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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언니가 죽었다 上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06 00:21:05
조회 697 추천 24 댓글 4
														

※ 님들 이거 호러물 아님. 일단 얀데레 + 백합물이 장르입니다


※오리지널은 거의 처음이라 어색할수도 있긴한데 재미는 없을거에요.


--



(1)


우리 언니는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중 제일 이상한 사람이다.


(2)


언니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사실 자체는 그렇게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벌써 몇 년이나 보지 못했지만 마지막으로 본 언니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보였다. 언제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내가 생각해도 놀라울 만큼 담담한 목소리로 저녁쯤에 내려가겠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삐하고 소리가 길게 이어지는 휴대폰을 한참이나 내려다보았다.


언니와 나의 나이 차이는 열 살이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없을때면 언니가 나를 돌봐줄 때가 많았다. 알기쉽게 말하면 나를 업어길렀다고 하는 편이 맞겠지. 


그런만큼 우리 두 자매의 관계는 돈둑했다...아니, 이제는 돈둑했었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내가 성인이 되던 해 언니의 한 마디에 충격을 먹은 나머지 크게 다투었고, 그 길로 곧장 도시로 올라와 자리를 잡은 이후로 벌써 몇 년이나 연락을 안했으니까.


그런 언니가 죽었다라.


잠시 무덤덤한 표정으로 서있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곧장 짐을 싸기 시작했다. 마침 휴가기간 이었던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대충 손에 닿는데로 짐을 짐을 챙겨넣었다.


보통 상은 며칠이더라, 인터넷에 쳐보니까 요즘은 삼일이 평균이라고 해서 삼일정도 갈아입을 옷과 세면도구를 챙겼다. 짐을 다 싸고 휴대폰으로 버스 시간을 확인한다음 예매를 끝마쳤다.

그 뒤 휴대폰을 들어올려서 곧장 상사한테 전화를 걸었다. 휴가는 며칠 더 남아있긴 했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짧게 신호음 세 번이 간 뒤에 전화가 걸려서 천천히 사정을 설명해주었다.

"이거 참 고생이구만."

내 이야기를 다 들은 부장이 안타깝다는 듯 혀를 차더니 이쪽일은 걱정하지 말고 무사히 끝마치고 오라고 말해주었다. 짧게 고맙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걸로 처리할 수 있는건 대충 처리를 끝냈다.

그제서야 한숨 돌린 내가 그대로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자취방에서 고향까지는 세 시간도 더 걸리는 거리었기에 조금 쉰 다음 한 시간뒤 즈음에 출발하자고 마음먹었다. 지금 출발해야 저녁시간대에 맞출 수 있을 것이었다.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누우니까 급격하게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잘까, 그렇지만 세 시간동안 버스 안에서 실컷 잘 수 있을텐데...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버스에서 몸을 웅크리면서 자면 자는것만 못했다. 차라리 조금이나마 집에서 편하게 자두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불을 펼까? 했지만 너무나 귀찮았다. 바닥도 적당히 시원했고 열어놓은 베란다에서 바람도 적당히 불었기에 이대로 자기로 했다. 날씨도 좋았고, 피로가 제법 많이 쌓인 모양인지 잠이 드는건 순간이었다.


그 선잠의 안에서 나는 꿈을 꾸었다.


내 방 안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필요한 물건이라고는 거의 없는 살풍경한 방 안에 달력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어서 꿈이라는건 금방 알 수 있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이 마루에 대자로 누운채, 그렇지만 어째서인지 달력만은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가위에 눌린 것 같아 언제나처럼 풀려고 내가 손가락 끝에 힘을 준 그 순간이었다.


누군가가 천천히 달력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귀신의 모습이었다. 흰색 소복에 길게 늘어뜨린 검은색 머리카락, 아무래도 물에 빠진듯 온 몸이 젖어서 걸을 때 마다 마루 바닥에 자국이 남는 것이 인상 깊었다. 낮잠에서 귀신도 다보고 신기하네, 그보다 저 마루 비싼건데...대충 그런 정도의 감상을 하고 있을 때 였다.


달력에 다가간 귀신이 천천히 손가락을 하나 펴더니 달력으로 가져다대더니 곧장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고는 활짝 웃었다.


그 검은머리 사이로 보인 그녀의 얼굴과 눈이 마주친 그 순간 뿌리끝에서부터 올라오는 한기를 느끼며 내가 곧장 잠에서 깻다.


"...언니."


언니였다.


잘못볼리가 없었다. 


꿈에서 본 그 귀신은 틀림없는 언니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3)


장례식은 예상대로 3일장으로 치뤄졌다.


사교성이 없는 나랑은 다르게 언니나 부모님은 발이 넓은 편이였다. 그만큼 아는 사람도 많았기에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장레식장 안은 발조차 디딜틈도 없이 손님으로 붐볐다.


중간중간 고향 친구나, 내가 아는 언니의 친구가 오고는 했다. 그럴때면 날 알아봤는지 반갑게 인사해주고는 어째서 그 때 마을을 떠났냐고는 물어보고는 했다.


"네 언니가 늘 너의 이야기를 하고는 했어."

"어째서 언니를 두고 혼자 도시로 간거야?"


그런 식으로 웃으면서 이야기할 때 마다 그저 멎적게 웃으면서 도시에서 일하고 싶어서 라는 둥 변명을 늘여놓으면서 이야기를 돌리고는 했다. 아무래도 언니는 내가 도시로 간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은 듯 했다. 하긴, 자기 때문에 동생이 집을 나간 것 이었다. 나라도 말하고 싶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자정이 되었음에도 손님은 끊기지 않고 점점 더 몰려들었다, 입구쪽에서 정신없이 손님을 맞이하고 있자니 친척이 와서는 자기가 봐주겠다면서 좀 쉬고오라고 말했다.


딱히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호의를 고맙게 받아들여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보니까 오늘 점심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가? 그 사실을 자각하니까 공복이 급격하게 느껴져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서 친구들 쪽으로 다가갔다. 그녀들도 날 알아봤는지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다.


갑작스러운 일에 고생이 많아, 슬프지 않니? 등등의 나를 위로하는 이야기가 오간 뒤 마시고 잊으라면서 내 앞에 술잔이 놓여졌다. 술은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따라준 호의를 무시할 수 없었기에 한모금만 마신 뒤 내 앞에 그대로 두자 그걸로도 만족했는지 다시 이야기가 오갔다.


"...그런데 그거 알고있니?"


내가 오기전에도 거나하게 마신걸까, 얼굴이 붉게 물든 그녀들이 웃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몰랐지만 딱히 분위기를 깨고싶지도 않았기에 빈 잔에 콜라를 채워서 홀짝이던 차였다. 


"고향을 떠난 뒤부터 네 언니는 널 엄청 찾았어!"

"응, 알고있어."

뭘 또 당연한 말을, 대답해주면서 내가 콜라를 홀짝였다. 내가 도시로 올라와서 자취방을 잡은 뒤로부터 하루라도 언니한테 문자가 오지 않은 날이 없었다. 명절에는 내려오냐, 이번 주말에는 내려오냐, 힘들지는 않냐...물론 일방적으로 오기만 했을 뿐 내 쪽에서는 전혀 연락은 하지 않았다. 

그 사실을 떠올렸지만 내가 떠올리는거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친구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야...이런 말 해서는 미안하지만 난 봤어. 네 언니, 방에 네 사진을 무수히 붙여놓았더라고."

"뭐, 그럴 수도 있지."

자기 여동생한테 그런 말 까지 했던 사람이었다. 사진을 붙여놓는 것 쯤이야 이제와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어쩌면 서랍안에 내 물건 컬렉션까지 모아놓았거나 그랬을 가능성이 더 크다. 

생각해보니까 이건 진짜로 가능성이 있네, 물건 정리하러 집에 돌아갔을때 한 번 찾아보고 싹 정리하던가 해야겠다.

생각이상으로 무덤덤한 내 반응에 친구들이 흥이 깨진듯 다른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다가 남은 콜라를 입에 털어넣었다. 이제 슬슬 다시 친척이랑 교대해주러 가야지, 그런 생각으로 일어나려던 차에 문득 아까 꾼 꿈이 생각이 나서 친구들한테 물어보았다.

"그러고보니까."

"응?"

"내가 급하게 내려와서 아직 제대로 듣지 못했는데 우리 언니, 사인이 뭐래?"

친구 중 한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러고보니까 정신이 없어서 못들었을만하네...사정을 이해해준 듯 납득한 표정을 짓더니 술을 따르며 말했다.

"익사야."

"익사?"

"응, 익사. 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고 곧장 바다로 빠졌다는 모양이야...왜그래? 갑자기 놀라고?"​

익사, 익사라고 했지.

친구의 말에 아까 본 꿈을 천천히 떠올렸다.

아까 본 꿈에 나타난 언니는 분명 물에 흠뻑 젖은 채가 아니였던가?

익사한 언니, 물에 젖은 채로 꿈에 나타난 언니.

이게 과연 단순한 우연일까.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기묘한 우연이었다. 살짝 몸을 떨면서 고맙다고 인사한 뒤 자리를 교대하기 위해 친척한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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