 침실에서 기다리는 중, 드디어 레이가 왔다.

[어머, 클레어님 안 주무시고 계셨나요?]

[네, 레이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허어, 네. 그럼 내일도 출근해야하니 바로 잘까요?]

[네, 그러죠.]

창가의 의자에 앉아 있던 나는 먼저 침대 안으로 몸을 넣었다.

참고로 우리의 침대로 말하자면 킹사이즈보다도 더 엄청 크지 않나 싶을만큼 엄청 커다란 침대로 레이의 '침대에서 편하게 밤일할 수 있는게 좋아요.' 라는 의견으로 인해 나도 납득하고서 고른 엄청난 사이즈의 침대이다.

불을 끄고, 내가 있는 침대로 들어오는 레이.
그리고, 역시나 나에게 떨어져서 등을 돌린다.

[아무리 그래도 이것만은 참을 수 없어요!!]

[네?!]

나는 참고 참던 속마음을 입밖으로 소리쳤다.

[아무리 생각보다 효과가 좋아버렸던 최면때문일지라도, 제 품에서 잠 들지 않다니 용납할 수 없어요.]

그렇다. 우리는 잠을 잘 때, 항상 내가 레이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내 품 안에 있는 레이를 느끼며 잔다. 주변에선 레이의 모습으로 인해 반대의 상상을 많이 하는 듯 하지만.. 뭐 틀린 말도 아니지, 초반엔 레이가 먼저 팔베개를 해주었고 나도 그 품에서 잠이 들다가 어느 날 공수가 바뀌었던걸 계기로 내가 해주게 되었... 어흠 잠시 설명이 지나친듯 하군.
아무튼

[아무튼, 레이 제 쪽으로 오세요. 와서 저의 팔을 베고 주무세요. 안그럼 저 못참아요.]

[아니, 못 참는다니 무슨... 아, 이참에 말씀드리는데 저희 인제부터라도 따로 자는건 어떤가요?]

[네?]

전혀 상상하지 못한 레이의 발언에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잖아요. 아무리 침대가 크다고 해도 같이 자는건 불편하기도 하고, 게다가 팔베개라니 이 푹신푹신한 베개를 두고 왜 굳이, 이해가 안되네요.]

[레이 무슨 말을 하시는 건가요?]

[말한 그대로입니다만?]

레이는 내가 아는 다정한 얼굴로 냉혹한 말을 내뱉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어디서부터... '어디서'부터!!

[그래 최면!!]

[네?!]

[한번 더예요! 다시 한번 더 최면을 하는거예요!]

[지금요?! 너무 늦었-]

나는 레이의 말을 뒤로 한 채 테이블 위에 두었던 동전을 챙겨 레이가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방을 나설 때와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자세로 앉아있는 레이. 나는 레이에게 아까 했던 것처럼 동전을 흔들었다.
그리고

[레이는 모든 최면이 풀립니다]

짝!

[핫, 클레어님?! 분명 최면을 걸고 있었는데 여긴 어라?]

[레이, 최면 걸린동안 기억안나세요?]

[네에.. 전혀요.]

아무래도 최면 걸렸을 때의 모든 기억을 잃은 듯 보이는 레이.

[그보다 저희 침실이라는 건 인제 할 차례인건가요?]

[네?]

레이는 양 팔로 내 몸을 감더니 뒤로 누우면서 자연스레 내가 레이를 덮치는 구도로 만들었다. 역시 레이 매우 능숙하네요. 귀여워..

[정말이지 클레어님. 애정행각을 줄이라니 그런 내용은 용서 못한다구요.]

[그러네요. 죄송해요. 저 그만 레이의 소중함을 잊었나봐요.]

[그런고로, 오늘 저를 열심히 만족시켜주셔야해요.]

[읏..바라던 바예요.]

[오늘 밤 누구의 애정행각이 더 강한지 한 번 볼까요?]

[지지 않을거예요, 레이.]

나는 뼈저리게 레이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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