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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뱅드림) 카스미, 소원을 이뤄주는 목걸이를 쓰기로 결심하다.

Aris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17 23: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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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카스미! 뭐 발견한 거라도 있냐?”

“잠시만 기다려 봐.”


카스미는 계단 밑을 향해 외치고는 손전등을 어두운 복도 안쪽으로 비추었다. 거미줄 쳐진 벽면. 여기저기가 무너진 마룻바닥. 이미 오래 전에 버려진 저택의 복도는 마치 카스미를 잡아먹으려 입을 벌린 짐승처럼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 오자고 한 것이 카스미였는데도 불구하고, 카스미는 등골을 따라 흐르는 긴장 때문에 한 걸음 발을 내딛기도 힘들었다.


심호흡하자.


괜찮을 거야.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나겠어. 카스미는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추며 천천히 건물 2층을 향해 발을 디뎠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포피파 멤버들이 카스미를 뒤따라오고 있었다. 한 박자 늦게 따라오는 네 개의 발걸음 소리들이 카스미가 이곳에 혼자 있는 게 아니란 걸 상기시켜 줬다.


모두와 함께라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야.


카스미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달랬다.


“지, 지금이라도 그냥 돌아가는 게 낫지 않을까?”


리미가 웅얼거렸다.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들어와 버렸는걸. 리미는 호러 영화 좋아하지 않아?”


타에가 물었다.


“그, 그렇기는 하지만. 이건 호러가 우리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와 있는 것 같은….”

“아하하, 그건 또 그러네.” 사아야가 어색하게 웃었다.


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폐가. 예전부터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한 장소였다. 정말 유령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카스미가 알고 있는 건 이 건물이 내일이면 철거가 시작될 거라는 것뿐이었다.


폐가가 없어지기 전에 정말 유령이 있나 찾으러 가자. 그게 카스미가 모두에게 말한 이야기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좋은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했지만. 카스미는 떨려오는 몸을 부여잡으며 방문을 슬그머니 열었다.


“실례합니다.”


책상과 의자, 그리고 침대 하나가 있는 자그마한 방. 사람은 없었다.


“휴우.”

“야. 니가 여기 오자고 그래놓고 그렇게 무서워하면 어떻게 하냐?”

“하지만 아리사!”

“에휴. 지금 세상에 귀신같은 게 어디 있냐. 유령이 사람 몸에 빙의한다든지,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온다든지 그런 건 다 영화에서나 나오는 거라고. 옆에 비켜 봐. 내가 방에 들어가 볼 테니까.”


아리사가 성큼 카스미의 앞으로 다가와, 거칠게 문을 발로 차 열었다. 아리사는 방 가운데로 들어가, 팔짱을 끼고 카스미를 쳐다보면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어떠냐?”

“아리사 멋져!” 타에가 박수를 쳤다. “역시 포피파에서 제일 성격 나쁜 아리사다워.”

“뭐가 어째, 오타에?!”

“아하하!”


카스미는 웃음을 터트렸다. 아리사와 타에가 투닥거리는 모습을 보자 긴장이 조금 풀린 것 같았다. 아리사는 뺨을 붉힌 채 성큼 타에를 향해 다가갔다. 그 때, 갑자기 아리사 발밑의 바닥이 삐걱거리며 부서졌다.


“와아악!”

“아리사!”


문 앞에서 서 있던 카스미가 재빨리 아리사를 향해 달려갔다. 아리사의 몸이 휘청거리며 밑으로 꺼질-것 같다 멈췄다. 카스미가 아리사의 손목을 붙잡는 것과 동시에. 한쪽 발이 바닥에 빠진 아리사가 엉거주춤하게 섰다.


“아, 아리사 괜찮아?”

“아리사짱!”

“아리사!”

“잠깐, 잠깐! 나 괜찮거든?! 괜찮으니까 이 손 좀 놔!”


아리사가 뺨을 붉힌 채 카스미의 손을 떨쳐놓았다. 아리사의 왼쪽 발만 바닥에 빠져 있을 뿐 몸은 아래로 추락하지 않았다. 다행이다. 아리사 괜찮구나. 카스미는 천천히 아리사의 곁으로 다가갔다. 아리사는 발을 빼며 부서진 마루바닥 밑을 내려다보았다.


“뭐야, 이건.”

“뭐라도 찾았어?” 타에가 물었다.

“바닥 밑에 공간이 있는데.”

“보물이라도 숨겨 놓은 거 아니야?”


빈 공간이라는 말에 사아야가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보물이라. 그런 게 정말 있다면 무척 멋질 것 같다. 카스미는 재빨리 아리사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빈 공간을 향해 손을 집어넣어 보았다. 놀란 아리사가 외쳤다.


“잠깐, 카스미! 거기 뭐가 있을 줄 알고…!”

“카, 카스미 짱?!” 리미가 말했다.

“뭔가 잡히는데?”

“뭐?”


카스미는 손가락을 뻗었다. 차가운, 하지만 그렇게 크지 않은 네모난 물건이 손에 잡혔다. 금속 재질인 걸까. 카스미는 손으로 네모난 무언가를 움켜쥐어, 바깥을 향해 끌어당겼다. 네 개의 다리가 달린 손바닥만 한 재질의 금속 상자. 그 위에는 금도금이 되어 있는 장식이 모서리를 따라 둘러쳐져 있었다.


“와, 이거 뭐야?! 진짜 금이야?” 사아야가 물었다.

“그…집주인 분이 잘 숨겨 놓으신 물건일 텐데. 다시 돌려놓는 게 낫지 않을까.”


리미가 끼어들었다.


“어차피 내일 철거될 집인데 뭐. 정말 중요한 거라 숨겨놓은 거였다면 방 빼면서 들고 가지 않았겠냐? 저 밑에다가 버려두고 잊어버릴 정도였으면 별로 대단한 물건도 아니었겠지. 천 엔짜리 비상금 두어장 들어 있는 거 아니냐.”


아리사는 한숨을 내쉬며 벽에 등을 기댔다. 나 참, 카스미도. 안에 뭐가 있을 줄 알고 손을 집어넣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나름대로 아리사의 걱정을 받고 있구나. 카스미는 아리사에 대한 고마운 감정을 느끼면서 금속 상자를 이리저리 만져 보았다. 마치 냉장고 안에 오래 들어 있던 것처럼 차가웠다. 바닥 밑에 찬 공기라도 통하고 있던 걸까.


“열어볼까?”

“혹시 안에 폭탄이 들어 있을 지도 모르니까. 아리사가 열어.” 타에가 말했다.

“잠깐, 왜 거기서 내가 연다는 결론이 나오냐?!”

“아리사라면 폭탄이 터져도 살 것 같아.”

“죽거든! 100% 죽는다고!”

“아하하, 아무리 그래도 설마 폭탄을 넣어두진 않았겠지.” 사아야가 웃었다.


폭탄이라. 그런 게 들어있으면 위험하기는 하겠지만, 사아야의 말대로 설마 이런 곳에 폭탄이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뭐가 있을까. 카스미는 손전등을 사아야에게 넘기고, 상자에 달린 손잡이에 손가락을 올려 조심스럽게 입구를 1cm 정도 열어 보았다. 어둠에 잠긴 상자 안에서 반짝이며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안에 뭔가 있어. 빛나는데?”

“빈 상자는 아닌 모양이네.” 리미가 말했다.

“후딱 열어 봐. 슬슬 집에 안 돌아가면 위험하다고.” 아리사가 말했다.

“알았어. 짜자잔!”


카스미는 상자 뚜껑을 그대로 활짝 젖혔다. 자그마한 수정이 가운데에 박힌 목걸이 하나, 그리고 곱게 접혀 있는 붉은 종이 하나. 그거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카스미는 상자를 방 책상에 내려두고 목걸이를 꺼내 보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그렇게 고급스러워 보이는 목걸이는 아니었다.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싸구려 장신구 느낌일까.


“목걸이야, 아리사! 집주인 거였을까?”

“싸구려 목걸이 아니냐. 버려라.” 아리사는 늘어지게 하품하며 기지개를 폈다. “뭐 이거로 오늘의 폐가탐험도 끝내자고.”

“에에? 벌써?”

“아까 말했잖냐. 슬슬 안 돌아가면 위험하다고.”

“그건 그렇지만…아, 아리사!”

“아 또 왜?”

“이 안에 있는 쪽지에 뭔가 대단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을까?”

“참도 그러겠다.”


카스미는 붉은 종이를 집어 꺼내 보았다. 종이의 까칠까칠한 감촉이 손끝에서 느껴졌다. 무슨 내용이 적힌 종이인 걸까. 카스미는 종이를 펼쳤다. 붉은 종이 위에 하얀 글자로 휘갈겨 놓은 문장이 보였다. 필기체로 휘갈겨 써 놓은 탓에 읽기가 힘들었다. 도대체 뭐라고 써 놓은 거야. 카스미는 종이를 눈가에 가져다대고는 더듬거리며 글을 읽었다.


“으음, 이 목걸이에는 악마가 깃들어 있대. 위험하니까 내버려두라는 데.”

“개소리네.” 아리사가 즉답했다.

“즉답하기야?!”

“넌 이 악마 어쩌고 하는 말을 믿냐?”


아리사의 비꼬는 것 같은 말에, 사아야가 방 안으로 들어섰다.


“어디 한 번 목걸이 보여줘 봐.”

“응, 사-야가 보기엔 어때?”

“…그냥 평범한 싸구려 목걸이 같은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다시 원래 있던 곳에 두는 게 좋겠어.” 리미가 불안한 듯 말했다.

“아리사 목에 채워보는 건 어떨까?” 타에가 말했다.

“…넌 아까부터 왜 자꾸 나만 걸고 넘어지냐.”

“으음. 만만해서?


다시 오타에와 아리사가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그 사이 카스미는 목걸이를 손에 쥐고 천천히 앞뒤로 돌려 보았다. 악마라. 이 목걸이에 악마가 들어있다는 말인가. 반짝반짝하고 두근두근한 모험을 늘 찾아 헤매는 카스미라고 해도 쉽게 믿기 힘든 말이 있는 법이다.


악마라니, 그런 게 정말 존재한다는 걸 어떻게 믿겠는가. 하지만. 그런 게 정말 존재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악마와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카스미는 목걸이를 천천히 목에 걸어 보았다.


“잠깐, 카스미. 너 지금 뭐 하냐.”

“이게 정말 악마가 들린 목걸이인지 확인해보려고.”

“바보냐.” 아리사가 한숨을 내쉬며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런 게 사실일 리가 없잖냐.”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반짝반짝 두근두근 할 것 같지 않아?”

“악마를 상대로 반짝반짝 두근두근 할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아야가 볼을 긁으며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정말 일어날 지도 모르잖아. 카스미는 등 뒤로 목걸이의 끈을 묶어 고정시키고는 손을 떼어 보았다. 일 초, 이 초, 그리고 삼 초. 역시 아무런 일도 안 일어나는 걸까. 아리사의 말이 맞았나 봐. 실망하는 마음이 들려는 순간. 머릿속에서부터 낮고 서늘한 음성이 울렸다.


「나를 깨운 것이 너인가」


“와악!”

“뭐, 뭐야?!” 아리사가 움찔거렸다.

“아리사! 목걸이가 말했어!”

“뭐어? 그건 또 무슨 뻘소리냐.”

“아리사는 이 목소리 안 들려? 나를 깨운 것이 너냐아아아 하는 그.”

“전혀.”

“나도 안 들리는데.” 사아야가 말했다.

“카스미 혹시 환청이라도 듣는 거야?” 타에가 물었다.


환청이라니. 분명 목소리가 들렸단 말이야. 카스미는 목걸이의 수정을 손으로 쥐어 보았다. 그 때, 다시 한 번 목소리가 들렸다.


「내 목소리는 오직 목걸이를 찬 사람에게만 들린다」


“목걸이를 찬 사람에게만 들린대!”


그러면 환청이 아닌 건가? 지금 목소리를 듣는 게 정상인 거 맞지? 카스미는 주변을 돌아보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포피파 멤버들은 조금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카스미는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


“그, 악마 씨 맞나요? 어쩌다가 그 안에 들어갔어요?”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여기에서 나오는 법이지.」

“나오는 법이요?”

「세 개의 소원. 나는 목걸이를 찬 사람을 위해 세 개의 소원을 들어주고 나면 이곳에서 나올 수 있다.」

“그, 보통 소원을 들어주는 악마들이 하는 이야기 있잖아요. 대가로 영혼을 바친다든가?”

「대가는 내가 여기에서 풀려나는 것 말고는 없다. 그런 건 원하지도 않고.」

“그러면 뭐든지 다 들어주는 건가요?”

「물론 뭐든지는 아니야. ‘이미 한 번 들어준 소원은 취소할 수 없다’. 이게 원칙이다.」


카스미는 네 사람을 돌아보며 외쳤다.


“소원을 들어주는 악마래! 세 개 까지는 들어준다는데.”

“내 시점에서 보면 너 혼자 목걸이 쳐다보면서 중얼중얼거린 거 밖에 없거든.” 아리사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니까 그 쓰다듬으면 소원이 이뤄지는 요술 램프 같은 거네?” 리미가 말했다.

“짝퉁?” 타에가 물었다.

“짝퉁 아니야! …아마도.”


카스미는 목걸이를 쓰다듬으며 확신이 서지 않은 말투로 답했다. 그러고 보니 짝퉁 같기는 한데. 뭐, 소원을 들어주기만 한다면 아무래도 상관 없지 않을까. 하나도 아니고 세 개의 소원을 들어 준다는데.


“무슨 소원을 비는 게 제일 좋을까? 아리사는 어때?”

“소원 빌어 보는 거로 확정된 거냐…. 나라면 더도 덜도 말고 현금으로 1억 엔.”

“…아리사는 낭만이 없네.”

“그러면 왜 물어봤냐.”

“다른 모두는 어떻게 생각해?”

“으음…맛있는 초코소라빵이라든지?”


리미가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도 아리사처럼 돈을 받고 싶네. 굳이 소원으로 빌지 않아도 어지간한 건 돈이 있으면 다 구할 수 있잖아.” 사아야가 말했다.

“나는 눈 내리는 모습을 보고 싶어.”


타에가 말했다.


“카스미. 그 짝퉁 요술램프 씨에게 눈이 내리게 해 달라고 하자.”

“…………뭐?” 아리사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눈이라고? 왜?”


한여름에 갑자기 눈이라니. 타에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카스미의 의문을 읽어낸 것처럼 타에는 팔짱을 낀 채 자신만만한 투로 말했다.


“돈이라든지 초코소라빵 같은 건 요술램프에게 꼭 빌 필요가 없는 것들이잖아. 노력하면 어떻게든 얻을 수 있는 것들이고. 1억 엔까지는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하지만 7월 여름에 눈이 내리게 하는 건 소원이 아니고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니까.”

“처음 들었을 땐 오타에 다운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들어보니까 그럴 듯 하기도 하고.”


아리사가 중얼거렸다.


“그러면 첫 번째 소원은 눈으로 결정! 악마 씨. 창 밖에 눈이 내리게 해 주세요! 밤새도록 펑펑!”


악마의 짧은 대답. 그와 동시에 카스미는 방의 창문으로 다가갔다. 정말로 눈이 내릴까. 카스미는 기대를 품은 채 먼지 쌓인 창문을 힘주어 바깥으로 젖혔다. 그 순간, 하늘에서부터 펑펑 내려오는 하얀 눈송이들이 카스미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백색. 오직 백색의 세계가 심야의 도시를 향해 넓게 펼쳐져 있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무수한 눈송이들이 폐가를 덮은 숲과, 그 너머의 도심까지 하얀 이불처럼 감쌌다. 카스미는 창밖을 향해 오른손을 뻗어 보았다. 차갑고 포근한, 눈송이가 손끝에서 녹아 흐르는 감촉이 카스미의 마음까지 닿았다. 달콤했다. 카스미는 7월의 눈을 손바닥을 앞뒤로 뒤집어가며 몇 번이고 만끽했다.


“………………………실화냐.”


등 뒤. 아리사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지, 진짜 눈이 내리고 있어.” 사아야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소원 들어주는 목걸이가 맞는 거야?!” 리미가 외쳤다.

“7월의 눈은 멋지구나. 돌아가는 길에 눈싸움이라도 할까?”


타에가 말했다.


“아름답다. 그치?”


카스미는 돌아서며 말했다. 목걸이는 자신을 악마라고 말했지만, 이렇게 멋진 여름날의 눈꽃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목걸이는 사실 좋은 악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스미는 벌써부터 이 목걸이와 엄청나게 친해진 것 같았다. 카스미는 목걸이를 쥔 채 말했다.


“진짜 대단해요! 정말 뭐든지 할 수 있는 거네요?”

「나는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이곳에 갇혀 있는 악마니까. 처음 목걸이를 찬 사람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기 전까지는 여기에서 나갈 수 없다.」

“이렇게 친절하신 분이 왜 이런 곳에 갇히셨을까요?”

「개인 사생활에 대해서는 묻지 말자고. 네가 할 일은 남은 두 개의 소원을 빨리 빌고, 나를 이 목걸이에서 해방시켜주는 것 뿐이다.」

“아! 그러고 보니 소원 세 개 들어주시는 거죠? 소원 열 개 더 들어주세요! 같은 소원도 가능한가요?”

「안 돼.」

“데엥.”


그 때, 아리사가 천천히 카스미에게 다가오더니 카스미의 목걸이를 손끝으로 쓰다듬었다.


“이게 진짜 소원을 들어주는 목걸이라는 거지?”

“그렇다니까! 짜잔, 창밖의 눈을 보아라.”

“여, 역시 소원 중 하나는 1억 엔으로 하는 게….”

“아리사에게 속물적인 면이 있는지는 몰랐는데.” 타에가 말했다.

“시꺼! 이건 속물적인 게 아니라 현실적인 거야. 뭐든지 들어주는 목걸이라잖아!”

“아하하! 사실 나도 1억 엔에 혹하기는 했으니까.”


사아야는 웃으면서 카스미를 보았다.


“하지만 목걸이가 들어주는 건 카스미의 소원이니까, 다른 두 개의 소원은 카스미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하는 게 좋겠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카스미 짱이라면 분명 가장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테니까.” 리미가 말했다.


“뭐야, 다들 나한테 맡기는 거야?”

“뭐 솔직히 1억 엔이 계속 어른거리기는 한데, 목걸이를 찬 건 카스미 너고. 결국 소원을 비는 것도 네가 맞기는 할 것 같네.” 아리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다들 고마워! 모두를 위해 제일 좋은 소원을 빌게!”


카스미는 목걸이를 손에 쥐었다. 모두를 위해 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 뭘까. 카스미는 몇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돈이라든지 초코소라빵 같은 아이디어들도 분명 재미있는 아이디어이기는 했지만, 카스미는 그것보다는 형체가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갖고 싶다는 소원을 빌어 보고 싶었다.


카스미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 다시 깊게 토해내며 말했다.


“포피파의 모두가, 앞으로 쭉 나와 훨씬 더 가깝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 모두와 지금보다 더 친하고 가깝게 지낼 수 있게 해 줘.”


모두와 즐거운 시간을 계속 함께 하고 싶다.

그 마음을 담아, 카스미는 말했다.



「소원은 이루어졌다.」



목걸이가 대답했다.


그 순간. 카스미의 앞에 있던 사아야의 허리가 앞으로 꺾였다. 사아야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사아야의 머리카락이 아래를 향해 늘어졌다. 다른 세 사람이 무어라 말하며 사아야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모두의 움직임이 일시에 멈췄다. 정적. 오직 눈 내리는 소리만이 들리는 방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


뭔가가 불길하다. 뭔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카스미는 그런 불길한 기분을 느꼈다. 카스미는 방 가운데에 허리를 숙인 채 서 있는 사아야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사-야?”

“카스미….”


사아야가 갑자기 허리를 펴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카스미를 향해 달려들었다.


“카스미!”

“사, 사-야!?”


사아야의 뺨이 새빨갛게 상기되어 보였다. 사아야는 카스미가 채 말릴 틈도 없이, 카스미의 허리를 붙들어 안았다. 사아야는 울음을 터트리면서 카스미의 몸에 매달려 그대로 바닥을 향해 늘어졌다.


“아아, 카스미! 정말 좋아!”

“자, 잠깐만. 사-야 왜 그래?! 아리사, 오타에, 리미링! 사-야 좀 어떻게 해 봐.”


당황한 카스미는 사아야를 떨쳐내려 버둥거리며 모두를 향해 말했다. 그 순간, 벽에 등을 기대고 서 있던 아리사가 뒤늦게 정신을 차린 것처럼 사아야를 향해 다가왔다. 아리사는 두 손을 뻗어, 카스미의 허리를 감은 사아야의 포니테일 뒷머리를 움켜쥐고 거칠게 뒤로 잡아당겼다.


“야마부키 사아야! 당장 토야마 님에게서 떨어져!”

“아, 아리사?!”

“카스미, 제발 나를 버리지 마. 카스미!”

“토야마 님이 싫어하시잖아!”


아리사는 뺨을 새빨갛게 붉힌 채, 사아야를 거칠게 카스미에게서 떼내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그 순간, 뒤에 서 있던 리미와 타에가 사아야의 양 팔을 붙잡아 그대로 벽을 향해 머리를 내리찍었다. 코뼈가 부러지는 소리, 사아야의 입술을 따라 피가 튀었다.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카스미는 주먹을 강하게 쥐었다.


“다, 다들 뭐야! 그만 해! 사-야가 다치잖아! 멈춰, 멈추라고!”

“네, 네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리미와 타에가 카스미의 말에 울먹이면서 사아야를 놓았다. 두 사람은 잔뜩 겁에 질린 모습으로 카스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카스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아리사를 보았다. 아리사는 카스미의 시선을 피해, 두 사람 옆에 함께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리사는 울면서 바닥에 머리를 찧기까지 시작했다.


“토, 토야마 님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저 따위 쓰레기가 토야마 님의 기분을 해쳤습니다. 죽겠습니다. 여기서 죽을 테니까. 제 시체를 밟고 짓이기셔서 즐거워 해 주세요. 행복해 주세요. 그러실 수만 있다면 죽어도 좋습니다. 아니. 좋아하면서 죽겠습니다.”

“나, 나도 카스미를 위해서라면 같이 죽을 게. 카스미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죽을 테니까. 제발 기분을 풀어 줘.” 리미가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모아 빌었다.

“사, 사아야를 때려서 미안. 앞으로는 사아야 안 때릴게. 그러니까, 제발 버리지 마. 내가 다 잘못했어.” 타에가 몸을 떨었다.


“아리사…. 오타에…리미링…다들 왜 그래….”


카스미는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


“뭐, 뭐에요.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설명을 해봐요!”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고 했잖아. 앞으로 헤어지지 않고 쭉. 그래서 네 친구 네 사람이 너를 신으로 숭배하도록 만들었지. 이제 네 친구들은 네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거야. 영원히 네가 하라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따르는 거지.」

“나, 나는 그런 소원 같은 거 빈 적 없어요. 나는 모두를 행복하게 할 소원을….”

「하지만 이 소원, 저 녀석들에게도 행복한 거라고? 네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쾌락과 행복을 느끼면서 살 수 있을 테니까.」

“그딴 게 행복일 리가 없잖아요!”


카스미는 목걸이를 움켜쥐고 소리쳤다.


“마지막 소원은 방금 소원을 취소하는 거로 할게요. 전부 다 원래대로 돌려줘요. 당장!”

「내가 처음에 했던 말 기억 안 나?」

“………한 번 들어준 소원은 취소할 수 없다.”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죄송합니다라는 말만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사아야. 몸을 떨면서 카스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아리사와 리미, 그리고 타에.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무릎을 꿇은 채, 토야마 님이라고 중얼거리는 아리사의 목소리도, 자신을 비웃는 것 같은 목걸이의 목소리도. 창 밖에서 계속해서 불어오는 눈송이의 서늘함도, 이 공간의 무거운 공기도, 그 모든 것이 증오스러웠다. 카스미는 힘주어 목걸이를 움켜쥐고 목에서 뜯어냈다. 목 뒤에 감겨 있던 끈이 끊어졌다.


카스미는 양 손에 끈이 끊어진 목걸이를 쥔 채 네 사람을 보았다.


“모두 일어나 줘. 제발 내 앞에서 무릎 꿇지 마….”

“네!”


네 사람이 명령에 따라 일어났다.


“…모두에게 있어서 나는 뭐야?”

“살아가는 의미.” 아리사가 즉답했다.

“신.” 리미가 말했다.

“경배해야 할 분.” 타에가 말했다.

“나 자신보다도 사랑하는 존재.”


마지막으로,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사아야가 말했다.


“……만약에, 내가 여기에서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라고 하면.”

“토야마 님께서 제가 죽는 걸 원하신다면….”

“카스미!”


카스미는 아리사의 어깨를 붙잡았다.


“토야마 님이 아니라 카스미잖아! 왜 반말 안 해? 왜 윗사람처럼 불러? 우리 친구 아니야?”

“저, 저 따위가 어떻게 토야마 님의 친구가….”


아리사가 울먹였다.


“친구잖아!”


카스미는 소리치며 벽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아팠다. 그것보다도, 마음이 아팠다.


“도대체 다들 뭐 하고 있는 거야! 바로 몇 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즐겁게 웃고 떠들어놓고…왜 나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냔 말이야…….”


포피파의 네 사람이 카스미를 무조건적으로 숭배하고, 카스미가 하라는 명령은 무엇이든지 들어 준다. 카스미가 죽으라고 하면 죽고, 웃으라고 하면 웃고, 울라고 명령하면 운다. 네 사람은 오직 카스미의 행복만을 위해 살아가고, 카스미가 조금이라도 불편해하면 자신의 불행처럼 받아들이고 절망하고, 미친다.


이건 친구와 친구의 관계라기보다는. 황제와 노예의 관계잖아.


나는.

반짝반짝하지도, 두근두근하지도 않은.


포피파의 모두와 그런 관계가 되는 거 싫어.


모두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 란 짱이 말버릇처럼 말하는 『평소대로』의 생활. 이딴 소원 하나 때문에 그 모든 것들을 영원히 잃어버린다는 건. 정말 견딜 수 없이 괴로워서. 카스미는 무엇도 할 의욕이 나지 않았다. 그냥, 이대로 날이 샐 때까지 폐가에 앉아 있다 철거되는 건물 속에서 죽어버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카스미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 폐가 따위 처음부터 오는 게 아니었는데.




“…처음부터.”


무언가가 떠올랐다. 카스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부터!”


처음부터 오는 게 아니었는데.


카스미는 끊어진 목걸이를 쥐고 눈가로 가져다댔다.


“소원을 취소하는 거 빼고, 소원 갯수 늘리는 것도 빼고! 아무튼 뭐든지 다 들어주는 거죠?”

「거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지.」

“그러면, 오늘 우리 포피파 전원이. 이 폐가에 처음부터 온 적이 없었던 거로 만들어 줘요!”


이 폐가에 온 적이 없었다면.

이런 소원을 빈 적이 없게 된다면.


포피파의 모두와도 원래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다.


악마는 카스미의 마지막 소원을 듣자, 큰 소리로 웃었다.


「하하, 네 명이나 되는 귀여운 소녀들의 사랑을 얻었는데. 그걸 그대로 차버리겠다고?」

“난 옛날 포피파의 모두가 준 애정 쪽이 훨씬 좋거든요!”

「좋아. 그러면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지.」




카스미의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마치 창밖에 내리는 눈이, 저택 안까지 가득 채우고 덮기라도 한 것처럼. 사방의 모든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 무수한 백색 속에서 카스미는 손을 뻗었다.



그리고 떨어졌다.



“우왁!”


쾅. 이마가 바닥을 찧었다.


“아야야….”

“…………언니, 몸개그 해?”


반 즈음 열린 방문. 그 앞에 서 있는 아스카와 이불에 몸이 돌돌 말린 채 침대 밑으로 머리를 처박고 쓰러진 카스미.


“앗짱? 어라? 나 왜 여기 있지?”

“잠 좀 깨. 학교 갈 시간이 지났는데 안 일어나서 와 봤거든. 슬슬 일어나서 준비도 하고.”

“아하하….”


카스미는 마치 번데기를 벗는 나비처럼 몸을 돌돌 만 이불더미에서 빠져나와, 바닥을 기며 일어났다. 무언가, 무척이나 깊고 무서운 악몽을 꾼 것처럼 느껴졌다. 어제 집에서 너무 일찍 잠에 든 탓이었을까. 유령의 집을 갔다 온 꿈을 꾼 느낌일까. 카스미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책상을 향해 다가갔다. 카스미의 스마트폰에 아리사의 메시지가 날아와 있었다.


「어이 카스미, 혹시 오늘 먹고 싶은 거 있어?」


뜬금 없이 아침부터 뭔 소리래. 카스미는 웃으면서 답장을 보냈다.


『시간 되면 방과 후에 커피숍에나 한 번 가 볼까? 근처에 새로 열린 커피점을 알거든.』

「알았어. 방과 후에 꼭 가자. 돈은 내가 다 낼 테니까 카스미는 몸만 와.」

『??? 아리사가 갑자기 상냥해졌네 ??? 츤데레 포기함????』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학교에서 보자」

『그래 아리사도 이따 보자』


카스미는 픽 웃어버리며 스마트폰의 화면을 꺼서, 그대로 책상에 엎어 놓았다.


평소대로의 아침, 평소대로의 생활.


평소대로라는 것,


일상이라는 것의 중요함을,

특별한 일 없이 보내는 이 생활의 행복함을.


카스미는 꿈이라는 무의식 속에서 느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꿈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기는 했지만.


“언니! 정말 학교 안 갈 거야? 슬슬 준비 안 하면 끝장이거든?”

“앗짱! 지금 갈게!”


카스미는 그렇게 외치며 창가를 향해 다가갔다.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이 카스미의 눈에 비쳐 보였다. 카스미는 도시를 바라보며 길게 기지개를 폈다. 이제 슬슬 나갈까. 카스미가 돌아서려는 순간. 자그마한 눈송이 하나가 하늘에서부터 날아 내려와 창문에 붙어 녹아내렸다. 그저 눈의 착각이었을까.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

카스미는 돌아섰다.


---


12


카스미갤에서 진행하는 카스미대회에 넣기 위해 오늘 저녁부터 쓰기 시작해서 밤에 완성한, 퇴고 없는 자동기술법 괴작...

원래는 호러 장편으로 쓰려고 했었는데 타임리미트 때문에 단편이 되어버렸네.


그래도 한 번 올린 글이기도 하니까 버리기도 아깝고 백갤에도 올려봐


여담. 예전에 썼던 뱅드림 팬픽 '아리사, 미나토 유키나가 되기로 결심하다'도 시간 나면 봐 줬으면 좋겠어!

이 팬픽하고는 결심하다로 끝나는 거 빼곤 내용상의 관계는 전-혀 없지만.


[1화] [2화] [3화] [4화] [5화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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