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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카오카논 입맞춤

ㅇㅇ(49.161) 2019.12.11 22:19:34
조회 817 추천 25 댓글 5
														

무거운 침묵이 조용한 연습실에 내려앉는다. 침묵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있냐면, ···안타깝게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어정쩡한 자세로 소파에서 일어나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을 뿐.


···나는, 눈앞에서 떨고 있는 가련한 아기고양이의 손을 지금이라도 잡아주어야 할까? 아니면 지금 느끼고 있는 당혹스러움을 있는 그대로 그녀에게 내비춰야 할까. 이윽고, 문득 깨닫고 말았다. 고민을 하고 있는 자신의 가슴이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뛰고 있다는 것을.


그녀의··· 카논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볼 수 없다는 것을.


“이, 이건 그러니까···.”


카논은 제대로 말을 잇지 못 했다. 마치 부모님께 거짓말을 하는 꼬마 아이처럼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나는 완전히 자리에서 일어나 손으로 입을 가린 채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렸다.


평소보다 일찍 들른 연습실에서 전날의 피로를 이기지 못해 잠시 소파에 누워 있던 나는 곧 단잠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잠에서 깬 건 누군가의 인기척을 느낀 후였다. 나에게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을 때는 이미 정신을 차린 상태였지만 굳이 소파에서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윽고 다가오는 발소리가 멈췄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카오루 씨?”


카논, 작고 여린 아기고양이. 볼 때마다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아기고양이. 평소라면 미소를 보이며 반갑게 맞이할 테지만 피곤함 때문인지, 아니면 장난기가 발동한 건지, 나는 카논의 부름을 외면했다.


“자고 있는 걸까···.”


아아, 그렇다. 마치 독사과를 먹고 영원한 잠에 빠진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나는 새로운 가면을 쓰고 있었다. 이런 나를 눈앞에 두고 깨워야할지 망설이고 있는 카논을 생각하니 정말로 귀엽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나를 바라보는 아기고양이는 왕자보다 공주가 어울리겠지.


슬슬 가면을 벗고 카논을 놀라게 해주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고 생각하던 찰나, 자연스레 머리맡에 올린 나의 손에 따뜻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내 누군가가 가까이 다가오는 소리까지. 누군가랄까, 이 방에는 나와 카논밖에 없지만 말이다.


“자고 있는 거 맞지? 카오루 씨···.”


작은 목소리였지만 가까워진 거리 탓에 잘못 들을 일은 없었다. 의미심장한 카논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머릿속으로 되새겨봤지만 마땅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괜히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지만,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낼 수는 없었다.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기도 전에 변화는 또다시 찾아왔다. 얼굴을 간질이는 느낌에 살며시 한 쪽 눈을 떠보니 누워있던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카논의 얼굴이 보였다. 그것도 매우 가까이서 말이다. 나를 바라보는 카논의 흔들리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도로 눈을 감아버렸고,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에 전해진 건 바로 그 직후였다.


*


“이, 이건 그러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충동적으로 저지른 행동에 카오루 씨가 눈을 떴을 때부터 말이다. 더군다나 놀란 마음에 몸을 일으키다가 뒤로 넘어지는 부끄러운 모습까지 보이고 말았다.


어째서, 도대체 어째서 그런 짓을 해버린 걸까.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후회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제일 먼저 연습실에 도착했다고 생각했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니 카오루 씨가 소파에 누워있었다. 그래서 다른 멤버들이 오기 전에 깨워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인데··· 그랬을 뿐인데···. 가까이 다가가 잠이 든 카오루 씨의 얼굴을 보자 이상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한 것이다.


“카오루 씨?”


나의 목소리에 카오루 씨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에 푹 빠진 걸까. 문득 카오루 씨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평소라면 부끄러움에 시선을 피했을 테지만 카오루 씨가 잠든 상황이라면 붉게 물든 얼굴을 숨길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커져갈 뿐.


“자고 있는 걸까···.”


굳이 입 밖으로 내뱉은 나의 목소리에는 그동안 외면해온 감정들이 담겨져 있었다. 부정해 왔던 감정들이 나의 등을 밀어주는 착각에 머리맡에 있던 카오루 씨의 손을 조심스레 잡고 만다. 손을 놓아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은 욕심 또한 피어나기 시작했다.


“자고 있는 거 맞지? 카오루 씨···.”


마치 그러길 바라는 듯한 목소리. 카오루 씨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깊은 잠에 빠진 잠자는 숲속의 공주님처럼. 아니, 카오루 씨라면 분명 왕자님 쪽에 가깝지만. 사실,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그저 나를 위해 먼 길을 돌아가는 카오루 씨를, 미소를 지어주는 카오루 씨를, 손을 내밀어 주는 카오루 씨를 좋아하는 것뿐이니까. 그러니까 어떤 모습이라도 상관없다.


이내 충동적인 마음에 몸을 맡긴 나는 카오루 씨의 손을 잡은 채 고개를 숙였고, 부드러운 감촉이 입술에 전해진 건 바로 그 직후였다.


*


어색함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둘은 시간이 지나자 아무런 말도 없이 약속하듯 서로의 시선을 피했다. 놀란 탓에 주저앉아버린 카논이 고개를 떨군 채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카오루 또한 고개를 돌리고 민망함에 자꾸만 머리를 쓸어넘겼다. 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더 어색해 질 것임이 분명했기에, 카오루쪽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일찍 왔구나, 카논.”


이에 카논은 여전히 얼굴을 가린 채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을 터였다.


“카논, 방금 전의 일은···.”
“미안! 정말로 미안해, 카오루 씨!”


카논의 목소리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목소리가 연습실에 울려 퍼졌고, 고개를 들어 카오루를 바라보는 카논의 두 눈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그, 그렇게까지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단다.”
“하지만··· 기분 나빴을 거라고 생각해. 나 같은 애가 카오루 씨한테 그런 짓을 해버렸으니까.”
“그렇지 않아. 카논, 기분 나쁘지 않았어. 그저 당황했을 뿐이야. 처, 처음 겪어보는 일이니까.”


당연한 말이지만, 방금 전의 상황은 손등에 입을 맞추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


“혹시··· 카논은 나를 좋아하고 있는 거니?”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봤을 것이다. 그러나 카오루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그것 말고는 없었다. 카논의 성격을 생각하면 쉽사리 대답을 들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과 달리 의외로 대답은 곧바로 나왔다.


“···그렇다고, 생각해.”


여전히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지만, 더 이상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마주보는 카논의 모습에 말문이 막힌 건 카오루였다.


“기분 나빴다면 미안해, 카오루 씨,”


계속되는 정적에 카논은 또다시 사과를 했다. 그제야 카오루는 주저앉은 카논에게 다가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사과할 필요 없단다. 귀여운 아기고양이를 그렇게 생각한 적은 절대 없으니까.”


자신에게 향한 손을 잡고 일어선 카논은 카오루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평소 자신에게 보여주었던 다정한 미소가 여전히 자신에게 향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의 진심을 카오루가 받아줄지도 모른다고. 카오루에게 미움 받을까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씩 사라지자 카논의 마음속에는 또다른 감정이 피어나고 있었다.


카오루는 알지 못 했다. 자신의 친절함이, 그리고 배려가 카논으로 하여금 욕심과 질투를 불러일으키라고는···.





항상 후에엥 거리는 카논이 카오루한테 집착하면서 자기만을 봐주길 원하는 모습 보고 싶다.

밴드의 연습이 끝나고 수줍게 집으로 초대하지만, 막사 방 안에 둘만 남게 되자 어째서 자기가 아닌 치사토에게 상냥한 미소를 보여주냐며 화를 내는 카논을 보고 싶다..

행여 자기가 거부하면 상처받을까봐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카오루에게 카논이 이런저런 일을 하는 걸 보고 싶다.....

시벌 필력이 딸리니까 개빡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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