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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악역영애, 와타오시]독점

mihc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07 02:20:22
조회 1016 추천 32 댓글 4
														


 클레어님은 당당하신분이다. 언제나, 누구에게서든지 자신감있고 당찬 여장부라는 느낌이다. 하지만 사람에겐 일면이란게 존재하는 법. 가끔씩 클레어님은 의기소침해진다.

 평소의 행동과 다르게 마음 한켠에선 자기 혐오와 낮은 자존감이 표면 위로 드러나는 것이다. 계기는 사소하다. 누군가의 말이라던가, 그날의 날씨. 누군가의 시선 등. 그 모습은 언제나 길 잃은 미아와 같은 표정이라, 내게 금방 발각된다. 오늘처럼.

 먹구름이 낀채 우울한 날씨. 이대로라면 비가 쏟아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이렇게 해가 감춰진 날에는 언제나 부정적인 감정이 강해지고 만다. 인간이란 것은 원래 그런 존재겠지.

 창문 너머를 보던 난 다시 침대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침울해진 얼굴로 다리를 끌어모아 시선을 내리깔고 있는 클레어님. 침대 위에 앉은채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니 어머니에게 혼난 어린아이 같았다.


 "레이."


 클레어님이 날 부르신다. 마음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린다. 허나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난 미소지으며 클레어님의 앞에 앉는다. 눈동자를 천천히 굴리며 나를 바라보신다. 다만, 그 눈동자는 내 눈이 아니라 얼굴보다 조금 아래, 목 주변이였다.


 "안좋은 꿈이라도 꾸셨나요?"


 내가 묻는다. 클레어님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 없이 가만히 있는다. 나 또한 대답을 재촉하지 않는다. 자그마한 클레어님의 숨소리가 들린다. 그 자그마한 소리는 곧 문자가 되어 귀여운 입술에서 언어로 바꾸어진다.


 "어머니…꿈을 꿨어요."


 그런가. 싫지만 납득하고 만다. 민감한 일이니까. 클레어님에겐 더더욱.

 얼굴도 본 적 없는 클레어님의 어머니에게 살며시 분노가 여린다. 이것이 옳지 않은 감정인 것을 알지만, 클레어님에게 남은 상처는 덧없이 슬프면서도 증오스럽다.

 클레어님은 내게 눈을 맞춘다. 내 표정을 읽고 계시는 거라고 생각한다. 난 평소처럼 미소를 유지한다. 허나, 이 사람에겐 숨길 순 없겠지.


 "레이."


 다시 한 번 클레어님이 날 부르신다. 눈을 감은채.


 "네."

 "안아주세요."


 다시 그 감정이 꿈틀거렸고 난 작게 숨을 삼킨다. 클레어님은 여전히 눈을 감은채로 무릎에 얼굴을 묻는다.


 "실례하겠습니다."


 작게 중얼거린 말에 클레어님은 고개를 끄덕인다. 침대 위로 올라와 클레어님의 등 뒤에 자리를 차지한다. 그리고 조심스레 그 가녀린 등을 안았다.

 따뜻하다. 그리고 무척이나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언제까지고 이대로 있고 싶을 정도로. 저절로 안은 두 팔에 힘이 들어가버린다.


 "너무 세게 안지 마세요."

 "죄송해요. 아팠나요?"

 "아뇨. 그치만 숨쉬기 힘드니까요."

 "그럼 차라리…."


 이대로 둘이 숨을 멈추는 건 어떨까요. 란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건 혀를 깨물어 멈춘다. 대체 난 무슨 생각을 한거야.

 클레어님의 슬픔이 내게 전염이라도 된걸까. 그렇지 않으면 이런 날씨때문에 내가 미련해지기라도 한걸까.


 "레이?"


 클레어님이 날 부른다. 난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한다. 그저 클레어님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는다.


 "…왜 레이가 우는거에요."


 클레어님이 쿡쿡 웃는다. 울어버린건가 난. 그치만, 싫은걸. 이런 생각을 해버린 것도.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하는 것도.


 "레이."


 클레어님이 내 팔에서 벗어나 내 쪽으로 몸을 돌린다. 난 양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리와요."


 양 팔을 펼치는 클레어님. 난 그 품에 뛰어든다. 클레어님이 쓰러지며 침대가 삐걱 소리를 낸다. 클레어님이 다시 한 번 소리내어 웃는다. 그리곤 내 머리를 상냥히 쓰다듬는다. 위로 받는 쪽은 내가 되어있었다.


 "미안해요. 저 때문에 우울했죠?"


 난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고개를 들어 클레어님을 바라보자, 미소를 지으신다.


 "레이. 사랑해요."


 즐겁게 노래를 부르듯 클레어님이 말했다. 그렇게, 그런 식으로 말하면. 난 당신을 영원히 놓을 수 없잖아.


 "클레어님. ……당신을, 독점해도 될까요?"


 클레어님의 양 팔을 내 팔로 누르며 위로 올라선다.


 "제가 클레어님의 몸에 마구 상처를 내서, 다른 상처는 더이상 보이지 않게 감춰버리면…. 그럼 당신이 다른 사람때문에 아파할 일은 없겠죠?"

 "……그럴까요."


 클레어님은 덤덤히 내 눈을 바라본다. 그 눈동자를 보니, 난 헛웃음이 나왔다. 뭐하는거야 난. 난 그대로 몸이 무너져 클레어님의 위로 쓰러진다.


 "클레어님. 다른 사람때문에 아파하지 마세요."

 "노력해볼게요."


 장난스런 말투였지만 만족하며 웃는다. 클레어님의 손을 맞잡으며 왼손 약지에 있는 반지를 바라본다. 이런 반지로 사람의 소유 여부가 정해진다면 그 사람의 생명또한 가질 수 있는걸까. ……그랬다면 좋을텐데.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부정하면서도 긍정해버린다. 이 이상 생각하기 싫다. 눈을 감아 내 품안의 클레어님을 꼭 껴안았다.









 뭔가 센치한 새벽감성에서 나온 레이 얀데레.

 나 얀데레 공포증 있는데 왜 이렇게 나온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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