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치가야 씨, 그래서 학교 끝나고 시간 있어? 다 같이 노래방 갈까 하는데! "
" 아~ 이치가야 씨 노래 부르는 거 궁금하다! 밴드 하고 있으니까, 우리랑 완전 레벨이 다른 거 아니야? "
" 아하하... 밴드라고 해봤자 나는 키보디스트고. 노래는 카스미가 다 하는데 뭐... "
화장실에 아주 잠깐 다녀왔을 뿐인데, 어느새 아리사 주변엔 다른 아이들이 구름처럼 모여 있습니다. 책상 서랍을 정리하는 척 하면서, 아리사 쪽을 흘깃흘깃 쳐다 봅니다.
저 애는 배구부 여자애. 아리사가 접점이 전혀 없어서 대화하기 껄끄럽다고 했었지? 저 애는 우리 반 반장이고. 라이브에 자주 와 주는 애도 있고. 어...? 못 보던 얼굴인데, 설마 다른 반 아이?
등교 거부를 끝내고 아리사가 다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아리사는 학교만 끝나면 저에게 매일 반 아이들이 어색하다고 하소연을 해왔습니다.
" 아~ 다들 벌써 왜 그렇게 친해진 거냐고! 내가 학교에 안 나오는 동안 이미 다들 끼리끼리 짝을 짓는데 성공한 느낌... 나는 완전 겉돌고 있는 것 같고. 역시 학교 가기 싫어... "
" 아리사, 아직 학교 다시 다닌 지 일주일도 안 됐어? 우리 조금만 더 힘내보자. 다른 친구들한테 아리사 얘길 꺼내면, 다들 아리사랑 더 친해지고 싶대! "
" 너랑 나랑, 그 뭐냐, 치, 친구인거 다들 아는데 어떻게 대놓고 너한테 나 싫단 얘길 하겠냐고... 다들 그러면서 마음 속으로는 ' 아- 그 등교거부 히키코모리 진짜 기분 나빠... ' 라고 생각할지도... "
" 아리사! 그렇게 생각하는 건 나빠! 그렇게 못된 아이는 우리 반에 없어. 분명 아리사가 용기 내서 다가가면 친해질 수 있을 거야. 아리사랑 내가 그랬듯이! "
" 아~! 몰라! 그 어려운 걸 숨 쉬는 것처럼 쉽게 말하지 마, 이 태생적 인싸! 그러고 보니까 너, 쉬는 시간에 나 냅두고 다른 데 쪼르르 붙지 말란 말이야. 이것도 계약 위반이야! "
" 에... 쉬는 시간은 왜? "
" 너 없을 때 모르는 애들이 말이라도 먼저 걸어오면 머리가 하얘져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
" 후후. 아리사, 말은 그렇게 해도 반 친구들이랑 더 친해지고 싶구나? 내가 옆에서 도와 줄 테니까 내일부터 얘기 많이많이 하는 거다? "
" 그, 그런 말 한 적 없어!! "
이런 느낌으로, 매일매일 투덜거리던 아리사였습니다. 그때는 갈 길이 멀어 보였는데, 어느새 이렇게 친구가 많아져서는... 아리사도 지난 1년 간 많이 변했다는 증거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살짝 서운하기도 합니다. 아리사가 너무 친구가 많아져서, 역으로 저랑 있을 시간이 줄어든 느낌이라서요. 옛날이랑 다르게 요즘은 주말에 약속 잡기도 어렵고, 학교에서도 학생회 일 때문에 바쁘니까요.
물론 다들 아리사와 친해지고 싶어할 만 해요. 공부도 잘하고, 예의 바르고, 똑 부러진데다가 솔직하지 못한 게 귀엽고, 그리고 예쁘니까... 우으.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아리사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쳐버렸습니다. 계속 쳐다보고 있던 걸 들킨 게 부끄러워서 얼른 아리사 쪽으로 달려갑니다.
" 아, 아리사~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
" 아, 그냥 노래방 얘기. 카스미 넌 어떠냐? 노래방 가는 거 좋아하잖아. "
" 그럼 카스미랑 이치가야 씨, 둘 다 올래? "
쾌활하게 권유하는 친구한텐 미안하지만, 오늘은 아리사랑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오랜만에 드디어 단 둘이서만 외출! 아리사랑 밀린 얘기도 많이 하고, 같이 악기 구경도 하고... 에헤헤...
" 아리사, 오늘 기타 줄 갈러 나랑 악기점 가기로 했잖아! "
" 아... 맞다. 미안, ㅇㅇ 씨. 권유해줘서 고마워, 다음에 같이 가자? 쵸맛, 카스미!! 간지러우니까 뒤에서 안지 마! "
" 아하하! 카스미, 이럴 땐 강아지 같단 말이지~ 이치가야 씨가 진짜 좋은가 봐. "
그 말을 들은 아리사가 당황한 듯 손사래를 칩니다.
" 무슨 소리래! ㅇㅇ 씨, 얘는 맨날 이렇게 달라붙는 게 습관이 된 애라서 그래. 정말, 요즘 들어 맨날 옆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시끄럽게 재잘대고, 귀찮게 하고... 아, 아얏!!! 야!! 토야마 카스미 너 진짜 죽...! 아, 아하하... ㅇㅇ씨, 잠깐 카스미랑 얘기 좀 하고 올게. "
아리사가 저의 손을 잡아 끌고는 교실 밖으로 달려갑니다.
" 야! 갑자기 왜 꼬집는데! "
" 아리사가 못된 말만 하니까 그래! "
" 지, 진짜...? 나, 아까 ㅇㅇ씨한테 무슨 말 실수 했냐...? 으, 큰일 났다... 방금 대화, 뭐가 문제였지? 역시 그냥 노래방 가겠다고 하는 편이 좋았을까...? "
" ....흥! 그런 거 아니네요! "
" 그럼 뭔데! 너도 귓속말로 조용히 알려주지, 꼬집기나 하고... ㅇㅇ씨 앞에서 입 거칠어질 뻔 했잖아! "
손을 허리에 얹고 되려 저에게 따져 오는 아리사. 살짝 짜증이 나서, 냅다 소리치고 아리사에게서 도망쳐 나옵니다.
" 이제부터 아리사가 나쁜 말 하면 맨날 꼬집을 거다 뭐. 바보 아리사!! "
아리사, 정말 너무해! 예전엔 내가 자기 냅두고 다른데 돌아다니는 게 불안해서 싫다더니, 이젠 귀찮다고... 홧김에 아리사의 말랑한 배를 살짝 꼬집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ㅇㅇ 씨한텐 그렇게 살갑게 얘기하면서, 토야마 카스미한테는 소리만 지르고!
그 벌로, 조금 마음이 아프지만... 점심시간 때까진 아리사랑 말을 하지 않을 예정이에요. 이건 누가 봐도 아리사가 저에게 너무했잖아요? 뭐, 아리사가 깊~이 반성하고, 도시락에 있는 아리사 할머니 표 계란말이도 저한테 직접 먹여 준다면 화를 풀어주지 못 할 것도 없지만요...?
*
아리사는 점심시간까지 저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다른 애들이랑만 즐겁게 얘기했습니다. 아리사는 이제 친구가 많으니까 그럴 수도 있죠...
점심 시간이 되자마자, 도시락을 들고 포피파 친구들끼리 늘 모여서 같이 밥을 먹는 장소로 달려갑니다. 사아야, 오타에, 리미링까지 이미 다 모여 있네요. 어, 아리사는...?
" 사-야, 아리사는? "
" 아리사...? 아, 뭐라 그랬더라? 졸업한 학생회 선배가 학교에 오셨는데, 밥 사주신다고 해서 학생회 다 같이 외식 나간대. "
" ...... "
자리에 힘없이 앉아서 조용히 도시락을 꺼냅니다. 아리사랑 같이 반찬 바꿔 먹으려고, 맛있는 거 싸왔는데... 너무해, 아리사 너무해... 진짜로 너무해...
*
" 어이 카스미. "
" ...네. "
" '네' 는 뭐냐... 무슨 안 좋은 일 있어? "
" 그런 거 없어... "
" 그럼 왜 학교 끝나고 같이 악기점 갈 때부터 지금까지 쭉 말이 없으신 건데요. "
" ...목소리가 안 나오게 되어서. "
" 야, 그건 좀 아니지!! "
우리 집에 오자마자 계속 벽만 보고 내 침대에 드러누워 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쭉 이런 느낌이다.
" 너, 혹시 나한테 화난 거 있냐...? "
" ...... "
묵묵부답인 카스미의 등을 손으로 살짝 쓸자, 움찔 하고 몸을 떤다.
" 뭔지 모르겠지만, 이제 화 좀 풀어봐. 뭐 때문인지 감도 안 온다고, 나는... 으왓! "
갑자기 나에게 와락 안겨오는 카스미 때문에 중심을 일어서, 벽에 등을 기대고 카스미를 껴안고 있는 자세가 되어 버렸다.
" 얌마!! 깜짝 놀랐잖아!! "
" 그런 거, 싫어! "
내 가슴께에 얼굴을 묻은 채로 말하니까 살짝 간지럽다. 이러니까 무슨 엄마 새한테 꼭 안긴 아기 새 같네.
" 뭐, 뭔데...? "
" '얌마' 도, '야' 도, '어이' 도 싫어. "
" 아니, 그건 내 말투잖아... "
" ㅇㅇ 쨩이나 ㅇㅇ 씨랑 얘기할 땐 그렇게 안 하잖아! "
얘가 오늘 왜 이래... 이것 때문에 삐졌던 거야?
" 너도 알잖냐. 걔네랑은 이제 친해지는 단계고, 너는, 그... 이미 친하잖아. 우리끼리는 편하게 말해도 되는 단계 아니야? "
" ...나도. "
" 잘 안 들린다고. 뭐라고...? "
얼굴을 내 품에 계속 숨기던 카스미가 고개를 확 든다. 붉게 상기된 볼과 물기 어린 눈이 시선을 잡아 끈다. 얘, 울어...? 설마!?
" 나도 아리사가 상냥하게 해줬으면 좋겠는 걸! 다른 애들한테처럼 다정한 말투로 말해주고, 쉬는 시간에 같이 이야기해 주고, 점심도 같이 먹어 주고! "
" 하아!? 점심은 오늘 하루 걸렀을 뿐이잖아! "
"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 아리사, 이제 내가 싫은 거지? 내가 너무너무 싫어서 어디 가 버렸음 좋겠지? 맨날 틱틱대고, 구박하고, 다른 애들 앞에서 좋은 말 한 마디 안 해주고! 흐윽...흑... 너무, 해... 아리사 너무해... "
내 어깨를 잡고 속사포처럼 푸념을 다다다 쏘아내다가, 갑자기 카스미의 볼을 타고 주르륵, 무언가 흘러내린다. 울어...? 아니, 우는 거야!? 진짜로!?
" 너, 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내가 어떻게 너를 싫어해!! 자, 자... 울지 말고!! 미안해. 내가 진짜로 미안해... 아휴, 놀래라... 울지 말고... "
" 으흑... 흐아앙.... 흐윽... 흑.... "
쌓인 것이 많았던 건지, 그칠 줄 모르고 흘러내리는 눈물을 연신 소매로 닦아주랴, 등을 두드려주랴 정신이 없다. 나도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그렇게 한참을 카스미를 달래 주었다. 카스미가 이렇게 서럽게 우는 건 처음 봐... 그것도 나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니 가슴 한 켠이 욱신, 하고 아려 온다.
*
카스미도 조금 진정이 되었을 무렵, 내 품에서 카스미를 살짝 떼어 놓으려고 해 보았다. 눈물자국으로 엉망이 된 얼굴을 보여주기 싫은지, 내 품에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카스미를 그대로 안고 있는다.
" 저기, 카스미. "
" ...미안해. 아리사. "
" 아니야!! 오히려 내가 미안해야지... 그 뭐냐, 나는 이런 낮간지러운 말 잘 하는 타입도 아니고... 그래도 들어 봐. 꼭 말해야 할 것 같아서. "
내 품에서 끄덕끄덕, 하고 고개를 움직이는 카스미가 귀여워서 살짝 웃음이 나온다.
" 너도 알잖냐. 내가 그렇게 안 친한 사람한텐 기본적으로... 그, 내숭 부리는 거. 내 입으로 말하니까 조금... 암튼! 그러니까 그만큼 너를 편하게 생각한다는 거라고. 다른 애들이랑 다르게... "
" ...... "
" 너는 내가 제일 처음 사귀게 된 친구고, 그, 그러니까...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미안해! 너한테도 신경을 많이 썼어야 하는데. 너무 친하다고 생각하니까 경계가 풀려서 오히려 마음 상하게 해 버렸나 봐... 앞으로는 조심할테니까, 화 풀어줘... "
" ...알고 있어. "
" 응...? "
여전히 얼굴은 보여주지 않은 채로 카스미가 말을 잇는다. 펑펑 울고 난 후라서 그런지 목소리가 살짝 떨려서, 평소랑은 분위기가 다르다...
" 아리사가 나한테 보여주는 모습이 진짜 아리사라는 건 알고 있어. 그리고, 나는 내숭 떠는 아리사도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한 아리사의 모습이 제일 좋아... "
" 고, 고마워... "
" 그래도, 아리사가 다른 아이랑 얘기하는 걸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고 왠지 쓸쓸해져서... 못된 어리광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걸. 아리사가 나만 봐 줬으면 좋겠고, 아리사랑 더 더 같이 있고 싶고... 나, 욕심쟁이지...? 아리사한텐 반 아이들이랑 친해지라고 말해 놓고, 정작 아리사가 친구를 많이 사귀니까 지, 질투해버리고... "
" 그런 거 아니야! 오히려 질투해줘서, 그렇게 생각해줘서 지금 엄청 기쁘니까... 나도 학기 초에 카스미가 다른 애들이랑 놀 때마다 맨날 했던 생각이고! "
" 아리사... "
카스미가 다시 나를 바라봐 준다. 이 바보는 누구보다도 상냥하니까, 절대로 나한테 짜증을 내거나 푸념하고 싶지 않았겠지. 그런 카스미가 오늘 그렇게 행동할 정도면, 그동안 얼마나 혼자서 끙끙 앓기만 했던 걸까...
카스미는 자기가 욕심쟁이라고 했지만, 이기적인 건 나였다. 학교에 적응 못 했던 시절엔 카스미에게 맨날 푸념이나 하면서 의존하고, 이제는 오히려 카스미를 불안하게 하고...
이 작은 방 한 칸이 나의 모든 세계나 다름 없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내 손을 잡고 새로운 세계로 나를 이끌어 준 카스미를 잊고 있었다. 내가 뭘 하든 항상 내 곁에 있어주었으니까, 언제까지나 내 옆에 있어줄 거라고 착각했던 건지도 모른다.
카스미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자 나를 보고 예쁘게 눈웃음을 지어 준다. 얼굴에 열이 확 오른다. 부끄러운 심장의 고동소리를 들키고 싶지 않아서 카스미를 품에서 살짝 떼어 낸다.
" 앞으로는 조심 할게. 카스미한테 상처되는 말 하지 않도록... "
" 아니야. 아리사. 억지로 꾸밀 필요 없이, 역시 아리사는 늘 평소대로의 아리사로 좋아. "
" 응..? "
" 내가 아리사에게 이미 너무 편한 친구라서 그런 거잖아? 그럼... "
입술에 느껴지는 따스한 감촉. 부드러운 카스미의 입술이 내 입술과 맞닿는다. 놀라서 황급히 입술을 떼려고 하자, 쿵, 하고 머리가 벽에 닿는다. 벽에 기대고 있었으니 당연하다. 카스미가 벽에 부딪히지 않도록 내 머리를 손으로 상냥하게 감싸고, 나머지 손으로는 나를 꼭 껴안는다. 그러고는 다시 입을 맞춰 온다. 혀가 맞닿으면서 내는 질척한 소리 때문에 머리가 멍하다. 마치 누구한테도 뺏기지 않겠다는 듯이, 거칠게 입 안 이곳저곳을 혀로 훑어 오는 카스미. 달큰한 감각이 전신을 타고 흐른다.
" 푸흐, 하으... 하... 카슷, 카스미.... 너 무슨.... "
" 이러면, 조금 달라지는 거야? "
" 너, 너 진짜... 너... "
갑작스러운 키스에 말도 잘 잇지 못하게 된 내 가슴께에 손을 살짝 얹더니, 붉어진 얼굴로 키득키득 웃는다.
" 어라, 아리사한테서도 별의 고동소리... 에헤헤. "
" 그런 거 아니얏... 그냥, 이건 너무 놀라서... 으... "
" 아~ 효과 있다! 평소 같았음 토야마 카스미!! 진짜 죽을래~! 하고 소리 질렀을 타이밍인데, 그치? "
" 아우... 으... 진짜 너는... "
" 앞으로 우리, 연습 많이 하자? 1년 전처럼, 아리사가 익숙해질 때까지 몇 번이고 도와 줄게. "
딩동-!
" 아, 사-야! 오타에! 리미링! 기다렸어~! "
현관에서 들리는 초인종 소리에 냅다 달려나가는 카스미. 어느새 시간은 6시 반... 연습 시간이다.
현관으로 달려가던 카스미가 갑자기 휘릭 돌더니, 멍하니 침대에 걸터 앉은 내 쪽을 보고 무언가 말한다. 또렷한 입모양으로, 소리 없이.
( 좋, 아, 해. )
아무래도, 저 아이는 1년 전에 그랬듯이 나를 또 한 번 새로운 세계로 잡아 끌어줄 모양이다.
*
감기약기운에 살짝 취해서 쓴 카스아리... 낮잠을 너무 많이 자서 잠이 안 와서 길어졌다
감기 걸린데다가 다시 안 읽어보고 그냥 쭉 쓴거라서 비문 많을 수도 있어 이해해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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