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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난장판 선도부 백합 보고싶다 2

pp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14 23:23:00
조회 289 추천 10 댓글 1
														

 지피지기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싸움에 대비하여 적에 대해 조사하지만 그만큼 우리편을 아는 것도 중요! 그러니 선도부 첫 순찰이 있는 이번주 나의 목표는 바로 다른 선도부 1학년들의 속셈을 파악하는 것! 선도부 권한으로 다른 일을 꾸미는 학생은 누구이며 차기 선도부장 자리를 노리는 학생은 과연 누구일까!


 딱!


 "아야, 왜?"


 "내 말 듣고 있는 거냐?"


 또 한겨울이 이마에 딱밤을 날렸다.


 "듣고 있었어. 칫솔 안 챙겨와서 교실 들렀다가 양치하고 갈테니 먼저 선도부실로 갈 건지 기다릴 건지 물어봤잖아."


 "그래, 듣고는 있었네. 근데 뭘 그리 뜸 들이는 거냐?"


 "같이 교실로 갈지 아니면 먼저 양치하고 다른 데 혼자 살펴볼지 생각하고 있었어. 대답 좀 늦어졌다고 딱밤이라니, 아프잖아."


 "그래? 그럼 이러면 되냐?"


 한겨울은 내 이마에 가볍게 입을 댔다가 뗐다. 놀라서 급히 고개를 뒤로 뺐지만 급식실 학생들이 술렁이는 소리가 들렸다.


 "다른 학생들이 오해하니까 자제하라고."


 "뭐 어때, 친구 사인데."


 "보통 친구 사이에 이러진 않거든. 아, 교실에 혼자 돌아가는 게 싫으면 같이 갈게."


 "아니, 괜찮아.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난 니가 야자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들쑤시고 다니는 게 더 걱정되니까."


 "아직은 그럴 생각 없거든?"


 "언젠가는 할 수도 있다는 거네?"


 "사람 일은 모르는 법이지."


 "하, 그래. 다 먹었으니 일단 일어나자."


 3학년, 2학년, 1학년 순서로 급식실에 가서 밥을 먹기에 줄 서서 기다리는 게 싫어서 아직 교실에 남아 있는 1학년들이 있을 것이다. 만약 반에 남아 있는 학생들이 적으면 친한 친구끼리 새로운 소문이나 중요한 정보를 얘기할 수도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칠 순 없지.


 "그럼 선도부실에서 보자."


 "응."


 한겨울은 교실로 갔고, 나는 별관 화장실에서 양치한 다음 1학년 8반 교실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가며 슬쩍 옆을 보니 책상에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학생들이 몇 명 보였다. 교실 안에서는 안 보일 각도로 열린 뒷문 근처에 서서 폰을 보는 척하며 얘기를 엿들었다.


 ".....실 가봤어?"


 "가봤지. 내가 다녔던 중학교 도서실 보다 넓고 좋더라."


 "중학교 하니까 생각난 건데 너 김도은이랑 같은 중학교였다며?"


 "응. 왜?"


 김도은이라...... 분명 8반의 선도부원이었지. 걔에 대해 얘기하려는 건가.


 "걔 어떤 애야? 쌤이 선도부 지원할 사람 물었을 때 바로 '저요!' 하고 손들어서 첫인상이 강렬했는데."


 "아, 걔 음..... 자기 기준 재밌어 보인다 싶으면 바로 뛰어드는 타입이긴 한데 완전 사차원이지."


 "사차원?"


 "중학교 때 회장선거에서 단일후보로 당선되긴 했는데 당선 연설에서 사랑은 무엇보다 위대한 가치이며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편가르고 싸우지 말고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열성적으로 말했지."


 "아하하, 진짜?"


 "뭐, 연설에서 연애적인 의미의 사랑 외에도 서로를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도 사랑이라고 하긴 했지만. 아무튼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모를 타입이지. 그래서 걔 별명이 '사랑전도사'나 '김돈'이라니까 완전 돌아버렸다는 의미로."


 "하하하, 컨셉질 아냐?"


 "차라리 컨셉질인 게 나을 것 같긴 하다."


 "이제 슬슬 급식실 가자."


 "그래."


흐음, 김도은은 중학교 때 그런 일이 있었군. 엿듣던 거 들키기 전에 나도 이제 선도부실에나 가야겠네.


-------(한편, 선도부실)------


 겨울은 선도부실에 도착했으나 선우가 아직 오지 않은 걸 알게 되었다. 선도부실에선 다른 선도부원들이 선도부장에게 왔다고 체크를 하고 있었다. 겨울도 부장에게 가서 체크하고 선우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늦네.'


 "야, 쟤가 9반의 1학년 최고 존잘이라는 걔 맞지?"


 "이름이 한겨울이라고 했으니까 맞지."


 "와, 진짜 잘 생겼다."


 '다 들린다, 들려.'


 목소리를 낮추고 얘기하고 있지만 겨울의 귀에는 다 들렸다. 중학교 때부터 쭉 이어져 온 반응이라 놀랍다기 보단 귀찮았다. 그때 희지가 겨울에게 다가왔다.


 "안녕. 너가 1학년 9반 선도부원 맞지?"


 "네. 한겨울입니다. 누구시죠?"


 '선우가 미녀라고 했던 강희지 선배.....'


 "이름표를 보면 알겠지만 2학년 9반 선도부원 강희지란다."


 "아, 같은 반 김선우는 곧 올 거예요."


 "그래? 그럼 내가 부장한테 말할테니 일단 같이 본관 쪽으로 가면서 합류하는 게 어떻니?"


 "네, 그러죠. 선우한테는 제가 톡할게요."


 겨울이 선우한테 본관쪽으로 간다고 톡을 했더니 1학년 교실 복도에 있다고 답장이 왔다. 가는 중에도 희지는 겨울에게 말을 걸었다.


 "고등학교는 좀 적응했니?"


 '팔방미녀 타입에 영업용 미소라니..... 이 선배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가.'


 "뭐, 그럭저럭요."


 "김선우 후배랑은 많이 친한가 보네?"


 '뭐지, 단순한 질문인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는 건가. 선우는 이 선배한테 연애적으로는 관심 없어 보이지만 이 선배는 무슨 생각일지 모르니 일단 견제해야겠어.'


 "네,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어요."


 "어머, 그러니. 난 또 둘이 사귀기라도 하는 줄 알았지."


 "그냥 친한 친구입니다."


 "동아리는 어디 들어갈지 생각했니?"


 "아뇨,  선도부는 어차피 동아리 활동이 필수가 아니니 별 생각 없어요."


 '중학생 때도 귀찮아서 동아리 활동 안 했는데 뭐.'


 "흐음, 그러니."


 "한겨울?"


 마침 1학년 복도에 도착했고, 겨울과 희지는 선우와 마주쳤다.


 "아, 안녕하세요. 강희지 선배."


 "안녕. 김선우 후배지?"


 "네. 오늘 잘 부탁드려요."


 "하하, 그렇게 예의 안 차려도 된단다."


 '선우에 대해 더 이상 안 묻는 걸 보니 괜한 걱정이었나 보군.'


 '한겨울이 2학년 선배와 같이 웃으면서 얘기하다니 벌써 친해진 건가? 역시 잘생긴 인싸는 대단해!'


 '이호가 노릴지도 몰라서 한 번 떠봤는데 일단 친구사이라고 대답하는군. 뭐, 정말 단순한 친구 사인지는 아직 모르는 거지만.'


 선우까지 합류해서 세 사람은 교내를 본격적으로 순찰하기 시작했고, 학기 초라서 그런지 걸리는 학생 없이 무난하게 끝났다.


--------


 "월요일에 순찰하러 올라오면서 김희지 선배랑 무슨 얘기했어?"


 금요일 밤에 기숙사에 돌아와서 다른 룸메 김수영이 자고 있는 걸 확인한 후 물었다.


 "별 얘기 안 했어."


 "진짜? 즐거운 표정으로 얘기하며 걸어오던 것 같던데."


 "하하, 질투하는 거냐?"


 "아니, 2학년 선도부 선배들에 대한 정보수집은 1학년 보다는 난이도 있으니까 최대한 알아두려고."


 아무리 선도부라서 교내를 돌아다니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고 해도 2학년 교실층을 너무 자주 갈 수는 없는 일이니 이런 작은 정보도 중요하지, 암. 근데 왜 갑자기 한겨울의 표정이 별로 안 좋아 보이지?


 "하아, 그래, 너답네. 무슨 얘길 했냐면....."


 한겨울이 해준 얘기를 들어보니 저쪽에서도 뭔가 간을 보려고 하는 것 같았다.


 "흐음, 재밌네."


 "이 대화 내용이 재밌어?"


 "그야 그 선배는 교내 인기스타인 너가 어느 동아리에 들어갈지가 신경쓰일테니까."


 "뭐?"


 "불건전 교제 금지 교칙이 있지만 애초에 사귀는 사이라는 걸 객관적으로 입증하긴 어려우니까 '정해진 계발활동 시간 외에 부실을 이용할 때는 두 사람이서 이용하지 않는다' 같은 교칙으로 벌점을 매겨서 학생들의 행동을 제한하는 건 선도부 부칙에 벌점 체크사항을 읽어봐서 너도 알지?"


 "어, 읽어봤지. 벌점이 쌓인 학생만 징계를 받는 게 아니라 학생이 소속된 동아리도 벌점을 받는 시스템이고, 벌점을 받은 동아리는 연말에 학생회에서 하는 1차 부심사에서 우선순위가 떨어지게 되지."


 "그래서 선도부는 동아리 내의 불건전 교제 감시와 벌점을 줄 수 있는 권한으로 동아리를 견제하고, 동아리의 각 부장들은 수가 학생회 임원 수보다 많아서 '전교 대표자 회의'로 학생회를 견제하고, 학생회는 선도부장 임명권과 선도부 순찰이 필요한 교내 행사 관련 결정권으로 선도부를 견제하지."


 "그런 구조라고? 벌점을 받을까봐 학생들은 다 선도부를 싫어하는 게 아니고?"


 "아, 선도부가 처음 발족될 때 학생들도 찬성한 이유가 그렇게 감시책을 만들지 않으면 교장쌤이 동아리 부실을 전부 투명한 유리문으로 한다든가, 부실문 열쇠는 무조건 담당교사가 관리한다든가 하는 교칙을 통과시키려고 했다하더라고. 선도부가 없어지면 그런 식으로 동아리 활동을 더 제한할까봐 학생들은 현상태를 유지하려는 것 같아."


 "그런 건 다 어디서 들은 거냐."


 "후후, 교실에 앉아 있거나 복도를 돌아다니면서 들리는 소문이 다 있지. 그리고 학교 홈피에 있는 당시 '학교생활규정 개정 심의 위원회' 회의록을 뒤져봤고."


 딱!


 "아야! 갑자기 왜 때려?"


 "그 관찰력을 다른 데 좀 써봐라."


 "난 충분히 잘 활용하고 있거든? 어떤 정보가 다음에 내가 써먹을 수 있는 카드일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아무튼 그렇게 균형이 유지되고 있으면 내가 어떤 부에 들어가도 별 상관 없는 거 아냐?"


 "아, 그게 역사가 길고, 교내 방송업무를 담당해야 해서 쉽게 제재하기 힘든 방송부가 동아리 중에 가장 입김이 센데, 작년에 선도부와 방송부를 겸임하면서 방송부의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뿐만 아니라 슬슬 선도부와 동맹을 맺으면서 다른 활동부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부실 배치, 동아리 예산 배정에 우위를 차지하려는 학생이 나타났거든."


 "그게 누군데?"


 "2학년 4반 선도부 이호연 선배. "


 "아, 그 동아리 소개 시간 때 방송 화면에 나왔던 방송부 부장? 자신만만한 태도에 그 선배도 꽤 잘생겼었지. 강희지 선배도 방송부 소개 시간 때 나와서 인사했었는데 정말 둘이 붙어있으니 그림 같더라."


 "방송부는 교내 인기스타에 선도부이기까지 한 너를 입부시키고 싶어할 거야. 물론 너에게 질문한 건 이호연 선배가 부탁해서 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여기까지 얘기하자, 한겨울은 귀찮은 듯 한숨을 쉬었다.


 "하아, 그러고보니 지난번에 열심히 찾던 부칙의 헛점은 발견했냐?"


 "헛점은 못 발견했는데 2학년 선배와 1학년이 같이 순찰 도는 건 필수사항이 아니라 권장사항이더라."


 "그래? 그럼 다음부턴 그 선배 없이 둘이서 순찰해도 상관 없는 거겠네?"


 뭐지? 갑자기 왜 한겨울 기분이 좋아보이지? 그 선배랑 친해진 게 아니었나?


 "어...... 그렇지."


 "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잠이나 자자."


 "그래, 잘 자."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다음주에도 순찰 돌면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잠에 들었다.


-------


아, 설정 설명하는 화는 스토리 진도는 안 나가는데 글은 길어지네

아무튼 겉으로는 잠잠하지만 속으로는 난장판인 선도부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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