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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괭이 괭이 고양이앱에서 작성

일단은빌런(27.164) 2019.11.07 16:46:23
조회 436 추천 25 댓글 4
														

작은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르고 있다.
지난번 태풍이 지나가고 갑자기 나타났다.
그래서 임시로 태풍 이름을 따서 링링이라고 불렀다.

주변에 고양이를 잃어버린 사람이 있는지 수소문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마이크로칩 이라는 것도 확인해 봤다. 없다.

결국에 있는돈 없는돈 없는돈 전부 링링이 잡아 먹었다.

얼마 전 부터 무언가 찝찝하게 하는 고민과 함께 빠져나간 몇십만원까지 겹치자 몹시도 심란했다.

"먀앙."

"그만 먹어 돼지야."

"먀아앙."

"이거 너 먹으라고 사온거 아니야."

"먀아아앙"

"앙탈 부리지 마."

개냥이다. 귀찮다.

"너, 근데 정말 어디서 온거니?"

정말 태풍에 휩쓸려 날라오기라도 한거야?

"에휴."

폴짝. 뛰어서 무릎 위로 올라왔다.

"이미 다 정리했어."

다 먹었거든.

"먀아아아앙."

"으휴. 니가 내 고민 상담이라도 해 주게?"

"먕."

녀석이 식탁 위에 웅크리고 앉았다. 허리를 숙여서 눈을 맞춰 주었다. 무언가 진지한 눈빛이다.

"그래. 그럼 니가 내 고민상담 좀 해줘."

내가 이 나이 먹고 뭐하는건가 몰라. 4살짜리 애새끼도 아니고.

"나, 레즈일까?"

"...."

"....."

"에효. 됐다. 내가 고양이랑 뭐하는 건가 몰라."

"먀아앙~"

"나는, 내가 누굴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먕. 먀아~"

"아니, 여러 사람한테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는게 아니라...."

"먕."

"이 나이 먹도록 그런 감정 비스끄무리 한것도 못느껴 본것 같아."

"먀아."

"그래서 내 성적 지향이 그런쪽인가 까지 곰곰히 생각해 봤거든."

아는사람 얼굴 하나 하나 떠올려 보면서.
남자든, 여자든. 새벽 내내 졸업 앨범을 뒤적이면서 까지.

"얘 잘생겼다. 얘 진짜 얘쁘다. 이런 느낌은 있는데, 얘를 좋아한다, 이런건 없어. 전혀."

"...."

"8년 이상 된 사진들이라 그런가."

"...."

"...고양이랑 뭐하는 거야."

녀석은 졸고 있는지 눈을 감고 있었다.
그냥 뒤돌아 화장실이나 가려고 했다.

"확인 시켜 드릴까요?"

"어?"

"알아 보시겠죠? 회색 머리, 갈색눈에 방금까지 여기 웅크리고 있던 귀여운~"

"링링?"

"정답이예요 집사님~"

웅크리고 있던 그 자리에 요염하게 앉은 여자.
그 돼냥이가 저렇게 날씬했다고?

"내가 피곤한 모양이네. 잘자."

근데 이거 뭐야.

"왜 꼬집어."

"아프시죠?"

"아퍼. 놔."

"꿈 아니라니까요?"

"그럼 억울한 기색이라도 보여 봐."

"그러기에는 지금 너무 신나는걸요?"

"뭐 때문에?"

"확인 시켜 드린다니까요?"

"아니, 뭘 확인...."

어? 뭐지? 부드럽.... 입술?

"...."

"...."

"......?"

"어때요?"

"아니 지금 이게 무슨..."

"아직 잘 모르시겠나요? 한번 더 해드려요?"

"아니 잠시만?"

쪼옥.

"한번더?"

"떠, 떨어져!"

"흐음... 이상하네. 싫어하는것 같지는 않은데... 음, 집사님, 혹시 이게 그, '튕기다' 라는 표현에 부합하는 걸까요?"

"나는 몰라. 잘거니까 말걸지 마."

"이런건 확실하게 알둬야 해요."

녀석은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구석으로 몰아 넣었다.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는데, 사람이 궁지에 몰려도 해당 되는 이야긴가?

"아! 잠시만. 꼭 손톱을 깍으라고 하셨어요! 잠시만!"

"손톱?"

"네. 손톱 길면 넣을때 다친다고 깍으라고 하던데"

링링은 꽤 긴 손톱을 내게 보였다.

"...."

"...."

"뭐."

"깍아주셔야죠."

"내가?"

"네. 집사잖아요."

"...."

덥쳐지는줄 알고 놀랐다.
​멍청이라 다행이야.

"아! 여성은 하녀인가? 시녀?"

"내가 니 주인이라는 생각은 안해봤니?"

"어림도 없죠!"

"뭐가 어림도 없어."

"그야, 시녀님이 저를 모셔야 한다는 불변의 진리 앞에서 시녀님이 제 주인이라는 주장이요!"

"...."

"좋아요! 시녀님은 좋은 분이니까 이제부터 시녀장 직책을 드릴게요."

"...."

"에. 시녀장님 막 기뻐하실 줄 알았는데..."

뭐야 저 시무룩.

"...잠이나 자자."

"네."

시무룩 하다가 갑자기 급 방긋. 뭐야 쟤. 뭘까.

"...너 몇살이니?"

"몇살로 보이세요?"

"하는 행동만 보면.... 4살짜리 애 새끼랑 똑같은데 말이지."

"땡! 저는 26이요!"

"어. 나 보다 어리네. 거기 뒤에 공 몇개 붙고 하는건 아니지?"

"붙어야 하나요?"

"아니. 필요 없어. 그만 자.... 그건 내 침대. 니껀... 저기 쿠션. 퍼런거."

"아뇨. 이게 제 침대에요."

"...."

"안녕히 주무세요~"

"아이고. 내 신세야."

내 나이 스물 아홉. 출근해서 24살의 탈을 쓴 4살짜리 애새끼 뒤치닥거리를 하고 퇴근하면 집에 와서 또 스물하고 여섯해 묵은 큰 고양이 한마리를 모시게 되었다.
그래도거긴 사표라도 쓸 수 있고 휴가도 있는데
여긴 내 집이라 365일 무급 근무인데 너무 하지 않나.

"링링아."

"네?"

"퇴직금은 나오는 거지?"

"뭔진 몰라도 나오게 해볼게요."

"어. 그래. 좋은 상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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