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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윽고 네가 된다 - 사에키 사야카에 대하여 - 6화

톱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8 21:10:40
조회 771 추천 2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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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https://m.dcinside.com/board/lilyfever/48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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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가지 않는건 일요일 뿐이었다. 그것도 지금은 배우고 싶은것이 없기때문이고, 앞으로 늘어날지도 모른다. 숙제를 끝내고 복도에서 울음소리가 나기에 방을 나섰다.

 황갈색고양이가 복도를 유유히 걷고 있었다. 흔들리는 꼬리에 나도 모르게 끌려가서, 다가가려고하니 고양이가 갑자기 돌아보았다. 나는 양손을 움직이며 “안녕” 이라고 인사를한다. 고양이는 잠시 올려보고는 다시 앞으로 돌아선다.

 그리고는 달려나가기에, 나도모르게 쫒아간다. 복도를 달리면 혼나지만, 숙제가 끝났다는 해방감에 조금 들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고양이는 복도에서 벗어나, 작은 틈으로 정원으로 빠져나가려는 듯 했다. 집에는 그럴만한 공간도 없는데, 고양이는 이런저런 샛길을 알고있었다.

 뒤를 쫒아 구두를 신고 밖으로 나서니 바로 고양이가 보였다.

 “어라?”

 찾았다고 생각했더니 흑백색 고양이었다. 황갈색 고양이와 어느새 바뀐건지, 나도 경쾌하게 정원을 달려간다. 저것도 좋다고 생각하며 움직이는것을 쫒아가니, 나까지 고양이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무 사이를 빠져나가니 할머니와 마주쳤다. 할머니는 혼자 정원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양이가 온 것을 알고 무릎을 굽혀, 고양이를 부르는 것 처럼 팔을 열었다. 고양이는 그에 대답하는 것 처럼 팔 안쪽으로 가볍게 들어갔다. 고양이를 안아 올린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할머니는 내가 봤을때 키가 큰 편이었다. 허리를 항상 곧게 펴고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눈매는 조금 날카롭고, 다른 사람에게 틈을 보이지 않으려고 신경쓰는 것 같았다.

 “꽤 익숙해진 것 같네”

 “도망쳤는데”

 “네가 고양이에 익숙해진거야”

 할머니의 목소리는 연륜도 있고 배에 힘이 들어가 있어서 듣기쉽다.

 그럴지도 모른다. 집에 오기 전까지는 고양이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가까이에서 보고, 만져서 생기는 감정도 있다. 고양이는 손을 내미니 흥 하고 고개를 돌린다. 얼마 전에는 같이 놀았었는데, 고양이의 기분은 알 수가 없다.

 “학원은?”

 “오늘은 없어”

 왠일이니 하고 할머니가 말한다. 고양이가 품 안에서 나를 바라본다.

 나도 고양이를 바라보니, 잠시동안 그대로 있어준다.

 그늘이긴 하지만 거짓말로라도 시원하다고는 할 수 없다.

 매미소리가 빗방울처럼 나무 사이를 흘러내린다. 매미소리는 매우크지만, 할머니는 신경쓰는것 같지 않다. 할머니의 눈동자에 녹색이 비친다.

 “친구랑 놀지그러니?”

 “숙제 하느라”

 “너무 착해”

 할머니는 입을 조금 비튼다. 얼굴에 주름이 조금 늘어난다.

 “자랑스러워 할 만 하지”

 “누가?”

 “아빠랑 엄마”

 아빠에서 고양이의 오른발을 올리고, 엄마에서 왼쪽 다리를 들어올린다.

 고양이는 앞다리를 움직이며 불만이라는듯이 운다.

 “들은적 없는데”

 “직접 말하는건 창피하잖아”

 할머니는 흥미 없다는듯이 말했다. 그런가 하고 생각하며 듣는쪽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본다.

 같은반 친구들가 가장 좋은 친구라는 소리를 하면 얼굴이 빨갛게 될 것 같다.

 그걸 말한 나도, 들은쪽도.

 그렇구나.

 “그럴것같아”

 “…이해가 빠른네”

 할머니가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폭포같은 매미소리때문에 닿지않는다.

 “그래도 이해가 빠르단건 겁쟁이가 된다는 거야”

 또 무언가 말한다. 그것이 누구에게 말하는건지는 확실하지않다.

 평일은 고양이처럼 나도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봐주시는 경우가 많다. 할아버지는 부드럽고, 할머니는 날카롭다. 어린 마음에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할머니의 날카로움은 다른 사람을 향해있지 않았다.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얇고 각이 서 있는 듯한… 그런 인상이 든다.

 나는 그것을 어른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랑 놀러 가지는 않는거야?”

 “그거 아까 말했어”

 “가지 않더라도 대리고 오거나… 너는 친구 거의 대려오지 않으니까. 조금 생각하게 돼는거야”

 그치, 할머니가 고양이에게 말을 건낸다. 고양이는 흥미가 없는지 나무 사이를 째려보고 있다. 가끔씩 날개를 움직이는 매미를 눈으로 쫒고 있는걸 지도 모른다. 이 고양이에게도 친구는 있는걸까.

 나는 친구가 없지는않다.

 할머니의 걱정은 친구와 놀지 않으면 어린애답지 않다던가 그런 느낌인걸까.

 어린애답지 않고 빨리 어른이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을지도 모른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 가느라 바쁜걸”

 학교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학원에 도 친구는 있고.

 얼마 전에 생긴 친구가 파앗하고 마음의 수영장에서 떠오른다. 조금 욱했다.

 “내가 추천한 것도 있지만… 뭔가를 배우는게 그렇게 재미있니?”

 할머니가 신기한 것을 보듯이 나에게 물어온다. 나는 조금 생각하고, “응” 이라고 긍정한다.

 “이것 저것 배우면 알기 쉽고 성장했다는 느낌이들어서”

 “흐음. 흠. 흠.”

 할머니는 한번 담담하게 숨을 뱉고서는 작게 끄덕인다.

 “뭐어, 아무튼 착하네”

 이상하게 칭찬받았다.

 “나는 뭔가를 오래 하지못했어.”

 “어?”

 “아 여기있네”

 할아버지가 우리를 보고선 다가온다. 그 품에는 할머니같이 고양이가 있었다.

 “개구쟁이 라니깐. 쫒아 가는것 만으로 1년달릴걸 다 달린 기분이야”

 정확히 말하자면 고양이를 발견하고 다가온것 같았다. 고양이를 계속 쫒아 온 것인지, 숨이 흐트러져 있었다. 품에 안겨있는 황갈색 고양이는 평온한 표정으로 나를보더니, 입을 앙다물었다.

 “뭐 하고있었어?”

 “눈에 보여서 그만”

 할머니가 혼내듯이 말하자, 할아버지가 웃었다. 실질적으로 고양이를 돌보는건 이 둘이다. 도우미 분들은 집과 사람은 도와주지만 고양이는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가끔씩 밥을 준비해주는걸 보지만, 업무대상이 아닌거겠지.

 할아버지가 본인이 쓰고 있던 하얀 모자를 나의 머리에 씌운다.

 “밖에 나갈땐 모자를 쓰는게 좋아”

 모자를 가볍게 누르며 할아버지를 올려보았다. 할아버지와 고양이가 나를 동그란 눈으로 내려다본다.

 “정원이던  도로던 밖이라는건 똑같아”

 “네”

내 말투나 대답은 그때 그때 달라진다. 상대의 연륜을 느끼면 딱닥하게 굳어지는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슨 이야기 했었어?”

할아버지가 물어온다. 나는 할머니와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우리 손녀가 착하다는 이야기”

 “매번 하던 이야기잖아”

 할아버지가 숨을 내뱉는다. 고양이는 하반신을 흔들며 더운 공기에 저항하고 있었다.

 당사자는 듣기 부끄러운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몸을 수그리고 조금 부끄러워 하는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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