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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악역영애, 와타오시] 불가사의한 책과 은빛 방울 - 7

mihc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12 17:31:40
조회 525 추천 22 댓글 4
														

 1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1750

 2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2114

 3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2564

 4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2887

 5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3377

 6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44092







 "옷은 어때?"

 "너무 좋아요. 설마 바우어 교회의 수녀복을 다시 입게 되는 날이 오다니…."


 릴리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빙그르 돌아 자신이 입은 검은 수도복을 이리저리 살폈다.

 문 앞에 선채 팔짱을 끼며 미소를 짓는 건 유.

 뒤에는 미샤도 공손히 손을 모은채 서 있다.


 "메이, 메이. 아레아 어때? 잘어울려?"

 "엄청 예뻐!"

 "메이도 엄청 잘어울려~."


 메이와 아레아도 신이 난 듯 수녀복을 입은채 방 안을 방방 뛰어다닌다.

 그들이 현재 있는 곳은 바우어 왕국의 교회이다.

 처음 나온 대안은 레네와 렘버트에게 도움을 받자는 것이였지만 레이가 기각하였다.

 평범한 시민인 그 둘이 위험에 빠지면 타파할 수 있을리 없으니.

 그에 반해 교회는 바우어 왕국의 중심축이라고 할 정도로 경비가 강하다.

 바우어 왕국은 혁명 이후 교회가 가진 정권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왕실, 쇼회, 신정권. 이 셋의 단체는 국가 권력을 균등하게 나눈 소위 삼위일체 방식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다.


 "죄송해요. 밤 늦게 실례해서."

 "아니. 너희들이라면 언제든 환영이지. 오히려 방을 하나 밖에 내지 못해서 미안한걸."

 "맞아. 신경쓰지마 레이."


 레이의 사과에 미샤와 유는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거기다 반가운 얼굴을 보게되어 다행이고."


 유가 릴리를 바라본다. 릴리는 꾸벅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세인의 동생이라면 내 동생이나 마찬가지지. 전력으로 도와줄테니 이제 안심해."

 "그, 그런…황송합니다. 유 님."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마. 자."

 "와, 와앗."


 유가 릴리의 팔을 잡아 이끌어 자신의 품에 안는다.

 유의 얼굴에 가슴을 묻게 된 릴리. 그런 릴리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지금까지 혼자서 많이 힘들었지…이제 걱정하지마."

 "하, 하와와…."


 가히 성모 마리아의 포옹력이라고 릴리는 생각했다.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같은 표정이 된 릴리는 꼼작하지 못한다.

 레이는 슬그머니 아랫입술이 떨리는 미샤의 옆으로 향했다.


 "약혼도 했으면서 왜 질투를 해."

 "그런거 아냐."

 "흐응…진짜로?"

 "…하아."


 레이의 말에 미샤는 발뺌을 포기한 듯 이마를 짚었다.

 붉게 달아오른 뺨은 레이의 말을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아, 아앗…유 님 이러시면 안돼요!!"


 정신을 차린 릴리가 유의 품에서 빠져나온다.

 아쉽다는 얼굴을 한 유에게 레이는 붉게 물든 얼굴로 소리친다.


 "저, 저는 일편단심 레이 씨니까 이런 짓은 하면 안돼요!"


 그 말에 침대에 걸터앉아 이쪽을 보고 있던 클레어의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

 이크. 안좋은 예감에 레이는 뒷걸음질 쳤다.


 "레이…."

 "잠깐,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세요. 지금 제가 잘못한거에요?"

 "레이 잘못이지. 여기저기 페로몬을 뿌리고 다니니까."

 "미샤. 사람을 하렘물 주인공처럼 얘기하지 말아줘."


 오토메 게임의 주인공으로 환생한 레이가 그런 말을 하다니.

 그 말까지 꺼내지 않는 미샤였다.


 "아무튼 밤이 늦었으니 푹 쉬어. 보안이라면 걱정말고. 감지가 되지 않더라도 이런 깊숙한 곳까진 찾아내지 못할테니까."

 "네 감사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유와 미샤가 손을 흔들며 방을 나갔다.

 메이와 아레아는 클레어의 옆에서 장난을 치며 놀았고 레이는 외투를 걸쳤다.

 클레어는 자리에서 일어나 레이에게 다가간다.


 "이 밤중에 어딜 가려는거죠?"

 "잠시 아라 씨에게 다녀올게요. 그녀도 아는 편이 좋을테니까."


 신 정부의 최고 사령관은 현재 로드지만 그는 외교로 인해 자리를 비울때가 많다.

 때문에 국내의 업무는 부사령관인 아라가 도맡고 있었다.

 레이의 말에 클레어는 걱정스런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혼자 움직이면 위험해요. 적어도 저도 같이 동행하겠어요."

 "아뇨. 클레어는 여기 있어주세요. 전 레레아가 있으니까."

 "그런 문제가…."

 "클레어."


 레이는 클레어의 뺨을 쓰다듬으며 키스한다.

 릴리는 다급히 메이와 아레아의 눈을 가리며 "깜박이 정도는 키고 들어오라고…." 라며 한탄했다.


 "가족을 지키게 해주세요."

 "…정말이지."


 클레어는 붉어진 얼굴로 레이의 팔을 꼬집으며.


 "상처 하나라도 생겼다간 가만 두지 않을거니까."


 라며 미소지었다.

 레이도 마주 웃었고 릴리는 한숨을, 메이와 아레아는 여전히 장난을 치며 깔깔 거렸다.








 "릴리 리리움이 이 나라에 있다고?"


 레이에게서 이야기를 듣던 중 아라는 어딘가 불편한 듯 눈살을 찌푸렸다.

 이전, 첫 만남때 화상으로 일그러졌던 얼굴은 꽤나 좋은 안색으로 변해있었다.

 혁명 이후, 왕실의 모든 마법 의료진들을 동원한 로드는 '자신의 아랫사람은 항상 완벽한 상태를 유지해야한다' 며 아라의 전신의 화상을 치료하는데 힘을 썼다.

 그 결과, 대부분의 화상자국은 사라져 현재 아라의 얼굴에 남은 화상자국을 극히 일부였다.

 윤기 없던 금발 또한 잘 정돈되어 뒤로 묶여 있었다.

 그런 아라는 레이의 이야기를 전부 듣게 되었고 한층 더 어두운 얼굴이 되었다.

 나 제국과 사라스가 연결되어 있단 사실만으로도 그녀가 한숨을 쉬기는 충분했다.


 "이제야 두 발 뻗고 안심하고 지내나 싶더니…."

 "하하…. 그래서 말인데 혹시 외교쪽에서 뭔가 짚이시는 건 없나요? 수상한 움직임이라던지."

 "…그러고보니 남쪽의 나라에서 마도구들의 수입량이 증가하긴 했지. 설마 세비아 왕국이 나 제국과 한통속일줄이야…."


 세비아 왕국. 이전 릴리에게 손을 내민 교황의 나라였다.

 레이는 머릿속에 왕국의 이름을 되새기며 묻는다.


 "마물을 소환하는 마도서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마도서는 기본적으로 봉인 도구이다만."

 "네. 하지만 사라스가 방울로 마물들을 조종했었던건 알고 계시죠?"

 "마물을 봉인하고 다시 봉인을 해제하여 암시로 조종한거 아닌가?"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이번 마물들은 저번과 달리 시체도 남지 않고 소멸했어요."

 "설마…마나로 이루어진 인공마물인가."


 아라는 어딘가 짚이는 구석이 있는 듯 했다.

 레이는 그 점에 대하여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으나 확실하지 않은 정보는 혼란을 야기한다며 아라는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 마도서에 대해서 조사해볼게. 아바인 녀석을 부려먹을 때가 왔군."

 "이미 충분히 부려먹고 계신게…."


 아바인은 그녀의 남동생이다.

 레지스탕스 때도 머리의 역할을 했지만 항상 아라의 수발을 드느라 레이도 얼굴을 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킥. 레이의 말에 작게 웃은 아라는 다시 입꼬리를 올렸다.


 "아무튼 릴리가 이곳에 있단 말이지…조만간 만나러 가마."

 "…릴리님을 증오하시나요?"


 정곡을 찌르는 레이의 말에 아라는 잠시 침묵한다.

 소파에서 일어나 창문을 향해 걸어간 아라는 표정을 숨기기 위해 레이에게 등을 보였다.

 레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창분에 비친 아라의 표정을 읽었다.

 아라는 곤란한 부탁을 받은 것처럼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없다고 단언은 못하겠군. 그 자의 수하였기도 하고 딸이기도 하니."

 "하지만 세인 전하에겐 별다른 감정은 없으시잖아요."

 "그 녀석은 나와 같은 피해자야. 공감이 되면 됬지 증오할 이유는 없어."


 잠깐 뜸을 들이는 아라.

 굳이 창문에 반사된 얼굴을 보지 않아도 레이는 아라의 표정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부들거리는 주먹. 역시 세월이 지나도 증오는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 릴리 리리움은 이용당한 것 뿐일지도 모르지…하지만 그 녀석을 용서할 수 있을지 나 스스로도 자신이 없어."

 "…그 말씀은?"

 "릴리 리리움이 일방적인 피해자라해도 난 발톱을 내밀지도 몰라."


 레이는 잠시 침묵한다.

 그리곤 조용히. 작게 읊조렸다.


 "릴리님은 세인 전하를 오빠라고 부르더군요."

 "?"

 "릴리님은 가족을 소중히 여기시는 분입니다. 아라 님께서 아버지를 사랑하시는 만큼."

 "…."


 아라는 얼굴의 화상자국을 매만진다.


 "이 상처는 집이 불타 무너질때 얻은 상처다."

 "네. 전신에 화상을 입으셨죠."

 "전신의 화상은 내 증오와도 같았다. 하지만…지금 이 상처는 거의 다 아물었지."


 아라는 몸을 돌려 레이를 바라본다.

 어딘가 슬픈 눈동자를 레이는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 상처가 전부 아문다면, 내 증오심은 사라질까?"

 "아뇨.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레이는 학생 때의 시절을 떠올렸다.

 괴롭힘을 당하고 소외되고 멸시의 시선을 받고 배신당했다.

 이후에 모두와 화해하고 친구가 되었지만 마음속에 새겨진 상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레이는 뼈저리게 알고 있었고 미사키와 친구가 되면서도 한 편으로는 용서따윈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다.

 미사키가 자살한 모습을 보기 전까지.


 "하지만 사라지지 않아도, 짊어지고 갈 순 있죠."

 "…그건 무슨 뜻이지?"

 "상처를 잊는 것과 받아들이는 건 별개의 얘기란 뜻입니다."


 레이의 말에 아라는 잠시 침묵한다.

 그리곤 다시 레이에게 등을 보인다.


 "…너무 늦었어. 어서 돌아가."

 "네."

 "지금처럼 밖에 나오지 마라. 위험하니."

 "명심하죠. 조사는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짧게 대답한 아라에게서 등을 돌린 레이는 방의 문고리를 잡는다.


 "…고맙다."


 주의깊게 듣지 않았더라면 놓쳤을 말.

 레이는 대답 대신 엄지 손가락을 내보였다.

 레이가 방을 나가자 창문에 반사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던 아라는 피식 웃고 말았다.








 "짐은 왕이 아니다."


 그 말에 왕궁이 쥐 죽은듯이 조용해진다.

 대신들은 세인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세인ㅡ아니, 가짜 세인은 세인이라면 절대 짓지 않을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짐은 전하의 명을 받을어 전하의 행세를 하고 있을 뿐이다. 너희 앞에 서 있는 난 모습을 바꾼 가짜다."


 그 말에 대신들은 술렁거린다.

 가짜 세인은 대신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살핀다.


 "왕궁에 배신자가 있다."


 방금 전보다 더 큰 술렁거림.

 가짜 세인은 대신들 중 몇몇의 표정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전하는 그 배신자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 때문에 한동안은 이 내가 전하의 대리로서 국가를 다스릴 것이다. 이 의견에 반하는 자는 전하가 내게 양도한 권리를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

 "소, 송구하옵니다만…."


 대신들 중 나이가 지긋한 남성이 고개를 숙이며 얘기한다.


 "그렇다면 지금 저희 앞에 있는 분은 누구시란 말입니까?"

 "그건 말 할 수 없다. 전하는 지금 나와 모습을 바꾸었기에 내 정체를 알면 신변에 위해가 끼치게 되실지도 모른다."

 "하오나…."


 대신의 눈을 바라보며 대답을 요구하는 가짜 세인.

 대신은 결국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난다.


 '누구지?'


 그들의 사이에 숨어있는 배신자는 눈살을 찌푸린다.

 자기 자신의 정체를 일부러 밝힌 건 가짜 세인의 노림수였다.

 이로 인해 가짜 세인에게 접근 혹은 반하는 자들을 배신자의 의심을 받게 되었다.

 접근이 어려우면 암살은 불가능하다.

 정체를 알지 못하는데 그의 무력을 알 수 없다. 미숙한 암살로는 되려 반격당할 위험이 크다.


 '거기에 이 카리스마와 담력…얕봐선 안된다.'


 배신자는 어쩔 수 없이 한 발 물러난다.


 '…이제부터군.'


 가짜 세인은 눈을 빛내며 자신의 왼쪽 의수를 매만졌다.











내가 메모를 잘못해선가 검토 안했으면 아라랑 릴리랑 자매가 되는 말도 안돼는 설정충돌이 일어날뻔.

조기에 발견해서 다행이다. 스토리에는 지장이 없으니 걱정말라구.



+ 내 최애는 악역영애 2권은 이번달 26일에 나옵니다.

2권 표지를 보셨나요? 아직 안봤다면 완벽하고 개쩌는 2권 표지를 보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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