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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스미가 카스아리 쓰다 아리사한테 걸릴 뿐인 글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22 14:37:38
조회 1004 추천 33 댓글 9
														

계기는 앗 짱의 한 마디였다고 기억해.


집에 돌아온 뒤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하자마자 곧장 숨겨놓았던 노트북을 꺼내서 전원 버튼을 눌렀어. 켜지는데까지는 잠깐 시간이 있었기에 부엌으로 가 커피를 한 잔 타온 뒤 그대로 들고 다시 방으로. 타이밍 맞춰서 노트북이 켜져있더라!


커피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런건 분위기가 중요한 법이잖아! 커피를 홀짝 마신 뒤 마우스를 조작해서 특정 사이트로 들어갔어! 곧 화면이 활짝 열리더니 내가 투고하고 있는 소설 사이트가 열리더라고.


곧장 로그인을 한 다음 어제 달린 댓글을 확인했어! 수십개나 쌓인것이 이렇게나 내 소설을 봐주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좋더라. 에헤헤 웃으면서 반응을 하나씩 읽어나가기 시작했지.


맞아. 난 지금 글을 쓰고 있어!


언니, 작사 잘하니까 소설같은거 한 번 써보면 어때? ...내게 웃으면서 그런 말을 해서 그럴까? 하고 곧장 호기심이 동해서 쓴 것이 소설의 첫 시작, 처음에는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도 몰랐지만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좋은 소재가 떠올라서 그걸로 쓰기 시작했더니 어느덧 조회수는 물론이오, 댓글도 엄청나게 달리기 시작했어! 이렇게나 내 소설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다니, 뿌듯하면서도 기분이 좋은거 있지!


물론 가족은 물론이고 친구들한테도 모두 비밀. 무엇보다도 아리사한테 알려지면 그녀가 뭐라고 할지...으으, 상상만 해도 무서운걸!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곧장 작성하기 버튼을 누르고 오늘 하루종일 생각했던 내용을 쓰기 시작했지. 에헤헤, 어제는 키스 씬에서 끝났으니까 오늘은 그 뒷부분을 적어볼까아~


[ "거짓말."

아리사의 놀란 목소리가 조용한 방에 울려퍼졌다. 거짓말이 아니라는 듯 카스미가 곧장 고개를 저었다

"거짓말이 아니야 아리사! 방금 그 키스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한거야?...저기, 아리사! 난, 난 아리사를..."

사랑해, 결국 참을 수 없던건지 카스미가 울음을 터트렸다. 조용한 방 안에는 카스미의 울먹거리는 소리만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


"에헤헤, 아리사아..."


맞아,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쓰고있는건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나와 아리사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야!


처음에는 조금 더 건전한걸 써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내가 아리사를 사랑해서일까, 정신을 차려보니 아리사랑 꽁냥거리는 것만 쓰고있더라. 조금 알아보니까 이렇게 현실 인물로 소설을 쓰는것도 있다고 해서 옳다구나 하고 포핀파티의 팬픽이라면서 나와 아리사가 꽁냥거릴뿐인 글을 썼지.


물론 현실의 아리사는 이렇게 솔직하지 못한데다가, 나도 내 마음을 고백할 용기가 없어서 아직은 소설 속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아리사랑 이어지는 상상을 하니까 기분이 좋아서...


[ "카스미..."

아리사의 달콤한 목소리가 카스미의 귀에 들려왔다. 이제 아리사가 날 싫어할꺼야, 날 경멸할거야...그런 생각으로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닦던 카스미의 양 뺨을 아리사 가 조심스럽게 감싸주었다.

"카스미, 나를 봐줘."

아리사의 말에 결국 카스미가 백기를 들고 정면을 쳐다보았다. 그녀 역시 살짝 축축한 눈동자로 카스미를 쳐다보고 있었다...

]

오늘은 어디까지 진도를 나가볼까, 고백을 했고 사귀는 것 까지 써볼까...에헤헤, 쓰다보니까 아리사가 보고싶네, 아리사아~


눈을 감고 머리속에서 열심히 시뮬레이션을 돌렸어! 아리사가 진짜로 솔직해진다면 어떤 반응을 할 지 상상하면서 쓰는게 최고거든. 음, 그러니까 여기서 내가 울면서 기습적으로 키스를 한 다음 아리사한테 고백을 하고, 아리사가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어이, 카스미!...자기 방에 있나?"


아리사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어. 이거다 싶어서 곧장 눈을 뜨고, 손가락을 계속 움직였지.


[ 잠시 카스미를 그렇게 쳐다보던 아리사가 결국 마음을 굳힌 듯 했다. 그녀의 눈물을 혀로 한 번 핥아주더니 망설이지 않고 곧장 카스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아리사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카스미는 놀란 듯 했지만 이내 표정이 곧 밝아졌다.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여졌다는 것에 기뻐하는걸까? 이윽고 짧고도 긴 키스가 끝났다.

서로를 쳐다보는 아리사와 카스미의 얼굴은 놀랄만큼 똑같았다. 아마 서로도 그것을 눈치챈듯, 상대방의 얼굴을 보더니 곧장 웃음을 터트렸다...

]


손가락이 멈추지 않았어. 눈을 감고 계속해서 아리사의 말을 상상하면서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자니 아리사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오더라.


"카스미, 너 지금 뭘..."


"아리사랑 내 러브스토리를 쓰고있어!"


상상 속의 아리사한테 곧장 대답해주면서 다시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려놓는 순간 이상한 것을 눈치챘어.


방금 그 말, 상상치고는 묘하게 현실성 있지 않았나?


설마 싶어서 떨면서 곧장 뒤를 쳐다보자, 망상 속에서나 상상하던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아리사가 말을 잇지 못하고 내 쪽-정확히는 모니터를 가리키고 있더라.


"너, 너, 너 지금 뭘..."


"아, 아, 아, 아리사아...어째서 여기에?"


당황해서 몇 번이고 말을 더듬으면서도 몸으로 필사적으로 모니터를 가리고 있자니 아리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앗 짱이 지금 집에 나만 있으니까 놀러오라고 하라고 했다더라. 그러다가 대답이 없어서 방에 와보니 내가 소설을 쓰고 있었고-


"너, 너 지금 그거..."


"아니야 아리사! 처음부터 설명할께, 처음부터,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설명하라는거야...생각해보니까 막막하더라. 그렇지만 어떻게든 오해를 풀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내가 입을 연 순간 아리사가 감격하더니 내 손을 꼭 붙잡더라.


"설마 '포핀파티 오시 카스아리 결혼해라!' 작가가 카스미 너였어...?"


아리사의 입에서 튀어나온 내 예명에 내가 표정을 굳힌 채 아리사를 쳐다보았어. 살짝 감동한 듯, 어딘지 모르게 기쁜 표정의 아리사가-


"...그러면 아리사, 지금까지 내가 쓴 걸 꾸준히 봤다는거야?"


"1화가 나올 때 부터 꾸준히 봤는걸! 카스미를 좋아하는데 고백을 할 수 없어서 결국 카스아리 소설로 마음을 달래고 있었거든! 어쩐지 묘사가 조금 리얼하다 싶었더니 설마 카스미가 썻을줄이야...!"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그녀가 고개를 맹렬하게 끄덕이지 뭐야!


흑역사를 들켰다는 생각과 내가 아리사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나랑 아리사가 꽁냥거리는 그런 망상을 아리사가 봤다는 부끄러움에 내가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면서 곧장 자리에 주저앉았어. 입 안에서 괴성인지 뭔지 비슷한 소리가 들렸지.


한 편 아리사도 자기가 카스아리 소설을 찾아봤다는 것과, 매일 읽던 소설의 작가가 나라는 것, 무엇보다도 그런 글을 찾아볼 만큼 날 좋아했다는 것...여러가지 사태파악이 된것일까, 나랑 똑같은 소리를 내면서 내 얼굴과 똑같은 색이 된 채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서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더라.


한동안 방 안에서 대화없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나와 아리사가 이상한 괴성만을 지르고 있었어.


이제 아리사 얼굴을 어떻게 보지?


*


시험보러 가기전에 공부 안하고 짤막하게 한편


카스미가 카스아리 쓰다가 아리사한테 걸리는 글


근데 사실 아리사도 그 소설의 광팬이었던거임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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