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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우리 중 누가 제일 카스미를 좋아할까?.txt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07 23:55:12
조회 1042 추천 30 댓글 9
														

평화로운 일상은 아무것도 아닌 한 마디에 금이 가기 마련이다.


지금이 그랬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한 마디였다. 일 년 넘게 이어온 우리의 우정이 그 한 마디때문에 금이 가다못해 박살나기 직전이었으니까 사람 앞 일은 참 모른다-그런 생각을 했다.


확실히 오늘 하루는 아침부터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기는 했다. 원래라면 우리 집 창고에서 연습했겠지만 오늘은 조만간 있을 합동 라이브때문에 회의를 해야한다면서 카스미가 라이브 하우스에 가는것을 권유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네 사람 다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거부할 이유도 없었다.


라이브 하우스에 도착해서 마리나씨의 배려로 빈 방에서 우리를 포함한 다른 밴드까지, 다섯 밴드 25명이서 합동 라이브에 대한 회의를 나누었다. 원래라면 한 밴드가 더 오긴 했어야했지만 오늘은 라이브가 있어서 참석을 못한다나? 물론 그렇게 시작한 회의도 엉망진창이었다. 다들 개성이 강해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각 밴드마다 한 명 씩, 수습해주고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어찌저찌 의견이 규합된 다음 그 뒤 나머지는 각자 밴드의 연습으로 들어갔다. 시간도 있었고, 우리도 연습하자면서 카스미의 주도하에 다섯 명이서 열심히 신곡등을 노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괜찮았다. 그랬다, 확실히 이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던 기억이 있었다.


분위기가 바뀐건 연습 도중 쉬는 시간, 카스미는 잠시 우리를 위해 마실 걸 사오겠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이었다. 원래라면 우리 넷 중 누군가가 카스미를 따라갔겠지만 뭔가 할 말이 있는건지 사아야가 손을 들어서 우리 셋을 제지하는 바람에 결국 카스미가 혼자 사오는 모양새가 되었다. 괜찮다고, 다들 쉬고있으라고 자상하게 말해준 그녀가 한 명 한 명 씩 껴안아준 다음 라이브 하우스 바깥으로 나갔다.


우리 카스미 정말 천사 아니야?


나가는 뒷 모습을 보면서 내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너무 착하다...그런 생각을 하던 차에 사아야가 남은 우리 셋을 둘러보더니 하하 웃었다.


"카스미는 정말 착한 것 같아."


"얌마, 당연하지..."


그녀의 말에 내가 곧장 반응해주었다. 암, 우리 카스미만큼 착한 사람이 없는걸. 그러자 다른 두 명도 할 말이 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카스미 짱은 정말 상냥한 것 같아."


"응, 카스미가 없으면 우리 밴드도 없지 않았을까."


오타에의 말에 네 명 다 웃음을 터트렸다. 확실히 그 말도 그랬다. 카스미는 우리를 모으고 하나로 이끌어주었다, 이런저런 일이 있을때도 모두 카스미 덕분에 잘 해결될 수 있었다, 나도 사아야도 다른 친구들도 모두 카스미 덕분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응, 맞는 것 같아. 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것으로 오타에의 말에 동의해주자 사아야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럼 말이지, 카스미는 우리 중 누굴 제일 좋아할까?"


카스미가 우리 중 누구를 제일 좋아하냐고? 물을것도 없었다. 내가 웃음을 터트리며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가리켰다.


"당연히 나 아니겠냐."


"카스미 짱은 날 제일 좋아할 것 같은데?"


"응, 역시 나라고 생각해."


"아하하, 그렇지? 역시 나지?"


넷이서 동시에 스스로를 지칭한다음 멍하니 서로를 쳐다본 다음 곧장 웃음을 터트렸다. 웃음소리에 섞여서 사아야가 아하하, 확실히 카스미라면 우리 네 사람 모두를 사랑하겠네! 하는 말도 들렸다. 잘 생각해보니 맞는 말 같아서 내가 동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옛날같았으면 웃는건 상상도 못했을텐데 이것도 카스미 덕분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짝 흘러내린 눈물을 닦은 그 순간이었다.


"그럼 질문을 바꿔서..."


역시 밝게 웃던 사아야가 그 미소를 한 점도 바꾸지 않은 채로-


"우리 중 누가 제일 카스미를 좋아할까?"


평온한 일상에 금을 냈다.


*


그 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확실하게 뒤바뀌었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서 웃음을 멈추고 진지한 표정으로 뒤바뀐 네 명이 서로의 눈치를 보다가 이윽고 사아야가 제일 먼저 나섰다.


"역시 내가 아닐까? 이런 말 하기는 뭐하지만 나, 카스미한테 받은게 엄청 많거든. 밴드의 일도 그렇고, 바쁠때마다 카스미가 와서 일을 도와주거나 할 때 마다 내가 얼마나 기쁜데! 카스미한테 느끼는 이 감정을 말로 다 표현못하지 않을까?"


그 말에 질세라, 오타에가 곧장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사아야, 그건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고마워하는 감정이 아닐까,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제일 카스미를 좋아하는 것 같아. 무엇보다도 같은 기타 둥지인걸. 리미는 어때?"


"나...? 응, 나도 카스미 짱이 좋아...에헤헤."


리미는 지금 이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건지, 평소처럼 순박하게 웃으면서 그냥 좋다고 했지만 오타에랑 사아야는 그게 아닌 듯 경쟁자가 한 명 줄었다는 듯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이대로라면 내가 카스미를 좋아하는 감정이 밀릴 것 같아서 평소의 성격은 모두 내다 버리고 내가 곧장 입을 열었다.


"니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당연히 나 아니냐? 카스미 덕분에 학교도 다시 나가게 됬고, 학생회 서기까지 맡았고...아니, 무엇보다도 애지중지하던 토네가와도 팔고 카스미랑 같이 하려고 키보드도 산데다가, 카스미한테 기타까지 줬어! 내가 제일..."


"물질적인 걸 준다고 해서 사랑한다고 할 수는 없지."


"응, 오타에의 말에 동감이야."


사아야랑 오타에가 동시에 치고들어오는 말에 내가 살짝 이를 갈았다. 으으으, 분하긴 해도 맞는 말이라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는 리미가 옆에서 싸우지 말라고 손을 흔들면서 말릴려는걸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싸우는게 아니라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었다. 맞다, 이건 싸우는게 아니였다. 그저, 그저-


그저 누가 더 카스미를 좋아하는지, 그걸 확실하게 하기 위한 전쟁이였다.


"이 기회에 말하면 내가 제일 카스미를 좋아해. 야마부키 카스미...응, 예쁘지 않아?"


"성이라면 하나조노 카스미가 제일 예쁘지 않을까?"


"니들 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역시 이치가야 카스미지."


아하하, 셋 다 재밌는 소리를 하네...그런 말을 하면서 셋 다 웃고있엇지만 눈은 웃고있지 않았다. 한참이나 노려보다가 문득 뭔가가 생각난 내가 휴대폰을 꺼내서 곧장 갤러리에 들어가, 맨 앞에 있는 사진을 눌러서 두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저번 주, 카스미랑 같이 데이트하러 가서 찍은 사진이야!"


말이 데이트지 실제로는 상점가에서 카스미랑 놀러갔다가 우연히 만나서 찍은 사진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내 애정을 보여주기에는 충분했다. 이겼다, 고 생각하던 차에 두 사람이 무슨 그런게 비장의 무기냐는듯 가소로운 웃음을 짓더니 각각 휴대폰을 열어 사진을 보여주었다.


"카스미가 우리 집에서 묵으면서 새로운 빵 메뉴를 개발할 때의 사진이야. 잠옷 차림의 카스미, 귀엽지 않아?"


"우후후, 옷 짱이랑 투샷. 둘 다 귀여워."


"제법인데...!"


입술을 혀로 핥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근데 이거 뭔가 목적 바뀌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했지만 아무렴 뭐 어때, 그런 생각을 하며 다음 비장의 사진으로 넘긴 뒤 보여주기 전 내가 큰 소리로 선언했다.


"이 사진을 보면 너희도 인정할 수 밖에 없을거야...내가 카스미를 사랑한다는 걸!"


"아리사가 날 사랑한다고?"


이번만큼은 질 수 없어서 평소답지 않은 목소리로 외쳤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내말과 동시에 카스미의 목소리가 들려와서, 넷이서 고개를 돌리자 카스미가 눈을 빛내면서 사온 음료수도 바닥에 둔 채로 곧장 내게 달려왔다.


"신난다! 얘들아, 들었어? 아리사가 날 사랑한데!"


"얌마, 카스미...목아프니까 좀 놓고..."


"싫어! 에헤헤, 나도 아리사 사랑해애~!"


내 품에 안긴 채 카스미가 뺨을 비비적거렸다. 이거 좋은데...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까의 승부가 생각나 내가 이겼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자 오타에도 사아야도 이걸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입모양을 뻐끔거렸다.


-다음 기회에 다시 검증해보자.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음에야말로 누가 제일 카스미를 사랑하는지 검증해보자고 입모양으로 대답을 돌려주었다.


물론 내가 제일일것이 틀림없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카스미의 목덜이메 얼굴을 좀더 파묻었다.


따끈하고 포근한 카스미의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


갑작스럽게 돈 회로로 30분정도 짤막하게 적어봤습니다.


그냥 누가 제일 카스미를 좋아할까 하는걸로 세 사람이서 싸우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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