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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타에사야] 토끼 자리 밑에서 下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29 00:53:12
조회 473 추천 14 댓글 4
														



*


소중한 것은 언제나 금방 잃어버려.
내 체질일까?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소중한 것은 어재써인지 정신을 차리면 내 손을 떠나있어.
길가에서 주운, 엄청나게 예쁘던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구슬도, 마음에 들었던 자그만한 신발도, 초등학교 때 소중한 친구였던 레이짱도, 소중하게 기르던 토끼들도 모두 다.
마지막까지 내 곁에 남은건 가족들과 옷짱 뿐, 특히 옷짱은 벌써 10년이 지났는데도 다른 토끼들과는 다르게 늙거나 하는 일 없이 꿋꿋하게 살아있어서 슬픈 내 심정을 달래주고는 했어.
중학교 때 까지는 계속 혼자였어.
나랑 친해지면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해서 혼자서 기타를 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혼자뿐인 날이 계속되었어.
외롭냐 안외롭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그렇게 외롭지는 않아.
집에 오면 토끼들이 있어, 방과 후에는 아르바이트 일이 있고, 방과 후나 쉬는 시간에는 기타가 함께 있었어.
쭉 혼자면 된다고 생각했어...누군가가 나와 친해져서 결국 마지막에는 내 곁을 떠나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거든.
그렇지만 고등학생이 되자 점점 내 주변은 바뀌기 시작했어.
소중한 밴드가 생겼어, 소중한 친구들이 생겼어, 떠났던 레이 짱이 돌아왔어, 아무 것도 없던 내 세계는 점점 소중하고 반짝반짝 거리는 것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지. 
친구들은 내 손을 떠나가지 않아.
나도 내 친구들을 떠나지 않아.
포핀파와 만나고 나서부터는 매일이 행복한 나날이었어,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는데 신은 아무래도 지금까지 내가 불행했던걸 모두 갚아주시려고 하시려는 듯 더한 행복을 건내주기 시작했지 뭐야.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
고백에 성공하고 사귀고 나니까 그제서야 겁이 덜컥 나더라고, 지금까지는 운이 좋아서 많은 것들이 내 손을 떠나지 않을 수 있었지만 이제와서 다시 그 징크스가 재발한다면?
그래서 사아야가 내 곁을 떠난다면?
생각만 해도 겁이 나 매일을 불안에 떨던 도중 옷짱한테서 어떤 전설을 들었어.
토끼 자리 밑에서 첫 키스를 하지 않은 커플은 꺠진다고.
그 말을 듣자 덜컥 겁이 났지, 다행히도 사아야랑은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느랴 아직 첫 키스조차 나서지 못한 단계였기에 꺠질 일은 없었어. 
어떻게 해서든 토끼 자리를 찾아야 해.
사아야랑 헤어지고 싶지 않아.
토끼 자리 밑에서 키스를 하면 사아야랑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수 있어.
몇 번이고 키스를 하고 싶은 충동을 참아가면서 사아야를 위해서 참고 견뎠지만 아무리 찾아도 나올 수 없었어, 이제 포기할 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내 체질을 생각하니 그럴 수도 없었지.
일주일 전 그럴싸한 분위기까지 갔을때도 결국 내 욕망을 이겨내고 어떻게든 첫 키스를 회피하기는 했지만...
저기 사아야.
사아야는 어째서 그 때, 울고 있었어?
*
"...이런 사정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것 같아? 아리사?"
"낸들 아냐..."
아무래도 사아야의 그 눈물이 신경쓰여서, 그렇지만 본인한테는 직접 물어볼 수 없어서 결국 같은 멤버인 아리사한테 상담을 부탁했어.
이미 사아야한테 비슷한 말을 들은걸까? 겉으로는 투덜거리면서도 주말에 카페에서 보자고 하더라고, 입은 험해도 역시 아리사는 마음이 착하다니까.
주문한 음료가 나오기 전까지 이야기를 간략하게 줄여서 해준 다음 나온 음료를 곧장 한 모금 들이키자 아리사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내 쪽을 쳐다봤어.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데?"
"사아야랑 키스하고 싶어."
"즉답이냐..."
고개를 젓더니 나온 음료를 한모금 들이키고는 내 쪽을 쳐다보며 아리사가 잠시 할 말을 고르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어.
"그렇지만 토끼 자리 밑에서 안하면 사아야할 헤어질까봐 못하고 있다고?"
"정확해, 역시 아리사야."
"초등학생이냐 네놈은!"
갸아악! 사귄지 두 달이나 넘었는데 뭐하는거야! 그런식으로 소리지르길래 양 손으로 귀를 막고 잠시 아리사가 화내는 소리를 무덤덤하게 넘겼어. 이윽고 아리사가 지쳐서 숨을 헐떡거리자 손에서 귀를 땐 다음 내가 아리사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랬지.
"카페 내에서 소리지르면 안 돼, 아리사."
당연한건데 왜 갑자기 소리지른걸까? 아리사, 그런 거 모르는 것도 아닐텐데.
네놈때문이잖냐...지친 목소리로 헐떡거리는 아리사를 갸웃거리며 바라봤어. 나, 뭔가 한걸까?
방금 소리지른 것 때문에 지친건지 숨을 헐떡인 아리사가 소파에 고개를 파묻고 남은 음료를 홀짝이며 잠시 쉬겠다는 제스처를 취했기에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고는 음료를 입에 가져다댔어, 아 이거 달다. 사아야가 좋아하겠는데...
두 사람다 음료를 홀짝거리고 있자니 아리사가 책상을 손가락으로 몇 번 두드리다가 쓴 웃음을 짓지뭐니.
"카스미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둘 다 왜 그렇게 힘들어하는걸까."
"아리사도 그랬어?"
아리사랑 카스미도? 내가 반색하면서 되묻자 조금 그리운 듯한 표정을 지은 아리사가 미소지으면서 그 떄 일을 천천히 떠올리며 내게 말을 해주었지.
"카스미놈, 첫 키스는 무조건 반짝반짝 두근두근 거려야 한다고, ​반짝반짝하고 두근두근 거리는 느낌을 쫓아야 한다면서...나 참, 평소에는 그렇게나 적극적이면서 이럴때만 소극적으로 변해서는..."
"그래서? 그래서?"
"결국 답답해서 내가 먼저 키스를 해버렸어, 그 분위기라던가 그런게 있잖냐. 그런데 정작 키스를 하고 나니까 찾았다고 하더라고. 반짝반짝하고 두근두근 거리는거...근데 더 놀라운게 뭔지 알아?"
손가락을 하나 들어올리면서 아리사가 살짝 입술을 매만졌어, 그 때 느낌을 떠올리는걸까? 살짝 뺨을 붉히더니 아리사가 고개를 끄덕였지.
"나도 카스미가 말한 반짝반짝 두근두근거리는 그 느낌이 뭔지 알 수 있었다는거야."
두 사람 사이에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은, 감탄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자 아리사는 자기 할 이야기가 끝났다는 듯 남은 음료를 모두 한 입에 들이킨 다음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뭐야?
아리사? 내가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조금 장난기 섞인 웃음을 짓더니 날 그대로 쳐다봤지.
"그러니까 직접 해보란거야! 내 이야기는 여기서 끝, 나머지는 당사자들 끼리 이야기하셔."
응? 당사자들끼리?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아리사가 휴대폰으로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고, 신호가 가자마자 저 편에서 카스미랑 사아야가 같이 걸어오고 있는게 보였어.
아, 사아야다.
정말 좋아하는 사아야를 보니까 입꼬리가 느슨하게 올라가는데 느껴져 저도 모르게 다가가 그녀를 꼭 껴안으니 사아야의 뺨이 새빨개지는게 느껴졌지. 뺭을 굽다 온걸까? 오늘도 사아야한테는 좋은 냄새가 나네.
"오타에."
"사아야."
이름을 한 번 씩 부른다음 서로를 빤히 쳐다봤어. 카스미도 나랑 아리사가 한 것 처럼 같은 상담을 해준걸까? 무슨 이야기를 들은건지 고개를 끄덕인 사아야가 눈을 감고는 살며시 입술을 내민 뒤 내게 속삭였어.
"오타에, 난 절대로 오타에 곁을 떠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토끼 자리가 아니여도, 안심하고 키스해도 괜찮아...그 말을 들으니 갑작스럽게 마음이 푹 놓여서, 그렇지만 토끼 자리가 아닌 장소에서 키스를 하면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망설이는데 아리사의 말이 머리속에서 떠올랐어. 일단 직접 해보라는 아리사의 그 말이.
옆을 보니 카스미랑 아리사가 힘내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카페 바깥으로 나가고 있었지. 두 사람한테 고맙다고 살며시 묵례를 한 다음 사아야를 믿고 그대로 입술을 부딪힌 그 순간, 아리사가 말한 반짝반짝 두근두근 거린다는 그 느낌과, 지금까지 내가 찾아온 토끼 자리가 무엇인지, 그 두 가지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었어.
사아야도 같은 걸 이해한 듯 눈이 살짝 커지더니 이윽고 다시 눈을 감고는 내 목에 팔을 둘렀어, 망설이지 않고 나도 사아야의 목에 팔을 둘럿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입술이 떨어졌어, 붉게 상기된 사아야의 뺨, 촉촉하게 젖은 눈동자-모든게 너무 예뻐서 뺨을 한 번 쓰다듬은 뒤 서로 아무 말도 안했음에도 맞추기라도 한 마냥, 둘이 같이 카페 바깥으로 나와 사아야의 집으로 향했어.
가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만 꼭 붙잡고 있었어, 가는 동안 아리사한테서 잘 해냈냐는 문자가 왔지.
살짝 웃으면서 그대로 사아야의 집에 같이 들어가면서 아리사한테 문자를 넣었어.
첫 키스를 했다는 것도, 이 뒤에 사아야의 집에서 일어날 일도 전부 포함해서, 언젠가 토끼 자리 밑에서 이야기해준다고.
그 메세지를 넣음과 동시에, 문이 쾅하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어.

*

안녕!

똥손이에요!

오늘도 조졌어요!

전에 쓴 회로 뒷부분인데 뒷부분이 엄청 날림이네요!

아리사랑 상담 -> 마음을 다잡고 사아야랑 키스 -> 토끼 자리의 의미를 깨달음

의 순서인데

제대로 전달되기는 커녕 너무 급전개가 되버렸네요 ㅋㅋㅋ 엌 ㅋㅋㅋㅋㅋ

이러니까 제가 늘 쓰는게 재미가 없죠...장편은 쓰면 안된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여튼 대충 그런 회로를 굴렸는데


역시 오늘도 너무 막 나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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