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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야치사] 그래서 내가 뭐로 혼나고 있었더라?.txt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21 23:40:34
조회 920 추천 33 댓글 5
														

에고서치를 하니 열성적인 팬의 블로그를 찾았다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60026&s_type=search_all&s_keyword=%EC%97%B0%EC%84%B1%ED%95%98%EB%8A%94&page=1


덕질을 하다가 장본인한테 걸렸다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60324&s_type=search_all&s_keyword=%EC%97%B0%EC%84%B1%ED%95%98%EB%8A%94&page=1


낯선 치사토 짱의 방에서 익숙한 무엇인가가 보였다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60633&s_type=search_all&s_keyword=%EC%97%B0%EC%84%B1%ED%95%98%EB%8A%94&page=1


그래서 아야 짱, 결국 본거니?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461046&s_type=search_all&s_keyword=%EC%97%B0%EC%84%B1%ED%95%98%EB%8A%94&page=1


*


이상하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굉장히 좋은 날이었는데.


무릎을 꿇은 채 그런 생각을 했다. 물론 무릎을 꿇으라고 치사토 짱이 말을 한건 아니었지만, 뭔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위를 살짝 올려다볼 때 마다 어딘지 모르게 화난 표정의 치사토 짱을 보니까 기세에 눌려서 저도 모르게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옆에서 괜찮냐면서 레온이 핥짝거려주기도 했지만 치사토 짱은 그것도 볼 수 없다는 듯 개를 번쩍 들어올...릴려다가 무거운듯 결국 포기하고 능숙하게 유도해서 방 바깥으로 유도한 다음, 나가자마자 곧장 문을 쾅 닫았다. 아예 누가 들어오는걸 막기라도 하겠다는 듯 문까지 잠가버렸다.


도대체 왜 저렇게 화난걸까.


말은 그렇게해도 짐작가는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그녀가 나간 사이 멋대로 노트북의 내용을 훔쳐봤기 때문이었겠지. 노트북으로 뭘 보고있었던 간에 그건 그녀의 프라이버시이고 내가 보면 안되는 것인데!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사과하고 잘못했다고 하면 언제나의 상냥한 치사토 짱으로 돌아와줄까? 내가 살짝 눈치를 보면서 위를 올려다보자 그녀가 잠시 고민하더니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제자리에 앉아 나와 눈을 마주쳤다.


기회는 아무래도 지금밖에 없는 것 같았다. 내가 기세에 눌리지 않고 그대로 입을 열었다.


"치사토 짱!"


"아야 짱..."


아무래도 그녀 역시 말을 꺼낼 타이밍을 노리고 있던듯, 기가막히게 내 말과 동시에 그녀의 말이 겹쳤다. 상당히 당황한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치사토 짱을 보면서 아무래도 이번에야말로 자기가 용기를 낼 타이밍이란걸 자각하고 곧바로 행동에 옮겼다.


"치사토 짱이 먼저..."


"아냐, 아야 짱이 먼저-"


이번에도 생각이 겹친 듯 했다. 손짓까지 해가면서 먼저 말하라는 내 말에 치사토 짱 역시 손을 내밀면서 같은 말을 했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으로 옮겨서 그런가, 손을 뻗은 위치마저도 똑같아서 서로의 손이 맞닿았다.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물론 아까 포옹까지 했으니까 손잡는게 무슨 대수냐만은, 부끄러운건 부끄러운거였다. 치사토 짱이 싫어할 수 있으니까 때버릴까? 했지만 그녀도 나와 얼굴색이 똑같았을 뿐, 싫어하는 내색은 아닌 것 같았다. 살짝 표정이 풀린것도 같았기에 이런걸로 화가 풀린다면...그런 생각으로 작정하고 맞닿은 그녀의 손 위에 내 손을 겹쳤다. 자그만한 치사토 짱의 손 너머로 따뜻한 그녀의 체온이 전해져왔다.


아무 말도 안하고 잠시 손을 잡은 채로 그대로 있었다. 상당히 부끄러워서 고개도 못들고 뻔히 손만 쳐다보기는 했지만 그녀랑 손을 잡고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서 어딘지 모르게 둥실둥실 떠있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슬쩍 고개를 들어서 앞을 쳐다보자 치사토 짱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인지 손바닥만을 뻔히 쳐다보다가 내 쪽을 슬쩍 쳐다보았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녀가 살짝 미소지어주었다. 그 미소에서 마치 이걸로 벌써 세 번 째네, 마음이 잘 맞는 것 같아...하고 말하는 듯 했다. 


나도 질 수 없지 싶어서 미소를 방긋 지어준 다음 내친김에 반대편 손을 뻗어서 치사토 짱의 손을 양 손으로 감싸주었다. 오늘의 난 내가 생각해도 왜이렇게 대담한걸까! 어쩌면 아까 치사토 짱한테 잘못한 것 때문에 어떻게든 기분을 풀어주려고 최대한 노력하려고 있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후후..."


손을 붙잡은채로 한참이나 있자니 그녀가 웃음을 터트렸다. 나 역시 그녀의 기분좋은 웃음소리를 듣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리오렴, 그렇게 말하며 그녀가 손을 때고 양 팔을 벌렸다. 무슨 의미인지 알아들은 내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서 그녀의 품에 꼭 껴안겼다.


두근거리는 자그만한 심장소리, 바로 옆 귓가에서 들리는 그녀의 뜨거운 숨결에 기분이 좋아서 긴장이 쫙 풀리는 것 같았다. 조금 더 고개를 들어서 따뜻한 뺨에 내 뺨을 맞닿자 질 수 없다는 듯 손을 뻗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반성했니?"


"응..."


"다음부터는 훔쳐보면 안된다?"


"우우, 네..."


분위기는 부드러웠지만 아직 화가난 듯 싶었다. 말투에서 살짝 날카로움이 베어나왔지만 내가 잘못한 것이었기에 감수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품에 껴안긴채로 그녀의 질책을 들으면서 내가 선선히 말하자 쿡쿡 웃은 그녀가 그거면 됬다면서 한 마디 더 물어봤다.


"그런데 아야 짱, 대체 뭘 본거니?"


"응? 응, 어제 말한 내 팬의 홈페이지! 치사토 짱, 구태여 확인해주러 간거구나! 에헤헤..."


솔직히 말해서 그 홈페이지를 봤을 때 안에서 기쁜 감정이 솟구쳤다. 치사토 짱, 내가 말한 것도 잊지 않고 전부 기억해서 일일히 확인하러 간거구나 싶었다.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자 잠시 아무말도 없이 내 머리만을 쓰다듬어주던 그녀가 살며시 한숨을 내쉬고, 이어서 말했다.


"그럼 그것말고는 아무것도 못본거니?"


"응! 홈페이지 말고는 아무것도 없던걸!...저기 치사토 짱, 미안. 멋대로 훔쳐본거, 정말로 미안..."


그래도 잘못한건 잘못한거였다, 솔직하게 사과하자 포옹을 풀은 그녀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아니야, 아야 짱이 일부러 그런것도 아니고, 노트북을 켜놓은 내 잘못도 있으니까 용서해줄께. 대신 다음부터는 그러면 안된다?"


평소 치사토 짱의 상냥한 목소리였다, 이제야 화가 완전히 풀렸구나 싶어서 내가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고, 잘못했다고, 다음부턴 그러지 않겠다고 말한 뒤 이제 홍차가 식기전에 내가 가져온 케이크를 먹자고 말했...음에도 화가 덜풀린걸까, 그녀가 어깨에 올린 손에 힘을 풀지 않고 있었다.


치사토 짱? 내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잠시 눈치를 보던 그녀가 


"...아직 화가 다 풀린건 아니란다? 그러니까 이걸로 용서해줄게."


그렇게 말하더니 입술을 살며시 내밀고 눈을 감았다.


물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고있었다. 잠시만, 진짜 해도 괜찮은거야? 잠시 망설였지만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다. 아무래도 오늘의 나는 내가 생각해도 평소보다 더 대담한 것 같다고 생각하며, 그대로 눈을 감고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겹쳤다.


*


최악의 사태는 벗어난 것 같았다.


아야 짱은 다행히도 화면만 슥 본게 전부라서 내가 하는 짓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것을 파악하기 전에 분위기는 달아오를대로 달아올라서, 손을 잡거나 포옹을 하는 둥 저도 모르게 이런저런 짓이 많이 나가있었다.


나 오늘 행복해서 죽는거 아니야?


그런 생각을 몇 번이나 했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평소 이상으로 시끄러워서 아야 짱 귀에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까 불안을 이렇게 보상받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이윽고 오해가 풀리고 난 다음에는 아야 짱이 자책하지 않도록 상냥하게 위로해주었다. 아무렴, 우리 천사가 이런 것 가지고 고민하게 하면 쓰겠어...


"에헤헤, 그럼 이제 홍차가 식기전에 어서 먹자!"


내 천사의 제안에 그러자고 생각하면서 풀려는 순간에 살짝 장난기가 돌았다. 생각해보면 손을 잡는 것도, 내 포옹에 응해준것도, 뺨을 맞댄것도 모두 아야 짱이 자처해서 한 것이었다. 오늘의 아야 짱은 어쩐지 모르게 평소보다 조금 더 대담했다-어쩌면 나한테 잘못한 것 때문에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감안해서라도 평소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그러면 혹시-


내가 살짝 고민하다 눈을 감고 입술을 내민 뒤에 곧바로 화가 덜 풀렸으니까 이걸 해주면 용서해준다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했나? 실눈을 뜨고 살짝 반응을 보자 당황한 아야 짱의 표정이 일품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던데다가 혹시나해서 한 거긴 했지만 이건 너무 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장난이라고, 화 다 풀렸다고 말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내 입술에 부드러운 무엇인가가 맞닿았다.


그것이 아야 짱의 입술이란걸 인식하기까지는 조금 오래 시간이 걸렸다. 동시에 의식이 한 번 끊기고 돌아올 때 까지도 조금 시간이 걸렸다.


이윽고 의식이 돌아오고, 아야 짱의 입술이란걸 인식하고, 곧 이어서 아야 짱이 입술을 때면서 이제 화 다 풀렸냐고 천진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소리에 곧바로 심장을 부여잡고 그 자리에 누웠다. 괜찮냐는 내 천사의 말에 내가 행복하게 웃으면서 그녀의 뺨을 매만져주었다.


최악의 사태는 면했지만 다른 의미로 최악의 사태였다.


오늘 이대로 행복해서 죽어도 좋을지도 몰라...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야 짱의 온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입술을 한 번 매만졌지만 그 행동을 한 번 더 해달라고 하는걸로 받아들인걸까. 아야 짱이 웃으면서 누워있는 내 입술에 한 번 더 입술을 맞춰주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걸까, 애초에 왜 화났던걸까...블로그가 들킬까봐 그랬던 것 같기도 했고...그런 사소한 의문이 몇 가지 남기는 했지만 어차피 들키지도 않았고, 지금이 행복했으니까 뭐 됐나...


"이제 화 다 풀렸어?"


쪽 소리를 내며 여운을 남긴 그녀가 입술을 때면서 그렇게 물어봤다.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그녀의 부드러운 뺨을 매만져주었다.


*


뇌절 끝!


원래 생각했던게 손 붙잡는 것 까지는 똑같지만 그 다음에 아야가 말을 잘못해서 납치 / 감금하는 엔딩이었는데 정신줄 놓고 쓰다보니까 갑작스럽게 키스까지 진도를 쫙 빼버렸네요 ㅎㅎ


재미도 없고 그런걸 보면 전 장편같은거 쓰면 안될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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