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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연금술과 영혼의 점심앱에서 작성

무명(nona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8 23: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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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미 짱이랑 아리사 짱... 역시 걱정되네... 괜찮을까...?"


아리사 짱이 감기에 걸려서 카스미 짱이 간병하느라 두 사람 모두 못 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 후로도 두 사람 모두 전화를 받지 않고......


"너무 걱정하지 마, 리미링. 아까 아리사네 할머니께 연락드렸는데, 두 사람 모두 사이좋게 자고 있다고 하셨어."

"그렇구나... 다행이다......"

"내일부터는 계란말이 먹을 수 있겠다. 아니, 두 사람 다 감기 걸려버릴까?"

"응?"

"두 사람 모두, 이런 거 저런 거 할 것 같던데."

"흐에? 이런 거 저런 거 할 것 같았다니...?"


호, 혹시... 그 두 사람이...


"아하하, 카스미라면 아리사가 감기에 걸렸어도 거침없이 달려들다가 감기 옮을 법도 하지... 이따가 저녁에 전화해보고서 진짜 걸렸으면 팀을 나눠서 병문안 가주기로 할까?"

"으, 응! 병문안... 가주는 게 좋겠지... 물론 두 사람 다 건강해서 같이 학교에 와주는 게 제일 좋겠지만..."

"카스미네에 병문안 가면 아리사도 데려가자."

"...카스미가 감기 걸리고서 아리사가 나으면 말이지?"

"조, 좋은 생각이야, 오타에 짱... 혹시 그렇게 된다면 아리사 짱도 분명 죄책감을 느낄 것 같으니까..."


내 말에 사아야 짱이 말했다.


"내일은 빵도 좀 챙겨서 가보기로 할까. 준이나 사나가 아프면 빵을 만들어줬는데."


어? 아플 때에 빵을...?


"아, 리미링, 그리고보니 어제도 그렇고, 아침에도 초코소라빵 못 사갔지? 챙겨왔는데, 먹을래?"

"초코소라빵♡"


무의식적으로 사아야 짱에게 다가가 껴안아버렸다.


"흐엣!? 미, 미안해! 사아야 짱... 그, 무의식적으로 달려들어버렸어......"

"리, 리미링이 초코소라빵을 좋아하는 건 잘 아니까... 그, 그렇지? 오타에?"

"난 그만큼 토끼들을 좋아해."

"오, 오타에 짱은 토끼을 엄청 좋아하지..."

"그, 그래, 그만큼 리미링이 초코소라빵을 좋아한다는 건 잘 알지."


고개를 숙이고 점점 뜨거워지는 머리를 손으로 식혔다. 그러다가 열기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아서 시계를 봤다.


"하앗!? 시, 시간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점심시간 끝나버리면 큰일이네."

"아, 맞다. 리미링, 여기. 초코소라빵."

"고, 고마워... 사아야 짱......"


큰일날 뻔했어... 사아야 짱이 초코소라빵을 챙겨와주지 않았다면...... 오늘은 점심시간이 마지막 시간이 되었을지도 몰라...


"그럼, 잘 먹겠습니다..."

"리미링은 언제나 초코소라빵을 맛있게 먹어주네. 빵집 장녀로서 정말 보람찬 기분이 들어."

"우뮤우뮤... 흐뮤... 하지만 사아야 짱네 초코소라빵은 언제나 맛있는걸!"


덕분에 언제나 먹어야 한다고는 해도, 항상 즐겁게 먹고 있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초코소라빵을 먹는 리미를 보고 있으면, 토끼들에게 당근을 주고 싶어져."

"나 혹시... 초코소라빵을 먹을 때에 당근을 먹는 옷짱과 비슷한 걸까...?"

"응."


그렇구나... 토끼들은 귀엽기도 하고, 오타에 짱은  토끼들을 아껴주니까 좋은 의미로 해준 말이겠지...?


"고마워, 오타에 짱..."

"언제나 고마워."

"오타에도 리미링도 소중한 친구면서 멤버니까, 나도 언제나 고마워하고 있어. 물론 카스미와 아리사도."

"그건 그렇지만, 스스로를 좀 더 아끼는 건 어떻니?"


오...타에 짱...?


목소리는 오타에 짱의 목소리가 맞았지만, 그 말투는 평소와는 다른 무언가가... 일반인과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지는 말투였다.


...오타에 짱은 원래 일반인과 달랐, 아니, 조금 독특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응? 오타에, 방금 뭐라고...?"

"......치사토 선배를 따라해봤어."

"그, 그랬구나... 나도 저번에 몇 번 란 짱을 따라했으니까, 오타에 짱도 그런 비슷한 거지...?"

"사아야는 누군가 따라할 줄 알아?"

"응? 어, 나? 해본 적은 없는데... 으음...... 아까 오타에가 치사토 선배를 따라했으니까, 나는..."


사아야 짱은, 팔을 몇 번 이리저리 뻗어보고는 카오루 씨 특유의 자세를 취하며 입을 열었다.


"아아... 덧없구나......"


......조금 어색하지 않아?


내 생각이 표정에 드러났는지, 사아야 짱이 웃으면서도 얼굴을 붉혔다.


"미안, 미안, 역시 어렵네~ 난 이런 거 절대 안 할게......."

"아, 아냐! 그, 조금 부족한 부분은 있었지만......


나쁘지 않아."

"푸... 푸흡... 리미링, 위로해주는 것처럼 말하다가 그렇게 갑자기 그런...... 흡..."

"아, 저번에 그것도 들어봤어."


오타에 짱이 눈을 눈을 잠시 감고는 가늘게 뜨며 말했다.


"설교가 필요한 걸까...?"

"아아, 그것도 나쁘지 않아..."

"푸흡...... 두 사람 모두 그게 무슨 대화야......"

"흐에...? 그, 그런가? 그래도......


ㅁ, 뭐어... 이런 것도... 괜찮지 않아?"

"아하하, 그건 처음 듣는 건데, 이런 식으로 대화하는 것도 재미있네. 나도 조금 연습해올까?"

"여, 연습까지...?"

"으음, 카스미한테 전화를 걸고 아리사한테 들려주고 싶어."

"재미있을 것 같네, 아리사가 들으면 엄청 당황하지 않을까? 특히 오타에가 치사토 선배를 따라하는 부분에서."

"그렇...겠지?"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네. 아리사 짱도, 카스미 짱도, 분명 솔직하고 멋진 반응을 보여줄 테니까...


"나도 조금 연습해보기로 할까, 아리사가 당황하도록."

"사아야 짱은... 아리사 짱에게는 왠지 장난스럽기도 하지...?"


물론, 사아야 짱이 생각이 있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고는 생각해... 그렇지만... 그렇지만......


"혹시 그쪽이 사아야 짱에게 편하다면, 나한테도 그렇게 해주지 않을래...?"

"응? 아아, 그, 아리사한테 하는 것처럼?"

"으응...... 너무 당황하지 않는 연습을 하고 싶기도 하고, 사아야 짱이 조금 더 편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는걸......"

"흐음~ 리미링이 보기에는 지금까지의 내 태도가 불편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졌구나...?"

"흐에!? 그, 그런 건...... 그냥 사아야 짱이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 가져줬으면... 조금이라도 언니같은 위치에서 우리를 챙겨주기보다 자신을 더 생각해줬으면... 그런 마음에서 했던 얘기였는데......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해..."


눈물이 조금씩 눈가에 맺혔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사아야 짱의 표정이 흔들리다가 당황하는 기색을 띄었다.


"아, 아냐! 그, 아까 그 말은 장난이었어. 리미링이 날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한 말이라는 건 알고있어. 리미링이 얼마나 상냥한데. 그러니까, 고마워. 가끔은 짓궂은 일을 할지도 모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해."

"응...... 나도, 잘 부탁해... 사아야 짱."


사아야 짱과 손을 맞잡고, 눈을 마주친 뒤 함께 웃었다.


"이쪽의 두 사람도, 해피엔딩이 될 수 있겠네. 다행이야."

"오타에...?"

"오타에... 짱......?"

"으음,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교실로 들어가자."

"아... 시간이 이렇게나 됐네... 가자, 리미링."


......아까 내 말은, 엄청 이기적이었을까?


"리미링...?"


사아야 짱이 내게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사아야 짱의 모습을 보고 싶고, 사아야 짱이 나를 편하게 생각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까처럼 부탁을 해놓고,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어어...... 저기, 리미링?"

"오타에 짱, 먼저 들어가줄래...?"

"...선생님께 늦을 거라고 얘기해드릴게."


오타에 짱...... 뭔가 알고있는 거야? 아니면 감...?


"응? 오타에, 그게 무슨......"

"리미한테 들어줘."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마워, 오타에 짱."


오타에 짱은, 내게 슬며시 웃어주고는 건물로 들어갔다.


"리미링... 혹시 할 얘기라도 있어...?"

"나 말이지... 여태까지 아무한테도 얘기하지 못한 비밀이 있어."


선생님께도, 친구들에게도, 가족들과 포피파 멤버들에게도... 얘기하지 못한, 작지만 작지 않은 비밀.


"응? 비밀이라니......?"

"사아야 짱, 놀라거나 피하지 말고 잠시 가만히 기다려줘."

"...알았어. 리미링의 얘기대로, 가만히 있을게."


...고마워, 사아야 짱.


눈을 감았다.  그 후 온몸에 힘을 빼고, 크게 숨을 들이마쉰 뒤, 그대로 크게 내뱉었다.


"리, 리미링...!?"

'지금은... 안 보이지, 사아야 짱...?'


지금은, 더 이상 실체화하지 않았으니까...


"여기에... 있어...?"

'응...... 난, 여기에 있어...'

"그럼 리미링은... 설마......"

'유령...이야.'

"......그렇구나, 그럼 초코소라빵을 언제나 먹던 건,"


그건, 부끄러운 얘기지만...


'내가 생전에 제일 좋아하던 음식이 초코소라빵이라서... 그런 거야. 나같은 몇몇 유령은, 진짜 사람처럼 실체화를 해서 지낼 수 있지만, 실체화를 유지하려면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음식을 꾸준히 먹어야 하거든...'

"역시, 그런 거였구나... 어...!"

'응? 무슨 일이야?'

"리미링이 거의 매일 빵을 사먹기 시작했던 건, 벌써 4년 전인데...... 그때부터 유령이었던 거야...?"

'아, 아니... 그, 내가 유령이 된 건 3년 전인데...... 그래도 기억해주고 있었구나......'

"다른 누구도 아니고, 리미링이니까... 기억하고 있어."


......기뻐.


"아, 리미링, 혹시 유령이라면... 몸은 어떻게 된 거야...?"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사실 몸이 데이터처럼 영혼 속에 남아있어. 음식을 먹고 에너지가 생기면 그 에너지로 다시 몸을 만들어내서 유지하는 거야...'

"그럼 더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만약 몸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무언가를 만들어서 대체할 수 있을까?"

'응...? 아, 아니, 그건 무리일 것 같은데......'

"그럼 초코소라빵에 특별한 조치를 취해서 그 에너지를 늘리는 건 안 될까...?"

'무리해서 방법을 찾아주지 않아도 괜찮아, 사아야 짱... 유령에게 그런 일을 해줄 방법은 중세의 연금술 서적에나 나올 정도라서...'

"연금술...?"


사아야 짱의 눈빛이, 갑자기 달라졌다.


"중세의 연금술 서적에는, 있어...?"

'응...? 으, 으응... 저번에 다른 유령 분께 들었어... 옛날에는 유령들이 조금 더 오래 실체화할 수 있게... 그, 연금술사라고 해야 할까...? 마녀 분들께 약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곤 했다고 해. 그래서 중세 이후로 만들어진 마녀들의 기본 교습서 정도의 서적에는 유령을 위한 약이 나와있대.'

"......그래, 기억이 나. 전에 본 적이 있었어......"

'사아야 짱...?'

"미안해, 리미링. 나도 비밀이 있었어."

'응...?'


사아야 짱도...?


"전에, 엄마가 아프셨을 때에... 난 아무것도 못했어."

'......그건, 사아야 짱에겐 잘못이 없는걸.'

"고마워, 리미링. 그렇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원망스럽고 한심했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화가 났어."


사아야 짱의 표정이, 잠시 그 때의 감정을 다시 담은듯이 구겨져갔다.


"그래서,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봤어. 각종 의료 지식부터 온갖 신비한 것들까지. 그러다가 우연히, 아까 리미링이 말했던... 마녀들의 책을 얻었어."

'사아야 짱이...... 마녀의 책을...?'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지만, 뭐라도 할 수 있고 싶었던 마음에 그 책에 나온 약들을 먹어가며 실험해봤어."

'흐에!? 그 약들을 먹어가며!?'


급하게 실체화를 하고는 사아야 짱 앞으로 다가갔다.


"혹시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없었어? 신체적으로 문제가 생긴 건...? 문제가 있었다면..."

"괜찮아, 리미링. 대부분은 문제가 없었고, 생겼던 문제도 이미 다 해결했어."

"그랬구나... 다행이다아......"

"그것보다, 리미링."

"응...?"

"유령인 리미링을 위해 초코소라빵에 넣을 약...... 내가 준비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아...... 정말...?"

"응, 당연하지."

"정말이야...? 정말? 정말...?"

"응. 정말. 내가 계속... 해줄게. 몇 달... 아니, 얼마든지 먹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로 언제까지나... 내가 약을, 그리고 빵을 만들어줄게."

"흑... 흐으...... 사아...야... 짱......"

"울지 말아줘, 리미링. 리미링이 웃어줬으면 좋겠어."

"응...... 정말 고마워, 사아야 짱......"


언젠가, 내 몸을 완전히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면... 사아야 짱의 앞에 설 수 있게 된다면... 그 때는 진심으로 고백할게......


나를 포함한 어느 누구에게도 친절하고 상냥한, 그리고 어른스러운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나이에 맞는 모습도 매력적인, 그런 사아야 짱을...... 나는 엄청 존경하고, 좋아하고, 그리고... 사랑하고 있다고.











짠! 저번의 도깨비X뱀파이어 카스아리에 이은 마녀X유령 사야리미!

......분량도 짧고, 재미도 없고, 잘 못 쓴 주제에 시간까지 오래 걸려서 미안.



여기서 리미링은 유령인데, 이쪽의 유령은 '죽었을 때에 낮은 확률로 바로 저승로 가지 못하여 남은 영혼'이라는 설정으로 생각하고 있엉.

유령 중에서도 일부는 생전의 신체를 만들어내는 '실체화'를 할 수 있는데, 이걸 유지하려면 생전에 가장 좋아하던 음식을 먹어야 해. 먹은 지 이틀이 지나면 실체화가 강제로 풀려버려. 참고로 이렇게 되어도, 1시간에 1분 정도 실체화가 가능한 시간이 충전이 되는 설정.

근데 실체화가 가능한 건 어디까지나 일부라서, 대부분은 그냥 이런저런 의식(제사 등)으로 성불하기 마련. 근데 리미링은 매일 초코소라빵을 먹고 살아있는 척 살아와서 제사를 안했고, 그래서 성불 안 했음.

저번 아리사 유령 글과는 다르게 1년이 지난다고 자연성불같은 건 없음. 그게 좋을지 안 좋을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사~야는 마녀야. 이쪽의 마녀는 고대에 발달한 온갖 마술들 중에 유일하게 중세까지 남아서 영향력을 끼친 연금술에 기반을 두었으나 근대에 맥이 끊겨 도시전설이나 책으로만 남은, 그러나 그런 서적으로 일부 남아있는 서양계 마녀와 무당, 의술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어찌어찌 계속 이어져온 동양계 마녀로 구분돼.

서양계 마녀는 주로 약을 만들고, 동양계 마녀는 약도 만들지만, 침술을 비롯한 각종 의술에 섞는 방식을 많이 사용해. 사~야는 약을 주로 만드는 서양계 마녀임. 손님이나 지인이 아프면 빵에 몰래 약을 섞어서 만들어줌.




......내가 적어놓고 내가 뭐라는 건지 모르겠어.






다음 이야기는 오타에가 이 모든 일들을 굽어살피고 애들을 생각하는 짧은 이야기가 될 거 같음.



그럼,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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