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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나히 몬드셰인앱에서 작성

「언니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09 14:38:09
조회 413 추천 23 댓글 3
														

사람들이 웃고 떠들었을 광장과, 누군가 몰래 울기도 했을 작은 골목은 더이상 따뜻한 느낌의 그것이 아니였다. 곳곳에 흩뿌려진 피를 밟으며 병사들이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 몸뚱아리들을 한곳으로 모았다.

타는 냄새가 역하게 났다.

울리케 소장은 병사들 사이에 앉아 똘망똘망한 까만 눈으로 두리번 거리는 소녀를 보았다.

"그 아이는?"

"으앗? 추, 충성! 시체 더미 안에서 꼼지락 거리기에 데리고 왔습니다!"

갑작스런 사단장의 등장에 놀란 병사 하나가 잔뜩 기합을 넣어 답하고, 마찬가지로 사단장 앞에 얼어붙는 병사들에 소녀도 덩달아 잔뜩 겁을 집어먹고는 글썽거린다.

소장은 소녀를 안아들었다.

"이름이 뭐니?"

절레절레.

"엄마, 아빠는 어디계시니?"

절레절레.

부관이 소장의 말을 통역하며 아이에게 말을 걸었지만 소녀는 고개만 저을뿐이였다.

"...포격에 휘말린것 같습니다."

"안타갑구나."

소장은 소녀를 품에 안고는 천천히 쓰다듬었다.
소녀는 금새 노곤노곤해졌는지 꾸벅 꾸벅 졸기시작했다.

"(엄마...엄마...)"

칭얼거리는가 싶더니 소장의 품으로 깊이 파고들며 잠들어 버렸다.

"(엄마)라. 무슨 뜻인지 아는가?"

"...어머니,를 찾는것 같습니다."

곁에 선 부관이 착잡한 표정으로 답했다.

"...앞서 지나간 사단이 어느사단이였지?"

"존 스미스 소장의 북부 3사단 입니다."

"쯧."

소장은 혀를 찾다.
존 스미스 놈의 재수없는 개같이 생긴 얼굴과 더러운 수염이 떠오른 탓이였다.

"개 놈이 국가망신 제대로 끼치는구만."

소장은 연초에 불을 붙이려다 품에 안긴 아이를 떠올리고 부관에게 아이를 안겼다.

"내 막사에 데려가서 재우도록."

"알겠습니다."


***


"할머니!"

작은 소녀가 달려와 안겼다.

"이아나. 잘 있었니?"

"이아나는 잘 있었는데 할머니가 너무 너무 보고싶었어!"

"허허허. 할머니두 우리손녀 보고 싶어서 막 달려왔지요?"

간만에 보는 할머니에 신이난 손녀는 뒤늦게 할머니 옷자락을 붙잡고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작은 소녀를 보았다.

이아나는 태아난 이래로 그동안은 저보다 큰 사람들만 보아왔다.
내려 봐야할 만큼 작은 여자아이는 그런 이아나의 눈에 정말 신기하게 비쳤다.

작은 여자아이는 이아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그만 할머니 뒤로 쏙 숨어버렸다.

"얘, 아기야~~~ 이리와아."

이아나는 저보다 작은 여자아이를 아기야 아기야 하고 부르며 쫓았다.

두 아기는 방금 막 개선한 당당한 장군의 다리를 중심으로 두고 빙글 빙글 돌며 맹렬한 추격전을 벌였다.

"얘들아, 다칠라."

"어머니. 다녀오셨.... 어머나. 귀여운 아이네!"

울리케 소장의 딸인 엘리제는 전장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을지도 모를 어머니보다 그 어머니의 다리를 빙빙돌고있는 이아나와 작은 소녀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엄마! 내 동생이야!"

"어머, 동생이야?"

이아나는 엄마의 등장에 작은 여자아이를 쫓던것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폴짝 뛰며 말했다.

작은 여자아이는 이아나가 앞에 멈췄다는 것을 모르고 울리케의 다리를 한 바퀴 다시 돌아왔을때, 저를 보며 의기양양한 웃음을 짓고있는 이아나를 발견하고 어리둥절해 한다.

"왕! 잡았다아!"

"이아악..."

작은 여자아이는 알수없는 비명을 내며 이아나의 품으로 쏙 빨려들어갔다.

"할머니! 엄마! 얘봐! 귀여워!"

지금까지 흐뭇하게 바라보고있던 울리케는 웃으며 말했다.

"이아나가 마음에 들어하는걸 보니 다행이구나. 거기에 너도."

울리케는 엘리제를 바라보며 말했다.
딸은 눈을 열혈이 빛내며 답했다.

"그럼요. 저는 무조건 찬성이죠. 저런 귀여운 아이를..."

"그래. 그래. 다만, 이 아이가 조금 부담스러워 하기는 하는구나."

울리케는 아직 이아나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부등부등 당하고 있는 작은 소녀를 쓰다듬었다.

다만 이아나는 '부담스럽다' 의 의미는 제대로 알고 있기나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부담스러워! 귀여워!" 라고만 했다.

울리케는 이아나의 품으로 빼꼼 보이는 소녀의 표정을 확인했다. 부담, 당혹, 부끄러움.
두려움이나 싫어하는 기색은 없었다.

약간 표정이 풀린게 이런 과격한 애정표현을 싫어하지는 않는 모양이였다.

"허허, 허허허!"

울리케는 마냥 기분이 좋아 크게 웃었다.


***


"아나히! 아나히! 빨리! 빨리이!!"

"언, 니.... 헤엑... 잔깐..."

이아나는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몹시 신나서 동생의 손목을 붙잡고는 내달렸다.

다만 6살 아나히로서는 그런 언니를 쫓아가는, 이라기보다는 질질 끌려간다고 해야 맞을 그것이 벅찰뿐이였다.

이아나는 동생의 숨소리가 심상치 않다는것을 눈치채고는 놀라서 동생을 살폈다.

땀 범벅이 된 동생이 주저앉았다.

"아, 아나히!"

이아나는 동생 무릎에 철철 흐르고 있는 붉은 피를 봤을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언...니이..."

"아, 아아... 미. 미안해! 괜찮아? 걸을 수 있겠어? 우으..."

이아나는 스스로를 질책했다.

동생은 처음 봤을때부터 너무 작았다.
지난 2년동안 크지 않은것은 아니였으나 제 또래에 비해서는 한뼘 정도 작았다.

피부색이 살짝 노란게 생긴것도 약간은 다르고, 거기에 덩치까지 작은 아나히는 동내 또래들에게 아주 만만한 존제로 보일 뿐이였다.

이아나가 학교에서 돌아왔을때, 제 방에서 쭈그리고 숨어서 울던 동생을 보았을때 얼마나 놀랐던가.

이아나는 즉시 동내 아이들을 하나 하나 추궁하여 주동자들을 색출해내더니 무자비하게 걷어차며 다시는 이 여린 아이를 다치게 하는일은 만들지 않겠다며 맹세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건 뭔가?

"으아아아앙!"

이아나는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아나히는 처음보는 언니의 모습에 당황했다.

"어, 언니, 왜 울어...?"

아나히는 무서웠다.
무엇이 그녀의 언니를 울게 만들었는가?
동내 오빠들의 괴롭힘? 아니면 동내 언니들의 따돌림? 할머니의 꾸짓음?

"언니이이..."

덕분에 아나히는 저도 모르게 슬그머니 언니를 따라 울고싶었다.

다만 아나히는 저가 울고있으면 언니가 꼭 끌어안아주는것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등을 살살 쓸어주며, "괜찮아, 괜찮아."

그러고 있으면 온갖 서러움은 어느순간 사라지고 더이상 울음이 나오지 않았다.

아나히는 저보다 덩치큰 언니를 안았다.
덩키차이가 많이나서 안았다기보다는 안 긴걸로밖에는 보이지 않았으나,
아나히는 제 팔을 될수있는데 까지 크게 벌려 언니를 안았다.

"언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두 자매는 한참 훌쩍였다.

이아나는 울음을 그친 후에 동생의 상처가 불현듯 생각나며, 제 옷을 찟어 동생의 상처를 싸매었다.


"아나히, 괜찮아? 많이 놀랐지? 언니가 미안해..."

이아나는 평소의 이아나로 돌아온것 같았으나, 얼굴은 빨갛게 되어있었다.

아나히는 언니에게 괜찮다고 말을 하려고 했으나 언니의 뒤로 밝게 떠오르는 빛의 띠를 보았다.

"어, 언니이... 뒤에..."

"아, 다행이다. 여기서도 보이네."

이아나는 아나히가 잘 볼 수 있게 비켜 주었다.
사실 비켜주지 않아도 빛은 이미 온 하늘을 밝게 뒤덥고 있었다.

"역시, 이런거 본적 없구나?"

"어, 언니... 이건...."

"오로라야."

두 자매는 풀밭에 그냥 누워 하늘을 보았다.

아나히에게 이 날은 마음깊이 새겨졌다.

어두운 밤에 언니와 함께 외출한 날.
언니때문에 넘어졌던 날.
언니의 눈물을 처음 본 날.
언니를 처음으로 위로한 날.
언제나 밝게 빛나는 언니를 닮은 오로라를 처음으로 보았던 날.

아나히에게는 깊히 새겨졌다.

밤에 몰래 나갔다가 들어와서 혼나고, 아나히가 크게 다쳐와서 이아나는 또 혼나기도 했으나 자매는 마냥 웃었다.



From. 또 딴짓 하러온 정신나간 백붕이

ps. 저 사건 이후로 아나히는 언니처럼 키가 크기위해 우유를 많이 마셨다고 하는데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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