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지는 약?"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병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이...이건 혹시 신이 내게 준 기회가 아닐까?'





하루 전, 나는 창고 연습이 끝나고 오랫동안 좋아해왔던 카스미에게 고백하기 위해 카스미를 밤에 공원으로 불러냈어. 그 공원에서 귀신으로 변장한 조력자가 나타나면, 놀란 카스미를 내가 멋지게 지켜낸 다음 카스미에게 고백하는 것으로 커플 성사! 라는 원대한 계획이었지. 이날의 계획은 내가 소속된 '우리머리위뿔버섯민트미셸단'의 조직원들이 협조해주었고.

그건 또 무슨 단체냐고? '우리머리위뿔버섯민트미셸단' 은 나 이치가야 아리사와 츠루마키 코코로, 히카와 히나, 아오바 모카로 구성되어 있으며 조직원 서로서로의 연애를 도와주기 위해 뭉친 천재들의 동맹 정도로 보면 되겠네. 일단 전부 집합하면,

아리사:내 아이큐 200.
히나:내 아이큐 200.
모카:내 아이큐 200.
코코로:내 아이큐 200과 하루 용돈 200억.
총 800의 머리와 200억의 돈으로 완벽한 작전을 짜야해.

이러는게 일상이야. 일단 첫 결성 때부터 순조롭게 진행되어 2쌍의 커플이 새로 탄생했고, 남은건 나와 코코로 뿐으로, 이번에 내 차례는..
서론이 너무 길어!

아무튼 무서워하는 카스미를 지켜주고, 고백만 눈앞에 두고 있었는데...!

"카..카스미.. 나.....나..나....나랑! 저.. 그... 사...사..사.. 아아아.. 사아야네 가게라도 갈래?"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나 뭐라는거야!!! 이치가야 아리사 이 겁쟁이쫄보찐따히키코모리가아아아ㅏㅏㅏㅏ'

"? 아리사. 야마부키 베이커리는 오늘 휴업이야!"

다시 오늘로 돌아와서, 그렇게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 날 원망하며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오는 나에게 내려온 신의 선물이 바로 이 솔직해지는 약.
마침 카스미는 찾을 물건이 있다고 잠깐 학교로 갔으니 학교 정문에서 기다렸다가 고백하자!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한입에 털어넣고 병에 뭐가 쓰여있길래 보니..
주의)하루에 딱 한모금만 마실것. 그이상은 이성을 잃을수 있습니다.
"헉..!" 주의사항을 보고 놀라는 것이 끝나기도 전에, 내가 나 자신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왜 이 약을 먹었더라?"
"솔직해져서 카스미에게 고백하려고."
"그게 이 약을 먹어서 하고싶었던 거?"
"응."
"그럼 고백한뒤 사귀면 뭐할건데?"
"음... 키스... 라거나?"
"그 다음 단계는?"
"쵸마마마맛! 내가 카스미랑 그런 걸 하..고싶...어..."

그래... 난 이제 나에게 솔직해질 수 있을 것 같아!

"카스미......."
"■스......."

"■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한편

밤이 깊어지고... 아무도 없는 한 여고

​

"으아.. 설마 4층에서 떨어뜨렸을 줄이야.."


내가 이런 밤에 학교에서 왜 이러고 있냐고? 실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고 있었는데 우리 교실에도 없고 아무데도 없어서 밤까지 찾다가 혹시나 싶어 4층에 갔더니.... 복도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지 뭐야! 아마도 선배들 보러 잠깐 놀러 갔다가 떨어뜨린것 같아... 이제 찾았으니까 이런 귀신이 나올것 같은 곳은 서둘러 뒤로하고 돌아가자! 생각하고 계단으로 간 순간,


"어..?"

정문 계단 쇠창살이 내려가있고 좌물쇠로 잠겨져있었어!

"어떡해ㅠㅠ 엄마....아리사...."

그런데 복도 끝에서 아리사의 소리가 들리는거야!

"카스미..."

"아리사아! 나 무서웠어ㅠㅠ"

어? 그런데 아리사가 뭔가 좀 이상해...창백하니 귀신같은 얼굴을 한 아리사를 바라보던 그때...!

"■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아리사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미친듯이 달려오기 시작했어! 너무 무서워서 바로 아리사가 오는 반대방향으로 죽을 힘을 다해 뛰었지. 복도 코너를 돌고 바로 보이는 화장실에 몸을 던져서 문을 닫고 숨었어!

"■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스....."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게 들려서 일단 안심하고 바깥으로 나왔어. 일단 잠겨있는 정문계단 열쇠를 찾아야겠다 생각하고 바로 앞에 보이는 제2과학실부터 들어가봤어. 문을 잠그는것도 잊지 않고. 과학실에 들어가니 중앙에 4자리 비밀번호 금고가 있고, 위에 쪽지가 놓여있었어!


0에서 9까지의 숫자들. 순서대로. 4와 관련있는 숫자. 세계 공용어.


이게 무슨 의미일까?  이 금고의 힌트일까? 일단 세계 공용어라 하면... 세계공통이야 기억해....  이게 아니지! 영어잖아!

숫자니까 0부터 9까지를 다 영어로 바꿔보자!


"Zero one two three four five six seven eight nine"

어? 알파벳 4개로 이루어진 단어가 딱 4개잖아! 4와 관련있는 숫자란 건 혹시 이런 뜻일까? 그럼 순서대로라니까 작은 순으로.. 0...4,5...9!


딸칵!


금고가 열리는 소리가 들려서 바로 문을 열어보니, 미술실이라 쓰인 열쇠가 안에 있었어!





2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