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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코코 / 남량특집] 원숭이 손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7.27 00:35:02
조회 826 추천 25 댓글 6
														
본격 한여름 특집

하나도 무섭지 않은 남량특집 3부작  

그 2편

*

원숭이 손 이라는 괴담이 있다.
100년도 더 전에 나온 소설이 원전인 이 괴담은, 사람의 소원을 세 개 까지 들어주는 대신 그 사람이 원하지 않는 형태-주로 최악의 형태로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고전 괴담이.
어디까지나 그건 괴담이다, 허구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있을 리 없는, 지어낸 가공의 이야기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바로 수 분 전,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어느 노파가 자신에게 쥐어주듯이 건내주고 도망친 괴기하게 비틀린 모양의 이 손은 필시 이야기에 나오는 원숭이 손이 아니라 그냥 말라 비틀어진 미라에 불과할 것이다.
"그럴리가 없잖아."
반쯤 현실도피를 하긴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젓고 똑바로 손을 직시했다. 아무리 뜯어봐도 원숭이 손 이였다. 이야기에 나온 그 손, 어떤 소원이라도 들어준다는 그 원숭이 손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뭐, 그 노파가 자신에게 건내준 사용 설명서에도 그렇게 적혀있기도 했고.
주의사항은 둘, 자신의 능력 밖의 소원은 빌지 말라는 것과 세 개만 빌라는 것. 그로 인해 발생하는건 책임지지 않습니다...
"골 때리네..."
이런 불길한 물건은 쓰지 않고 당장이라도 내다버려야했지만 문제가 있다면 자신도 간절히 원하는 소원이 있다는 것. 그것 때문에 쉽사리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깊은 한숨을 한 번 더 내쉰 다음 손을 툭툭 건드렸다.
"원전에서는 뭐라고 했더라...돈을 달라였나?"
돈을 달라니까 아들이 죽는거였지 아마? 그 뒷 내용은 어떻게 됬더라? 떠올리려는 찰나에 갑작스럽게 그것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이거 왜이래, 내가 당황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핀 손가락 세 개 중 하나가 부르르 떨면서 접기 시작했다. 잠시만, 왜 접고있는거야? 내가 당황해서 힘으로 그것을 펴보려고 했지만 이미 접힌 원숭이 손은 펴지지 않았다. 
설마 방금 전 그 혼잣말이 소원으로 카운팅된거야?
진짜로 그거라면 위험했다. 원전에서는 가족들 중 누군가가 죽고 그 보험금을 타게 된다. 방금 그 소원이 성립됬다면 아마도-
"엄마!"
혹시나 일이 잘못되면 당장에 취소할 생각으로 원숭이 손을 들어서 주머니에 쑤셔넣은 뒤 곧장 1층으로 내려갔다. 평일인 만큼 부모님 두 분은 일을 나가셨고 여동생은 집에 있으니까 일단 여동생의 안전이라도 확인하려는 생각에서였지만, 문고리를 돌리고 나가려는 것 보다도 빨리 휴대폰이 울렸다. 누군가 싶어서 열었더니 어머니한테서 온 문자였다.
일단 어머니는 무사하네 싶었지만 가족들 중 다른 누군가가 다쳐서 보냈을지도 모르는 문자라고 생각하니 온 몸이 굳는게 느껴졌다. 가슴을 졸이며 천천히 그것을 확인했다.
[글쎄, 츠루마키 그룹에서 늘 신세를 지고 있다면서 돈을 보내주지 뭐니?]
문자와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말도안되는 액수의 금액이 적혀있었다.
무슨 일 있어? 여동생이 밑에서 올라오면서 멍하니 서있는 내게 올라오면서 물어보기에 내가 고개를 저으며 아무 일 없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아무래도 원숭이 손의 첫번째 소원은 무탈하게 이루어진 것 같았다.
*
원숭이 손 이라는 괴담이 있다.
사람의 소원을 세 개 까지 이루어주는 대신 그것을 원하지 않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괴담.
그렇지만 이 원숭이 손에는 한 가지 회피법이 있어, 선배는 팔짱을 낀 채 CCTV 너머의 미사키님을 쳐다보며 말했다.
"빈 소원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주의사항에도 능력 밖의 소원은 빌지 말라고 했지?"
CCTV를 계속해서 보던 선배가 손을 들어올리자 한 명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곧장 미사키님의 어머니 계좌에 막대한 돈을 송금했다. 이것으로 소원은 끝났는지 저 너머에서 부르르 떨고있던 원숭이 손이 손가락을 접은 채 움직이지 않기 시작했다.
"그럼 결국 능력껏 이룰 수 있는 소원들이라면 빌어도 상관없다는 소리지. 그러니까 다들 무슨 소리인지 알겠지?"
선배의 말에 모인 우리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30분 정도 전이었다.
우리들이 모시고 계신 코코로 님이 남몰래 짝사랑하는 미사키 님이 위험해 처했으니까 손이 남는 인원들은 모두 모이라는 선배의 호출을 받은 것이.
곧장 CCTV룸으로 달려갔다. 미사키 님은 장래 츠루마키가를 이어받을 코코로 님의 아내 되실 분이었기에 코코로 님의 명에 따라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즉각 대응할 수 있게 미사키 님의 일거수 일투족은 모두 CCTV로 감시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 감시 중 무슨 문제가 생긴 듯 했다.
도착하자마자 곧장 기다렸다는 듯 선배의 설명이 이어졌다.
미사키 님이 원숭이 손을 누군가한테 받았다고 했다.
"그 괴담이요?"
누군가가 손을 들어서 물어본 질문에 고개를 저으면서 단순한 괴담이 아니라 실제 있는 이야기라고 대답해준 선배가 지금부터 미사키 님의 행동을 CCTV로 빈틈없이 감시해야 한다고, 그러면서 그녀가 소원을 빌면 곧장 그것을 이루어줘야 한다고 해주었다.
능력 밖의 소원은 빌면 안된다면 능력 안의 소원을 빌면 된다, 그러면 미사키 님 한테는 어떤 해도 가지 않는다.
그게 선배의 말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미사키 님이 실수로 말한 돈을 많이 달라는 소원은 즉각 대응해서 그녀의 부모님의 계좌에 막대한 돈을 송금해주는걸로 커버할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건 두개, 조금의 실수로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도중 그녀가 마침내 결심한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불륨 키워."
선배의 말에 모니터를 조작해 그 부분을 키우고 불륨을 키우자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잘 들린다는 선배의 ok사인에 우리들이 그 소리를 천천히 들었다.
[코코로가 보고싶어]
"당장 차 출발시켜."
손가락이 부르르 떨리더니 두번째 손가락이 접어지는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미사키 님은 혹시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서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소원만 비시려는 듯 했다.
현명한 선택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화면을 계속해서 보고있자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녀의 방문을 열고 코코로님이 들어오시는게 보였다. 동시에 떨고있던 손가락이 두번째를 접으면서 그대로 멈추는 것 까지도.
이걸로 두 개.
앞으로 하나.
어떤 소원을 빌까, 우리들 모두가 모니터 너머의 미사키 님과 코코로 님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누가봐도 좋아한다는 티를 내면서 미사키 님께 붙어있는 코코로 님과 부끄러워서 어쩔줄 모르는 미사키 님...화면으로만 보면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지만 실제로는 둘다 둔해서 아무 진전없는 두 사람이, 아무 말 없이 서로를 꼬옥 껴안고 계셨다.
이윽고 먼저 긴장을 풀었는지 미사키 님이 입을 열었다.
단, 코코로 님이 아닌 원숭이 손쪽을 향해서.
[...코코로랑 결혼하게 해줘.]
그러자 원숭이 손이 부르르 떨리면서 세번째 손가락을 접는게 시야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마지막 소원은 그거였던 것 같았다. 말이 끝나자 우리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진짜로 이루어진다는걸 확인한 미사키 님이 이루어질래야 이루어질 수 없는, 그렇지만 진짜로 마음 속에서 원하는 소원을 빈 듯 했지만-
큰 오산입니다 미사키 님, 선배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당장 우리한테 식장을 알아보고 날짜를 잡으라고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랬다, 미사키 님은 이루어질 수 없는 동성끼리의 결혼을 비셨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원했다. 확실히 능력 밖의 소원이라고 해도 결혼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인 만큼 원숭이 손이 크게 폭주할 일은 없었을 것 이기도 했고, 현명한 선택이긴 했다.
미사키 님의 오산은 단 하나, 코코로 님의 명령으로 미사키 님한테 첫 눈에 빠진 시점부터 우리들이 그녀의 명으로 둘이서 결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는 것 밖에 없었다.
"마침내?"
"마침내."
내가 들은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 선배한테 되묻자 그녀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화면 너머의 원숭이 손이 부르르 떨리더니 세번째 손가락이 접혀졌고, 이윽고 두 사람이 키스하는걸 신호로 손이 떨리는것이 완전히 멈추었다.
​*
한여름이고 뭘 쓸까 하다가 무서운거 한번 손대봤는데 하나도 안무서운듯

이번엔 원숭이 손인데 원전과는 조금 달라서 들어줄 만한 능력이 있는 소원이면 그냥 원하는대로 들어주는걸로 잡아봤음​
원작에서는 200파운드를 줘! -> 갑자기 줄 수 없으니 아들을 죽여서 200파운드를 주마, 그런 느낌이였다면

여기서는 돈을 줘! -> 그것을 이룰 수 있으니까 이루게 해줌 -> 이룰 수 없으면 누군가를 죽여서 그만큼의 돈을 줌, 대충 이런 느낌으로

능력이 있으면 이뤄주고 없으면 원작처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루어주는 것

해서 능력이 있는 검은 옷 사람들이 미사키의 소원을 물 밑에서 이루어주는 대충 그런 느낌으로 써봤음

하나도 안무섭다 진짜

아마 나머지 한 편도 이런 개그형식으로 쓸듯

근데 마지막은 누구로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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