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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냉미녀, 그리고 온미녀.txt앱에서 작성

데저트레인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17 00: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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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성인적인 내용 포함.

아 썰 쓰는 것보다 제목 짓는게 훨씬 어렵다

냉미녀 : 26세의 사업자. 온미녀와는 고등학교 동창. 집안 개판 오분전.
온미녀: 26세의 구직자. 냉미녀와는 고등학교 동창. 집안은 유복, 화목하다.


"온미녀 씨, 일어나요. 아침이에요."

평소와 같이 칼같이 기상한 부지런한 냉미녀와는 달리, 온미녀는 부스스한 머리만 빼꼼 내민 채 이불에 파묻혀 자고 있다.

"우으응우~"

살살살 기어오더니 냉미녀 품에 팍 안기는 게 아닌가. 칭얼거리는 고양이같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는 온미녀 때문에 냉미녀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고 만다.

"소리가 그게 뭐에요, 진짜 웃겨 죽겠네. 안 일어날거에요?"

덮인 이불을 톡톡 건드려보지만, 부르르 떨린 후 꿈틀거리기만 할 뿐 그대로다.


어저께는 날이 추워졌다며 핑계를 대고는 자취방까지 가기 귀찮다며 처들어 오고,

어제는 웬 심야 영화를 같이 보고 싶다며 노트북까지 가져 와서는 눌러 앉는 것이었다.

영화관 가지, 왜 집에서 보는거지? 라는 의문은 얼마가지 않아 풀렸다. 한창 로맨틱한 순간에, 더듬는 손이 옷을 파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온미녀 씨?"

어깨에 기대어 킁킁 냄새를 맡더니 셔츠를 확 벗겨 버리고

"온미녀 씨, 왜..."

말도 없이 속옷도 바지도 죄다 벗겨 버리는 것이었다. 내참 어이가 없어서.


온미녀가 방문할 때마다 서로 살색이 되어 버린다. 일부러 자꾸 오는 게 확실하다, 이 사람.

"온미녀 씨, 진짜 안 일어나요? 아침 할 건데."

온미녀는 온미녀 씨, 온미녀 씨하고 다정하게 부르는 냉미녀의 그 목소리가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평상시의 차갑고 쏘아붙이는 그 말투 덕분인가? 드물게 속삭이는 듯이 이름을 불러줄 때면 행복감에 녹아버릴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순간을 절대로 놓을 리 없는 온미녀를 보고 엷은 미소를 띄는 냉미녀였다. 역발상은 어떨까?

고목나무 매미처럼 딱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온미녀를 냉미녀가 소중하다는 듯이 꼭 끌어 안아주는 바람에, 온미녀는 전신이 굳어 버리고 만다.

"응? 왜 가슴팍에 왜 이렇게 열이 나지?"

어리둥절하는 냉미녀의 품 안에서, 온미녀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졸려서 눈도 못 뜨는 채로 계란 토스트를 야금야금 먹는 모습을 냉미녀는 턱을 괸 채 지켜본다.

"힝. 오늘은 세미나 빼먹고 냉미녀 씨랑 놀려고 했는데."

"그럼 못써요. 어제도 같이 영화 봤잖아요? 그건 그렇고 맛 어때요, 괜찮아요?"

"최고에요. 결혼해주세요."

"아침부터 오글거리는 말 할 거에요? 커피도 좀 마시면서 먹어요."

커피를 쭉 드링킹하고 나서야 눈을 좀 뜨는 온미녀이다.

"냉미녀 씨, 얼마 안 있으면 할로윈인거 알아요?"

"애들도 아니고. 사탕 주고받는 기념일을 꼭 챙겨야 해요?"

"뭐에요, 이왕 기분 내면 좋잖아요. 사탕하니 생각 나는데, 고등학교 때 냉미녀 씨 사물함 생각나요?"

"음, 뭐. 몇 년이나 지났는데. 지금은 기억도 안나요."

식탁을 땅 치는 온미녀.

"진짜 너무해요! 핑크 하트 모양 상자에 든 사탕 생각 안 나요? 그거 냉미녀 씨 몰래 넣어뒀는데."

"그게, 생각보다 많아서. 동생들 줘버렸어요."

"많다니요? 딱 냉미녀 씨만 먹을 정도였는데?"

온미녀는 말을 이어가려다 턱 막혔다. 생각해보니, 사물함에 사탕 놔뒀을 때 자신만 선물을 놓아둔 게 아니었던 기억이 난다. 이미 상자가 일곱 개는 쌓여 있었어...

"냉미녀 씨 학창 시절에 인기 많았구나..."

"네? 아뇨, 별로 그런 건 못 느꼈어요."

거짓말. 항상 당당하게 자기 할 말은 다하고 사는데다 꼼꼼하고 세심한 냉미녀를 몰래 좋아하는 여학생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어떤 선배한테 불려가서는 사귀자는 제안까지 받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젠 내 거지. 퉤퉤. 침 발라놓기.

"히히, 여고 때 제가 그 까만 긴 생머리에 한눈에 반했잖아요."

"갑자기 무슨? 아, 시간 좀 봐. 얼른 가야하지 않아요?"

가기 싫은데, 하지만 춥지 않게 겉옷까지 꼭꼭 입혀서 현관까지 내모는 냉미녀에 온미녀는 질 수 밖에 없다.

"다녀와요, 더 늦기 전에."

"힝, 그럼 가기 전에 한 번만 안아주세요."

"왜 이래요, 징그럽게!"

막을 틈도 없이 파고드는 온미녀에, 냉미녀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팔을 둘러준다.

"왜 이렇게 어색해요? 어제처럼 짐승같이 거칠게 나와주세요~"

"제가 언제요? 누가 들으면 오해하겠어요. 어차피 우리 둘밖에 없지만."

냉미녀의 볼에 살짝 입맞춤한 후 룰루랄라 나가는 온미녀였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냉미녀는 찾아오는 온미녀를 말릴 수 없었다.

그러던 그 때, 냉미녀에게 약간의 할로윈 마법이 찾아왔다.

"약간 몸이 으슬으슬하네. 감기 기운인가? 오늘은 온미녀 씨 보고 오지 말라고 해야겠다."

뚜르르. "여보세요, 냉미녀 씨?"

세상에. 이렇게나 빨리 받을 줄이야.

"온미녀 씨, 저 오늘 약간 감기 기운 있는 것 같거든요? 옮으면 안 되니까, 다 나을 때까지만 오지 말아줄래요?"

"..."

"여보세요?"

"싫어요! 끝나고 봐요!"

뚝. 역시 들어줄리가 없지.


냉미녀는 감기 몸살의 나른한 기운에 잠겨 있다, 초인종 소리를 듣는다. 냉미녀 씨 거리는 그 목소리 때문에 누구라도 온미녀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다.

"후, 들어와-"

힘겹게 문을 연 냉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할로윈 복장을 한 온미녀가 달라붙는다.

"많이 아파요? 옮아도 좋으니까, 오지 말라는 소리는 하지 말아 주세요..."

마스크를 쓴 냉미녀는 끌어 안긴 채 속으로, 무서운 전염병 같은 건 걸리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한다. 이 인간은 흑사병 걸렸다고 경고해도 찾아올 거야 아마.


냉미녀는 베개를 등에 받친 채 반쯤 누워 있고, 온미녀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자신의 가방을 뒤적이고 있다.

"오지 말라니까, 진짜. 청개구리."

"헤헤, 냉미녀 씨한테 줄 거 있단 말이에요. 자요."

보아하니 할로윈 사탕이다. 에휴, 결국 사왔구나.

"저 단 거 별로 안 좋아해요."

"아예 싫어하는 건 아니죠? 좀 덜 단 걸로 골랐어요."

먹지 않으려고 입을 굳게 닫는 냉미녀와 마스크를 휙 벗기고는 사탕을 들고 어떻게든 먹이려 입술에 노크하는 온미녀.

"안 먹-"

"들어갔다! 제가 이겼어요."

감기 기운 탓인지, 향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어때요, 어때요? 맛있죠?"

"설탕 맛나요." "아이, 참. 이거는요?" "설탕맛."

시무룩한 표정으로 냉미녀를 바라보던 온미녀. 자리를 옮기더니 냉미녀 위에 올라탄다.

"감기 걸린 김에 이런 건 어때요? 사탕 맛 맞추기!"

"무거우니까 내려와요. 그리고 색깔 보여서 다 알잖아요? 녹색은 사과맛이고 노란색은 레몬맛인거."

심드렁한 표정으로 온미녀를 올려다 봤다가, 그 초롱초롱한 눈빛에 지고 만다.

온미녀는 주섬주섬 손수건을 꺼내들더니 냉미녀의 눈을 살포시 가린 후, 사탕을 입에 쏙 넣어준다.

"어때요?"

"이번엔 약간 화한 맛인데. 박하에요?"

"땡! 민트였습니다~"

"차이가 뭐에요??"

고등학생 시절 안 먹었던 사탕을 오늘 다 먹는구나, 냉미녀는 할로윈을 제대로 기념한 적이 오늘이 처음이다.


"자, 마지막 사탕이에요. 뭔지 맞춰보세요."

눈이 가려진 냉미녀는 뭔가 이상한 맛이 나는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채 멍하니 있었다가, 부드러운 감촉에 흠칫한다. 이번에는 입안에 밀어 넣는게 아니라 금방 떼버린다.

"마시멜로에요?"

대답하자마자, 숨소리가 느껴지더니 입술의 감촉이 느껴진다. 냉미녀는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온미녀가 체중을 실어 힘을 더하는 바람에 도로 풀썩 드러눕고 만다.

온미녀는 입술을 살짝 부비더니, 곧 떼어낸다.

"너무 뻔하잖아요, 온미녀 씨. 눈 가릴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헤헤. 오늘 제 할로윈 코스튬 뭔지 봤죠?"

"뱀파이어 아니에요?"

"맞아요."

온미녀는 냉미녀 위에 기대어 눕더니 속삭여온다.

"레즈 뱀파이어들 있잖아요, 마음에 드는 여자를 납치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 데리고 가서는 눈을 가리고 혼이 쏙 빠질 때까지 섹스한대요.

냉미녀 씨는 저한테 사탕 안줬으니까, 장난칠 거에요."

"왜-"

냉미녀는 이어서 달려드는 온미녀에, 한바탕 몸싸움을 벌여야 했다.

"이이, 얌전히 좀 있어봐요."

"자, 잠깐. 잠깐만요."

"잠깐만이 어딨어요?"

목덜미를 물고 빠는 온미녀를 붙잡아, 냉미녀는 침대에 엎어뜨린다.

"잠깐만이라고 했잖아요!"

자신을 혼내는 냉미녀에 온미녀는 그제서야 몸을 웅크리고는, 놀란 고양이처럼 땡그란 눈으로 올려다본다.

그 모습이 생각보다 너무 귀여워서 하마터면 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 단호한 모습을 연기한다.

"요새 왜 이렇게 앵기는 거에요?"

'요새'라는 말은 생각해보니 틀렸다. 만날 때부터 앵기고 또 앵기는 게 인간을 향해 돌격하는 개냥이 같기만 하다.

"그러면 싫어요? 냉미녀 씨가 싫다면 참기 힘들겠지만 안 할게요..."

"아니, 그게 아니라..."

분위기가 영 멋쩍어졌다. 온미녀는 쪼그라든 자세로 약간 시선을 돌린다.

"사실 제가 좀 내성적인 성격이라, 엄마랑 냉미녀 씨밖에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아빠는 엄하시고요."

거래처 사장 그 특유의 뚱하고도 무감정한 눈빛을 떠올리니 이해가 갔다. 온미녀는 어머니와는 붕어빵 수준이었지만, 아버지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그런데 온미녀 씨가 내성적이라니? 대체 어디가?

"온미녀 씨가 내성적이면 저는 완전 내성적인 사람이겠어요."

"정말이에요! 고등학교 때도 냉미녀 씨한테 좋아한다는 말도 못하고."

온미녀는 학창 시절 멀찍이 벤치에 앉아 있는 냉미녀에게 말도 못 붙인 일, 숨어서 지켜보다가 사물함에 슬쩍 사탕만 넣고 온 과거를 기억해냈다. 그날밤 이름도 없는 선물을 냉미녀가 어찌 생각할지 한참을 궁금해한 나머지 이불을 차며 동동거리기까지 했다.

"내성적인 온미녀 씨라니, 상상이 안가네요."

"이제 엄마도 늦게 공부하시느라 바빠서 얼굴도 잘 못보고, 친구들은 멀어지고, 냉미녀 씨 뿐이에요."

어쩌면 온미녀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들이대는 이유가 외로워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냉미녀는 약간 웃는다.

"제가 보기에 온미녀 씨는 사랑을 주기보단 받고 싶어하는 스타일인 것 같은데요."

"제가요? 왜요?"

물에 젖어 어쩔 줄 몰라하는 야옹이같은 온미녀의 뺨을 어루만진다. 며칠 전 아침처럼 손에 뜨거운 촉감이 전해져 온다.

"봐봐요, 주기만 하다 받으면 정작 어쩔 줄 몰라하잖아요."

온미녀는 부정하지 못한 채, 눈을 질끈 감는다. 그걸 신호로 받아들인 냉미녀는, 아까 당했던 것처럼 입술에 키스를 해준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또다시 몸이 굳어버린다. 당하는 거에 정말 약하구나, 이 사람.

"이런 식으로 스킨십하는 게 그렇게 좋아요?"

"모, 몰라요, 냉미녀 씨 나쁜 여자."

냉미녀가 다시 얼굴을 마주하자 보이는 건 눈을 뜨지도 못한 채 짧은 호흡만 연신 반복하는 온미녀의 긴장한 얼굴이었다.


1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하는 일이 일어났다. 온미녀가 냉미녀보다 일찍 눈을 뜬 것이다.

깨자마자 한 5초간은 얼굴 감상을 하다가, 눈을 다시 감았다 뜨자 현재 둘다 옷을 입고 있지 않은 상태라는 걸 깨달아버린다.

이불을 살짝 들춰보다가, 냉미녀가 깨어나려는 소리에 흠칫한다.

"뭐에요, 어떻게 벌써 일어났어요?"

눈을 비비며 일어나던 냉미녀는, 온미녀의 엣취, 엣취! 하는 소리에 놀란다.

"누가 재채기를 그렇게 귀엽게 해요? 전에 동영상으로 본 재채기 하는 새끼 팬더같네요."

"노, 놀리지 마세요!"

"그보다 감기 옮은 거 아니에요? 정작 전 나았는데."

"괘, 괜찮아요. 마음대로 들어온 건 저니까. 그리고..."

"그리고요?"

"냉미녀 씨 대신 제가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기특하다고 해야할까, 사랑스럽다고 해야할까, 바보같다고 해야할까.

"후, 오늘은 세미나 가는 것도 무리겠네요. 치킨 수프 끓여줄게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는 냉미녀의 모습을 보며, 온미녀는 내심 기뻐한다. 오늘은 하루종일 냉미녀 씨와 있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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