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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리사가 사실 이중인격인 이야기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03 00:48:39
조회 651 추천 17 댓글 10
														

이것은 어느 한가로운 여름 날의 잊지못할 이야기

포핀파티끼리만 묻어두자고 한 우리들만의 비밀 이야기

아마도 이 이야기를 해주면 사나나 준은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면서 손을 젓겠지, 실제로 겪은 우리들도 가끔가다 이 이야기가 나오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하는 생각이 종종 드는데다가 나도 지금 떠올리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면서 고개를 젓고 하니까.

그렇지만 지금부터 적을 일들은 모두 사실이다.

이 이야기를 적는 이유는 미래에 누군가가 이 이야기를 알아주었으면 해서...사실은 거짓말. 내가 어딘가에라도 이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삼 개월 전 이었다.

그 날도 연습을 위해 모두가 창고에 모였을 때-그렇지만 일이 있어서 카스미는 먼저 출발했었었다. 물론 그것이 아리사랑 사귀고 난 다음 부터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먼저 간다는 것은 우리들 사이에서 이미 암묵적으로 알려진 일이었기에 두 사람이서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우리들도 눈치껏 늦게 가주고는 했다.

그렇게 카스미와 아리사가 먼저 들어가있는 창고를 향해 나와 오타에, 그리고 리미, 셋이서 연습을 위해 아리사의 집으로 간 다음의 일이었다.

그 때의 매미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



창고를 열자 펼쳐진 눈 앞의 광경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리사에 대한 것을 한 마디로 일축하자면 츤데레였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언제나 툴툴거리면서도, 그렇지만 주변을 언제나 잘 챙겨주는 그런 상냥한 아이.

카스미랑 사귀고 난 다음부터는 어느정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진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솔직해지지 못했는지 몇 번이나 말을 험하게 하고는 했다. 물론 사정을 이해하고 있는 우리들은 그것을 모두 이해해주었고, 사귀고 있는 카스미 역시도 아리사는 조금만 더 솔직해지면 좋겠는데에~하고 놀려대고는 했으니까 뭐, 이제와서는 완전히 받아들여졌다고 봐야겠지.

어쨋든 그렇게 본심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기로 소문이 난 아리사였다.

그런데, 그런 아리사가.


"아리사 짱...맞지?"


옆에서 리미가 자신이 본 것이 믿기지 않는 다는 듯 내게 되물었다. 나한테 묻지말아줘 리미, 나도 솔직히 확신 못하겠으니까.

그렇지만 아무리봐도 아리사였다.

다른점은 세 가지, 키가 평소보다도 반 줄었다는 것, 얼굴 역시 어딜봐도 어린아이 상태로 있었다는 것, 그리고-


"카스미이~카스미이~"


그리고 그 상태 그대로 카스미의 품 안에 껴안긴 채 어리광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

아리사는 츤데레였다. 우리 모두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런 아리사가 저렇게나 솔직해져서 카스미한테 안겨있다니?


"왔어? 에헤헤, 오늘의 아리사는 너무 솔직해서 좋아!"


"나도 카스미가 쬬아!"


카스미가 인사하는 소리에 살짝 혀꼬인 목소리로 대답한 아리사가 그대로 카스미의 볼에 입을 맞춰주자 카스미의 고양이 귀를 닮은 머리카락이 진짜 고양이 귀 처럼 위 아래로 움직이더니 아리사를 더욱 강하게 껴안았다. 아무래도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건 우리뿐인듯 카스미의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다.


"카스미, 딸은 또 언제 낳았어?"


"아냐! 아리사야!"


오타에의 엉뚱한 한 마디가 이렇게나 마음이 놓인 적은 없었다. 그래,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아리사일리가 없잖아, 조카거나 어쩌면 둘이 몰래 속도위반을 해서 낳은 딸일지도 몰라-그렇지만 카스미가 고개를 저으며 한 말에 마지막 희망마저도 완전히 박살났다.

황당해하는 우리를 보면서 아리사를 껴안은 채로 카스미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카스미의 말에 의하면 아리사랑 단 둘이 꽁냥거리고 있었는데, 잠깐 밖에 나가서 전화를 받고 오는 사이에 미니 아리사가 되었다고 했다.

창고 입구에서 받았으니까 그 사이에 누군가가 들어왔을 가능성은 0, 아리사만 창고 안에 있었으니까 바뀌었을 가능성도 0, 그렇다면 결국 안에 남아있는 미니 아리사는 아리사일 수 밖에 없다-타당한 말에 우리들 역시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가능한걸까?

내 의문에 대답해준것은 옆에있는 오타에였다. 그녀가 아리사한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아리사, 이중인격 아닐까?"


"이중인격?"


"응, 그 왜, 한 사람한테 복수의 인격이 깃드는 거. 어쩌면 솔직해지고 싶은 아리사의 마음이 이런 인격을 만들어낸건 아닐까?"


오타에가 한 말 치고는 드물게 정상적인데다가 이 상황에서 가장 합리적인 말이었지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게 있었다.


"그럼 체형은?"


내 질문에 이미 대답을 생각해놓았다는 듯 오타에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그녀가 말을 이어나갔다.


"이탈리아의 어느 한 마피아 보스에서 발견된건데, 그 사람은 인격이 바뀌는 순간 체형은 물론이고 얼굴까지도 모두 바뀌었다고 해. 그런게 아닐까?"


"점점 더 그럴싸한데!!"


살짝 바보같은, 그렇지만 어딘지 그럴싸한 문답을 하면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어려진 상태로 카스미의 품 안에 안겨있는 아리사의 얼굴은 그 어느때보다도 행복해보여서-

저기 아리사.

진짜로 이중인격인거야?​

*


우선은 마냥 서있기만도 뭐했기에 자리에 앉은 뒤 가져온 빵을 꺼내들었다. 이거라도 먹으면서 이야기하자, 그렇게 말하며 꺼내들자 리미가 눈을 빛내면서 내 옆으로 찰싹 달라붙는게 느껴졌다. 물론 질투한 오타에가 곧장 어깨를 잡고 거리를 벌리긴 했지만.

리미는 언제나처럼 초코소라빵이지, 그렇게 말하며 그것을 꺼내들었다. 고맙다면서 리미가 빵에 손을 뻗은 그 순간이었다.

"빵!"

바로 앞에서 아리사의 혀짧은 목소리가 들리더니 리미의 손이 허공을 갈랐다. 어? 어라? 당황해하면서 고개를 돌리자 내 손 안의 초코소라빵은 어느틈에 아리사의 손 안에 있었다.

"먹어도 돼?!"

자그만한 손으로 제 손의 두배는 되어보이는 빵을 든 채 헤헤 거리더니 허락을 맡겠다는 듯 눈을 빛내면서 내게 묻는 모습에 저도 모르게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옆을 보니까 리미는 조금 다른 듯 초코소라빵...하면서 울음을 터트릴려고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상대가 아리사라서 그런건지 크게 뭐라고는 하지않고 혼자서 눈물을 삼키는 듯 했다.

나중에 가게에 오면 하나 줄테니까, 리미를 위로하기위해 그런 말을 한 다음 각자의 빵을 꺼내서 나누어 준 다음 내 몫의 빵을 한 입 베어물었다.

반 정도 먹었을까, 카스미가 아리사를 품에 껴안은 채로 즐겁게 먹던 도중 자세히보니 아리사가 빵을 한 입도 먹지 않고 손에 든 채로 카스미만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리사! 안먹는거야?"

"카스미가 먹여줘!"

"오늘의 아리사는 진짜 솔직하구나."

아리사의 발언에 부끄러워하면서도 소로빵을 조심스럽게 받아서 먹여주는 카스미를 보더니 오타에가 빵을 우물거리면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했다. 동감이야, 나 역시 나머지 빵을 입에 밀어 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제 어쩐담.

솔직해진건 좋은 일이고 아리사의 다른 일면을 알게된건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중에 아리사가 부끄러워 할 거라는건 안봐도 뻔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걸 계기로 조금이나마 더 솔직해진다면 괜찮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게 언제 돌아오냐는거지.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대로 있으면 연습은 물론이고 학교도 지장이 갈 테고, 기억이 남을지 안남을지는 모르곘지만 만약 남는다면,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나중에 아리사 본인이 받을 부끄러움은 더 커진다는 소리가 된다.

평소 솔직하지 못한 그녀니까 아마 너무 길어진다면 부끄러워서 죽으려고 하지 않을까.

그런 상황을 피하려면 더 심각해지기 전에 돌아와야 할텐데 말이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리사를 쳐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 생각은 전혀 모르겠다는 듯 아기새마냥 카스미가 준 빵을 다 받아먹은 아리사가 보답이라면서 그녀의 뺨에 가볍게 입술을 가져다댔다.

"우리도 할래?"

오타에도 참, 애들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다니까.

나중에 하자는 의미로 살짝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준 뒤 다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먹여주는게 다 끝났는지 카스미에 품에 안겨서 눈을 감은 채 새근새근 잠들기 시작하는 아리사의 모습이 보였다.

진짜로, 언제 돌아오지?


*


2박 3일로 가족여행 다녀오느랴 글이 조금 늦었네요


아리사가 솔직해지고 싶은 나머지 다른 하나의 인격을 만들어내서 카스미랑 꽁냥거릴뿐인 이야기


원래대로 돌아오면 아마 부끄러워서 죽으려고 할듯


대충 그런 이미지로 저번에 쓴거에서 정신줄 놓고 한 번 더 써봤습니다


늘 재미는 없지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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