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빅- 지이이이잉

도어락 풀리는 소리와 함께 집안으로 쓰러지듯 들어왔다. 웃옷벗는것도 잊은채 화장실로 간다. 머리를 뒤로 묶고 팔다리에 물을 적셨다.

"후-"

옷을 펄럭이며 바람을 통하게한다.

"멍! 멍!멍!"

아.. 밖엔 친구가 여행간다고 맡긴 강아지가 있다. 문을 안열어주면 박박 긁기 때문에 문을 열어준다. 귀여운 포메라니안이 화장실안으로 들어왔다.

"우우- 잘지냈어?"

목덜미를 만져주자 헥헥거린다.

"너도 덥지? 우쭈쭈 에어컨 틀어줄게, 발바닥 발바닥"

물기젖은 발로 돌아다니면 곤란하다. 겨드랑이를 잡아 들어올린다.

"끙차, 가자가자가자"

헥헥거리는 포치를 들고 게걸음을 한다. 에어컨을 키고 옷을 갈아입는다. 아 바로 씻는게 좋겠다. 하고 속옷을 챙겼다.

"응?"

방바닥에 털뭉치가 떨어져있었다.

"포치껀가?"

강아지가 털뭉치를 만든다는 얘기는 못들어봤다. 잘보니 한두군데 있는게 아니였다. 방 여기저기 잔털이 떨어져있었다.

"새하얀 털?"

아니, 거실불을 켜자 털이라고 부를 수 없는것도 보였다. 거대한깃털, 아무리봐도 조류의 깃으로 보인다.

"엥? 포치야 방에 비둘기 들어왔어?"

창문을 확인한다. 안에서 잠겨있다. 바보같은 비둘기같은게 들어왔을 여지는 없는데,

방을 뒤지다 침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침실문을 열자 머리속이 새햐애졌다.

"천..."

침실 창문은 뻥 뚫려 바람이 선선히 들고있었다. \'저 창으로 비둘기가 들어왔을까?\' 라면 상식적인 질문이겠지만 가끔은 비상식이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생긴다. 창문을 통해 천사가 들어왔을까-

침대위에는 말그대로 천사가 있었다.

"천... 사?"

천사란게 존재하고 그 형상이 미디어가 나에게 가르친 그 모습과 같다면, 저건 틀림없이 천사다.

가느다란 팔다리에 속이 비치는 천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희다 못해 투명한 피부에는 은은한 광채가 나오고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달빛이 비치듯 아름다웠다.

노랑색에 가까운 금발, 분홍 입술, 감겨진 눈

그리고 저 거대한 날개가 틀림없이 천사임을 증명했다.

"진짜?..."

꿈인가 싶어 볼을 잡았다. 볼을 꼬집는건 너무 진부하지만 막상 이런일과 조우하면 볼을 꼬집게된다.

아픈데. 현실이다. 아주 비현실적인 현실이다.

귀여워. 어려보이는데, 완전 서양인. 만지는 순간 신벌이 내릴것같은 아름다움이다. 이런 천사는 아마 천국에서도 몇없는 보물일것이다.

"흥 흥 흐음"

자세를 바꾸는 천사. 천사는 내 베게가 마음에 들었는지 꾹꾹 끌어안았다.

"아... 이건 정말 풍차같은일이야"

조용히 방을 빠져나왔다. 날이 더우니 몸도 피곤하고 마음도 지쳤나보다. 씻고 나면 좀 나아질것같다. 냉수도 한잔 마시고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포치야 같이 씻을까? 더웠지?"

손에 든 깃털을 애써 부정하며 욕조에 몸을 담궜다. 이마에 손을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