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덧) 와.. 언니 진짜 예쁘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83.98) 2019.07.06 00:58:58
조회 1644 추천 50 댓글 6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처럼 말을 뱉었다. 그리곤 너무 솔직하게 감탄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살짝 놀라며 쿵쿵 울려대는 커다란 음악 소리에 제 목소리가 묻혔기를 바랐다. 그러나 눈 앞의 여자는 이미 다 들었다는 듯, 들고 있던 술잔을 슬쩍 내려놓으며 하나를 흘끗 바라보고는 어이없다는 웃음을 흘렸다.

“어린 친구가 벌써부터 입발린 소리를 하네요.”

조곤조곤하지만 하나는 여자의 목소리가 마치 귓가에 속삭인 소리마냥 제 안을 멤도는 걸 느꼈다. 이 시끄러운 클럽에서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짧은 찰나 고민한 덕분에 하나는 한 박자 늦게 입을 열었다.

“...어리다뇨! 저 술도 마실 수 있는 어른이라구요. 게다가,”

발끈한 마음에 제 술잔의 반 정도 남아있는 진토닉을 단숨에 들이킨 하나는 잠시 어질한 눈 앞에 숨을 가다듬었다가 다시 여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여자는 그런 하나의 호기에 살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이내 작게 웃으며 하나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는 못해요. 입발린 말 같은 거.”

하나가 낮게 뱉어낸 진심에 여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마워요.”

라는 건조한 대답을 건넸다. 그리곤 하나가 처음 봤던 모습처럼 다시금 술잔을 들곤 조용히 술을 들이키는 것이었다. 하나는 제 노력에도 무심한 그 의중을 알 수 없어 잠시 의아했지만 결국 옆자리에 앉아 대놓고 여자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진짜 말도 안돼...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언니를 모르고 살아온 거야? 아, 혹시 천사나 뭐 그런건가? 그래서 지금 내 눈에만 보이는 거예요? 내 수호천사?”

아예 바 테이블에 팔베개를 하고 기대 여자를 바라보던 하나는 베시시 웃으며 속절없이 제 생각을 읊어대고 있었다. 주변이 시끄러웠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하나는 분명 제 일행들에게 평생 놀림감이 되었을 일들을 고스란히 떠안고 살았어야 했을 것이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눈앞의 여자만은 작게도 읊조리는 하나의 말소리를 빠짐없이 듣고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여자는 순진한 하나의 모습에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나는 어두운 클럽 조명에서도 그 모습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여자는 정말로 제게 반해버린 듯한 하나의 눈빛과 표정이 부담스럽기보단 귀여운 느낌이었다. 그것은 사랑에 데여본 적 없는 천진함에서 나올 수 있는 맑은 티였다. 하나의 관심을 모른 척 넘어가려 했던 여자는, 저를 응시하는 하나의 또렷한 눈빛에 마음을 바꿔 웃음을 가다듬고는 제대로 하나를 마주하였다.

“음, 고마워요. 이런 적은 처음인데...”
“...”
“왠지 싫지 않네요.”

여자의 싱긋 웃는 미소에 하나는 터져나오려는 탄성을 막기 위해 그저 한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고 있을 뿐이었다. 여자가 눈을 마주치며 한 번 웃어줬을 뿐인데 심장이 얼굴에서 난리를 치는 기분이었다. 순간 하나는 바보같게도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여자를 보며 첫사랑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어.. 언니, 이름이.. 뭐예요?”
“...앙겔라예요.”
“앙겔..라...”

역시. 천사였어.
평생 제 세상을 누비던 그 하나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본 질문에 얻어낸 값진 이름이었다. 하나는 조용히 따라 읊조리며 이름의 의미를 생각했다. 하나에게 번쩍이는 조명과 시끌벅적한 음악 소리 따위는 이미 잊혀진지 오래였다. 방금 전 들이킨 얼마 안되는 진토닉에 취한 건지 아니면 눈 앞의 앙겔라라는 여자에 취한건지 하나는 분간이 잘 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얼굴에 열이 올랐다.

“그러면, 그쪽 ‘어른’은 이름이 뭐예요?”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고 있었던 건지 아까 언급했던 단어를 강조하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앙겔라가 물었다. 하나는 그제서야 제 입을 막던 손을 옮겨 두 뺨에 가져가고는 앙겔라와 눈도 마주치지 못하며 어설프게 답했다.

“송.. 하나요.”
“흠, 어쩐지 낯설지가 않네요. 우리가 만난 적이 있나요?”

‘우리’래, 아.
하나는 별 것도 아닌 단어에 이제는 머리 끝까지 더워지는 기분을 두 뺨을 꾹꾹 눌러가며 애써 진정시켜야했다.

“글쎄요. 아마 제가 뉴스감이라 그러지 않을까요...?”

하나는 혹여나 자신이 틀린거라면 어떡해나 싶어 조심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스무살, 아니 만 열아홉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나가는 누구도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던 지난 몇 년을 살아오며 하나의 당당함과 자신감은 그야말로 하나 자신의 신념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 그 신념은, 앙겔라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묘하게 겁에 질린 작은 토끼같은 하나의 모습에 앙겔라는 잠시 기억을 더듬다가 아, 하고 작게 깨닮음의 탄성을 자아냈다. 며칠 전 지나가던 뉴스 소식으로 짧게나마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었다.

“뭐, 그런 것 같네요. 게임.. 관련한-”
“맞아요! 다행이다, 모른다고 했으면 진짜 민망했을 거예요.”

어지간히 마음이 급했던 건지 앙겔라의 말조차 끊어먹은 하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다. 그렇게 해사하게 웃는 것도 잠시, 하나는 의자를 당겨 앙겔라와 더 가까이 붙어 앉더니 슬그머니 특유의 눈웃음을 짓는 것이었다.

“근데 언니는 여기 혼자 온 거예요?”

하나의 물음에 앙겔라는 약간 고민하는 듯 보였다. 그러다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힘없이 대답했다.

“그렇네요, 같이 오기로 했던 일행이 있었는데...”

딱보니 각이 나오는 앙겔라의 대답에 하나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고는,

“그럼 그 일행 내가 하면 어때요, 앙겔라?”

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쿵쿵대는 심박동을 모르는 척, 최대한 자연스럽게 술잔을 만지작거리는 앙겔라의 한 손을 끌어다 제 볼에 갖다대고는 부비적댔다. 귀여운 연하의 애교에 앙겔라는 다시금 웃음을 터트렸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50

고정닉 18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2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6040 45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17]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3251 25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23] <b><h1>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24442 14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8901 32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7367 25
1331450 공지 공지 [31]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10350 43
830019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9 92910 72
828336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09.27 41139 27
1464463 💡창작 늠검) 결국.... 잘렸어.... 우우 백부이... sabr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9 42 2
1464462 일반 ㄱㅇㅂ) 와 더워서 잠이 안 오네 [6] 씨사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7 53 0
1464461 일반 백바... 살아서 보자... [1] 후에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7 18 0
1464460 일반 애웅... ㅇㅇ(114.108) 01:50 39 0
1464459 일반 이거 갓에넬 아니냐 [3] ㅇㅇ(218.154) 01:49 76 0
1464458 일반 ㄱㅇㅂ) 잠 다 깼는데 그냥 작업이나 할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9 51 1
1464457 일반 스바모모니나 짤이 많아서 좋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7 38 1
1464456 일반 왜 섭종이 확정되고 나서야 마기아레코드가끌리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6 35 0
1464455 일반 악리 센세는 ㄹㅇ 호감이네 아오바모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5 47 0
1464454 일반 백붕들 안뇽안뇽 [3] 아르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28 0
1464453 일반 이치사키 보구가 [4] 초코모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49 1
1464452 일반 소전 스토리에 보이스가 없는게 좀크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3 42 0
1464451 일반 간만에 왔는데 진득하게 볼 거 없나 [3] 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2 44 0
1464450 일반 분명 10화 요루카노 대박쳐서 앞화 몰아봤어야됐는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2 55 0
1464448 일반 ㄱㅇㅂ 개졸리네.... [7] 융가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1 100 6
1464447 일반 솦갤펌) 소전의 백합관계도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0 54 4
1464446 일반 카노안욱벌써 야짤나왓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0 38 0
1464445 일반 진짜 백합작가들 트위터들어가면 맨날작품들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6 65 0
1464444 일반 사람의 상상력이란 대체 뭘까 [2] 나리유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6 69 0
1464443 일반 밤해파리 자막은 보아하니 오늘도 글렀구만 ㅇㅇ(220.85) 01:33 64 0
1464442 일반 사사코이 애니화도 안됐는데 언급 왜이리 활발하지 ㅇㅇ(222.110) 01:32 78 7
1464436 일반 키황인데 왜 키위아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60 0
1464435 일반 꺄아아아아악 레즈마왕이야!!!!! [1] 키타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8 81 0
1464434 일반 키황 씹간지네... [2]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97 2
1464433 일반 친애하는 원수님 결재하려면 어디로 가야해? ㅇㅇ(221.151) 01:25 22 0
1464432 일반 이 짤 아이디어 괜찮은 거 같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2 65 1
1464431 일반 평범한 경음부 재밌네 ㅇㅇ(220.85) 01:22 50 0
1464430 💾정보 24년 10월 수성의마녀 제일복권 3탄 미쳤다 ㅇㅇ(118.34) 01:21 73 2
1464429 일반 전생 7왕자 11화보고 사사코이 생각남 비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0 51 0
1464428 일반 나나레하나나레 신규 키비주얼 [1] ㅇㅇ(118.36) 01:19 56 1
1464427 일반 밤의해파리 왜 아직도 자막이 안뜬거야? [3] ㅇㅇ(222.110) 01:13 89 0
1464426 일반 념글 짱깨들 지랄하는 글 보니깐 새삼 [3] 소리야겟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3 361 21
1464425 일반 니나모모가 맛있는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60 1
1464424 일반 스포)드디어 종트도 거의 끝나가네 ㅠㅠ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4 58 0
1464423 일반 소네트?? 왜 배송 지연이야???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01 2
1464422 일반 마이고는 운좋게 완결되고 보기시작햇는데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0 55 0
1464419 일반 사사코이까지 역대급 퀄이었다면... [4] 뒤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7 128 0
1464418 일반 버틴정실 [2] 공혜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53 3
1464417 일반 이야 나로우 전생메이드 드디어 고백박았네 [2] 제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52 0
1464416 일반 사실 사사코이 사태가 [3] 온두루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3 113 1
1464415 일반 ㄱㅇㅂ) 짱깨 애들 남캐넣지 말라고 하는거 보빔 미는거 아님 [7]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8 702 21
1464414 일반 종트도 꽤 하는구만 ㅇㅇ(125.177) 00:42 7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