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2편 3편

귀멸 안 보는 사람들에게 간단히 소개하자면

원래 인간이었지만 사람 잡아먹는 괴물로 변한 게 혈귀. 그런 혈귀들을 사냥하는 다이쇼 시대 일본의 비공식 집단이 귀살대.

혈귀는 대부분 인간일 적의 기억이 없고 사람을 잡아먹으며 살아감. 인간보다 신체능력이 월등히 뛰어나고 회복력도 엄청나서 일반적인 무기로는 죽일 수 없고 특수한 철로 만든 칼 '일륜도'로 목을 베이거나 햇빛에 노출되어야만 죽음.

일부 혈귀는 '혈귀술'이라는 일종의 초능력을 쓸 수 있음. 피가 불탄다든가 얼음을 만든다던가 그런거.

귀살대는 인간을 뛰어넘는 힘을 가진 혈귀를 사냥하기 위해 신체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호흡법인 '전집중의 호흡'을 만들어냄. 물의 호흡, 번개의 호흡, 꽃의 호흡 등 종류도 다양하고 각 호흡별로 검술도 각각 다름.

혈귀들 중에서도 강한 자들은 혈귀들의 수장인 키부츠지 무잔에 의해 십이귀월 중 하나로 선택받을 수 있음. 십이귀월은 상현 1~6, 하현 1~6으로 이루어져 있고 무잔의 피를 많이 받아 통상의 혈귀들보다 훨씬 강력함. 구별법은 눈에 쓰여 있는 글자.

"그나저나 꽤 대단하네, 그 호시미 씨라는 대원. 지주에게 직접 부탁을 하러 오다니."

쓰러진 혈귀의 피를 뽑아내며 클로딘이 말한다.

물론 귀살대의 규율 중에 일반 대원이 지주에게 부탁을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거나 한 건 아니지만, 대원들 사이에서 지주가 워낙 경외의 대상이다 보니-그리고 몇몇 괴팍한 지주들의 영향도 있고-지주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아무리 츠구코라지만 다른 주의 집앞까지 찾아가 고개를 숙이며 부탁을 한 쥰나는 확실히 용기가 있는 대원이었다.

"담력이 크다고 해야 하나... 여튼 용감한 사람이야. 혈귀와 싸울 때도 분명 그렇겠지."

"네, 그렇네요."

마야도 동의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지금 귀살대에 필요한 인재는 재능있는 검사가 아닌, 그런 용기가 있는 대원일지도 모르죠."

"그거,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은 아니겠지?"

"하하. 그럴 리가요."

말도 안된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오히려 전 당신의 그 용기에 반했는걸요."

"응, 응. 그래.... 에?"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은 건지 깨달은 클로딘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진다.

"에, 그, 그거, 무슨."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귀엽군요, 나의 클로딘."

"너 그 말 지겹지도 않아?!"

"후후. 할 때마다 새롭답니다."

"....하아아아......."

말을 말자는 듯 한숨을 내쉬며 몸을 돌려 다음 구역으로 향한다.

그 뒤를 따라가며 마야는 잠시 사색에 잠긴다.

용기, 인가.

"...그것은, 오히려 저에게 필요한 것일지도요."

나지막히 말한다.

"응? 뭐라고 말했어?"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라는 말이 나오기 전.

쉬익, 무언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

수상한 소리를 포착한 텐도 마야가 본능적으로 주위를 살핀다.

예리한 보라색 눈동자가 거미줄 모양으로 짜여진 붉은색 실을 발견한다.

-바람을 가르며 클로딘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고 있다.

"왼쪽!"

밑도 끝도 없는 갑작스러운 외침.

하지만 마야와 오래 함께한 클로딘은 단번에 그 뜻을 알아차린다.

『불꽃의 호흡 2의 형 - 상승 염천昇り炎天』

왼쪽으로 돌아 빠르게 검을 위로 쳐올린다.

빠르게 다가오던 붉은 거미줄이 두동강이 나 흩어진다.

'단단해...!"

얇디얇은 실인데도 베는 느낌은 강철을 자르는 것만 같았다.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실이야.

클로딘의 얼굴이 짜증으로 일그러진다.

분명 이 정도의 능력이라면...

"혈귀술!"

깨달음과 동시에 혈귀를 찾아 주변을 살핀다.

루비색의 눈동자가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는 혈귀를 발견한다.

"너희구나. 이 산을 들쑤시고 다니는 검사들이."

어릴 때 혈귀가 된 것일까. 앳된 얼굴과 작은 몸집은 남자아이의 그것이다.

하지만 그 작은 몸에서 나오는 위압감은 지금까지 쓰러뜨려 왔던 그 어떤 혈귀보다도 무겁다.

"뭐, 상관없어. 내가 직접 죽이면 되니까."

"...하. 그 전에 네 목이 먼저 떨어질 걸."

클로딘이 호기롭게 맞받아친다.

혈귀가 재미있는 말을 들었다는 듯 씨익 웃는다.

"위세가 하늘을 찌르시네. 그럼 어디 한 번 해 볼래?"

혈귀가 손을 들어 오른쪽 눈을 가리고 있던 머리를 올린다.

크게 뜨인 오른 눈에는 글자가 적혀 있다.

下

伍

"십이귀월인 나에게 이길 수 있다면 말야."

십이귀월. 하현의 5 루이.

그것이 혈귀의 이름이었다.

원래 5편도 오늘 올리려고 했는데... 디시 ㅅㅂ련이 하루종일 틈틈히 적어놓은 글을 날려버려서 될지 모르겠네.

힘내서 최대한 써볼게요...

+

원작의 상승 염천

하현의 5 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