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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윽고 네가 된다 -사에키 사야카에 대하여- 4화

톱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4 13:06:54
조회 855 추천 25 댓글 5
														

이윽고 네가 된다 링크


1화 : https://m.dcinside.com/board/lilyfever/483642


2화: https://m.dcinside.com/board/lilyfever/483680


3화: https://m.dcinside.com/board/lilyfever/48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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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원은 약간 곤란한 얼굴을 하며 수영장을 흘겨보았다. 아직 잔잔하게 흔들리는 수면에는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야 평영으로 자유형을 이길수 있을리가 없다.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오늘은 1등이니까.

 그 말이 듣고싶어서 까치발을 하고서 앞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기왕 한다면 어떤 것이던 앞에 서고싶다. 누군가가 내 앞에 서는 것은 거의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여름이 시작되기도 하였고, 덥기도 하고, 학교에서 점심시간은 거의 교실안에서 얌전히 지내고있다. 방과후는 거의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기 때문에 비어있는 시간을 공부에 쓰고 싶었다. 친구들도 이제는 같이 놀자고 하는일도 없다. 그게 아쉽지는 않다.

 어느쪽을 우선시 해야하는지는 명확했다.

 오늘은 노트를 뒤집고 같은 한자를 써 내려간다.

 “사에키 사야카 (佐伯沙弥香)”

 내 이름이다. 초등학교 수업에서는 아직 배우지 않은 한자였다. 그래서 따로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언제까지 히라가나로만 쓰면 어린애 같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뒤쳐진 느낌이 든다. 쓰는법을 찾아버니, 어려운 한자는 아니었다.

 단지 기호를 써 내려가는 느낌이들고, 아직 내 이름이라는 실감이 없다.

 익숙해 질 때까지 연습하고 있으니, 처음 편해진 글자는 에키(伯)였다. 카(香)가 위아래의 밸런스를 잡기가 가장 어렵다. 신경쓰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글자가 커진다. 다음에 한자학원에 갈 때는 붓으로도 이름쓰는 연습을 해 보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형태를 알고나니, 다음은 의미를 찾아본다.

 하나를 공부하고, 그것이 다른 지식으로 연결된다. 매일이 그 반복이었다.

 공부할 것은 얼마든지 있었다.

 오늘은 학교가 끝나고 피아노를 배운다. 개인레슨을 집에서 하고있는 선생님에게서 수업을 받기 때문에, 수영과는 다르게 경쟁할 상대는 없다. 배우고있는 덕에 학교의 음악수업에서 악보를 읽을수 있었다. 피아노가 실생활에서 가장 쓸모 있는 것 같다. 솔직히 생화는 학교에서 써먹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중학생이되고, 고등학생이되고, 어른이 되어서.

 그 때에 후회하지 않도록, 나는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연습을 끝내고 노트를 덮으니, 그게 맞춘듯이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나무들이 정원에 자라있는 집보다 소리는 더 멀리서 들려온다. 귀를 기울여보니, 운동장에서 놀고있는 아이들의 소리가 더 크다는게 느껴진다. 교실도 씨끄럽고, 조용한건 나 뿐이다.

 공부한다고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른아이들보다 한걸음 앞서 갈 수 있을까.

 주위가 씨끄러운 중에, 내 이름을 중얼거린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름은 아직 히라가나였다.


 그 날은 조금 늦어져서, 중간부터 달려서 왔다.

 여름의 태양은 비처럼 살갗을 타고 내려, 그 뒤를 쫒듯이 땀이 흘러내린다. 숨을 몰아쉬며 달려가니, 땅의 단단함을 평소보다 더 느끼게 되었다.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있으니, 왠일인지 고양이가 내 다리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도망치지 않기에 놀아주고 있다보니 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다. 고양이가 귀여웠으니 됐다고 달려나가기 전까지는 만족하고 있었다. 땀이 흘러 내리기 시작할때쯤, 만족감은 절반정도가 사라져 있었다.

 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이 기분나쁘다고 생각하며 수영교실이 있는 건물에 도착했다. 계단을 올라가니, 나도 모르게 멈춰서고 말았다. 건물의 입구에 그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오른쪽에 놓여진 우산꽂이에 놓여진 우산을 뽑았다가는 돌려놓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오늘도 란도셀을 메고 있었다.

 “아, 사에키”

 녹색의 우산을 뽑아 든 채로 머리를 든다. 뒤를 돌아보고 날씨를 확인하고서는 고개를 기울였다.

 “뭐 하는거야?”

 “날씨는 좋은데 많이 있구나 싶어서”

 “…그렇네”

 확실히 그렇다고 생각했다. 10개 정도가 놓여 있었다. 색도 화려하게 섞여있고 아이들이 잊어버리고 간 우산인 걸까. 여자아이는 우산을 돌려놓고 내 앞으로 온다.

 “오늘은 땀 많이 흘리네. 늦을것 같아서 달려 온거야?”

 나를 훑어보며 여자아이가 말했다.

 “그런데”

 “헤~ 으-음”

 얼굴을 가져다 대는것 같더니, 뒤로 물러서서는 관찰한다.

 왜 그러는지 불쾌한 표정을 하니, 여자아이가 말했다.

 “사에키가 달리는 모습은 본적이 없어서 상상이안돼”

 “그래?”

 “사에키는 아가씨라는 느낌이잖아”

 그 느낌은 아마 틀리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으면 부정하고 싶어진다. 왜일까. 내 자신이 쌓아올린것 이외에 태어난 환경을 평가받는건 그다지 기쁘지 않기때문일까.

 여자아이는 자연스럽게 옆으로 다가온다. 눈을 가늘게뜨고, 째려보듯이 흘겨보았다.

 “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어?”

 “없어. 그냥 같이 가고 싶어서.”

 바로 앞을 가르키며, 자동문을 통과한다. 찬 기운이 얼굴을 때리듯이 다가왔다.

 접수 카운터에 항상 하던것처럼 카드와 열쇠를 교환한다. 여자아이가 번호를 보고는 웃었다.

 “사물함 바로옆이네”

 대답을 하는 대신 눈을 흘겼다. 유리 넘어로 보이는 수영장이 평소보다 멀게 느껴졌다.

 “어라, 싫어하는것같아”

 여자아이가 지적해온다. “아니야”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니, “으-음”이라고 여자아이가 고민하는듯한 행동을 한다. 그대로 같이 걸어가서, 탈의실 사물함까지 도착하니 여자아이가 명랑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전부터 혹시나 하고 생각했던건데”

 “뭔데?”

 “사에키는 나 싫어해?”

 또 직구를 던지며 묻기 힘든 걸 간단히 물어온다.

 그런건 분위기로 느껴야 하는거라고 생각하는데.

 일단, 혹시나는 필요없다.

 “솔직하게 말하는게 좋아?”

 여자아이가 쓴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말하면 대담한거나 마찬가지않아”

 “그렇지”

 그럴 셈으로 물어본거니까 당연하다.

 “충격이야”

 여자아이가 사물함에 머리를 대고서 알기쉽게 낙담한다. 그래도 평소에도 저런식으로 장난을 치기때문에 진심인것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런걸 본인은 알고 있는걸까.

 그것에 신경쓰지않고 사물함을열고, 가방에서 수영복과 수영모, 수경을 꺼낸다.

 “어떤 점이 싫어?”

 여자아이는 갈아입지도 않고 질문 해 온다. 눈이 단단하고 날카로워서, 평소보다는 진지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어졌다.

 “그런거 들어서 어쩌게?”

 “고칠 수 있으면 고쳐보게”

 살짝 웃는다. 저런 점이다.

 “불성실한점”

 “아 그건가-“

 여자아이가 웃음을 거둔다.

 “그야 방해 되잖아? 주위사람들은 재대로 하려고 하는데 놀고 있으니까”

 이참에 전부 말 해 버린다. 여자아이는 그 말을 듣고 처음은 놀란 듯 하더니, 바로 익숙해 진것인지 표정이 바뀐다. 눈은 갈 곳을 잃고 헤메고 있지만,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말한다.

 “그런건가”

 “그런거야”

 “흐음…. 난 주위는 별로 신경쓰지 않으니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어째서 나에게 미움받고 있는지를 신경쓰는걸까.

 “좋아” 라고 중얼거린 뒤, 여자아이는 사물함을 열었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빨리 갈아입고 먼저 탈의실을 나섰다.

 탈의실을 나서기 전에 돌아보니, 여자아이는 입을 앙다물고 묵묵히 옷을 벗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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