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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Ø+egαṽęrsẽ 10.10 -END-

♥릿카아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28 21:19:26
조회 1064 추천 3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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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설정 및 19금 묘사가 많다.*)









교복으로 갈아입은 릿카가 전체 거울 앞에서 선다. 리본이 비뚤어졌는지, 와이셔츠의 밑단이 비죽 튀어나오지 않았는지 말끔히 체크를 마친 후 곧 배낭을 둘러매었다. 현관문에 나서기 전 부모님에게 예의바르게 인사를 한 그녀는 미닫이 문을 활짝 열고 닫았다. 여전히 쨍쨍한 햇빛 속 아래에 길을 걸어다니며, 릿카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였다.


(이제 곧, 오겠지?)


이어폰을 귀에 꽂지 않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릿카가 이따금식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힐끔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괜시리 발장난을 치면서 빨리 오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릿카에게 어느 여학생의 명랑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안녕."


친숙한 사람의 목소리에 릿카가 환하게 웃으면서 시선을 그 인물의 초점에 맞춰진다. 연한 벚꽃색 머리카락과 붉은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총총 걸어가며 릿카의 품 속으로 포옥 안기다. 때 아닌 어리광에 살짝 당황스러웠던 릿카였지만, 이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인사를 건내었다.


"좋은 아침이야, 아카네."


"헤헤, 좋은 아침──, 릿카."


서로의 눈빛이 닿아지고, 두 사람은 뭐가 우스운지 웃음꽃을 피우고 자유롭게 대화가 오고 갔다. 잠시 후 버스가 릿카와 아카네가 있는 정류장으로 도착하게 되고, 먼저 승강구에 올라 탄 릿카가 리더기에 찍고 다음으로 아카네가 선물 받은 케이스로 찍으며 이동하였다. 예전 같았으면 맨 뒷자리에서 앞 칸에 앉았을 터인 아카네가, 지금은 릿카가 앉은 자리의 옆으로 앉아 슬며시 손을 잡는다.


"릿카가 좋아하는 음악 듣고 싶어."


머리를 기울면서 비어있는 어깨에 기댄 아카네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릿카가 자상하게 대답하고 가디건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어 이어폰 단자를 끼웠다. 그리고 나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찾은 릿카가 아카네에게 이어폰 한 쪽을 나눠주고 나서 재생버튼을 터치하였다.


감미롭고 아름다운 가사가 귓가에 퍼지는 것을 들으면서 아카네가 서서히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였다. 때때로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알파와 오메가의 페로몬이 섞여지면서 코 끝을 어루만진다. 버스 창 밖에 비친 풍경들이 지나치는 것을 가만히 들여다 본 릿카가 아카네를 응시하고 중력으로 아래로 내려진 앞머리를 다정하게 쓸어올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한 동안 학교를 비웠던 아카네가 돌아오자마자 교실의 분위기는 아카네의 중심으로 흘러갔다. 어떤 학생은 전학간 줄로만 알았다고 걱정하거나 몸 상태는 어떠하냐는 질문이 한바탕 쏟아졌다.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이야기 뒤로, 조용히 제 자리로 돌아간 릿카를 포착한 핫스와 나미코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기습 질문을 하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무슨 요술이라도 부린거야?"


요술이라. 문득, 옥상에 있었던 일들이 머릿 속으로 주욱 나열되어진다. 그 뿐만 아니라, 보건실에서 처음 아카네와 대화했던 것, 오메가의 페로몬 때문에 안절부절했던 것, 점차 아카네에게 스며드는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릿카는 어렵사리 마음을 전한 아카네를 떠올렸다.


'────나, 너의 유전자가 갖고 싶어.'


순식간에 열이 달아올라 귀가 새빨개진 릿카가 "글쎄." 라고 퉁명스럽게 말을 회피하고는 등을 돌렸다. 이에 핫스와 나미코가 서로 마주보면서 무언가를 깨달았는지 웃음소리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작게 히죽거렸다.


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방과후 시간. 부활동이 없는 릿카가 홀로 배낭을 매고서 아카네의 자리를 슬쩍 눈여겨보았다. 마침 집으로 귀가하려던 참이었던 아카네가 학교 가방을 어깨에 매고 교실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아카네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던 릿카가 우연을 가장하고 말을 걸고 두 사람은 그렇게 계단을 내려가고 신발장에 실내화를 넣으면서 서로의 옆을 지키며 길을 거닐었다.


보랏빛 소용돌이에 휩싸인 찬란한 노을빛이 광활하게 뻗친 하늘이 신비로운 연출을 가하고, 릿카와 아카네는 곳곳에 자리잡은 옷가게와 악세서리점, 화장품 가게 등등 구경하다가 이때, 한 장소에 괴수 인형이 가득 들어있는 바구니에 접근한 아카네가 무심코 손을 뻗었다.


(릿카가 좋아해줄까....)


손 안에 있는 괴수 인형을 보고 잠깐 고민에 빠진 아카네가 드디어 결심에 섰는지 계산을 끝낸 뒤 한 달음에 릿카에게로 달려갔다.


"자아, 이거."


".....응? 이게 뭐야?"


벙찐 얼굴로 아담한 종이봉투를 받아든 릿카가 물건을 꺼내기 위해 천천히 손을 넣었다. 두근두근거리며 상대방이 기뻐하는 반응을 기대하고 서 있는 아카네. 머지 않아 종이봉투 속에 내용물을 꺼내서 본 릿카가 적잖이 놀라워하다가 솔직하게 감상을 말했다.


"고마워, 아카네. 이거, 진짜 귀엽다. 소중히 지니고 다닐게."


"응. 저기...있잖아, 릿카. 나... 너의 집에 묵고 가고 싶은데. 안될까."


"엣. 내 집에? 안될 건 없지만....───아."


그제서야 그 의미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알게 된 릿카가 상기 된 얼굴로 입을 손으로 가리며 헛기침을 하였다.


"...그럼, 갈까요? 아카네씨."


".............응."


난생 처음 알파에게 선물해보는 아카네의 여린 마음이 통해서 일까, 릿카는 조심스럽게 아카네에게 손을 뻗었다. 노을 빛에 등지고 정중하게 손을 내민 릿카에게서 따스함이 느껴진 아카네가 주저없이 그 손을 잡았다. 그토록 싫어했던 저녁 노을이 어느 새 맑은 강을 이루어 더러웠던 과거의 일들을 씻겨내린다.


아카네가 릿카의 옆 얼굴을 슬쩍 흘겨보았다. 그런 후, 손을 꽉 잡은 상태에서 일부러 릿카의 팔에 몸을 찰싹 달라붙은 아카네가 장난스러이 웃었다.


"우왓!? 아카네?! 갑자기 뭐야...."


"릿카는 이제 내꺼니까~~~"


"........정말...."


그 모습에 릿카가 실소를 터트리고, 두 사람은 즐겁게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면서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이는 길을 계속 나아가다.













"긴장 돼?"


".....조금?"


도착한 가게의 문 앞에서 크게 심호흡을 한 아카네가 비장한 얼굴로 노려보았다. 괜찮아, 아카네. 내가 옆에 있으니까. 옆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격려해주는 소중한 사람에 힘입어 아카네가 문 손잡이에 손을 끼우고 활기차게 열었다. 그에 맞춰 "다녀왔습니다." 라고 외치는 릿카의 존재를 알아차린 두 명의 남학생들과 프론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던 그녀의 어머니가 반가운 인사와 함께 릿카와 아카네를 맞이하였다.


학교에서만 면식 있고 제대로 대화도 나누지 못한 우츠미와 유우타에게 어색한 태도를 보였던 아카네가 조금씩 분위기에 녹아들기 시작하고, 릿카는 그런 아카네를 따뜻한 시선으로 조용히 바라보았다.


대화에 한창 무르익어 갈 때 즈음. 아카네가 릿카의 부모에게로 가서 이야기하는 것을 귀를 기울이던 릿카를 우츠미가 눈알을 굴리며 타이밍을 엿보다가 손으로 입가를 가린 후 넌지시 말을 걸었다.


"신죠상을 데리고 온 거 '그것' 때문인거지?"


능구렁이 같은 표정으로 실실 쪼개며 귀찮게 구는 우츠미에게 릿카는 반쯤 감은 눈으로 매섭게 쏘아보고는, 한 때 수영복으로 약을 올렸던 그를 정강이로 걷어찼던 장면을 똑같이 재연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크으~~~~!!! 솔직하지 못하기는......."


맞은 데를 또 한 번 당한 우츠미가 다친 곳을 연신 문지르면서 눈물을 글썽거리고 손으로 목덜미를 쓸어내리며 홀로 창가 근처에 뻘줌하게 서 있는 릿카를 응시하였다. 사람 냄새가 물씬거렸던 가게 안에서 어느 덧 각자 집으로 돌아가려는 두 남학생을 배웅해준 릿카와 아카네는 곧장 프론트 의자에 앉았다. 캄캄한 밤을 밝히는 가로등이 어슴푸레 길을 비추는 한편, 릿카는 가게를 정리하려는 부모를 도와주면서 은근슬쩍 아카네가 하룻밤 묵고 간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뭐어어어!?!? 진짜아아!?? 그렇다는 건 짝지ㄱ..."


"아, 좀!! 쉬이이이잇!!!"


다음의 말을 이어서 하려는 부모의 입을 손으로 황급히 틀어막은 릿카가 재빨리 아카네의 반응을 살폈다. 다행히도 TV에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는 아카네에 안심한 그녀는 손을 내리고 "아─진짜, 엄마." 라고 질책하며 투덜거렸다. 하지만 그러한 릿카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일 처럼 신나는 표정으로 릿카의 어깨를 두드린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부엌으로 사라졌다.


"정말...못말린다니깐."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싱그러운 17세 소녀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도 부모를 진실하게 사랑하는 딸이 담겨있다. 소파에서 TV를 한창 시청하고 있는 아카네의 등 뒤로 소리없이 바싹 붙은 릿카가 팔로 허리를 휘감고 어깨에 턱을 올렸다. 방심한 사이 허물없이 껴안아오는 릿카가 간지럽다는 듯이, 아카네가 쿡쿡 웃으며 대답하였다.


"릿카는 의외로 어리광쟁이로구나~~~?"


".....응~~~아카네가 나, 보지 않고 TV보니까──"


잘록한 허리를 팔로 가둔 채 꼬옥 끌어안은 릿카가 쵸커가 착용 된 목덜미 부분에 숨을 들이켰다. 쭈욱 수수께끼로 쌓여졌던 불가사의 한 페로몬이 이제는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비유하자면───그래, 봄의 내음이 가득한 달달한 꽃 향기와 닮았다. 맡으면 맡을수록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분이 마음 속으로 흘러들어오는 듯하다. '쿵쿵쿵' 하고 설레는 심장 박동 소리가 선명하게 귓가에 전해진다.


"릿카."


"응?" 하고 말을 받아치기 전, 한 쪽 손으로 릿카의 뺨을 어루만지고 촉촉한 입술로 키스를 한 아카네가 은근하게 눈빛을 맞추며 대답했다.


"....이걸로 됐어?"


그 한마디에 스르륵 마음이 풀린 릿카가 옅은 미소를 띄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다 같이 모여 단란한 식사 시간을 가지는 릿카의 가족들과, 거기에 섞여 웃음이 끊어지지 않는 아카네. 한 눈에 봐도 비쥬얼이 굉장한 음식을 들고 식탁 위에 올려 둔 릿카의 어머니인 그녀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과거, '짝' 이 없었던 릿카의 중학교 시절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나서 아카네에게 "릿카를 잘 부탁한다." 라고 의사를 밝힌 그녀는 흐뭇하게 웃다가 쑥스러운 듯 릿카의 등을 토닥거렸다.


"엄마도 참.... 그런 말 안해도 되는데..."


"무슨 소리하는거야. 앞으로 릿카의 짝으로서 행동해야하니까 당연한거지."


활력이 넘쳤던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간단히 씻고 나온 아카네가 릿카와 나란히 계단을 올라간다. 삐걱거리는 계단의 목재 소리를 들으며 짧은 시간 안에 도착한 릿카의 방 문 앞에 선 아카네가 히라가나로 쓰여진 '릿카의 방(りっかのへや)' 의 푯말을 목격하게 된다.


"엄청 귀여운 글씨네."


"아하하.... 어릴 때부터 쭈욱 이 방이었으니까."


"그렇구나."


손잡이에 손을 올린 릿카가 '찰칵' 거리는 경쾌한 소리를 울리는 문을 열고 아카네를 리드해주었다. 보기보다 아기자기한 구성과 일사분란하게 정리 되어 있는 물건들을 구경하던 아카네가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입을 벌렸다. 이때, 폭신폭신한 침대의 이불을 본 그녀는 냅다 돌진해서 그 위로 털썩 드러누웠다. 그런 다음, 더듬거리다 손에 잡히는 배게를 끌어 안고 얼굴을 파묻으며 숨을 크게 들이킨 아카네가 중얼거리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응....릿카의 냄새...."


익숙한 레몬 향이 호흡기관을 통해서 오메가의 내분비관을 활성화 시킨다. 아카네가 알파의 페로몬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본 릿카가 위태롭게 흔들리는 이성의 동아줄을 단단히 부여잡으며 옷장으로 걸어갔다.


대충 가늠해봐도 맞지 않을 것 같은 사이즈의 옷 투성이들 뿐. 그래도 열심히 탐색해보자, 나름 몸에 딱 맞을 듯한 옷을 찾는 것에 성공한 릿카가 아카네를 불렀다. 그런 후 아카네에게 시원한 음료를 가져오겠다고 미리 알린 그녀는 곧 차분히 방 문을 나섰다. 릿카가 음료를 가지러 계단을 내려간 사이, 각각 상의와 하의를 건네 받은 아카네가 입던 옷을 뒤집어 벗고 갈아입는다.


───두리뭉실 떠오르는 사랑하는 사람의 페로몬.


입고 있는 옷의 향기가 성에 차지 않는지 아카네가 스스로 옷장을 열어 하나씩 릿카의 옷들을 뒤적거리고 냄새를 맡아가며 바닥에 내던졌다. 그러다가 기어코 속옷에 손을 댄 아카네는 바닥에 쌓아올라진 한 무더기를 끌어안고 침대에 이동하였다. 가져 온 옷가지로 원을 그리며 둥지를 틀고 페로몬이 진득하게 묻혀진 속옷이나 면으로 된 옷을 코에 붙어 정신이 몽롱해져가는 것을 느끼며 흠뻑 취한다.


아직 '각인' 도 안됐는데 벌써 이렇다니. 아카네는 달라져가는 몸 상태에 신기해 하면서 어서 빨리 상대방이 오기를 손꼽아 바라였다. 한편 토마토 주스를 좋아하는 아카네를 위해서 냉장고에 머무르고 있는 릿카의 앞에 엄마가 등장하고, 그녀는 뜬금없이 왜 그러냐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딸에게 손에 쥐고 있는 무언가를 들이대면서 한 쪽 눈을 찡긋거리고는 유유히 사라졌다.


'대체 뭐지' 하려는 순간, 펼쳐진 손 안에 야시꾸리한 물건이 시야에 확연히 들어온다. 그에 경악을 금치 못한 릿카가 얼떨결에 소리를 크게 지르고 서둘러 주머니 속에 넣었다. ───그 물건의 정체는 바로 '핑거돔'. 성관계시 알파가 오메가를 임신시키지 않도록 특별히 제작 된 피임기구였다.


"진짜!! 엄마아아아!!"


완전히 홍당무가 되어버린 얼굴로 뒤늦게 버럭 호통치는 릿카였지만, 이미 떠나버린 그 자리에는 먼지 만이 이리저리 맴돌았다. 심기불편한 표정으로 뺨을 부풀리며 계단을 오르던 릿카가 방의 문 앞에 걸음거리를 멈추고 애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문을 열어젖히다. 이때 침대 위에서 속옷의 냄새를 맡고 있었던 아카네가 들이닥친 릿카에게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이 마주치게 된다. 두 사람의 간의 묘한 기류가 생성되고, 간신히 손에서 음료를 떨어트리지 않은 릿카가 차분하게 문을 닫으며 받침대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


"................."


보건실에 있었던 일들이 데자뷔로 다가오듯, 째각거리는 단조로운 시곗바늘 소리와 두 사람의 심장 소리가 교차하였다. 그러던 이때, 잠자코 입술을 꾹 다물었던 아카네가 뺨을 붉히고 툭 하고 말을 내뱉었다.


"부족한 몸이지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방님'."


손을 가지런히 모아 엎드려 절하는(*도게자)아카네를 릿카가 얼굴을 화끈거리며 주춤하다가 마찬가지로 엎드려 절하면서 대답하였다.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부인'."


서서히 상체를 일으킨 두 사람은 몇 초간의 눈빛 교환이 이루어지다가 자기가 한 말이 웃기는지 그칠 줄 모르는 웃음이 이어졌다. 그리고 나서 살금살금 아카네에게로 접촉한 릿카가 가볍게 입을 맞추다. 떨리는 가슴으로 살짝 벌려진 틈새로 새어나오는 뜨거운 숨결을 남김없이 받으면서 입술의 거리가 차차 멀어졌다. 아카네는 손가락을 목 뒤로 향해 쵸커의 면을 빗대어 따라가다가 무언가에 걸린 감촉에 그 자리에 바로 멈춰 터치하였다. 얼마안가 조잡한 기곗소리와 함께 잠금해제 된 쵸커를 잘그락거리며 아카네가 릿카에게 말했다.


"직접 빼줘. 릿카."


"...응."


꿀꺽하는 목 울림 소리를 내면서 릿카가 걸쳐진 쵸커를 빼내었다. 매혹적인 오메가의 페로몬이 알파에게 이리 오라고 명령하는 듯이 속삭였고, 이에 릿카는 거기에 거부하지 않고 천천히 코로 흡입하며 새하얀 살결이 비치는 아카네의 목 언저리에 깊숙히 얼굴을 묻었다. 통증이 느끼지 않도록 도톰한 입술로 애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아카네의 옷을 벗기기 위해 릿카가 안 쪽으로 침입한다. 릿카의 손동작으로 인해 천천히 윗 쪽으로 올라간 상의가 만세 자세를 취하는 아카네에게서 떨어져나가고, 목 언저리에 입술을 내린 릿카가 조금씩 혀 끝으로 눌러 가슴 골짜기까지 아래로 내려갔다.


미끌미끌한 감촉에 아카네가 별안간 숨을 가삐 쉬면서 반쯤 감겨내린 눈으로 이따금씩 파르르 애처롭게 떨면서 신음을 터트렸다. 세차게 뛰는 고동 소리의 리듬을 감상하며 젖가슴을 감춘 브래지어를 풀고자 릿카가 손으로 더듬거리며 이윽고 후크를 풀었다. 풍만한 젖가슴을 압박했던 속옷이 느슨해지자, 골짜기를 공략했던 릿카가 브래지어를 올렸다. 알맞게 균형 잡힌 뽀얀 젖가슴 봉우리에 새초롬하게 솟아올라 붉은 빛깔을 내는 젖꼭지가 형광등에 반사되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멍하니 젖꼭지에 집중해 있었던 릿카가 차오르는 성욕에 서서히 빠지면서 붉게 익은 열매에게로 얼굴을 가까이 하였다. 소프트한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핥아올리듯이, 릿카의 혀가 아카네의 유두를 말았다가 치켜올린다. 그 바람에 아카네가 "아앙...!" 하고 짤막한 신음 소리를 지른 뒤 숨을 허덕였다. 흉부가 상하로 빠르게 움직이는 상태에서 릿카가 아랑곳 않고 먹기 좋게 한 입 물면서 으르릉거리며 '쪽, 쪽' 빨아들이고, 손가락은 다른 한 쪽의 유두를 꾸욱 누르거나 꼬집는다.


"...으응...! 아앗...아아앙....흐으응..."


피부에 와닿는 긴 머리카락과 민감한 부위를 계속해서 자극하는 릿카에 의해 아카네가 잘록한 허리를 휘면서 정수리까지 전해져오는 짜릿함에 흥분하며 울먹거렸다. 눈가에 촉촉히 젖어든 눈물을 글썽거리며 귀까지 열에 잠식 된 아카네는 새삼스럽게 원래 알파는 이렇게 섹스를 잘하는건가 의문을 갖으면서 찰랑거리는 릿카의 긴 머리카락을 잡고 샴푸 냄새를 맡으며 뜨거운 입김을 불었다.


억지로 섹스 당했을 때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포근함과 갈구했던 '애정' 이 차곡차곡 보태어진다. 아카네는 분비물이 나오지 않는 젖꼭지에 열정적으로 탐하는 릿카의 뒷통수를 손으로 쓰담쓰담하면서 더욱 괴롭혀주기를 원해 행동을 부추겼다.


"하아앙....리잇....카... 릿카, 릿카.....사랑해..."


그러자 집요하게 유두를 할짝거렸던 릿카가 재빠르게 아카네의 입술을 훔치며 입 안을 헤집고 다녔다. 혀 전체를 쓸거나 잇몸과 치아를 훑고 지나 천장을 핥는다. 주체할 수 없는 쾌락에 아카네가 몸을 움찔움찔거리면서 저도 모르게 양팔로 릿카의 목을 둘렀다. 아랫도리에 흘러내려오는 액체가 팬티 표면을 물들인다. 어느샌가 두 사람은 침대 위에 있고, 소녀들의 나체를 꽁꽁 싸매였던 옷들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뒹굴어져 있었다.


엄지로 윤기가 나는 오밀조밀한 입술을 매만져본다. 살포시 누르며 장난치는 손가락에, 아카네가 참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혀를 내밀어 할짝거리며 되갚아주었다. 그 모습에 홀린 듯 이끌린 릿카가 입술을 덮친 다음 가볍게 빨면서 쇄골 바로 위에 여러 번 애무하다가 어깨, 팔, 치골 근처 등등 닥치는 대로 이빨 형태와 붉은 자국을 돋구게 하여 영역 표시를 남겼다.


"아, 맞다. 핑거돔."


음료를 가지러 갔을 때 몰래 핑거돔을 손에 쥐게 하고 홀연히 가버린 부모가 생각이 난 릿카가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침대에서 떠나려고 움직이려던 찰나, 아카네가 가려는 것을 끌어안아서 막았다. 그리고 나서 귀에 바싹 달라붙은 아카네가 나지막하게 읊조리며 애원했다.


".......아기 가지고 싶어."


순수하기 짝이 없었던 중학교 시절───. 멋 모르고 교사와 불순한 관계를 맺었던 자신이 무척이나 미웠었다. 배 안에 생명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날까봐 두려운 나머지 흙을 파내어 싹도 못 피운 씨앗을 짓밟고, 나중에 되어서야 자책하면서 하루하루를 눈물로 참회하였다. 이런 나에게 과연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 다른 알파와 오메가의 커플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지 의구심만 커져갔다. 하지만 기적이란게 정말 있나보다. 보건실에서 우연히 너와 대화 한 그 날이야말로, 우리들의 운명의 만남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벅차오른다.


"아카네.....왜 울어.... 울지마."


"──아..."


또르르 흘러내리는 따뜻한 물줄기에 아카네가 그제서야 눈물이라는 것을 알고 제 정신을 차렸다. 그칠 줄 모르고 쉴새 없이 계속되는 눈물 투성이에 릿카가 안쓰럽게 바라보면서 조용히 키스를 나누었다. 몇 번이나 주고 받는 키스로 마음이 진정 된 아카네에게서 들은 말에 보답하기 위해 릿카는 머릿 속에 있는 핑거돔을 떨쳐버리고 등 뒤로 다가가 밀착하였다. 어깨 라인까지 아슬아슬하게 흔들리는 분홍색 머리카락에 풍겨오는 샴푸와 페로몬을 들이쉬고 천천히 손가락으로 음부를 어루만진다.


"흐으으응....으으응...."


가파르게 뛰는 심장 소리와 가느다란 손가락의 요사스러운 짓에 아카네가 힘겹게 헐떡거리며 뒤에 있는 릿카의 목을 팔로 둘렀다. 흥건해진 음부의 결을 따라 문지르던 릿카가 유독 동그랗게 튀어나온 부분을 건드리자, 아카네가 갑작스럽게 허리를 튕기면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노출되려는 것을 손등으로 어떻게든 막았다. '하아, 하아.' 하는 야릇한 숨소리를 귀담아 듣고 있었던 릿카가 입술에 닿는 아카네의 어깨를 잘근 깨물고 귓가에 바람을 넣는다.


".....아아....아...앗...."


아카네의 입에서 처연한 소리와 비슷한 음색이 하염없이 쏟아지고, 음부 입구 쪽을 재차 문질렀던 릿카의 손가락은 안에 고여있던 투명한 점액이 역류 된 바람에 질척하게 들러붙어 첨벙거리는 소리가 났다. 푸욱 넣고 빼내는 걸 반복하고 있으면 끈적한 실타래가 모짜렐라 치즈처럼 진득하게 쭈욱 늘어져 시트 위를 적셨다.


"으읏....!! 흐으응...! 아...핫...! 리잇...., 카, 하아앙...!"


질을 가르며 능숙하게 위 아래 피스톤 운동을 하면서 손 끝으로 벽을 비벼보고 다른 손은 큼직한 젖가슴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면서 아카네의 반응을 즐긴다. 손가락 마디마디를 삼키던 아카네의 질은 임신을 촉구하는 듯 자궁의 입구를 벌리고 마음껏 농락해주기를 원하고 있었다. 손가락 끝이 아기집에 닿는 느낌에, 아카네가 농염한 소리를 몇 번씩이나 지르며 부르르 몸을 떨고 무의식으로 손톱을 세워 릿카의 어깨를 아프게 긁었다.


"이...이제, 더 이상...! 무리...! 무리이이...."


인정 사정없이 소용돌이 치는 쾌감에, 아카네가 발개진 눈가로 말 끝을 흐리며 고개를 가로젓고는 한계에 이르러는 듯 릿카의 팔을 꽉 잡았다. 아카네의 목덜미에 떨어지지 않았던 릿카도 또한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뻐금거리는 접합부를 내려다보고 피스톤 속도를 높혔다. 이제 거의 절정에 달하려고 하던 찰나, 릿카가 기회다 싶어 이를 드러내고 떼 묻지 않은 고운 살갗을 콱 물었다. 그러자 동시에 허리를 튕기면서 교성을 길게 내질렀던 아카네가 이내 남아있던 체력을 모두 소진했는지 시트 위로 그대로 쓰러졌다.


새근새근거리는 나른한 소리를 자장가로 삼아, 릿카는 아카네의 등에 꼭 붙어 안아 '각인' 이 제대로 찍혀져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리고 나서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잇새 자국이 선명한 목덜미에 고양이처럼 이마를 박고는 비비적거렸다.


".............응......릿카......."


짙게 깔린 어둠 속에서 연인을 찾아 방황하고 있는 아카네가 불안해 하지 않도록 상체를 일으킨 릿카가 뺨에 살며시 입맞춤을 하였다. 문득 핫스와 나미코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요술을 부린거 아니냐고 호들갑 떨었던 모습을 떠올린 릿카가 피식 웃으며 아카네의 머릿결을 만지고 정말로 요술이란게 있을지도 라는 눈초리로 뚫어져라 응시하였다. 왜냐하면, 거짓말과도 같이 아카네가 입맞춤으로 무척이나 평온한 표정으로 잠들었기때문이다.


"잘자, 아카네."


중간에 깨어나지 않을까 조곤조곤 말을 한 릿카는 아카네를 자기 쪽으로 끌어 안아 밀려오는 수면욕에 차차 눈꺼풀을 내렸다.


───일어나면, 아침햇살을 받은 너의 화사한 미소가 나를 반겨주기를.


그 끝으로 릿카는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짝' 이 풍기는 페로몬에 숨을 쉬면서 오래 지속될 것만 같은 밤으로부터 안녕을 고하다.









fin.








----------------------------


이걸로 자급자족 소설 릿카x아카네 오메가버스 시리즈물 완결입니다. 이후 짝이 이루어진 두 사람은 앞으로도 행복한 생활을 보내게 될 것.

오메가버스 소재도 썼고 이제 뭘 써야할지 감이 안 잡히네...언젠가 또 자급자족 썰 들고 오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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