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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 두 번다시... 上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9 23: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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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쪽에서 지끈거리는 두통을 느끼며 그대로 몸을 일으켰다.


제일 먼저 보인것은 눈 앞에 펼쳐진 대참사, 널부러진 옷가지, 방 이곳저곳에 시체 쓰러져있듯 누워있는 친구들, 방 곳곳에 굴러다니는 빈 병...그것들을 보며 입 안에서 가볍게 신음소리를 흘렀다. 도대체 간 밤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방이 이렇게 개판 5분전이 된걸까? 이상하다, 이상하게도 어제 저녁의 일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연말이기도 하니까 우리 집에서 하룻밤 묶으면서 친구들이랑 놀기로 한 건 기억이 나는데...


일단 누구라도 붙잡고 물어보기 위해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어째서인지 알몸이었기에 굴러다니는 옷 중 일단 아무거나 주워입고 옆을 보자, 사랑하는 모카가 나와 똑같이 알몸에 온 몸이 새빨개진 상태로 내 옆에서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라안..."


내 뒤척임에 살작 잠이 깨진걸까? 비몽사몽 상태로 잠이 덜 깬 귀여운 목소리로다가 내 손가락을 꼬옥 붙잡으면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모카의 모습은 참을 수 없이 귀여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일단은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건지 알아보는게 더 중요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모카의 이마에 입을 맞춰준 다음 움직이기로 했다.


자세히 보니 방 안은 생각보다도 더 처참했다. 


정상적으로 누워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봐야했다. 어째서인지 상의를 벗은채 드르렁 코를 골고있는 토모에, 그런 토모에한태 찰싹 달라붙은채 옷을 벗다가 말고 쿨쿨 자고있는 히마리, 저쪽 구석에서 이불을 감싸쥔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자고있는 츠구미...


누굴 깨워도 물어보기 미안한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사정은 알아야했기에 그나마 가장 상태가 멀쩡해보이는 츠구미한테 묻기로 했다. 이불을 토모에와 히마리한테 잘 덮어준 다음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츠구미한테 다간 뒤, 조심스럽게 어깨를 두드렸다.


"츠구미."


"음냐...히익, 란 짱? 미안! 그만! 안그럴테니까 이제 그만..."


"진정해 츠구미. 나야, 란."


안좋은 꿈이라도 꾼걸까? 자신을 보자마자 발작 비슷한걸 일으키며 도망치려고 하는 그녀한테 진정하라면서 어깨를 두어번 두드려준다음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음에도 그녀의 공포는 가실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몇 번이고 나한테 사과를 하는 그녀를 보며 어떻게해야할까 생각하다가 결국 있는 그대로 말하기로 마음먹었다.


"미안 츠구미, 어제 일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 어제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거야? 이 방의 참사는 또 뭐고?"


"기...기...기억 못하는거야? 란 짱, 어제 일 정말로 기억 못하는거야?"


"응, 하나도 모르겠는걸."


솔직하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자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자세를 바로잡은 뒤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제야 이야기해줄 마음이 든 것 같았다.


"알겠어...란 짱, 어제 일 어디까지 기억나?"


"어제 일? 어제 일, 그러니까..."


츠구미의 말에 기분나쁠정도로 계속 욱신거리는 머리를 잡으면서 천천히 어제 일을 떠올렸다. 드문드문 떠오르기는 했지만 츠구미의 말을 들으니 그렇다고 또 아예 안떠오르는건 아니여서, 단편적으로 떠오르는 기억들을 하나씩 조합하기 시작했다.


가장 확실하게 기억나는 기억의 맨 처음을 더듬어가면서 츠구미한테 들려주기 위해 그대로 입을 열었다.


시간은 분명히...오후 세 시였던걸로 기억한다.


*


시간은 이제 막 오후 세 시를 넘어가던 때, 약속시간은 벌써 오 분이나 넘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토모에가 오지 않고 있었다.


"토모에, 늦네..."


옆에서 히마리가 걱정스러운듯 중얼거렸다. 확실히, 다른 사람도 아니고 토모에가 늦는건 보기 드문 일이기는 했으니까. 츠구미는 물론이고 모카마저도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그러부터 다시 오 분이 지나고 나서야 토모에는 모습을 드러냈다.


"미안 미안! 아코 녀석이 계속 붙잡는 바람에!"


"괜찮아, 그럼 가자."


호쾌한 성격의 토모에 답게 솔직한 사과와 자신이 왜 늦었는지를 한 두줄정도로 간략하게 정리해서 사과하자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다들 받아들였다. 다만, 토모에와 사귀는 사이인 히마리만이 어째서 나한테는 연락을 안해준거야! 하고 장난스럽게 토모에의 가슴팍을 투닥이거나 하는 작은 해프닝이 있기는 했다.


그런데 오늘 왜 모인거였더라? 모카의 장난기 섞인 말에 내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대답해주었다.


"연말 파티를 위해 먹을걸 사러 왔잖아. 오늘 우리 집에서 하루 자고가기로 했고..."


"그렇구나아~란 네 집에서 하루 자는거구나아~"


내 말에 모카가 헤헤 웃으면서 곧장 내 팔에 찰싹 달라붙었다. 물론 모카의 성격을 보건데 진짜로 몰라서 물어봤을것 같지는 않았고, 분명 알면서도 내 입으로 직접 듣고싶어서 물어본거라고 생각한다.


팔짱을 낀채 찰싹 달라붙은 모카의 말랑한 뺨을 매만지면서 오늘은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


그랬다, 분명 연말 파티를 위해서 모였었다.


그 이후의 일도 또렷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는 기억이 났다. 무엇을 만들지 친구들이랑 즐겁게 이야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버지한테 꾸벅 인사를 한 다음 우선 위로 올라가서 짐부터 풀었다. 처음에는 부엌에 내려가서 먹을까? 했지만 아버지가 기왕 온 김에 내 방에서 떠들면서 먹으라고 상이며 식기같은것을 내 방으로 준비해주신 것도 기억이 났다.


그 다음은 즐거운 파티의 연속이였다.


각자가 자신있는 요리를 한 가지씩, 아까 사온 재료를 이용해서 집에서 요리를 했다. 보기만 해도 눈이 휘둥그래질 진수성찬을 눈 앞에 두고 다섯이서 이걸 다 먹을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을, 히마리는 살찔 걱정을 하면서도 일단 이거는 무조건 찍어서 올려야한다면서 사진을 열심히 찍어서 SNS에 올렸었다.


"여기까지는 기억나, 분명 즐거운 파티 아니였어?"


"란 짱...정말로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거구나...그 다음이 어떻게 됬냐면...욱..."


상태가 괜찮아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이야기하면서 몸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건지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에는 창백한 표정으로 말을 이으려다가 속이 안좋은지 곧장 입을 가리고 잠깐이라고 사과한 다음 화장실에 가기 위해서 그녀가 곧장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나머지 이야기가 궁금하기는 했지만 확실히 그녀의 상태가 안좋아보였기에 일단 나머지 이야기는 다녀와서 들으려고 마음먹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 뒤는...내가 이야기해줄께..."


등 뒤에서 토모에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상체를 일으켰다.


토모에? 이름을 부르면서 몸을 돌리자 이불속에서 그녀가 기어나오면서 한 손으로는 머리를 붙잡고 있었다. 잘 때는 몰랐는데 일어나서 보니까 그녀의 안색도 츠구미랑 전혀 다를바 없었다. 어딘지 모르게 창백해보이는데다가 식은땀을 흐르는것이 상태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아서...


"토모에, 괜찮은거야?" 


"이게 다 누구때문인데...욱...아직도 골울려..."


헛구역질을 하려는걸 간신히 참은듯 그녀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는 머리를 붙잡았다. 아니, 진짜로 괜찮은거야? 내가 걱정스럽게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파티를 시작한 다음의 일이였어 란...천천히 떠올려봐..."


파티를 시작한 다음, 파티를 시작한 다음...토모에의 말대로 눈을 감고 천천히 떠올리기로 했다.


분명히 오후 일곱 시로 기억하고 있었다.


파티가 이제 막 시작되기 직전이였다.


*


앞접시를 사람 수 만큼 나누고, 마지막으로 사온 음료수를 까서 다섯 명 전원한테 돌렸다.


건배를 하기 전에 구호는 누가 말할까? 하는 말에 그래도 리더니까 히마리가 하기로 결정되었다. 손을 들면서 거부하는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내심 본인이 당첨될걸 알았던걸까? 생각해놓은게 있는건지 음료수를 든 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가 헛기침을 한 번하더니 막힘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면 여러분! 올 한해도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올 한해는 정말 기쁜 일이 많았죠. 저랑 토모에가 사귄거나, 모카랑 란이랑 마침내, 드디어! 사귄거나..."


"히마리, 우리 쪽에 사족이 너무 길어."


히마리의 말에 내가 가볍게 태클을 걸어주자 다섯 명이서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얼마나 그렇게 웃었을까, 이윽고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웃느랴 잠시 중단된 그녀의 말이 이어졌다.


"아하하...그러면 다시금 내년도 잘 부탁드리며...에이, 에이, 오!!"


그래도 올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누군가는 따라해주겠지? 싶어서 컵을 든 채 가만히 있었것만, 다른 친구들도 모두 나랑 같은 생각이였던듯 했다. 히마리 혼자만의 고요한 에이, 에이, 오가 방 안에 울리자 곧바로 히마리가 소리를 질렀다, 네 사람이서 그것을 보더니 평소 그대로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


"...별 이상없이 파티는 이어졌던 것 같은데."


떠올릴 수 있는 부분까지 모두 떠올리고 난 다음 그대로 토모에한테 털어놓자 그녀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진짜로 기억안냐는듯한 표정을 짓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 직후에 음료수 다 떨어진건 기억나?"


"음료수?"


확실히, 준비한 음료수에 비해서 음식의 가짓수가 너무 많았었다. 중간쯤에 마실 것이 다 떨어져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었다. 처음에는 물을 들고올까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의 파티, 물가지고는 흥이 나지 않겠다 싶어서 냉장고를 뒤지던 도중 신비한 생김새의 음료수를 찾아내 그것을 그대로 들고갔는데...


아니, 하나만이 아니였다. 어째서인지 한 상자안에 특이하게 생긴 음료수병이 다량으로 들어있어서 그것을 아예 통째로 들고갔었다. 들고갔던 기억이 틀림없이 남아있었다.


"...그 병 설마..."


"기억났어?"


이제서야 기억이 났냐는듯 토모에가 머리를 부여잡으며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저으며 한 마디를 툭 내뱉었다.


"그거, 술이야."


*


요즘들어서 글이 잘 안올라오는 이유는 그냥 제가 요즘 글이 더럽게 안써지기 때문


해서 오늘 회로는 그냥 평범하고 무난하게 란이 술먹고 네 사람한테 꼬장부리는건 어떨까? 하는 가벼운 회로에서 쓰기 시작해봄


재미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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