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악역영애,와타오시] 열

mihc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01 12:56:34
조회 1226 추천 36 댓글 6
														


 "몸상태는 어때요?"

 "…별로 좋다고는 못하겠네요."


 콜록. 침대 위에 누운채 기침을 하는 레이. 평소보다 살짝 가빠진 호흡. 잠옷차림의 레이는 땀으로 젖은 머리를 쓸어넘겼다.


 "평소에 너무 무리하니까 이런 꼴이 되는거에요."


 클레어는 침대 옆에 의자를 두어 앉는다. 가시 돋힌 말이지만 이면의 따뜻함을 느낀 레이는 조그맣게 웃었다. 그런 레이를 못마땅하게 보며 클레어는 철퍽, 레이의 이마 위로 물수건을 얹는다.


 "간호해…주시는 건가요?"

 "네. 안될 거라도 있나요?"

 "……옮으면 안되니까요."


 안옮아요. 단호하게 대답하는 클레어. 무슨 근거로…. 레이는 속으로만 생각했다. 클레어가 한 번 정한건 굽히지 않는다는걸 잘 알고 있었으니까.

 조금 덥다고 생각한 레이는 이불을 조금 걷는다. 땀에 젖은 잠옷의 단추는 여러개 풀려있었고, 슬며시 내비치는 가슴에 저절로 눈이 간 클레어는 볼을 붉히며 고개를 홱, 돌렸다.

 잠시동안 침묵이 흐른다. 클레어는 팔짱을 낀채 레이의 용태를 살폈고 레이는 그저 따가운 시선을 피해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곧 삐이이, 하는 소리가 들리자 클레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이가 클레어의 뒤를 눈으로 쫓자, 클레어는 부엌으로 들어간다. 이내 잠시후 클레어는 죽이 담긴 그릇과 물이 담긴 컵을 쟁반 위에 올린채 돌아왔다. 색을 보니, 쌀로 만든 죽은 아니였다. 이 세계에선 쌀이 귀하기에 오트밀로 만든 죽이 흔했다. 클레어가 가져온 것도 오트밀로 된 죽이였다.


 "…클레어님이 만드신거에요?"

 "네. 달리 누가 있나요?"

 "세상에…."


 레이는 놀란듯이 양손으로 입을 가렸다.


 "드디어 클레어님이 요리를…! 선생님은 기뻐요!"

 "죽정도는 저도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러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레이. 클레어는 캬악 소리를 지른다. 사실 자신을 위해 힘써준 클레어의 마음에 기쁜 것이지만, 쑥쓰러워 말하기 힘든 레이 나름의 표현이였다.


 "자, 드세요."


 레이가 몸을 일으키자 무릎 위에 쟁반을 올린다. 스푼을 들어 한 입, 두 입 떠먹는 레이. 허나, 곧 손을 멈추는 레이. 역시 맛이 이상했던걸까, 클레어가 걱정스런 눈으로 바라본다.


 "죄송해요, 클레어님. 식욕이 없네요."

 "…그래도 전부 먹는 편이 좋아요."

 "그렇지만…아. 클레어님이 먹여주시면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뭣, 클레어의 볼이 붉게 물든다. 농담이에요. 레이는 킥킥댄다. 그 모습에 열이 받았는지 스푼을 낚아채듯 빼앗는 클레어. 그리곤 이내 죽을 떠 레이의 앞에 가져간다.


 "자…입, 벌리세요!"


 부들부들 떨리는 손. 눈이 무척 무섭다. 레이는 어쩔수 없이 스푼을 입에문다. 그리곤 아직 삼키지도 않았는데 다음 것이 온다.


 "크, 클레어님. 조금 천천히…."

 "얼른 입 벌려욧!"


 이런걸 원한게 아니였는데. 레이는 쓰게 웃는다. 그래도 서툴게나마 자신의 어리광을 받아주는 클레어의 노력 덕분에 레이는 그릇을 전부 비울 수 있었다.

 죽을 전부 먹고 물과 함께 약을 먹자, 클레어는 수건과 함께 물이 받아진 대야를 가져왔다.


 "…몸까지 닦아주시려고요?"

 "네. 그 상태론 씻지 못하잖아요."


 괜찮을까. 조금 불안해졌지만 그래도 성의를 무시할 수 없으니. 레이는 잠옷의 단추를 푼다.


 "자, 잠깐…!"


 속옷을 입지 않은 레이의 가슴이 드러나자 클레어가 양손으로 눈을 가리며 홱, 몸을 돌아 등을 보인다.


 "벗으면 벗는다고 얘기를 좀 하라고요!"

 "에…이미 볼장 다 본 사이에 무슨…."

 "됐으니까, 빨리 벗어요!!"


 네네, 레이는 옷을 전부 벗은 후 옆에 가지런히 개어놓는다. 곧 클레어가 다가와 물에 적신 수건으로 레이의 몸을 닦는다. 미지근한 온수의 느낌이 레이에게 기분 좋게 느껴진다. 땀을 많이 흘렸으니 찝찝한게 한 몫했다. 다만….


 "클레어님. 몸을 닦을 땐 똑바로 보고 해야죠."

 "그, 그런 파렴치한 짓을…!"


 아까부터 시선을 이리 저리 피하면서 닦는 클레어에게 조언하는 레이. 클레어는 금새 얼굴이 홍당무가 되버린다.


 "자요, 얼른."


 장난기가 돋은 레이가 팔을 벌리며 몸을 드러낸다. 깜짝 놀란 클레어가 비명을 지르지만 능글맞게 웃는 레이를 보며 눈살을 찌푸린다.


 "…레이, 은근 즐기고 계시네요."

 "그치만 이럴때 아니면 언제 클레어님한테 간호를 받아보겠어요."

 "……바보. 원한다면 언제든지…."


 네? 레이가 되묻자 클레어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한숨을 쉰다. 아무렇지도 않아하는 레이때문에 혼자만 의식하는 자신이 바보같다며 클레어는 눈살을 찌푸린다.

 곧 레이의 몸을 닦는 작업을 재개한다. 슥, 슥. 방금 전보단 나아진 손놀림. 레이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러고 있으니, 레이의 집에 있었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러고보니 그 때는 레이가 클레어의 몸을 닦아주었었다. 지금과는 반대의 역할이란 것을 레이는 떠올린다.


 "그랬었죠. 그립네요."

 "흥. 그 때를 생각해보면 괴씸하기 짝이 없네요."


 레이의 팔을 닦아주는 클레어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어라, 레이는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 때 클레어의 기분을 거슬리게 한 일이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히 짚히는 구석이 없다. 레이가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클레어는 버럭 소리를 지른다.


 "둘이서 같이 잤다고요!? 거기다 한 침대에서요! 그런데 아무 짓도 안하고 어떻게 잘 수가 있죠!?"

 "엣…뭔가 해주길 원하셨어요?"

 "……이 둔감탱이!"


 씩씩대던 클레어는 헛기침을 하곤 평정심으로 돌아온다. 레이는 어색하게 웃었고 클레어는 입을 다문채 레이의 몸을 닦았다. 곧, 몸을 전부 닦은 레이의 옷을 입히는 걸 도와준 클레어는 수건과 대야를 치운 후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슬슬 감기약이 듣기 시작한 것인지 레이의 눈꺼풀이 무겁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짚어 쓴 레이에게 클레어는 이마의 물수건을 갈아준다.


 "…이러고 있으니 어릴때가 생각나요."

 "어릴때면 일본…이란 곳에 있을 때인가요?"

 "네. 어릴때도 이렇게 감기에 걸리면 어머니랑 아버지가 간호해주셨거든요."


 그 때가 떠오른 것인지 레이는 쿡쿡 웃는다.


 "두 분다 저를 아껴주시는 분이라, 감기에 걸려 눕기만하면 아버지는 일까지 쉬고 하루종일 제 옆에 있는데다가 어머니는 영양식을 이것저것 가져다주고…정신이 하나도 없거든요."

 "…독특하신 분들이네요."

 "그러게요."

 "레이."


 돌연 클레어의 눈빛이 어두워진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곤 생각하지 않으신가요?"

 "…아니라면 거짓말이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레이는 클레어를 바라보며 웃는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클레어님은 여기 있는걸요."

 "………."


 레이의 말에 클레어는 고개를 숙인다. 얼굴을 감추고 있지만 작게 올라간 입꼬리를 레이는 놓치지 않았다.


 "클레어님. 손 잡아주실래요?"

 "네."


 레이가 손을 뻗자, 클레어가 그 손을 맞잡는다. 평소보다 조금 온도가 높은 레이의 손. 자신은 이 손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있음을 클레어는 뼈져리게 실감한다.


 "제가, 잠들면."


 잠에 젖은 몽롱한 목소리로 레이가 말한다.


 "놓으셔도 돼요."

 "안놓아요. 그러니까, 안심하세요."


 클레어의 대답에 조금씩, 레이의 눈꺼풀이 내려간다. 일정한 호흡을 내뱉는 레이는 곧 완전히 눈을 감으며 잠에 빠진다. 그런 레이를 보며 클레어는 작게 중얼거렸다.


 "잘자요. 나의 레이."













 소전 음악회 같다왔더니 몸이 망가진 기념(?)으로 써봄.

 최근 들어 매운맛만 써서 그런가 매운맛은 잘 안써지더라. 그래서 순한맛으로 썼어.

 다들 건강들 조심하라구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36

고정닉 1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이성 보는 눈 없어서 걱정되는 스타는? 운영자 25/11/10 - -
- AD 오늘 메뉴 고민 끝!! 운영자 25/11/13 - -
- AD 심심한 사람! 방송보러 오세요~!! 운영자 25/10/24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55852 100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1824 121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1]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632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7555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3827 39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5070 70
1331450 공지 공지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9696 54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10244 10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8347 10
1832459 일반 주말밤인데 망갤이구나 한방펀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5 3 0
1832458 일반 백합 입문 야가키미로 했었는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0 16 0
1832457 일반 요즘 약간 백안분 상태인듯 [1] ㅇㅇ(59.15) 01:56 33 0
1832456 일반 솔직히 유우정실은 미즈카임 [6] ROBO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7 62 0
1832455 일반 경녀 추천할 때 농담 취급 당하면 좀 슬픔 [5] 창작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0 75 0
1832454 일반 근데 진짜 요즘 레즈풍속은 기본이 안되어있더라 [10] 계속한밤중이면좋을텐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9 172 12
1832453 일반 본인입문은 새내기자매 [7] 뤄톈이발닦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5 79 0
1832452 일반 킨들에 단행본 5권 샀더니 4만원 증발함 코즈카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4 25 0
1832451 일반 AI가 진짜 창작할때 특정지식 잘 모르겠어~하는건 도움되는듯 [2] 뤄톈이발닦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2 59 2
1832450 일반 꿈차백 4권어딨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2 28 0
1832449 일반 요루카노 바이크데이트 후에 혼나는 거 볼때마다 궁금해지는 거 [1]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1 30 0
1832448 일반 오늘자 실사케이프도 재밌었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0 30 0
1832447 일반 하 이번화 종투도 재밌었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0 26 0
1832446 일반 응애백붕 백합입문작 [4] 한방펀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68 0
1832445 일반 하 분명 갓애니였는데 [1] ROBO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65 0
1832444 일반 본인은 시트러스로 백합 입문했어여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69 0
1832443 일반 날위해노래해줘가엔딩이었어야했는데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30 0
1832442 일반 좋은 마지막화였다 ROBOI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28 0
1832441 일반 [중계 알림] 배드걸 7화(재방영) 방영 5분 전 중계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17 0
1832440 일반 와타나레 트위터 팔로워 10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4 50 7
1832439 일반 아논이 소요 엄마얘기하는거 왤캐웃기지 [2] 뤄톈이발닦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4 60 1
1832438 일반 지금까지 밤의 해파리는 헤엄칠 수 없어를 사랑헤주셔서 감사합니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4 42 0
1832437 일반 벡붕퇴근 [2] 땃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2 30 1
1832436 일반 해파리마지막에피입갤ㅋㅋ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2 31 0
1832435 일반 백합 만화 or 애니 작품성 goat는 뭔가요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1 94 0
1832434 📝번역 번역) 동경하는 메이드는 담배가 잘 어울린다 3화 [1] 외계인성애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9 120 7
1832433 일반 안욱이도 맨날 립 바르고다니는데 안늙어보이잖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33 1
1832432 일반 카노는빵ㅋㅋ취향인데왜요시한테꽂혔을까 [2]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8 49 1
1832431 일반 카노 저 무친련 ㅋㅋㅋㅋ Yuik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29 0
1832430 일반 꿈차백 주인공 진짜로 일부러 눈치못채는 척하는거 아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7 47 0
1832429 일반 여우 인성 머임 [2] 람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5 47 1
1832428 일반 백합에 취한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1 44 0
1832427 일반 키위쟝입양보낸성괴언니입갤ㅋㅋ [2]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8 54 1
1832426 일반 불량공주 모모코<<<본사람있음??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7 62 0
1832425 일반 이런거좋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5 55 1
1832424 일반 총수대여업을 하는 사장님 특징이 뭐야? [8] 헛소리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5 45 0
1832423 일반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진짜 괴물 [4] ㅇㅇ(121.152) 01:05 90 1
1832422 일반 키위쟝선생님되면슈퍼총수될거같음 [3] Chiy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2 46 0
1832421 일반 꿈차백 비밤달이 그렇게 재밌나 [3] 치바나스미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1 54 0
1832420 일반 하 꿈차백 너무 맛있아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7 46 0
1832419 🖼️짤 오랜만에 보니까 또 좋네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6 114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