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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반짝두근 루시드 드림 (카스아리)앱에서 작성

카스아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2 01:20:44
조회 674 추천 24 댓글 16
														

" 언니, 요즘 들어 일찍 자네? "


" 아, 응응! 에헤헤... "


" 일찍 자는 건 좋은데, 그만큼 아침에 빨리 일어날 수는 없는 거야? "


" 아쨩이 깨워주는 게 좋아~ 그럼 굿나잇 허그! "


" 숨 막혀! "


현재 시간은 오후 10시. 잠옷으로 갈아입은 카스미는 아스카에게 제멋대로 안겨오더니 금방 방문을 닫고 자러 들어가버려. 


언니, 왜 벌써 자는 거지? 평소엔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한다거나, 랜덤 스타를 튕긴다거나 해서 여동생의 핀잔을 듣는 카스미였는데 말이야. 최근 밴드도, 학교 생활도 열심히 하려니 피곤한가 보네. 대충 그렇게 생각한 아스카는 다시 티비 화면으로 눈을 옮겨. 


방의 불이 꺼지고, 예쁘게 정리된 이부자리에 다이빙 하듯이 몸을 던진 카스미는 설레서 좀처럼 잠을 못 이루고 한참 몸을 뒤척여. 내일 신나는 일이라도 있냐구? 아니야. 카스미가 기다리는 건 바로 오늘 밤에 꿀 꿈이야.


최근 카스미는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어. 바로 같은 내용의 꿈을 매일 밤마다 꾸는 거지. 그리고 그 꿈에선 하루도 빠짐 없이 카스미가 정말 좋아하는 아리사가 나와서, 낮에 있었던 일이라던가 이런저런 화제에 대해서 카스미랑 얘기하는 거야.


그런데 카스미 꿈 속의 아리사는 뭔가 특별해. 평소엔 쵸마맛을 입에 달고 사는 츤데레 아리사가 꿈 속에선 정말 솔직해져서, 카스미에게 이것저것 요구해 오는 거야. 예를 들어,


" 너 오늘 아침은 왜 나한테 안겨 오지 않고 인사만 한 건데! 하루 종일 신경 쓰였잖아... "


" 너 말이야, 왜 반에서 쉬는 시간마다 다른 애들이랑 그렇게 재밌게 얘기하는 거냐고! 나한테도 가끔은, 으... 그냥 쉬는 시간마다 나한테 달려 오라구! 너 보고 싶단 말이야... "


" 바보야, 얼른 안아 줘... 머리도 쓰다듬어 줘. 응응... 좋아. 아, 몰라. 여기서라도 말 할래. 나 너 지인-짜 좋아한다구 토야마 카스미!! 너 없을때도 맨날 네 생각만 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낮에도 이렇게 예뻐해줬음 한다구... "


이런 식으로. 덕분에 카스미는 솔직한 아리사를 밤마다 사랑해주느라 너무 행복해! 꿈이라서 아쉽지만... 현실의 아리사에게 꿈 속 아리사 얘기를 하면 아마 트윈테일까지 빨개지지 않을까? 

뭐, 상관없어! 어차피 이건 꿈이니까. 오늘 밤에는 어떻게 아리사를 예뻐해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카스미의 눈꺼풀은 서서히 무거워지고, 잠에 빠져들어...


*


" 아리사, 잘 자려무나. "


" 네, 할머니. "


아무렇지 않게 방문을 닫고 불을 끈 아리사는 갑자기 침대에 누워서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해. 드디어 잘 시간이구나, 후후... 카스미, 이미 꿈 속이지만 오늘은 안 재울 거라구? 밤새도록 카스미랑 얘기하고, 스킨십도 하고... 


아리사도 요즘 신기한 꿈을 꾸고 있어. 밤마다 꿈 속에 카스미가 나와서는 아리사랑 밤새 얘기를 하는 거야. 처음엔 낮에 만났을 때처럼 간단한 대화만 했지만, 아리사의 마음엔 점점 욕심이 생겼지. 생각해보니까 이거, 남들은 꾸고 싶어도 못 꾼다는 자각몽이잖아...? 평소엔 부끄러워서 정말 좋아하는 카스미에게 못 했던 말들을 여기선 다 해버릴 수 있는 거 아니야? 그 생각이 든 날 밤에 아리사는 비록 꿈이지만 카스미에게 솔직해져 보기로 해.


아- 진짜 토야마 카스미 최고야!! 자각몽은 역시 굉장해. 자기한테서 한시도 예쁜 보라색 눈동자를 떼지 않고 얘기를 들어주고, 어린애같은 투정이나 스킨십 요구도 다 들어주고... 심지어 내 쪽에서 먼저 안겨와도 되잖아..? 이건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꿈 속에서 카스미에게 실컷 어리광부린 다음 날은 현실의 카스미도 훨씬 적극적으로 나한테 다가와주는 것 같단 말이야. 그나저나 꿈 속에서 카스미랑 연애를 하다니, 나 얼마나 카스미를 좋아하는 거냐고... 


그 생각을 하면 조금 부끄러운 아리사였지만 뭐, 상관없어! 어차피 이건 꿈이니까. 오늘 밤에는 어떻게 카스미에게 예쁨 받을까? 아리사의 눈꺼풀도 점점 무거워지고, 어느새 잠에 빠져...


*


" 아, 아리사아~~! 오늘은 꽤 늦었네? 기다렸다구~ "


" 미안, 끝내야 할 숙제가 있어서 평소보단 조금 늦게 잤어. "


뭐야, 내가 잠들지 않으면 내 꿈 속 카스미는 계속 여기서 날 기다린다는 설정? 조금 불쌍하잖냐... 나중에 자각몽의 세세한 설정은 어떻게 바꾸는지 검색이라도 해 봐야겠다. 그런 생각을 잠깐 한 아리사는 카스미의 무릎 위에 마주보고 앉아서 팔로 카스미의 등을 감싸 안아. 이 꿈이 계속된지도 벌써 2주 째라서, 스킨십의 강도는 날마다 올라갔거든.


" 에헤헤, 아리사아~ 아리사는 안으면 곰인형처럼 부드러워... "


" 바, 바보야!! 그런 말, 아, 아니지... 나도 카스미가 안아주는 거 너무 좋아해, 맨날 이렇게 붙어 있고 싶네. "


" 정말~? 그럼 내일 학교에서도 안아줄까? "


" 응, 더 많이 안아줘도 좋으니까. 아, 카스미 따뜻해... 키스도 해 줘. "


" 네에~ "


이젠 익숙해져 버리기까지 한 카스미와의 키스야. 짧은 키스가 끝나고, 카스미가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봐 줘. 에헤헤... 너무 좋아. 


그나저나, 우와- 나 진짜 부끄러워서 죽어버릴 것 같은 말을 잘도 하는구나... 아무리 꿈이라도 그렇지, 아리사는 새삼 얼굴에 철판이라도 깐 것 같은 자신의 메가데레력에 감탄해. 이런 자각몽을 꾸게 해 주신 신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꿈인데도 실제로 키스가 이렇게 실감나다니, 해본 적도 없는 주제에 말이야. 내 상상력은 인간 수준을 초월했나봐...


가만, 실감나...? 그럼, 혹시 더 야한 것도 카스미랑 할 수 있는 걸까...?  뭐야, 대박이잖아...? 나, 학년 수석 맞아? 이 기발한 생각에 이르는 데까지 2주나 걸렸단 말이야? 아니, 나 미쳤나 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카스미랑... 


아니야, 여기선 우린 키스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연인 사이! 분명 내 꿈 속의 카스미도 슬슬 진도를 더 빼고 싶을 거야. 그래, 이건 범죄도 뭣도 아니야. 애초에 이건 내 꿈이고, 이 꿈 속 카스미는 내꺼나 다름없는 걸. 그러니까 조금은, 용기를 내도...


" 이, 있잖냐, 카스미. "


" 으응, 아리사. "


" ..가슴. "


" 에? "


" 가슴 보고 싶어... 아, 안 되려나... "


아니, 나 무슨 사춘기 중학생이야!? 이게 연인한테 할 말이야!? 무드도 뭣도 없는 방금 스스로의 대사에 아리사가 경악하고 있는 동안, 뺨을 새빨갛게 물들인 카스미가 고개를 얕게 끄덕여.


" 으, 응. 아리사라면, 괜찮, 아. "


그러더니, 귀여운 별 모양 잠옷을 가슴께까지 들어올려. 아리사의 두 눈이 땡그랗게 커지고, 잠깐의 침묵.


" ...... "


" 아, 리사..! 뭐라고 말 좀 해줘, 부끄럽다구... "


" 아, 으응...! 예, 예쁘네. "


" 에헤헤... "


예쁘네...? 성희롱하는 아저씨야, 나!? 나 말재주가 이렇게 없었어?? 윽... 아니, 나 상상력 진짜 대단하잖아!! 보, 본 적도 없는 걸... 이 정도면 이 꿈 자체가 카스미에 대한 성희롱 아니야...? 자괴감에 빠져들던 아리사는 트윈테일을 도리도리 흔들어서 잡념을 떨쳐내. 


어차피 이건 꿈이야. 연인의 무드 따윈 필요 없어. 눈 앞에 카스미의 가슴이 있고, 그러니까 이젠 만질 뿐이야. 생각 끝. Q.E.D.


" 캇, 카스미... 만져도 돼...? "


" 뭐어...!? 아, 우으...! 아, 아리사 마음대로 해... "


" 진짜...? 그럼 카스미, 앞으로 내가 만지고 싶을 때마다 만지게 해주는 거야...? "


" 아, 아리사 변태...! 마음대로 해!! 캐묻지 말아줘!! "


" 그, 그럼...! "


아리사의 손이 덜덜 떨리면서 서서히 뻗어 나가. 누가 더 빨개지나 경주라도 하는 것처럼 둘다 홍당무가 되어 있어. 천천히 허공을 가르고 거리를 좁혀 오는 아리사의 손이 카스미의 가슴에 닿는, 그 순간...!


" 아, "

눈에 보이는 것은 자기 방 천장. 아리사의 머릿속엔 이전에 인터넷에서 봤던 자각몽 경고문이 스쳐 지나가.


[ 자극적인 내용의 자각몽을 시도할 경우, 꿈에서 깰 수 있습니다. ]


*


다음 날 아침.


" 아리사아~~! "


활기차게 제 이름을 부르면서 달려오는 카스미의 얼굴을 아리사는 오늘만큼은 도저히 못 쳐다보겠어. 으으, 내가 미쳤지. 아무리 꿈이라지만 보여 달라고 하고, 진짜로 만지려고 했어. 죄책감의 바다에서 허우적대는 아리사의 시선이 무심코 카스미의 가슴께에 고정돼.


그러자 카스미의 볼이 확 붉어지더니,


" 아, 아리사, 왜 그래...? 혹시 어제 못 만져서 그런, 읍, "


카스미가 영문 모를 소릴 하더니 황급히 양 손으로 입을 막아. 잠깐, 뭐...? 만져? 어제? 내가...?


" 어이 카스미, 너 방금 뭐라고 했어...? "


" 내, 내가 뭘~? 난 그냥 어제 꾼 꿈 얘길 잘못 말, 읍... "


" ....그거, 무슨 꿈이었는데? "


" 그건 포피파노 히미츠...? 아하하... 비밀!! "


" 말 해. "


(도리도리)


" 말 해 바보야!!!!! "


" 싫어!! 절대 말 못하는걸!! 애초에 난 잘못 없어! 먼저 보여달라고 한 건 아리사였... 헉, "


" 너, 너 그럼 다 기억한단 말이야...?


" 아리사는 정말 오늘 무슨 소릴 하는 걸까, 아하하... "


얼굴이 빨갛다 못해 파랗게 질린 아리사는 카스미의 어깨를 쥐고 흔들어.


" 어디까지! 어디까지 기억하는데!! 말하기 전까지 안 놔줘!! "


" 아, 아아팟!! 알았어! 알았어! 말 할게 아리사! 최근 2주 동안 꿨던 꿈 전부!! "


" ...가슴까지? "


" 가슴까지. "


소중한 검은 스타킹 올이 나가는 것도 신경 못 쓴 채, 아리사는 그만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 아, 아리사...? 난 괜찮으니까... 오히려 같은 꿈을 꾸다니, 키라키라 도키도키해! 우리 이거, 다음 신곡의 가사 주제로 어떨까? 얼굴 좀 들어봐, 아리사... 으엑!? "


같이 바닥에 앉아서, 고개를 숙여서 아리사의 얼굴을 들여다 본 카스미는 깜짝 놀라. 아리사가 얼굴이 빨개져서는 훌쩍이고 있는 거야.


" 흐윽, 흑... 나, 나 몰라 이제!!! 카스미 너 이제 무조건 새벽에 자!! 난 초저녁에 잘 테니까!! "


" 아아-!! 아리사~!! 기다려, 같이 가~!! "


이후 불행인지 다행인지, 카스미와 아리사의 키라도키 자각몽은 더 이상 없었다고 합니다. 끝!


*


소재 줘서 고마워!! 뭔가 댓글에 써 준 소재랑은 좀 달라진 것 같다... 재미없어서 미안합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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