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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일요일에 올리는 여왕님 소설 -15

ㅇㅇ(119.200) 2019.12.29 20:2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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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산느는 굳은 표정으로 데리아 앞에 무릎꿇었다. 왕과 귀족 사이의 예식적인 절차가 끝나고 나자, 록산느는 입을 열었다.

 

전하. 정말로…… 내전을 일으킬 생각이십니까?”

 

단도직입적인 질문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데리아의 마음 속에서 결론이 난 문제였다.

 

내전을 일으킬 생각이다.”

 

어째서입니까?”

 

데리아는 단 한 마디도 망설이지 않았다.

 

나는 리시테아와 다른 방식으로 통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 이름으로, 내 방식대로.”

 

왕의 일은 단지 행정관들이 가진 업무와 권한의 한계를 정하고, 세율을 조정하고, 남은 예산을 조병창과 군악대 중 어느 곳에 할당할지 정하는 게 아니다. 그런 것은 행정관들에게 맡겨도 된다. 왕의 일이란, 그들을 휘어잡는 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그게 데리아의 방식이었다.

 

리시테아의 방식과 데리아의 방식은 다르다. 정치 권력을 다투는 이유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머지는 모두 말에 불과하다.

 

그 방식의 차이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많은 사람들이 죽을 겁니다.”

 

그것은 데리아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리시테아의 통치와 자신의 통치가 얼마나 다를지, 어느 쪽이 더 나을지. 그 알 수 없는 일에 데리아의 근위대와 자신이 모을 수 있는 군인들, 그리고 왕도의 시민들을 희생시킬 만한 가치가 있는지.

 

하지만 데리아는 말할 수밖에 없다.

 

중요하다.”

 

록산느는 말을 잃은 표정이었다. 데리아는 록산느에게 말했다.

 

그 표정, 네 가신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네 노예에게라면 보여도 좋을지도 모르지. 돈으로 산 충성심이라면, 이런 일로 약해지지는 않을 테니.”

 

그렇게 말씀하셔도, 저는 모르겠습니다.”

 

록산느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데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리시테아의 통치를 헐뜯을 생각은 없다. 노예를 사 보니 어떻던가, 리시테아의 방식이 더 유용하던가?”

 

록산느는 허를 찔린 듯 어물어물하더니 간신히 대답했다.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너를 망설이게 하지? 충성 서약인가?”

 

그것은……”

 

록산느는 그렇게 한참을 망설였다. 하지만 록산느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록산느는 머뭇거리며 물었다.

 

전하께서는…… 제 고향의 군세가 필요하시지 않습니까?”

 

때로는 솔직한 게 나을 때도 있다. 데리아도 솔직하게 답했다.

 

너의 군세, 너의 충성은 입에 발린 말로 얻을 수 있는 것인가? 몇 가지 일이 끝난 뒤 보장될 몇 가지 권리로 살 수 있는가?”

 

죄송합니다. 전하.”

 

록산느는 고개를 숙였다. 데리아는 손을 들어 제지했다. 데리아도 그 말은 믿지 않으니까, 어떤 충성은 손쉽게 살 수 있다. 다만, 이 젊은 귀족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터였다.

 

괜찮다. 그대는 아직 스물이고 후계자일 뿐이니까.”

 

그뿐만이 아닙니다. 전하. 한 가지 더 사죄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록산느는 그렇게 말하고 품에서 작은 사기 항아리를 꺼냈다. 일전에 시장에서 린이 록산느에게 넘긴 그 항아리였다. 표면에 바른 유약이 촛불의 희미한 빛을 받아 붉게 빛났다.

 

그 내용물은 이미 알고 있었다. 록산느는 무릎을 꿇고 그것을 데리아에게 내밀었다.

 

이것은 리시테아 공주 저하께서 전하라 명한 것입니다. 그걸 저에게 전한 게…… 제 언니입니다. 언니는 왕궁의 모집에 응했습니다.”

 

너와 네 언니는 다르지. 그것으로 널 책망할 생각은 없다.”

 

린은…… 제 언니입니다.”

 

데리아는 숨을 들이쉬었다. 어떤 말은 입에서 나오기 어렵다. 때로는 단순한 사실에 불과하고, 그것이 듣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해도. 하지만 데리아는 결국 말 할 수밖에 없었다.

 

리시테아는 내 딸이다.”

 

애매모호한 말이었다. 혈육의 정을 잊지 않는다는 말로도, 정을 끊어냈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는. 애매모호한 것, 비겁한 것으로는 충성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데리아는 이것만은 답할 수 없었다. 데리아 역시,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였으니까.

 

데리아는 록산느와 눈을 마주쳤다. 록산느는 그 말을 듣고, 의문에 빠진 표정이었다. 데리아는 간신히, 자신 역시 그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는 것을 참았다.

 

할 말은 그것뿐이냐?”

 

전하…… 이길 수 있겠습니까?”

 

모른다.”

 

어려운 질문 뿐이다. 모든 용건을 마친 록산느는 감사의 인사를 올리고, 데리아의 밖에서 나섰다. 록산느는 문 밖에 선 하르나에게 말했다.

 

돌아갈 준비해.”

 

주변에서 무녀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다만, 그 중심에 있을 하르나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

 

데리아는 칼레아가 말한 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록산느와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는 아니었다. 오히려, 록산느와는 대화가 잘 통한 것으로 쳐 줄 수도 있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칼레아 쪽이었다.

 

칼레아는 케언 신전 사람이었고, 케언 교단이 가진 영향력이 아니라면 지금 데리아가 하고 있는 일조차 불가능했을 터였다. 그리고 칼레아는, 데리아를 위해 항변했다. 그런 제안을 단순히 무시해 버리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유용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칼레아는 결국 하르나를 따라갔다. 데리아는 하르나가 케언 신전에 남긴 흔적이 얼마나 되는지를 직접 눈으로 보아야 했다.

 

데리아는 문 앞에 섰다. 그리고, 칼레아가 무슨 마음으로 제안했건 긴장하지 않기로 했다. 데리아는 문을 열었다.

 

문 안에는 검은 무녀복이 아닌,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무녀들이 앉아 있었다. 척보기에도 열 명은 넘어 보였다. 그들의 시선이 한번에 데리아에게 향했다. 하나같이, 열기가 오른 눈동자였다.

 

여왕님. 오셨군요.”

 

방 한 켠에 앉은 칼레아는 데리아를 반겼다. 그 옆자리에 있던 무녀는 재빨리 물었다.

 

하르나 씨는 언제 오실까요?”

 

데리아는 그 무녀의 이름과 담당을 기억해내려 노력하며 대답했다.

 

하르나는 지금 바쁠 거에요. 록산느가 짐을 싸는 걸 도와야 할 테니.”

 

무녀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른한 눈빛이었지만, 그 사이사이로 선득한 광채가 튀었다.

 

문 앞에 서 계시지 말고 가까이 와 주세요, 여왕님.”

 

그렇다면야.”

 

데리아는 그들 사이로 걸어갔다. 무녀들은 천천히, 데리아 주변으로 움직였다. 데리아는 칼레아와 눈을 마주쳤다. 칼레아는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저희는 여왕님 편이에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칼레아는 그렇게 말하고, 데리아에게 안겨들었다. 하르나는 이 무녀들이 감추어 놓은 욕망을 긁어내고는, 떠나 버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빈자리로 걸어 들어온 것이 데리아였다. 데리아의 목덜미에, 혀의 끈적한 감촉이 닿았다.

 

무녀들은 그 사이 데리아의 수도복을 벗겨냈다. 열의에 찬 손길이 데리아의 풍만한 가슴이, 살집 좋은 엉덩이와 허리를 드러냈다.

 

데리아의 몸을 보는 시선들은 아래에서부터 꼼꼼이 훑으며 위로 올라왔다. 발끝에서부터 종아리와 허벅지, 그리고 그 위의 비밀스러운 곳까지, 그리고 다시 허리와, 살집이 약간 붙은 배와 풍만한 가슴까지. 열 몇 명은 되는 무녀들이 데리아의 몸을 빠짐없이 관찰하고 있었다.

 

벌써…… 젖으셨네요.”

 

그 말은 사실이었다. 나른하게 움직이던 무녀들은 그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고 미소를 띄웠다.

 

데리아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온 몸에 감기듯이 내리꽂힌 시선에, 긴장해서 숨을 들이쉬었다.

 

, 움찔거렸어.”

 

무녀 가운데 하나가 그렇게 말하자, 다른 무녀들도 킥킥댔다. 짧은 웃음이 끝나자, 한 무녀가 말했다.

 

좀 더 기분 좋은 거 하실래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다른 무녀들이 데리아의 머리를 감싸쥐었다. 어젯밤 마르타가 한 것과 같은, 눈가리개였다. 데리아가 긴장해 숨을 들이쉬자, 어느 무녀인가의 입술이 데리아의 이마에 닿았다.

 

흐앗.”

 

그리고 나자, 무녀들은 거침이 없었다. 머리를 감싸쥔 무녀들은 그대로 데리아의 팔을 잡아 몸 뒤로 움직이고, 양 손목을 묶어냈다.

 

이게 다……”

 

데리아가 다 끝난 것인지 물어보기 위해 입을 벌리는 순간, 데리아의 입 안으로 무언가 들어왔다. 금속으로 만든 듯한 물건이 데리아의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 끼워지고, 이윽고 가죽끈으로 단단히 고정되었다.

 

아하아, .”

 

윗니와 아랫니가 붙지 못해 말이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그건 재갈의 일종이었다. 하지만, 무녀들은 그 말이 되지 못한 울음을 분명히 들었다. 무녀들이 호흡을 당기고, 침을 삼키는 소리가 주변 곳곳에서 들렸다. 무녀들이, 욕망에 넘어가는 소리.

 

데리아의 배 위에 무언가가 닿았다. 단순한 손가락 같았지만, 민감해진 몸은 그걸 손가락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무언가는 데리아의 배꼽에서부터 원을 그리며 배를 간질였다.  단지, 간질인 것일 텐데 데리아의 몸은 이미 뻣뻣하게 긴장한 채 그 자극을 받아들였다.

 

떨리는 신음이 목구멍에서부터 뻗어나왔다. 하지만 재갈에 부딪친 신음은 잘게 부서져 연약한 울림이 되었다. 무녀들은 그 소리를 신호로, 데리아의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양 옆구리, 목과 어깨뼈에 단단히 붙은 근육들, 등뼈와 날개뼈, 손가락과 옆구리, 허벅지 안쪽과 발가락까지, 데리아는 자신의 몸에 그렇게 민감한 부위가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무녀들의 손가락은 능숙하진 않았지만, 집요하게 데리아의 몸을 훑어냈다.

 

데리아는 몇 번이고 긴 신음을 내뱉었다. 하지만 지금은 차라리 재갈이 있어 다행이었다. 재갈이 물려 있지 않았다면 몇 번이고 애원했을 게 뻔하다. 온 몸을 쾌락이 몇 번이고 스쳐지나갔다.

 

그러다 마침내, 누군가가 데리아의 두 다리를 잡아당겼다. 두 눈이 어둠 속을 헤매고 있어도, 그 다리 사이로 무녀들의 시선이 꽂혀 있을 거란 건 알 수 있었다.

 

……”

 

데리아는 양 다리 사이에서 흐르는 애액을 막을 수 있다면 뭐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제안은 없었다. 무녀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데리아는 계속해서 뜨거운 쾌락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위로, 차가운 바람이 흘러들었다. 갑작스러운 자극에 데리아는 몸을 떨었다. 데리아가 몸을 떠는 것도, 쾌락에 몸부림치는 것도, 그에 맞추어 숨을 쉬고, 내뱉고, 배와 내장이, 그리고 다리 사이가 움츠러드는 것도 모두 무녀들의 욕망의 대상이었다. 무녀들은 데리아의 반응을 차분히 관찰할 정도로 천천히, 데리아의 음부에 숨을 불어넣으며 괴롭혔다.

 

데리아의 반응이 둔해지자, 촉촉히 젖은 것이 데리아의 음부를 쓰다듬듯이 쓸었다. 무녀들의 긴장한 숨소리가 들리고, 그것은 계속해서 데리아의 음부를 괴롭혀 왔다.

 

, 아아아!”

 

구경거리가 되는 것을 알면서도, 데리아는 몸부림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밤이 흘렀다.

 

-

 

야한 거 그리고 더 야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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