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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Ø+egαṽęrsẽ 7.7

♥릿카아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06 21:28:12
조회 1344 추천 29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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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모두 조용, 조용! 래프팅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는 선생님 모셔왔다!"


각양각색의 수영복을 입고 있는 여학생들의 수다스러운 목소리와 곧 있을 이루어지는 래프팅에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는 남학생들의 떠들썩한 목소리는 담임 교사의 한마디와 함께 순식간에 볼륨을 줄었다. 이때 구명조끼를 입고 대기를 하고 있었던 또 다른 지도 교사가 일사분란하게 학생들 앞으로 나서서 미리 준비한 패들(*배를 저어 나가게 하는 도구)을 손에 쥐고서 보트 위에서 해야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 기본 노젓기 등등 몸소 시범하며 교육을 하였다.


모두가 노젓기 삼매경에 빠져 있을 무렵. 릿카는 앞에서 열심히 교사의 행동을 따라하는 학생의 몸짓을 눈여겨 보면서 움직였다. 그러다가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정면을 응시하며 노 젓는 행동을 취하는 아카네를 흘겨보았다. 목 언저리에 항상 착용하던 '쵸커' 의 자리는 온데간데 없이 하얗고 맨들맨들한 피부가 제일 먼저 시선을 끌어당긴다. 동작 하나 하나에 흔들거리는 벚꽃색의 머리 끝 부분이 잠재워진 본능을 일깨우 듯이 매혹적인 춤 사위를 벌였다.


올곧게 뻗은 허리 부분과 상처 따위 태어나면서 부터 원래 없었다는 것처럼 빛에 반사 된 아카네의 몸은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쇄골 밑으로 알맞은 형태로 갖춰진 풍만한 가슴 언덕이 유독 헤어나올 수 없다.


'속보. 아카네의 가슴은 왕가슴이라고 함. 릿카가 좋아하는 취향이네.'


(집중하자, 집중....!!)


눈을 질끈 감고 뺨에 바람을 넣어 빵빵하게 부풀린 릿카가 정신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패들에 힘을 쥐어짰다. 덕분에 팔 전체가 부들거렸던 그녀였으나 나름 효과는 있어, 때때로 좋지 않은 생각이 튀어나올 때 마다 애꿎은 패들을 괴롭히는 데에 일삼았다.


여러 조로 나뉘어진 가운데, 운 좋게도 아카네와 팀을 이룬 릿카는 혹여나 다른 알파들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런 후 다소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릿카는 곧장 아카네에게로 뛰다 싶이 걸어갔다. 패들을 쥐고 덩그러니 선 채로 있었던 아카네가 상기 된 얼굴로 다가오는 릿카에게 움찔거렸지만 이내 미소를 머금고 똑바로 바라본다.


"래프팅 기대된다, 아카네."


"...응. 그렇네. 재밌을 것 같아."


조용히 웃는 아카네에게서 어딘가 '위화감' 을 느꼈는지 릿카가 살짝 불안한 표정으로 지금의 상태에 대해 조심스레 물었다. 그러나 아카네는 담담하게 맞받아칠 뿐, 어느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리려고 하지 않고 그저 쵸커가 없는 목에 손으로 매만지면서 릿카의 옆으로 지나쳤다. 한 순간 불러세우려고 했던 릿카였으나 타이밍 안 좋게 휘슬이 울려져 그만 입을 다물 수 밖에 없었다.












힘겨웠지만 즐거웠던 계곡의 래프팅 수업이 막을 내리고, 커다랗고 무거운 보트를 몇 명의 알파 남학생들과 베타 남학생들이 힘차게 자갈돌이 있는 길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자유시간이라며 교사가 나눠주는 음료를 받아든 학생들은 강가에서 물장구 치거나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을 벌칙으로 강가로 밀어뜨리기 등등 친목을 다졌다.


한편, 래프팅 하기 전 아카네에게서 평소와 다른 이질감을 느낀 릿카는 내심 마음에 걸리는지 서늘하고 메마른 바위 위에 앉아 골똘히 사색에 잠기며 손에 든 녹차 음료의 뚜껑을 열었다. 꿀꺽 꿀꺽하는 시원한 목울림 뒤로 입술에 맺힌 물방울을 손등으로 훔치고는 다양한 각도로 떠다니는 구름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기분 탓일 수도 있다. 멀미라도 있거나 컨디션이 나빠서 보트에 타는 것을 꺼려하는 학생이 가끔 관찰되니까. 어수선한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려는 듯, 릿카는 다시 한 번 녹차 음료에 입을 댔다. 그러자 누군가 접근해오는 발자국 소리에 자동으로 고개를 들어 그 인물과 마주하였다.


────신죠 아카네였다.


그대로 벙찐 표정으로 굳어버린 릿카를, 아카네가 살포시 웃으면서 두 팔을 등에 감추며 한 쪽 손으로 다른 팔을 쓸어내리며 꼭 잡고 자세를 기우뚱 하고서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조금 벌려진 반질반질한 입술이 릿카에게 말을 걸었다.


"옆에 앉아도 되지."


"어...어어... 앉아도 돼...."


머릿 속이 온통 심기불편했던 아카네에게 가득 찬 바람에 본인이 온 줄 꿈에도 몰랐던 릿카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래프팅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거리에서 앉게 된 아카네를 훔쳐보면서, 릿카는 들고 있는 음료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릿카, 수영복 잘 어울린다. 새로 산거야?"


"으으응, 집에 있던 것을 가져온거야. 그러는 아카네는──..."


"..헤헤, 새로 산거야. 어때...보여..? 수영복."


입고 있는 의상을 뽐내려는 것처럼 몸을 돌린 아카네가 흉부를 치켜세우자, 가슴 봉우리가 전보다 부풀려지면서 골이 선명하게 새겨진다. 이를 보고 본의 아니게 깜짝 놀란 릿카가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방황하면서 손을 목덜미로 옮기며 긁적거렸다. 그리고나서 약간 고개를 숙인 그녀는 붉은 동백꽃 잎 색으로 물들여진 뺨으로 다급하게 대답했다.


"완전....! 예뻐! 아카네랑 엄청 잘 어울리고...! 귀엽고, 사랑스럽고───아."


문득 바라 본 상대방의 얼굴에서 창피함을 알아차린 두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거나 완전히 숙이며 달아오른 열을 식히기에 바빴다. 릿카는 손 부채질을 하고, 아카네는 비죽 솟아오른 머릿결 끝을 손가락으로 괜시레 꼼지락거린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내심 기뻐하면서 아카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결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람에 실린 릿카의 페로몬을 맡았다.


"...버스 안에서 얘기 주고 받았던거, 기억해?"


한 동안 침묵이 흘렀던 시간 속에서, 아카네가 돌연히 다른 화제로 차분하게 대화를 시작해 나갔다. 난데없이 그 말을 왜 꺼내는 건지 의문이 생겨 난 릿카가 아카네를 주시하고, 그녀는 그러 한 릿카의 심정을 헤아리지 않고 마음의 응어리를 토해내는 것처럼 말을 이어갔다.


"전에 살았던 도시 말이야. 실은, 중학교 때 알파 여 선생님과 성관계를 맺다가 임신한 적 있었거든. 다행히 짝짓기는 면했지만 당시에는 충격이 완전 컸어. 그렇게 다른 학교로 전학가게 되었는데 알파 여학생들에게 범해진 꼴이 되고 말았고, 시간이 지나 고 1이 되면서 부모님이 한적한 시골로 이사가자는 제안으로 츠즈지다이 마을로 오게 된거야. ...참, 신(神)도 너무 하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 암울한 과거를 줄곧 떠안고 있었을 줄은──. 그리고 그것을 꿰뚫어보지 못한 스스로에게 분함을 느끼면서, 릿카는 손을 그러쥐고 고뇌에 휩싸인 아카네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속으로는 분명 엄청 무섭고 쓰라렸을 것이다. 더구나 '오메가' 로 태어난 이상, 알파나 베타 보다도 언제 누구에게 덮쳐지지 않을런지 신경을 곤두세웠을게 뻔했다.


"헤헤...이런 말 아무에게나 하지 않는건데... 잊어줘."


그 말을 내뱉는 동시에 아카네는 앉은 바위에서 일어섰다. 그때 잠자코 듣고 있었던 릿카가 퍼뜩 정신을 차리면서 일어나 떠나려고 하는 아카네의 팔목을 아무 예고도 없이 잡는다. 바닥에 있던 음료 병이 위태롭게 흔들림과 동시에 쓰러지고,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가냘픈 손목을 붙잡은 릿카는 마음을 굳건하게 먹으며 입을 열었다.


"나는 절대로 다른 알파들처럼 널 해치지 않을거야."


확고한 대답이 아카네의 귓가에 닿게 되고, 팔목에 힘을 실었던 릿카의 손은 스르륵 밑으로 내려간다. 따스한 온기가 깃든 소녀의 여린 손을 상냥하게 잡은 릿카가 담백한 미소를 띄우며 소녀를 응시했다.


적막했던 심장의 고동소리가 맥없이 뛴다. 아카네는 별안간 주체없이 달아오른 열기에 어쩔 줄 몰라 릿카를 똑바로 보지 못하였다. 눈 앞에 머물러 있는 알파의 향긋한 레몬향이 점점 강하게, 짙게 뻗으면서 아카네를 꾀었다. '아.' 하고 짤막한 소리를 지른 아카네가 잡고 있는 릿카의 손에서 벗어나 손등으로 콧등을 가리며 바닥을 박차고 달려나갔다.




마치────모든 세포들이 일제히 '나의 운명' 일지도 모른다고 했던 타카라다 릿카처럼,

신죠 아카네도 또한 일생에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해버렸다.














하루종일 보트에 전념했는지 완전히 녹초가 되어버린 아이들이 늘어지게 볼멘소리를 하거나 어서 빨리 사복으로 갈아입고 싶다는 급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는 아이들이 탈의실로 이동하였다. 그 중, 릿카는 탈의실로 가기 위해 녹차 음료 병을 손에 들고 계곡의 자갈돌 길을 헤치며 나아갔다.


"............"


가느다란 팔목을 붙잡았던 감촉이 아직도 살아난다.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뜻 모를 향기가 아카네의 페로몬이 아니라 단순한 향수다 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 섭섭했지만 만약 '진짜다' 라고 했을 경우, 온 몸에 구석구석 남겼을게 당연할 것이다.


그리하여 가고 있던 도중, 이때 어느 한 여학생이 매우 초조한 표정으로 다른 학생의 발목을 붙잡아 묻는 목소리에, 릿카가 탈의실로 가는 길에서 고개를 돌렸다. 떨리는 음색으로 말하는 한 여학생이 신경 쓰인 나머지, 릿카는 발길을 여학생 쪽으로 향하였다.


"무슨 일이야?"


".....아, 타카라다상. 내 말 좀 들어봐. 아카네가 아직 탈의실에 안 돌아왔어."


"뭐...? 어디 사러 잠깐 다녀오는거겠지."


"그럴 수도 있지만... 오늘 아카네, 왠지 이상하지 않았어? 뭐랄까, 평소와 답지 않아서 '위화감' 이 느껴진다랄까... 타카라다상은 느끼지 못했어?"


"그러고보니───."


같은 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심 어린 표정으로 홀로 패들을 쥐고 덩그러니 서 있었던 아카네를 떠올린 릿카는 불현듯 목 언저리에 '쵸커' 가 채워져 있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짝' 이 없는 오메가에게 있어서 '쵸커' 는 항상 필요하다. 그게 없으면, 페로몬에 못 이겨 달려든 알파에 의해 목덜미를 물리게 되면 손 쓸 방도 없이 그대로 '각인' 이 생겨버리고 만다. 지급 받은 오메가 페로몬 차단 크림이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고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그 효과는 바람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 순간, 릿카의 마음 속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불안감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 보건실에서 겨우 '본능' 에 견뎌냈던 것을 익히 알고 있어서일까. 현재 아카네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라는 것만 인지하며, 릿카는 손에 들고 있는 녹차 음료 병을 여학생에게 떠넘기고 뒤돌아 소리쳤다.


"먼저 선생님에게 알려줘! 나도 찾아볼테니까!!"


한편,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털어내지도 않고 어영부영 걷고 있었던 아카네가 금방이라도 탈진으로 쓰러질 것 같이 힘들게 나무 기둥에 손을 대고 기대면서 거친 호흡을 가라앉기 위해 숨을 골랐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이러는건지 갈피를 못 잡은 상태에서, 어쩌면 인근 근처에 약국이라도 있을지 모른다의 판단 하에 서성거리다가 잘못하여 길을 해매게 되어버렸다.


릿카의 페로몬을 맡은 이후로 체온이 급격하게 상승된 아카네는 나무 껍질에 등을 기댄 채 레몬향이 남아있는 한 쪽 손을 코에 붙이며 들이마신다.


".....하아아....좋은 냄새......"


벌겋게 달아오른 아카네의 두 뺨과 허벅지 위로 한 두 방울의 땀이 매끄럽게 흘러내려갔다. 릿카의 페로몬에 심취한 아카네는 입술을 살짝 벌려 혀를 내밀고는 알파의 향이 묻혀져 있는 손을 맛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이성을 되찾은 아카네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빠르게 저으며 다시 걸음거리를 나섰다.


어지럽게 들숨 날숨을 내쉬며, 때 마침 시야에 들어온 친숙한 모습에 릿카는 허둥지둥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발걸음을 멈추다. 뒤늦게 탈의실 장소로 가던 우츠미와 유우타는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릿카에게 두 눈을 휘둥그레 젖고 대답했다.


"어라? 릿카. 그렇게 뛰어 오고, 무슨 일이야?"


"헉헉...히비키군...! 우츠미군...! 나 좀 도와줘...! 아카네가!!"


"...아...? 신죠상이 왜??"


"그게 말이지...."


자초지종 설명을 끝마친 릿카에게 우츠미와 유우타는 잠깐이나마 할 말을 잃게 되고, 이때 뇌리에 스친 '짝' 이 없는 아이들에 대한 것을 꺼내는 우츠미에게 유우타가 끼어들었다.


"우리 반에서 짝이 없는 알파 중에 릿카 말고도 두 세 명 있는 걸로 기억해."


"하지만 말이야. 수업 전에 크림을 발랐다고 가정하면, '그 시각 안에 페로몬은 억제되어 있는 상태' 라는 소리잖아? 어이, 릿카. 너, 아카네와 같은 조였었지. 향 같은거 안 났어?"


"...응. 평소에는 아카네의 향이 적게는 났지만, 래프팅 할 때는 전혀 안 났어."


보트에 오르기 전의 일과 바위에 앉았던 일을 주욱 되짚어보았으나, 역시나 아카네에게서 나는 페로몬은 맡지 못했다. 릿카에게서 전해 들은 아카네의 '위화감' 이라는 부분에 의구심이 든 유우타가 시선을 내리깔고 사색에 잠기면서 중얼거렸다.


"───설마.....내가 생각하는 '그거' 아니겠지...?"


"어?"


툭 내뱉는 그의 말에 우츠미와 릿카가 합을 맞춰 얼굴 방향을 틀었다. "'그거' 라니 대체 뭔데?" 라고 우츠미가 가까이 들이대고 추궁했지만, 유우타는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분명 기우일 것이라며 내둘렀다.


"부탁이야, 히비키군. 지금 아카네를 찾는게 우선이야."


유우타의 어깨를 꽉 잡은 릿카가 얼굴을 굳히고 들여다보자, 그는 하는 수 없다는 듯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나서 우츠미에게 흘깃거린 유우타가 이내 릿카를 보고 머뭇거리며 말하다.


"............바, 발정기(히트 사이클)......일거야"


그와 동시에 우츠미와 릿카가 외마디 비명소리를 내지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발정기 라는 것은 알파와 오메가에게만 나타나는 특정 요소다. 서로가 페로몬을 내뿜고 운명의 짝이라고 인식되고 나면 각인시켜 평생 반려자와 살아가야만 한다.


'실은, 중학교 때 알파 여 선생님과 성관계를 맺다가 임신한 적 있었거든.'


오메가의 발정기는 알파의 발정기 보다 한 달 앞서 있다고 보건 수업에 들은 바가 있다. 억제제를 먹으면 가라앉을텐데, 아무래도 약을 먹는다는 것을 깜박한 모양이다. 게다가 쵸커도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니다가 언제 짝이 없는 알파와 만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아카네... 아카네에에에........!!!!"


"앗, 저 바보! 감정적으로 되지 말라니깐!"


앞 뒤 안 가리고 무작정 뛰쳐나가는 릿카를 잡아 세우는 것 조차 못한 우츠미와 유우타는 이윽고 뒤를 따랐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젠 다리도 아파서 더 이상 나아갈 힘이 생겨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 어렴풋이 보이는 공공장소를 눈치 챈 아카네가 그 곳으로 홀린 듯 발을 내딛었다. 자세히 관찰해보니 입구가 개방된 화장실이었다. 입구 옆에는 자판기가 있었고, 체력이 거의 바닥나는 지경에 다다른 아카네가 자판기 쪽으로 몸을 돌려 기댔다.


뜨겁다. 그리고 아래쪽 팬티에 촉촉히 젖은 느낌때문인지 기분 나쁘다. 우려했던 크림의 효과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풍겨오는 오메가의 페로몬을 코로 흡입한 아카네가 조금씩 목소리를 흐느끼기 시작했다. 머릿 속에 차오르는 충동을 어떻게든 참아 버틸려고 하지만, 손가락은 이미 팬티 윗 부분에 걸치는 데에 이르렀다.


(안돼...., 안돼......읏..)


눈가에 고이는 눈물을 머금고 입술을 잘끈 깨물면서 손가락을 애써 외면한 아카네가 끓어오르는 '성욕' 에 몸부림 치며 허벅지를 오므린다. 이것은 틀림없이 '발정기(히트 사이클)' 다. 그렇지 않고서야 누군가의 온기를 미치도록 그리워 할 리 없었다.


"........................릿카..."


그녀가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어딜가더라도 항상 지켜주겠다는 그 아이. 하지만 지금은 교통카드 케이스도, 짝짓기로부터 보호해주는 억제제도, 타카라다 릿카의 존재도 없다.


의지가 꺾여져 자판기에 늘어지도록 있을 때, 어디선가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에 아카네가 고개를 들었다. 햇빛에 등을 지고 얼굴에 검은 그림자 때문에 잘 안 보인다. 타카라다 릿카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아카네가, 순간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그 인물을 빤히 바라보았다. ────햇빛 그림자에 드리워져 섬뜩한 분위기를 띄고 있는 제 3인자가 바로 앞에 있는 아카네를 보면서 나지막히 읊조렸다.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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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일 보다 일찍 다 써내려져서 올립니다. 다음 화는 Ø+egαṽęrsẽ 1.0 수위 비슷하게 쓸 예정.

휴재 공지 댓글에 기다려 준다는 백붕이 넘모 고마운거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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