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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할로윈에 카스미를 꼭 울리고 싶은 아리사 이야기앱에서 작성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30 02: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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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달력에 빨갛게 동그라미를 쳐놓은 날짜 표시를 보고 아리사는 무언가 큰 결심을 한 표정으로 두 주먹을 꽉 쥐어. 드디어 할로윈이 돌아온 거야!

" 내일, 카스미가 우는 모습을 꼭 보고 말겠어! "

바보같은 결심이지만, 오늘의 아리사에게 그런 사소한 건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 왜냐고? 이야기는 아리사가 카스미와 단둘이 영화를 보러 갔을 때로 거슬러 올라가. 아무 생각 없이 유행하는 좀비 스릴러 영화를 예매했을 때만 해도 아리사는 카스미가 공포에 그렇게 면역이 없는 줄은 몰랐어. 어느 정도냐면, 영화 상영 내내 아리사의 어깨에 얼굴을 반쯤 파묻고, 좀비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마다 비명을 지르려는 걸 아리사가 억지로 입을 막아서 제지했을 정도야. 그뿐만이 아니야. 영화가 끝난 뒤에도, 

" 아리사아, 화장실 같이 가주면 안돼? "

" 아리사아, 나 집까지 데려다 주면 안돼..? 아님 오늘 아예 우리 집에서 같이 잘래...? "

키라도키 저돌맹진 아리사를 이끌어 준 포핀 파티의 리더 토야마 카스미는 어디 가고, 아리사가 저 혼자 남겨두고 어딜 갈 기미만 보여도 안절부절 못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이는 거야. 결국 그날은 카스미네 집에서 예정에도 없던 외박을 해야 했지.

그런데 그날 이후로, 자꾸 아리사 마음 속에선 카스미의 약한 모습을 보고싶단 마음이 뭉글뭉글 피어나는 거야.

' 카스미 녀석, 안 어울리게 공포영화 같은 걸로 무서워하는 거 진짜 귀여웠지... 혹시 우는 모습은 어떨까..? '

처음엔 무슨 변태같은 생각이나며 트윈테일을 빙빙 돌려 머릿속 나쁜 마귀를 쫓아내는 아리사였지만, 그 카스미가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는 모습만 상상해도 가슴이 찌릿찌릿, 결국 실제로 보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게 된 거야. 궁금함 반, 욕망 반. 하지만 카스미를 어떻게 울리지?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공포야! 카스미에게 공포 영화를 보여줄 구실로는 이번 할로윈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저번 좀비 영화는 애들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귀신이 나오는 공포 영화 비디오와(흔쾌히 빌려준 리미링, 고마워!) 혹시나 끝까지 울지 않고 버티면 어쩌나 해서 준비한 작은 이벤트까지. 만반의 준비를 끝낸 아리사는 지금 완전 들떠서 침대 위에서 뒹굴뒹굴, 내일 밤이 오기만 기다리고 있지!

*

어느덧 할로윈의 밤이 찾아오고, 포피파 연습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리사는 이미 머릿속으로 백 번은 시뮬레이션 한 작업 멘트를 카스미에게 던져.

" 있잖냐, 카스미. "

" 응, 아리사? "

" 그, 리미링이 영화 비디오를 하나 빌려줬는데, 너만 괜찮으면 오늘 우리 집에서 같이 볼래? 너무 늦어지면 자고 가도 되니까... "

" 오, 아리사네 집에서 오랜만에 자는 거네? 나 완전 기대돼! "

거절하면 어쩌지, 내심 쿵쿵 뛰던 아리사의 심장 소리가 무색하게 카스미는 신이 나서 깡총깡총, 앞장 서서 아리사네 집으로 향해.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리사는 사악한 미소를 흘리지...

*

" 귀, 귀신...? "

금세 창백해지는 카스미의 얼굴에 아리사는 급하게 상황을 수습해.

" 그, 그러니까, 나 혼자 보기엔 무섭고, 리미링이 모처럼 추천해준 영화를 안 보기도 미안하고, 카스미랑 같이 보면 그나마 괜찮을 것 같다 싶어서... "

" 아리사아~ 그렇게까지 날 의지해 주는 거야? "

" 그, 그런 거 아니얏!! 에잇, 영화 시작한다? "

오마에나 카스미, 날 놀릴 수 있는 것도 지금 뿐이야... 후후, 마음껏 즐겨 두라구! 악당같은 독백을 끝낸 아리사는 거실의 불을 끄고 리모컨의 재생 버튼을 눌러.

역시 리미링, 엄청나게 무서운 녀석으로 골라 달라고 했더니... 미리 위키로 영화 내용이랑 무서운 장면을 다 공부해 놓은 아리사조차도 가끔 움찔거리게 만드는 연출력이야.

" 으으... 아... 우으... 아읏... "

시작한지 5뷴도 안돼서 아리사의 팔에 달라붙은 카스미는 몇십분째 떨어질 생각을 안하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어. 그 모습을 감상하는 게 영화보다 재밌는 아리사였지만, 여기서 만족할 순 없지! 귀신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영화의 하이라이트가 다가올 때,

" 자, 잠깐 화장실 좀... "

" 에, 에에?? 안 돼!! 아리사 절대 안 돼!! 갈거면 나도 같이 가! 날 버리지 마! "

" 퉤, 퉤멧!! 어딜 따라온다는 거야! 여기서 얌전히 영화나 보고 있어,금방 올 테니까! "

카스미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친 아리사는 화장실로 가는 척 하며 복도에 몸을 숨겨. 섬뜩한 배경 음악이 유성당을 가득 채우고, 아리사의 온기가 남아 있는 소파 쿠션을 꼭 껴안은 카스미는 얼음 상태고. 영화 속 주인공이 귀신과 만나기 직전에...!

픽.

아리사가 미리 챙겨놓은 리모컨으로 티비의 화면을 꺼 버려. 아리사의 집 거실에는 순식간에 오싹한 적막과 어둠이 깔리지.

" 아, 으, 에..? 아리사...? 아...? "

사아야네 크림빵 앙금보다 하얗게 질린 카스미가 움직일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다가, 그마저도 무서워져서 아리사를 찾으려는 그 때-

픽.

" 끼에에에에에에에에!!!! "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리사!!!! 아리사아리사아리사!!!! 아리사아아아아!!!!! "

타이밍 좋게 다시 티비 화면을 켜고 영화를 재생한 아리사. 섬뜩한 비명소리의 귀신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불쌍한 카스미가 귀신과 함께 유성당이 떠나가라 비명을 지르면서 복도로 무작정 달려나가는 그 순간-

덥석.

" 와아아아아아악!!!! 아하하하하!!! "

어둠 속에서 카스미의 손목을 잡아채면서 또 한번 카스미를 완벽히 놀래켜. 완벽해, 역시 나야! 역시 이치가야 아리사야! 계획의 성공을 스스로 자축하는 것도 잠시, 손목을 잡힌 카스미가 이상하게 너무나 조용한 거야.

" 어이, 카스미...? "

불을 켠 아리사는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깜짝 놀라.

" 흐윽... 으, 아, 리사아... 흐, 아, 으으... 아리사, 너무해, 너무해... 너무 무서웠, 흐윽, 어... "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된 카스미가 서 있는 거야. 빨갛게 상기된 볼에는 미처 닦을 생각도 못했을 눈물이 주르륵 타고 흐르고, 눈에 보일 정도로 부들부들 떠는 어깨 하며, 물기 젖은 목소리까지.

그 귀한 모습을 멍하니 눈에 담다가 퍼뜩 정신을 차린 아리사. 생각보다 훨씬 큰일이야! 제 방 침대에 카스미를 앉혀놓고, 옷소매로 눈물도 닦아주고, 등도 두드려 주고, 착하지 착하지 귀신같은 건 세상에 없어요 그런 건 비과학적이에요 하며 머리도 쓰담아 주고... 그래도 카스미는 쉽사리 진정을 못해.

" 자, 자 카스미... 이제 진정하고... 내가 미안해... "

" 안아줘. "

" 무, 뭐뭣!? "

" 안아달라구, 아리사. "

" 내, 내가 왜, 으... 알았어! 그렇게 쳐다보지 마! 나도 반성하고 있다구... "

아예 침대에 누워서 두 팔을 벌리고 안아달라고 보채는 카스미. 이 녀석, 답지 않게 떼를 쓰네 하면서도 카스미의 원망 가득한 눈빛에 못 이겨서 아리사는 카스미의 허리를 꼬옥 껴안아. 따뜻하고 포근한 카스미의 감촉이 느껴져. 아직도 울음을 못 그친 건지, 종종 훌쩍이거나 떠는 것까지 느껴져. 조용한 방에 괜히 심장 소리만 크게 울리는 것 같아. 카스미의 것인지, 제 것인지 모르는 심장 소리를 듣고 있자니 아리사도 자꾸만 얼굴에 열이 올라.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살며시 고개를 든 아리사의 눈에 들어온 건 세상 모르고 잠든 카스미의 얼굴이야. 안도감과 함께 긴장이 풀리면서 졸음이 몰려와. 평소 같았음 부끄러워서 절대로 못했겠지만, 그대로 카스미의 허리를 안고 아리사도 꿈나라에 빠져들어. 

그 후 며칠동안 미안한 마음에 카스미에게 오냐오냐 해주는 빈도가 늘어난 아리사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포피파 멤버들과, 카스미의 우는 얼굴이 가끔 떠오를 때면 괜히 가슴 한 구석이 찌릿, 하는 달큰한 느낌에 몰래 사진으로 찍어둘 걸 하고 후회하는 아리사였다고 합니다.

*

카스미 울리고 달래주는 병주고 약주는 아리사가 보고 싶었는데 쓰다보니 좀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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