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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모카리사가 슬픈소설모바일에서 작성

미타케란여신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06 09:31:38
조회 917 추천 21 댓글 4
														
"편히 들어와. 부모님은 오늘 안 계시니까"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차는 어떤 걸로 하겠어?"
"역시 커피일까요. 물론 블랙으로요"

대강 이런 대화가 오갔을 것이다. 란과 유키나가 사이좋게 손을 잡고 ㅡ 처음 보는 광경이라 리사와 모카는 조금 충격을 받았었다 ㅡ 유키나의 집에 들어간 지 오 분 째. 리사와 모카는 아직도 죄 지은 사람처럼 창문가에 웅크려 숨어 있다.

같이 알바를 하는 사이이지만, 둘은 서로의 속깊은 부분들에는 문외한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말해주는 것보다 서로의 소꿉친구에 대해 말하는 사이였고, 오늘도 소꿉친구 이야기로 대화의 물꼬가 텄던 터였다.


"신기하네~ 유키나도 오늘 약속이 있다고 했는데~"
"호오~ 데이트 각일까요~"
유키나와 란이 사귀는 건 지난번 사건으로 모두에게 들통나버렸던지라, 방금 모카의 말은 전혀 놀랍거나 충격적인 말은 아니었다. 아니었어야 했다. 그렇지만 리사는 마음 한켠에서 찌릿ㅡ한 감정을 느꼈고 평소답지 않게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게 재밌었던지 모카는 한술 더 떠서

"미행ㅡ이라도 해볼까요~ 파파라치~ 두 보컬의~스캔들 같은 거?"
"모카는 좀 더 둘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게 어떨까"
"그치만 리사 씨~ 리사 씨도 궁금하잖아요~"
"그..그렇지; 하지만 유키나. 어디 간다고는 말 안 했는걸..."
"그걸 맞추는 게~ 재미있는 거라고요"


그렇게 현재. 리사의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ㅡ 창문을 열어 두고 빈둥거리다가 ㅡ 둘은 소꿉친구들이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는 걸 보게 되었던 것이다.
"모카 짱. 백 점~"
"아하하.. 기뻐하는 타이밍. 늦잖아"
"상으로 키스ㅡ 주세요"
"으ㅡ응?"
리사는 당황한 목소리로 모카에게 되묻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자신의 가슴에 올라오는 모카짱의 하얗지만. 투박한 손가락.

"모카짱.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다구요? 리사상한테 받고 싶은 상~ 잔뜩 생각해뒀는데~"
"모카;; 너무 갑작스러워... 이럴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구!"
"거짓말"

리사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리사는 입술을 깨문다. 둘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서로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이니까.

같은 처지란 건 참 치사한 설정이네...리사는 생각한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도 모르게, 어느새 둘은 속옷 차림인 채로 침대에 누워서 서로를 괴롭히고 있다.

"리사 상. 좋아...좋아해요"
"응 모카. 나도 모카가 좋아"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모카의 손가락에 조금 힘이 실린다. 아파...  하지만 리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리사 씨. 집중 해주라요~"
"....."

모카가 허벅지를 꼬집는다. 리사는 으읏 하고 예쁘게 신음을 흘리지만 시선은 그대로 창 쪽을 향한다.모카는 조금 더 거칠게 리사를 밀어붙인다. 하지만 리사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힘없고..작고...

"리사 씨. 좋으면 안 참아도 괜찮은데~"
"하읏..하지만 모카... 밖에 다 들릴 것 같은걸"
"창문을 닫으면~ 오케이 잖아요?"

리사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아니! 닫지 말아줘"

모카의 애무에도 흔들리지 않던 리사의 목소리는 조금 갈라진 채로

"조금 더워?..더우니까?"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늘어놓는다.

"이 겨울에요?"
"으..응. 창문 열고 있자..응? 닫지 마..."

리사는 눈을 내리깔아 시선을 피한 채로 애원하듯 말한다.

"잔뜩..만지게 해줄 테니까. 응? 모카"

애원하는 목소리가 굉장히 귀여운 사람이네. 모카는 생각한다. 어쩐지 더 괴롭히고 싶어지는 사람.

"리사 씨~ 정말 리사씨답다고 해야할지~"
"응?"
"모카짱도 조금 더우니까~일단은 열어두는걸로?"

리사는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모카는 그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가슴 한편에서 화가 난다. 그리고 그건 리사 상에 대한 화가 아니라...



ㅡㅡㅡㅡㅡ

조금 싸우는 소리가 들린 듯도 하다. 둘은 서로를 만지던 손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운다.의미 없는 쓰다듬이 이어지고, 모카와 리사는 파들파들 떨면서 주변이 잠잠해지길 기다린다.
더 이상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어서야 다시 애무를 시작하는 둘.
손가락에 걸리는 서로의 살이 어쩐지 차다.


리사가 몸을 한 번 떨고 나서야 모카는 리사를 놓아준다.

리사는 어째서인지 모카의 시선을 피한 채로 옆으로 돌아누워 파들파들 떤다. 군살없이 하얗고 매끈한 리사의 등이... 어깨가 불규칙적으로 떨리고 있다.

역시 겨울에 창문을 열어 둔 건, 조금 무모한 생각이었으려나.
모카는 일단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창 밖엔 달이 밝다. 별도 밝긴 한데 어쩐지 슬픈 빛이 감돌아 모카의 마음엔 들지 않는다. 별과 별은 가까워 보이지만.. 실은 멀리 있지. 여기서는 무지 가까워보이는 두 별도 몇 광년 ㅡ 사실 천재 모카짱도 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ㅡ 떨어져 있다고 한다. 그래도 모카는 그 중 그나마 제일 가까워보이는 별에 모카짱, 리사상. 하고 이름을 붙여 본다.


밤은 깊었고, 리사의 흐느끼는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된 후에, 모카는 나지막이 말한다.
"이제 추우니 창문 닫을까요?"
"응..춥네..."

초겨울이지만... 추운 밤이었다. 일기예보의 기온은 믿을 게 못 돼. 모카는 계속..계속.. 곱씹으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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