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는 대충 이렇게 생겼다는 설정.)

배는 폐쇄된 공간이다. 주변에는 파도와 바람뿐, 빠져나가려 해도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우주전함은 더 심하다. 바다에 몸을 던지면 만에 하나라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텅 빈 우주로 도망치면 확실하게 죽는다. 질식해 죽거나, 얼어 죽거나, 방사선에 타죽거나.

그렇기에 함장의 권위는 절대적이다. 하지만 그 권위를 여러 사람이 나눠 가지는 함선도 드물게 있다. 함장이 아무 권위도 지니지 못하는 함선은 더더욱 드물다.

엘리제 르페브르는 그 드문 함선의 선장이었다.

* * *

엘리제의 아침은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지독한 갈증. 질척한 습기. 그녀는 짙은 한숨을 흘리며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바닥에 발을 딛고 서자 몸속에서 끈적한 무언가가 새어나오려 했다. 엘리제는 무심코 다리 사이로 손을 뻗었다. 닦고 싶었다. 씻고 싶었다. 비부에 박힌 물건을 뽑아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허락 없이 그런 짓을 하면 더 지독한 꼴을 당한다. 엘리제는 그저 꼿꼿하게 섰다. 비부에 박힌 물건이 뱃속 전체를 울리듯 거세게 떨렸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익숙한 진동음이 몸속을 가득 채웠다.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쪼꼼만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