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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토모히마카오치사] 마음 두드리기 29.txt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30 23:11:07
조회 536 추천 27 댓글 7
														

 이 전 편 들 모 음


 -

 

 불은 타올랐다. 타닥, 타닥 소리를 내며, 그 위에 사람들의 목소리를 얹어가며, 계속.


 교복을 입은 아이들은 저마다의 눈동자로 그것을 담았다. 어떤 아이는 행복한 눈빛으로, 어떤 아이는 이루고자 한 것을 이루지 못해 아쉬운 눈빛으로, 또 어떤 아이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눈은 제각기 저마다의 화각을 가진 렌즈가 되어, 이 순간을 머릿속에 남긴다. 고작 종이 한 장으로는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진하게 더욱 진하게.


 “즐거운 것은 어째서, 항상 이렇게 빨리 끝나버리는 걸까요?”

 

 그 아쉬움을 모두 털어내기 위해, 하자와 츠구미는 마이크를 잡았다. 1학년에게 폐회 인사를 맡긴 것은 이례적이었으나, 그것은 모두 학생회의 지지가 견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츠구미는 한사코 거절했지만 말이다.


 “오늘 하루였지만, 앞으로의 문화제가 계속되어도 저는 오늘을 결코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교복으로 갈아입지 못해, 츠구미가 입은 옷은 아직도 애프터글로우의 무대 의상이다. 아니, 그녀뿐만이 아니다. 히마리도, 모카도, 란도 이 시간을 만끽하고 싶은 듯 무대 의상으로 갈아입지 않았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단상에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것은 연극을 끝마친 세타 카오루도 마찬가지였다.


 “짧지만 이 강렬한 문화제에 참석과 협력을 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츠구미가 허리를 숙이자, 그곳에 있던 모든 학생들이 박수 소리로 그녀의 인사를 맞이해주었다. 박수 소리 곳곳에, 쯔구~ 라거나 하자와라거나, 츠구미라거나... 그런 목소리들이 껴있는 것은 덤이었다.


 “그, 그럼 이 문화제의 성공을 자축하며, 다 함께 건배를 해볼까 합니다.”

 

 누군가가 건네준 종이컵을 츠구미는 받아 들었다. 컵에 담겨져 있던 토마토 주스처럼, 츠구미의 얼굴은 잔뜩 붉어져 있었다. 여전히 주목받는 것엔, 영 익숙지 못하다.


 그러나 마냥 부끄러워하기엔 시간이 아깝고, 이곳까지 올려준 선배들의 마음도 배반하는 것 같아서.


 “그럼, 건배!”


 그 모든 걸 뒤로 미룬 채, 츠구미는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향해 힘껏 들어 올려보였다. 그 자그마한 컵엔 절대 담기지 못할,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으며.




 날이 찰수록 어둠은 더욱 빨리 다가온다. 어떠한 사람은 그것을, 매서운 추위를 이기지 못한 태양이 산 너머 꽁무니 빠지게 도망치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토모에의 생각은 달랐다. 태양은 도망치는 게 아니라, 그저 묵묵히 저의 일을 다 하는 것뿐이라고.


 해가 지기 전 서쪽하늘을 보라. 그 얼마나 붉고 찬란한 모습인가. 그 누가 그 모습을 추위를 피해 달아나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범인은 현장에 돌아온다더니.”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온 토모에의 입가엔 작달막한 실소가 걸렸다. 범죄극도 아니고 이러한 클리셰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는데, 정말 엉뚱한 곳만 뒤졌구나.

 

 정리는 문화제가 끝난 뒤에 하기로 해서, 객석엔 빈 플라스틱 의자들만이 가득하다. 그 모습은 공허하면서, 뭔가 마음속을 착 가라앉히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미처 조명을 끄지 못했는지, 조금은 어두운 객석과는 달리 무대는 여전히 밝았다. 극의 분위기를 고조 시켜주던 음악 소리도, 모두가 힘껏 밀며 바꿔내었던 세트조차도 이제는 어설픈 모습으로 서있을 뿐이다.


 “나? 아니면 너?”


 빈 플라스틱 의자를 살짝 끈 토모에가 제 옆에 앉자, 치사토는 그녀를 바라보지도 않고 말했다. 토모에도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포기했다. 마음속에서 살짝 놓아버렸다.


 “물론 치사토 선배 쪽이죠. 전 켕기는 짓 한 거 없거든요.”


 살짝 불퉁한 목소리로 토모에는 말했다. 그녀의 애드리브에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정말 깜짝 놀라버렸다. 그나마 극의 전개상 죽어 있어서 다행이었다.


 죽어 있어서, 어떠한 반응도 보여주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그리 말하면 내가 나쁜 짓이라도 한 것 같잖니?”


 치사토는 살짝 발칙한 목소리로 그녀와의 대화를 이어갔다. 그녀의 목소리엔 후회라던지, 그런 미적지근한 감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되려, 상쾌하면서도 개운한 목소리다.


 “아니에요?”


 조금 어이없다는, 그러나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로 토모에 또한 말했다. 웃음기가 연하게 서려 있는, 그런 목소리로.


 “아니, 나쁜 짓 맞지.”


 “인정하시네요.”


 순순히 인정하는 치사토의 말에, 토모에는 조금 더 편히 등받이에 허리를 기댔다. 처음에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몰랐는데, 이리 쉽게 이야기가 계속 될 줄은 알지 못했다.


 편히 이번 대화를 끝마치고 싶다는 생각이 토모에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되도록 서로에게 남지 않게끔, 아주 편히 말이다.


 “그러는, 너는?”


 그러나 치사토는 토모에의 손을 스리슬쩍 잡아버렸다. 그녀가 눈치챘을 때엔, 이미 도망갈 수 없다는 듯 깍지까지 껴버린 채였다. 툭, 끊어진 긴장 끈이 다시 꿰매져 그녀를 옭아매었다. 토모에가 고개를 돌리자, 치사토는 이미 저를 잡아먹을 것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들켰나요.”


 머쓱한 목소리로 토모에는 간신히 치사토의 되물음에 답을 주었다. 그리고는 쉴 수 없는 한 숨을 마음속에서 푹 내쉬었다. 이미 끝의 끝까지 왔을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히 넘길 생각을 하는 본인이 무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이런 무른 점까지 우다가와 토모에는 우다가와 토모에였으니까.


 “그래.”

 

 그걸 알고 있었기에, 치사토 또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주었다.


 대화가 끊어져도 서로의 마음은 이미 닿은 채다. 그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 치사토는 살짝 눈이 감기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긴 속눈썹이 맞닿기 전에, 토모에는 저와 깍지 낀 손을 끌어 어딘가로 데려가려 했다. 치사토는 토모에의 이끌림에 따라 움직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치사토를 이끈 토모에가 간 곳은, 아직 조명이 꺼지지 않은 무대 위였다. 그곳엔 정적만이 가득하지만, 아무도 없는 객석은 너무나도 커 그것을 오히려 더욱 마음 깊이 다가오게 했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뜨거웠던 곳인데, 이제는 둘만 남아 그저 서늘하기만 하다. 그 분위기가 가진 일교차가 토모에는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치사토 선배는 전문 배우니까, 이러한 감각에 대해 다르게 느낄까. 그게 좀 궁금해진다.


 “추시겠습니까?”


 조금 쑥스럽지만, 진솔한 감정을 담아, 토모에는 다시 대사를 읊었다. 무대와는 달리 조금은 어설프게, 그러나 마음이 드러나는 그러한 목소리로, 토모에는 다시 한 번 파리스 백작이 되었다.


 “그럼요, 백작님.”


 그러나 치사토는 줄리엣이 되지 않았다. 될 필요가 없었다. 되려, 부끄러움을 참는 그 수줍은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에 폭 들어왔다. 그래서 치사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녀를 잡아주었다. 꽉 잡았던 손도 조금은 힘을 풀어주었다.

 

 음악도 없는 무대 위에서, 토모에는 치사토와 함께 스텝을 밟았다. 원래 춤과는 연이 없었던 토모에였지만, 연극 연습 시간에 치사토에게 배워둔 터였다. 그러나 토모에의 운동신경이 제 아무리 좋다고 해도, 벼락치기로 만들어진 발걸음이 완숙이 되어있을 리가 없었다.


 저도 모르는 새 스텝은 엉켜 들어가서, 종종 토모에의 발은 치사토의 발 위로 덧대어졌다. 미안하다고 말을 하면서도, 괜찮다고 말을 하면서도, 그들은 춤을 멈출 수 없었다. 급해진 발걸음이 속도를 달리해도, 그들은 그렇게 계속 춤을 췄다.


 구태여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눈빛. 긴장감에 숨겨지지 않는 떨리는 숨결과 그걸 들켰다는 듯, 얕은 미소. 그 모든 것들이 서로를 충동질한다.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라며 부추겼다.


 이런 것도 나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즈음 토모에는 그 달콤한 착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저와 같이 춤을 추고 있던 치사토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평온하다. 비가 온 다음 날, 아직 마르지 않은 웅덩이를 바라보는 기분. 아니, 어쩌면 그것은 거울일지도 모른다. 엇갈림 속에 애써 마주치려 하지 않았던 그러한 감정들.


 “나는 내가, 싫어.”


 이젠 무의미해진 발걸음을 멈추고, 치사토 선배는 조금 더 본심을 내보였다. 저런 것을 보면 참 쉽게 말한다는 생각마저 토모에는 들었다. 전문 배우여서 그런 걸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배우라고 해도, 감정까지 컨트롤 할 수는 없을 텐데.


 “하지만 좋아하게 될지도 몰라.”


 확실하진 않지만... 일련의 일들을 겪어, 자기표현이 더욱 강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치사토 선배는 이전에도 이별을 한 번 겪었으니까, 그만큼 바뀌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 감정만큼, 토모에를 좋아해.” 


 조금 더 강렬히 인상에 남으려고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다. 마치 지기 전 태양이 서쪽 하늘을 아련히 물들이는 것처럼, 강하고 덧없이.


 “이번엔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서, 말하는 거야.”


 치사토는 토모에를 올려다보았다. 키가 작은 게, 이럴 때 이렇게나 한이 되는 일이었다니. 참으로 애석할 노릇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모에의 눈동자가 보이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토모에는 치사토를 멀뚱히 바라보았다. 이미 예상을 한 것처럼, 그녀의 눈빛은 그저 담담하고 평온하다. 고백을 받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담백하다.


 “...뭐라 말해야 될지, 잘 모르겠네요.”


 가장 처음으로 꺼낸 말마저 일체의 쑥스러움조차 없다. 그걸 바라보는 치사토의 마음은 싱숭생숭했다. 용기를 내어 꺼낸 고백인데, 뭔가 당황하는 느낌이 없어서 조금 그렇다. 내가 너무 티를 많이 냈나, 아쉬운 생각마저 들었다.


 “미안해요, 선배.”

 

 아, 이제야 조금 흔들린다. 토모에의 눈동자가.


 “선배의 마음을, 제가 받을 순 없어요.”


 토모에는 하지 않으려 했던 말을, 결국 꺼내버렸다. 이미 도망칠 기회는 치사토가 한번 주었었다. 그러나 조금 더 확실히 맺고 끊기 위해서, 토모에가 그걸 거부했다. 치사토 선배에겐,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너무나도 많은 폐를 끼쳤기에, 그렇게 해야 했다.


 “전 이미 완전히 다 타버렸거든요. 파리스 백작처럼.”


 토모에는 쓸쓸히 웃어버렸다. 그녀의 말은 고스란히 사실이었다. 짧은 시간에 모든 걸 게워낸 파리스 백작의 마음처럼, 오랜 짝사랑으로 얼룩진 토모에의 마음 또한 이미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모든 걸 다 태워버리고, 더 이상 타지 않는 잿더미처럼 그렇게.


 “넌 정말 우직하구나.”


 토모에를 바라보며, 치사토는 조용히 웃어보였다. 처음 떠보았을 때부터, 토모에의 답은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애달픈 것들을 남기고 싶지 않아, 마음에 담아두었던 모든 걸 토해냈다. 바위로 계란 부딪히기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내가 사랑한 사람들은,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다 바보들일까.”


 그래도 그렇게 깨지는 건, 조금 아프다.


 “요령이 없는 후배라, 죄송합니다.”


 이전에도 들은 적 있는 말을 하는구나, 너는.


 “비겁해, 그런 말.”


 그런 말을 해버리면, 탓도 못하게 된다. 그것마저 너는 우직하다 못해, 바보같다. 그렇지만 그 어리석음을, 나는 좋아했다.


 “안아 봐도 될까? 딱 한번만.”


 이별을 직감한 듯, 치사토의 목소리는 조금 애절하게 변했다. 결국 끝까지 감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토모에는 치사토의 작은 허리를 끌어안았다. 작은 선배의 체취가 토모에의 코를 간질였다. 품에 안은 선배는 떨고 있었지만, 토모에는 차마 그녀를 위로해줄 수 없었다.


 이제는 그런 것조차 기만이다. 지금부터는, 온전히 치사토 선배만의 시간이었다.


 “저, 갈게요.”


 “가, 이 나쁜 년아.”

 

 나쁜 것들이 마음에 남지 않게끔, 오히려 치사토는 쾌활하게 행동했다. 저의 마음이 토모에에게 부담이 가지 않게끔, 아주 환한 미소로 그녀를 배웅해주었다.


 집으로 가려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길고 긴 계단을 넘어, 고장 난 마음을 두고 가는 그 길은 모래주머니를 몇 개나 단 건지 안 떨어지려 했다. 그때마다 토모에는 뒤를 돌아보았다.


 시라사기 치사토란 사람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온 것만큼만 가면 돌아갈 수 있겠지, 그 반에 반만 가면 문 밖으로 빠져 나갈 수 있겠지, 그 반에 반만 더 가면 이제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을 터였다.


 그리고 그것은 시라사기 치사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치사토는 저 멀리 사라지려 하는 토모에를 눈에 계속해서 담아내었다. 오늘이 지나고,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엔, 이젠 다시 하나사키가와와 하네오카의 학년 다른 선후배 사이로 돌아간다.


 원래 있을 자리로, 되돌아가는 거야.


 “어?”


 그렇게 생각하니, 또 칠칠맞게 감정이 북받쳐왔다. 눈가는 뜨거워지고, 목은 메어오고, 걷잡을 수 없는 마음은 머릿속 생각들에게 배반을 이어갔다. 제 아무리 주먹을 꽉 쥐어도, 이미 고여 버린 눈물은 들어가거나 그러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는 떠나가려는 토모에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게 그녀는 애달팠다. 다시 한 번, 딱 한 번만 토모에를 보고 싶었다.


 눈물이 흐를 것을 각오하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다. 이젠 확연히 흐르는 눈물의 흔적이, 그녀의 얼굴에 숨기지 못할 은하수를 만들어 내었다. 치사토는 그 별들의 흔적을 쫓아, 토모에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떠난 뒤였다. 매정하게, 그러나 끝까지 자초해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서운한 마음이었다.


 “진짜, 갔네.”


 그 사실을 입으로 내니, 그제야 조금 실감이 났다. 실감이 나니, 꾹꾹 참아뒀던 서러운 마음은 결국 속에서 박차고 올라왔다. 묵혀놨던 뜨거운 것들이 계속해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강하게 올라왔다.


 “토모에는 바보!”


 눈물을 참다못해, 그녀는 원망하는 말을 내뱉었다.


 “아니, 바보도 아까워! 병신이야, 병신! 내가, 내가 누군데 나를 차! 토모에 주제에! 하네오카 후배 주제에! 연기도, 연기도 나한테 다 배워간 주제에! 뭐야, 재수 없어! 진짜.”


 발악하듯 외치는 치사토의 표정은 결국 한없이 망가졌다. 평소라면 절대 지을 수 없는 표정을 그녀는 지었다. 그 뿐이랴, 그게 그렇게 분한지 발도 동동 굴렀다. 그러다가 이윽고 무대 한 가운데에서 쪼그려 앉았다. 아무도 없는, 그리고 혼자 있기에는 너무나도 큰 무대 위에서.


 “아냐... 토모에는 아니야.”


 시라사기 치사토는, 그렇게 쪼그려 앉아 울었다. 울음이 복받쳐 올라, 그렇게 소리 내어 어찌할 수 없이 엉엉 울었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서러운 감정이 들 만큼 엉엉. 마치 들으라는 것처럼.


 “내가, 내가 제일 바보야....”


 엉엉, 하고.





 토모에는 벽 한 가운데에 기대 앉아, 그것을 가만 듣고 있었다. 시선은 낡은 조명 빛을 받은 거미집으로 향해 있었다. 어디 한 구석에 박아두지 않으면, 울음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대로 치사토 선배에게 갈 것만 같았다.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어서, 그럴 자격이 없으면서.


 “잘한 일이겠지, 분명.”

 

 그렇기에 토모에는 그러한 마음을 참았다. 이렇게 어설픈 마음으로 누군가를 사귀고 싶지도 않았고, 당분간은 누군가와 만날 여력이 없었다. 일단, 나부터 만신창이였다.


 혹여나 들릴까, 그녀는 숨소리까지 참았다. 물론 그럴 필요는 없었다. 치사토의 울음소리가 무대를 넘고, 객석까지 넘어 체육관 문 밖으로까지 계속해서 들려왔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모에는 저가 내는 소리를 계속해서 참아내었다. 교정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숨어서, 그리고 체육관 안에서 들려오는 치사토의 울음소리에 숨어서, 그녀는 차마 소리 낼 수 없는 울음을 끝까지 참으려 노력했다.


 흐르는데도 그녀의 눈물엔 소리가 없었다.


-


 월간연재따리 ㅋㅋ


 야구도 끝나고, 조기퇴근 한 날이라 적어봄.


 이정도면 그럭저럭 만족... 기다리는 분 있었으려나 ㅋㅋ

 

 다음화가 마지막 화니 끝까지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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