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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별을 잃은 하늘앱에서 작성

무명(nona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13 22:09:20
조회 629 추천 16 댓글 12
														

"아..."


정신을 차려보니, 중형 정도의 크기로 보이는 자동차가 내게로 달려오고 있었다.


나, 이렇게 죽는 건가?


너무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워서, 후회나 다른 생각은 제대로 할 수도 없었다.


그냥 카스미의 모습이 보여서, 좋아한다는 생각만을 한 번 하는 사이, 모든 일은 끝나있었다.


"아리사!"


그 목소리가 들리며 카스미는 나를 끌어당겼고,


"카..."


내 말이 끝나기 전, 나를 힘껏 끌어당기느라 그 반작용으로 균형을 잃고 앞으로 쓰러지고 있는 카스미가 보였다.


"스미..."


내 말이 끝날 때는, 내 시야에서 카스미의 모습이 사라진 뒤였다.


왜...?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


"도대체 왜... 왜...! 왜...!! 왜 이렇게 되는 건데!!"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별이 사라져버려서인지, 그대로 빛을 잃었다.


시야가 어둠으로 채워지고, 마음 속까지도 검은 절망에 물들기 시작할 무렵, 머릿속마저 모든 게 검게 뒤덮인 듯 정신을 잃어버렸다.




푸확-,하고 이불이 접히는 소리와 함께 몸을 일으켰다.


"하아... 하아... 하아..."


최악의 꿈이야... 정말로...


당장이라도 완전히 깨어나고 싶어서 욕실로 가서 세수를 했다. 찬물이 내 뺨을 치고 지나갈 때마다 조금씩 의식이 맑아지는 것 같았다.


"하아...... 됐다."


얼굴의 물기를 수건으로 톡톡 쳐서 가볍게 닦고, 달력 앞에 섰다.


"카스미가 죽은지... 364일째네."


나때문에 죽어버린 게, 벌써 작년의 내일인 건가......


달력에, 아니, 그 조금 아래 벽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머리를 들이박는다.


"...나 때문이야. 내가 좀 더 조심했더라면...... 그랬다면 카스미는..."


매일하는 자책이지만, 질리지도 않는다. 차라리 내가 죽어버리는 게, 분명 모든 사람에게 더 나았을 거라 생각하면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래, 사람들은 '일단은' 반박을 하겠지. 하지만 진심으로 반박을 하고 있을까? 나를 위해 카스미가 죽은 게, 카스미답다고 생각할지라도 차라리 내가 그냥 죽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을까?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떠올라서, 왠지 내게 내가 죽는 게 맞다고 책망할 것만 같아서, 그게 사람들을 만나는 걸 무섭게 만들어서, 카스미가 죽은지 2일째가 되던 때부터는... 그런 생각을 안 할 거라고 믿는 사람밖에는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믿고 있어... 나는... 오타에도, 리미도, 사아야도... 그렇지만... 그렇지만...!!"


도저히 만나질 못하겠어...


만나러 가는 길이 무섭다. 그 길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과 마주쳐야 하니까. 그래서 자책감과 자괴감 속으로 몇 번이고 떨어져버리니까.


하지만, 만난 후가 더 무섭다. 카스미란 아이는, 모두에게 있어서 별이었기에, 모두를 좋아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녀석이었다. 카스미는 자신이 있는 포피파의 모두를 좋아했고, 거기에 이끌리듯 우리들도 카스미를 좋아했다.


그래서 더 무섭다.


우리들에게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들이부어주고, 우리들이 힘든 일이 있으면 응원해주고, 흔들리면 받쳐주고, 우리들의 구심점이 되어준, 그런 카스미를 나 때문에 잃은 세 사람을...


나는 어떻게 대해야 하지...?


"으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오타에... 리미... 사아야... 전부...! 전부 내가... 내가 미안해......"


머리를 쥐어잡고 모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조금씩 털어놓았다. 모두가 카스미를 잃게 만든 내가 직접 마주보고 사과를 하는 건 너무 염치없는 짓일 것 같아서, 그래서 아무도 없을 때에나 할 수 있는 사죄를 했다.


'카스미가 없는 일상'이라는 게 만들어지기 시작한 이후, 저 자책 이후의 일정으로 추가되어버린 사죄. 분명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자책에서 사죄로 어느샌가 이어져버린다. 그리고 사죄는,


"차라리 내가 없었다면... 그래서 카스미가 죽지 않았다면... 그랬다면..."


그게 훨씬 나았을텐데.


"왜 나같은 게 살아서, 왜 내가... 왜 내가 살아서...! 차라리 죽어버릴걸... 그랬으면 이렇게까지 모두가 힘들어하지는 않았을걸...! 나같은 쓰레기가 살아서 뭘 할 수 있는데... 나같은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데...!!"


그런 자기혐오로 이어진다.


"카스미... 난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너가 없는 나는 뭘 어떻게 해야하지...? 대체 뭘 할 수 있는 거야? 내가 사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구해줬다면 뭐든 알려달라고... 사진 속에서 웃기만 하지 말고 뭐라도 알려줘봐!!"


괜히 화를 내본다. 사진 속의 카스미가 반응이라도 해줄까 싶어서였을까. 아니면 이미 미쳐버릴 정도로 보고 싶어서 그랬던 걸까.


"됐어, 네가 와서 대답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가서 들으면 되는 거지. 하늘나라라는 게 있다면... 금방 가줄 테니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 손을 내 목으로 향했다.


"...그래, 이렇게 죽어버리자."


 양손에 힘을 주어, 내 목을 쥐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 목이 짓이겨지는 듯한 감각에 기분이 더러웠지만, 적어도 그냥 있을 때의 기분만큼 더럽지는 않았다.


의식과 시야가 조금씩 흐릿해질 무렵, 손에도 힘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아..."


다시 열린 목에서 가장 먼저 나온 건, 한탄이었다.


난 죽을 힘도 없구나.


"카스미는..."


죽음을 불사하고 나를 살린 카스미는, 한참 강했던 거겠지.


그렇지만, 내가 아무리 약해도 내 목을 졸라 죽을 수도 없다는 건 좀 이상해... 여태까지 죽으려고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닌데, 전부 실패해버린 것도 그렇고...


"카스미가 준 목숨이라서... 끊을 수가 없던 건가...?"


내가 죽으면 카스미의 죽음이 진짜 헛된 죽음이 될 뿐이라서... 그걸 알아서 죽을 수가 없던 걸까...?


"흑... 카스미... 그 자식, 쓸데없이 이런 제한이나 걸어버리기는..."


이래서는... 내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어...


"좋아해... 좋아한다고..."


이렇게 떠나보낼 줄 알았다면 몇 번이고 말해줄걸. 부끄러운 것만 참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이었는데... 카스미가 엄청 좋아하던 말이었는데... 카스미는 언제나 남들한테 해주던 말이었는데...


"아니야... 좋아하는 게 아니야, 사랑한다고... 사랑하니까... 카스미를 엄청 사랑하니까..."


그래서 좋아한다는 말을 더 할 수 없던 거였는데... 그랬다면 솔직하게 사랑한다고 말해줬어야 했어. 그렇지? 지금처럼 말할 자신없다고 말하지 않았다가 후회하는 건, 꼴사나우니까.


"내 진심을... 지금 카스미한테 말하면... 어떻게 반응해줄까."


분명 기뻐하지만, 꽤 부끄러워하겠지? 그 녀석, 이런 부분에는 의외로 약하고.


당장이라도 머릿속에 기뻐하면서도 부끄러워하는 카스미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아 잠시 웃음이 나왔다.


아무리 현실이 암울하다해도,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그런 생각과 함께, 잠시 유지된 미소는 순식간에 구겨졌다.


"내가 뭘 좋다고 웃고있는 거지."


카스미가 죽은 원인인 주제에, 뭐가 그리 즐겁다고 웃고있는 거냐고.


"......보고 싶어."


아직도 내 기억 속에... 내 머리 속에도, 내 가슴 속에도, 활짝 웃는 네 모습이 선명한데......


너무 선명하니까 지워지지도 않아서 미칠 것 같은데...


고개를 들어 창문 밖의 밤하늘을 봤다. 구름이 가득한 건지, 별빛은 보이지 않았다.


"새까만 하늘이네. 저번에 카스미와 봤을 때는 별이 그렇게나 많았는데."


그 별들은 전부 카스미의 별이었던 걸까. 카스미가 사라지니 별까지 사라졌네.


...어쩌면, 보이지 않게 된 걸지도 모르지.


별을 잃은 내게는, 별을 잃은 하늘만이 보이는 게 아닐까. 내 마음 속에 텅 빈 구멍이 뚫려서, 비어있는 하늘만 보이는 게 아닐까.


"별... 보고 싶다."


별의 빛은... 별이 죽는다고 바로 사라지지 않는다던데, 나는 그걸 느낄 수 없었다. 카스미가 사라지고, 내게는 아무런 빛도 안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카스미도 분명, 내게 남겨준 빛이 있겠지.


어쩌면 그 마지막 빛을 보는 게 두려워서 외면한 걸지도 몰라.


"내일... 그래, 마침 1년째 되는 날이네. 내일 찾아갈게... 카스미."


나가서 사람들과 마주치는 게 무섭고, 죽고난 카스미가 지금 있을 자리를 보는 것도 무서워서... 그래서 여태까지 한 번도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내 옆에 있던 카스미는 이제 없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네가 마지막으로 남겨준 빛을 조금씩이나마 쫓고 싶으니까.


그러니까, 나, 나가볼게. 네가 날 처음 이끌어줬던 그때처럼.














- BanG! Heart Hurt, Kasumi X Arisa 1. 별을 잃은 하늘













내 최선의 어둑어둑울적울적을 담아봤은 글이야. 사실 난 아직 소중한 사람과 죽어서 이별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때 어떤 기분이 되는지 몰라. 하지만 알면 잘 쓰게된다고 해도 나는 그걸 잘 쓰고 싶지는 않네... 언제까지든 슬픈 이야기는 상상만으로 쓸 수 있으면 좋겠어. 사실 사랑이나 그런 소재들도, 난 짝사랑조차 해본 적이 없지만, 상상만으로 쓰고 있고.

이런 거 써놓고서 이 얘기를 하기도 그렇지만, 나는 해피엔딩을 좋아해. 애초에 글을 쓰면 완전히 슬프기만 한 엔딩은 처음부터 작정하고 한참을 써도 나올까 말까 한 수준에, 등장인물한테 애정을 갖게 되면 절대 새드엔딩을 못 쓰게 되어버리거든.

새드엔딩은 쓰려고 하면 뭔가 마음 속에 세게 걸리는 것 같아서, 억지를 부려서라도 해피엔딩을 만드는 것 같아. 예전에 카스미가 불치병걸리는 이야기를 구상했을 때도, 방도리 세계관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츠루마키 가의 힘을 빌려서 냉동인간을 만들면서까지 살려냈고.

그러니까 만약 이 글이 읽는 사람을 슬프게 할 어두움을 가졌다면, 그리 슬퍼하지 말아줘. 내가 글을 못 쓰게 되거나 이 이야기를 끝내지 못하는 게 아니라면, 나는 이 이야기를 슬프게만 끝내지는 않을 거니까.

물론 내 글이 후져서 읽으면서 그리 슬프지 않았다면,

...그럼 그냥 미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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