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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과연 란은 진짜로 솔직하지 못한가?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0.31 23:51:06
조회 926 추천 21 댓글 5
														

란은 솔직하지 못하다.


물론 소꿉친구인 만큼 사귀기 전부터...아니, 아주 어린 시절부터 느끼고 있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매번 친구들한테 고마우면서도 고맙다고 못하고, 날 사랑하는건 맞는데 사랑한다고 못하고, 손잡는 것 조차 제대로 못하는 부끄럼쟁이 란이었다.


물론 그 점이 란의 무엇보다도 귀여운 부분이기도 했다. 사귀고 난 다음에도 그 점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내가 스킨십하는건 모두 받아주지만 정작 란은 스킨십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고, 입에서 사랑한다는 한마디 조차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란이랑 단 둘이 있는 시간만큼은 행복했다.


마침내 내 마음이 전해졌으니까.


마침내 란이랑 이어졌으니까.


아예 가망없던 옛날을 생각하면 지금은 오히려 나았다. 스킨십도 그렇고, 솔직하지 못한 부분도 사귀고 나서 천천히...그것도 아니면 장래에 결혼하고 나서 천천히 들어도 되는 부분이었다. 십여년을 넘게 기다려왔다. 그 정도쯤 더 기다리는건 일도 아니였다.


"라안~"


마음을 굳게 먹고 이름을 부르면서 란의 이름을 부르며 슬쩍 손을 잡아주자 란이 뺨을 붉히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듯 내 손을 감싸쥐었다. 왜? 그렇게 묻자 내가 헤헤 웃으면서 곧장 란의 볼에 입술을 맞췄다.


"에헤헤, 아니야~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워서~"


"응, 그렇네...나도 그래."


갑작스러운 내 키스에 란이 당황한듯 뺨을 붉히더니 오른손으로 자기 뺨을 매만졌다. 조금 멍해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반응이 있겟지 했지만 오늘도 란은 평소처럼 자기 뺨을 매만지고, 옅은 웃음을 짓고는 답례라면서 내 뺨을 한번 손으로 쓱 쓸어주기만 하더니 내일 보자면서 손을 흔들었다.


"...응, 내일 봐 란."


나 역시 평소처럼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주기는 했지만 마음 한 켠은 조금 쓸쓸한 마음이 없지 않았다.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란한테 스킨십을 받고싶은데.


*


모카랑 헤어지자마자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한시라도, 이 기쁨이 희석되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기쁨의 환호성을 울리지 않으면...그런 생각으로 곧장 집으로 들어가자마자 부모님한테 인사를 하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확실하게 잠그고, 창문을 닫은 것을 확인한다음 이불 속에 들어간 내가 방금 전 일을 천천히 떠올렸다.


뺨을 붉히면서 은근슬쩍 내 손을 꼭 붙잡던 모카.


헤어지기 싫다면서 귀여운 웃음을 짓더니 내 뺨에 그대로 입술을 맞추던 모카...


"에헤헤, 모카아..."


헤실헤실 웃으면서 곧장 이불 속에서 발을 둥둥 굴렀다. 오늘도 모카는 귀여웠다, 최고로 귀여웠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게 모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일을 보는데도 매일매일 귀여웠다.


그리고 그렇게 귀여운 모카는 자신의 여자친구였다.


"모카가 키스해줬어...모카가 내 손 꼭 붙잡아줬어..."


오늘 데이트만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사실 모카랑 사귄뒤로는 매일 행복의 연속이여서, 모카 앞에서는 제대로 티낼 수 없었지만 혼자 집에 오면은 이렇게 이불 속에서 데이트 때 일을 떠올리면서 이불을 둥둥 차고는 했다.


모카는 내가 모카한테 손대지 못하는 이유가 솔직하지 못해서라고 알고있겠지만 사실은 조금 달랏다.


사귀기 전에는 내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해서 그러는게 맞았다, 그렇지만 사귀고 난 다음에는 두 가지 이유에서 모카한테 스킨십은 커녕 좋아한다는 말 조차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하나는 모카를 향한 내 사랑이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컸다는 것 이었다.


어설프게 스킨십을 하면 모카가 상처받는게 아닐까, 차라리 결혼하고 난 다음에 해야하는게 맞는게 아닐까, 작고 섬세하고 연약한 모카가 어디 상처라도 받는건 아닐까...누가 들으면 무슨 신혼부부냐고 비웃을 수준의 발상이었지만 난 진지했다.


겉으로는 강해보여도 모카는 사실 굉장히 여리고 섬세한 아이였다. 그만큼 남들보다 상처를 더 잘받으면서도 그것을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그런 점을 감안하면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떻게 상처를 줄지 몰랐기에 더욱 조심해야 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이유는, 모카가 너무 예뻐서였다.


아무리 모카를 아낀다고 해도 나도 사람은 사람, 손을 잡는다던가 입술을 맞추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는건 아니였다. 그럴 때 마다 모카의 얼굴을 보면은 몸이 굳고 심장이 멈출 것 같았다.


사람이 저렇게 예뻐도 괜찮은걸까?


사귀기 전에도 세상에서 제일로 예쁜 미모엿지만 사귀고 난 다음에도 그 미모는 점점 더 눈이 부실정도였다. 예쁜 백발, 긴 속눈썹, 사랑스러운 입술...어딜 어떻게 뜯어봐도 모카만큼 예쁜 사람은 없어서-


그래서 결국 매일같이 스킨십을 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애먼 이불에다가 발을 둥둥 구르면서 그 날 모카가 한 스킨십을 떠올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물론 부모님도 이 사실을 알고계셨다. 아버지의 말을 들어보면 처음에는 왠 미친년인가 했다고. 그렇지만 이제와서는 완전히 익숙해진듯 너무 시끄럽게만 하지 말라고 하셨다. 며칠 전에는 아무리 그래도 이대로 두고볼 수 없다느니, 역시 알려야 하지 않겠냐느니 하는 말이 들리기는 했지만 오늘도 제지하지 않은걸 보면 그냥 묵인해주시는 것 같았다.


"모카아..."


손을 들어올렸다. 오늘 모카가 꼭 잡아준 손.


그 손으로 모카가 키스해준 뺨을 매만지자 더없이 행복한 기분이 들어서 그대로 배게에 얼굴을 팜두은 채 한참이나 실실 웃었다.


*


란의 어머님과 아버님한테서 데이트가 끝난 다음에 곧장 집에 와줄 수 있겠냐는 말을 들었다. 대신 란 몰래.


어린시절부터 봐운 관계라서 사귀는걸 보고한 다음부터는 많은 과정이 필요없었다. 이미 상견례도 끝냈고 양가 공인으로 사귀는게 확정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두 분이 나만 따로 부를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설마 결혼 날짜를 상의하려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서 헤헤 웃었다. 뭐어, 일단 가봐야 알겠네에~


데이트가 끝난 뒤 란한테 들키지 않게 몰래 뒤를 밟아서 그녀의 집으로, 란이 들어가고 정확히 5분을 잰 다음 두 분한테 왔다고 문자를 보내자, 아버님이 문을 열고 날 맞이해주셨다. 며늘아가, 우리 며느리 하면서 맞이해주는것이 벌써부터 란의 가족이 된 것 같아서 굉장히 기뻤다.


"실은 해줄말이 있어서 불렀단다."


두 분과 한 번씩 포옹을 해주자 시간이 없다는듯 곧장 아버님이 본론을 꺼내셨다. 원래라면 란의 요청으로 비밀로 할 생각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리 며느리는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진실을 말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진실이요~?"


"그래, 지금 당장 란의 방 앞으로 가보렴...문은 열지 말고 귀만 가져다대야 한단다."


주의사항까지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장 란의 방으로 향했다. 몇 번이나 자러와서 위치는 물론 알고있었다. 발소리가 나지 않게 슬금슬금 가서 들키지 않게 아주 살짝 문을 열자마자 안쪽에서 크게 소리가 들려왔다.


"모카가 오늘도 손잡아줬어...에헤헤헤...모카 너무 좋아..."


도저히 란의 목소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을 만큼 달콤한 목소리가 방 안에서 흘러나왔다.


그것도 자신에 대한 애정을 말하는 목소리여서 순간 자신이 잘못들었나 했지만 절대로 착각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듯 란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모카아...너무 좋아...에헤헤, 오늘도 뺨에 키스해줬어..."


"사귀고 난 다음부터 란은 계속 저상태란다."


어느새인가 내 뒤를 따라온 아버님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을 꺼내셨다.


"솔직하지 못한건 알고있었지만 그래도 아내한테까지 솔직하지 못할 필요는 없을텐데..."


"말을 잘 들어보니 우리 며느리가 마음고생이 심할 것 같아서, 언제까지 이렇게 두고볼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


이어서 뒤따라온 어머님도 한 마디 하셨지만 그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방금 전 란이 한 말만 머리속에 맴돌았다.


란이 내 스킨십을 싫어하지 않아...오히려 저렇게 좋아해주고 있어...


거기까지 들은 이상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곧장 문을 열자마자 란이 몸을 일으켜서 이쪽을 쳐다봤다.


"...모카?"


그러더니 당황해서 곧장 내 이름을 부르고는, 곧장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려고 하는 란한테 다가가서 이불을 확 잡아당겼다. 귀까지 빨개진 란은 그 어느때보다도 귀여워서-


"설마 방금 들은거야...?"


"전부 다 들었지요~"


란의 말에 대답해주면서도 란의 본심을 알았으니 더 이상 지체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까지 빨개진 란의 양 뺨을 꼭 붙잡은 뒤, 곧장 그대로 내 입술을 겹치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은 란이 이내 순순히 눈을 감으면서 내 목에 팔을 둘러주었다.


그 어느때보다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


모카 앞에서는 솔직하지 못한 얘가 방에 들어가면 혼자 모카가 스킨십해줬다고 기뻐서 날뛰지 않을까 하는 회로


그러다가 보다못한 부모님이 모카를 부르고, 진실을 알게된 모카는 그 날로 란이랑...


대충 그런 내용으로 구상해봤는데 재미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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