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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야치사] 잘 부탁드려요! 치사토 선생님! (3)

ㅇㅇ(14.53) 2019.12.08 18:22:50
조회 869 추천 20 댓글 10
														

(1), (2)







저번에 키스지도를 하고 치사토는 나를 내버려두고 재빠르게 돌아갔다. 키스지도를 받고 넋을 잃은 나는 그 자리를 빠르게 벗어나는 치사토를 보면서 가만히 그 자리에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조금 정신이 돌아오면서 엉망이 된 얼굴을 손으로 비볐다. 약간 영혼이 빠진 채로 카페에 있던 파르페도 잊어버리고 버스를 타고 집에 와버렸다. 오늘 도대체 내가 뭐 한거지. 계속해서 키스하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 계속해서 치사토 짱과 입술을 부딪혔던 그 장면. 집에서 저녁을 먹으면서도 잠을 자려고 이불 안으로 들어 갔을 때에도 계속해서 생각났다. '치사토 짱이랑.. 무슨 짓을..' 이불을 뻥뻥차면서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속까지 그 장면이 쫓아왔다. 꿈속에서도 나는 치사토와 입술을 맞추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질 않아. 키스가 끝나고 요염하게 나를 바라보던 치사토가 내 옷 단추쪽에 손을 대더니 그대로 풀어서...


거기서 화들짝 놀라서 잠에서 깨버렸다.






연기 때문에 고민을 안 하겠다고 치사토 짱의 연기 지도를 받아들인건데. 요즘도 파스파레 활동을 하면서 마음이 다른 곳으로 가고있다. 눈길이 자연스럽게 치사토 짱에게 가지만 치사토 짱은 평소와 다름 없다. 역시 치사토 짱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던건가. 계속 휘둘리는 나만 바보같아.. 히나 짱은 '두 사람이 룽♪하네! 분홍색 기류가 흐르는 걸!' 같은 알수 없는 소리를 했다. 그렇게 치사토 짱이 지정한 날이 왔어.


치사토 짱은 리얼리티를 위해 진짜 비가 내리는 날을 선택했다. 물론 감기에 걸리면 안 되니까 적당히 짧게 떨어진 거리에서 모텔로 들어가기로. 진짜로 들어가는거구나.. 평소라면 그냥 잠 자는 곳으로 가는거라고 생각을 했을텐데 요즘 내 머리는 이상해. 아쿠아리움을 간 그 때부터. 지도를 잘 따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날 밤에 비가 안 오기를 빌었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날이 될 것 같아서.


하지만 그 날은 일기예보에 강수표시가 있던 것과 똑같이 비가 왔다.






"아야 짱, 오늘이 연기지도를 하게 되는 마지막 날이 될거야, 비를 피해 호텔에 들어갔다 욕망을 이기지 못 하고 뛰쳐나오는 남주인공을 쫓아나와서 여주인공이 고백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하는거야, 알겠지? 지금까지 나를 따라와줘서 기뻤어, 내 아집에 이리저리 끌고다녀서 미안하네."


"치사토 짱, 마지막 날이라고 이상한 소리를 하는구나, 치사토 짱이 뭐가 미안해? 내가 지도를 부탁했고 치사토 짱은 성실하게 가르쳐줬잖아... 저번 아쿠아리움에서 내가 너무 부끄러워 한 것 같아서 그게 더 미안해! 오늘도 잘 부탁할게 치사토 짱!"






오늘도 파스파레의 연습은 저녁쯤에 끝이 났고. 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있었다. 이브와 마야는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빠르게 촬영을 하러 갔고 히나도 우리 둘을 보며 평소와는 다르게 수고한다고 떠났다. 그렇게 우리도 오늘, 마지막 장면의 연기를 하러 갔다. 치사토짱의 손을 잡고 비를 맞으며 달렸다. 비를 맞아서 온 몸이 춥지만 치사토 짱을 잡은 손만은 뜨거워서 어쩔 줄 몰랐다. 그렇게 가까운 호텔에 들어가고 직원은 이미 골라진 방을 줬다. 원래는 들어갈 수 없겠지만 치사토 짱이 뭔가를 준비한 모양이야.






"연기지도를 위한 명목으로 미리 말을 해놓고 방을 빌렸어. 여분의 옷을 가져오지 않았지? 건조기가 있는 방이니까 옷을 벗고 건조기에 돌려놓으면 지도가 다 끝났을 때 말라있을거야. 나부터 옷을 벗어도 되겠지? 옷 벗고 욕조로 들어갈 테니까 잠깐 돌아서 있을래?"


"으..응! 물론이지! 추우니까 빨리 옷 벗고 들어가줘! 됴..됼아서 있을테니까!"






옷을 벗어버린다는 말에 긴장해서 발음이 꼬여버렸다. 왜 이렇게 긴장하는거야? 라이브 할 때도 멤버들끼리 옷을 자주 갈아 입었었잖아. 그때는 전혀 부끄럽지 않았어.. 치사토 쨩의 단추가 풀리고 옷이 스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몸이 조금씩 떨렸다. 건조기가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그 후에 발소리가 들렸고 욕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바보같이 왜 이렇게 긴장한거야!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






치사토 쨩이 욕실에 들어갔다는걸 소리로 확인했으니까 뒤를 돌아봤는데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욕실 벽이 유리로 되어있었다. 다 보여. 치사토 쨩이 모습이 다 보인다구. 샤워기를 틀어서 씻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모르게 빠르게 손으로 눈을 가렸지만... 손가락 틈새로 조금씩 치사토를 보고있었다. 안 돼, 이러면 안 돼, 씻는 모습을 훔쳐본다니.. 이렇게 이상한 느낌을 가지면서 치사토 짱을 볼 수 없어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야 짱, 다 씻었어. 생각해보니 내가 먼저 들어가니까 아야 짱은 많이 추웠겠구나.. 미안하네. 빨리 들어가서 씻어."


"아냐아냐! 나는 튼튼하고 난방이 잘 되니까 그렇게 춥지도 않았는걸? 그럼 나도 들어가서 씻을게! 치.. 치사토 짱 부끄러우니까 좀 됼아봐 줄래?"







또 긴장해서 발음을 꼬아버렸다. 목욕 가운을 입고 머리가 젖어있는 치사토 짱... 그런 모습을 보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재빨리 옷을 벗어버리고 건조기에 넣은 후 치사토 짱의 옷과 함께 돌렸다. 그리고 부끄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샤워를 시작했다. 근데 진정 시킬 수가 없었어. 욕실을 가려놓은 유리가 이상했다. 밖에서 욕실 안을 볼 수가 있는데 반대로 욕실 안에서는 창이 검은색으로 선텐한 것 처럼 까매서 밖을 볼 수가 없었다. 치사토 짱이 뭘 하고 있는지 여기서는 볼 수가 없잖아... 설마 나를 바라보고 있는건 아니겠지? 치사토 짱은 나처럼 그런 일 하지 않을거야. 다시 한 번 자신을 다독이며 샤워를 끝내고 치사토 짱이 몸을 담궜던 욕조 안으로 들어갔다. 치사토 짱이 들어갔던 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기분이... 나는 변태가 아니야! 친구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않아! 시선을 둘 데가 없어 욕조 물을 노려보면서 목욕을 끝냈다.








"치사토 짱, 목욕 끝났어... 오래 기다렸어? 최대한 빨리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심심하지 않았어? 티비도 안 틀고 뭐했던거야? 다른 할 일도 없잖아. 대본을 보고 있던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뭐했어?"


"후후, 대본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고 있었지, 스크립트는 이미 다 머릿 속에 있으니 이제와서 대본을 보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아야 짱도 빨리 이리와서 앉아, 푹신푹신하단다?"







긴장하고 쭈뼛거리면서 치사토 짱처럼 침대에 앉았다. 몸이 엄청나게 후끈거리는건 난방이 너무 강해서 일거야. 치사토 짱도 많이 더우려나. 처음엔 아무 말도 하지 못 했지만 파스파레 활동에 관한 이야기를 재잘재잘 떠들기 시작했다. 너무 부끄러워서 말은 많이 했지만 내용이 비어있고 그냥 아무렇게나 지껄인느낌. 치사토 짱은 긴장같은 것도 하지 않나봐. 평소와 똑같이 내 영양가 없는 말에 대답해주고 있었다. 그러다가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피곤해서 서로 눕는 장면처럼 치사토도 침대에 누워버렸고 나도 치사토 짱을 따라서 누웠다. 우리는 누운 채로 그저 서로를 바라봤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고 얼마동안 서로의 얼굴을 바라봤던걸까.







"치사토 짱.. 지금까지 나를 도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내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는 항상 치사토 짱이 있었구나. 영화관도 갔고 수족관도 가보고 이런 곳도 와 봤네.. 나 지금까지 치사토랑 함께 하면서 여주인공의 마음을 조금이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조금씩 남주인공에게 반해가는 여자의 모습..? 헤헤.. 저번 키스연습 때도 치사토 짱은 고생했어.. 그런걸 아무나하고 하는건 아니잖아? 나도 누군가가 아닌 치사토짱이라서 연습을 해도 좋다고 생각했어.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지금도 너무 두근두근하네.."






다시금 재잘재잘 떠들었다. 이번엔 잘 대답해주던 치사토 짱은 어디갔는지 묵묵히 입을 닫고 웃고만 있었다. 그래도 제대로 듣고있겠지. 그래서 나도 왠지 치사토 짱이 대답하는것이 싫었다. 그냥 치사토 짱이 얼마나 고마운 존재고 나에게 얼마나 멋있는 사람인지 말해주고 싶었을 뿐이었어. 지금의 내 상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이상한 상태야. 이런 이상한 기분들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그러다가 갑자기 띵 하는 소리가 났다.






"건조기 작동이 끝났나봐. 이제 마지막 장면을 연습하면서 돌아갈 수 있겠네.. 너무 오래있었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아야 짱. 마지막 장면을 연습하러 가야지?"







이 장면에서 남주인공은 여주인공을 향한 욕망을 참을 수 없어 건드리지 않겠다며 그냥 모텔에서 나와버린다. 그리고 남주인공을 찾으러 따라 여주인공은 따라 나간다.



누워있던 치사토 짱이 일어났다. 가지 말아줘. 나는 이 시간이 지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조금만 더 치사토 짱이랑 여기 있고싶어. 하지만 그런 기대와 달리 치사토 짱은 옷을 주섬주섬 챙겨서 입기 시작했다. '아야짱도 어서 입고 나가야지 너무 늦게까지 있으면 안 되니까' 계속 누워있던 나를 재촉했다. 어쩔 수 없이 나도 내 옷을 챙겨서 치사토를 따라 나왔다.



그리고 서로 아무 말도 없이 마지막 장면을 연습하기로 했던 강가로 걸어갔다. 강가에 도착했을 때, 강물에 비친 달빛을 받으며 웃고 있는 치사토 짱을 봤다. 순간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고 심장이 쿵쾅거려서 죽을 것 같았다.


이제서야 여주인공의 마음을 알겠어. 여주인공은 이미 선배를 사랑하고 있었지만 선배의 차가운 모습과 떽떽대는 모습에 자신을 사랑해준다는 자신감이 없었던거야. 나같은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다는 생각에 정말 모르는 척, 무심한 척, 자신은 선배의 호의를 모른다는 척 행동했었던거야. 이미 선배를 사랑하고 있는데... 그리고 강가에서 선배를 발견한 후배는 마지막 고백을 한다.







"ㅁㅁ군... 좋아해! 사실 좋아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없어서 말을 하지도 못 했고 티를 내지도 못 했어! 고백을 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봐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했어! 하지만 이제는 어쩔 수가 없고 참을 수가 없어요! 나랑 함께해주세요!"






순간 내가 영화의 여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여주인공의 마음도 이런 마음이었을까. 사랑하는데 자신이 없어서 사랑하는 티조차 내지 못 했다. 사랑하고 있으면서도 애써 부정했다. 그치만 흘러나오는 이 감정을 막을 수가 없어. 좋아해, 사랑해, 치사토 짱.. 다음 장면은 선배가 나도 똑같은 마음이라며 후배의 마음을 받아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나는 치사토가 사랑한다는 대사를 말하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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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이 마지막 이에요!


처음에는 영화의 내용과 아야와 치사토의 상황을 매끄럽게 연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뒤죽박죽이라 잘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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