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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판타지라고 말할 수 있는 여왕님 소설 -16

ㅇㅇ(110.70) 2019.12.31 22:4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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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아는 실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쓰러져 몸을 움찔거렸다. 정신을 차려도 여전히 두 눈은 어둠 속이었다. 비명을 지르려다, 아직도 눈가리개와 재갈이 그대로 붙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양 턱이 저려오고, 목과 등뼈에서는 더더욱 뚜렷하고 진한 통증이 밀려왔다. 밤새 묶여 있던 팔은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가장, 강하게 자신을 주장하는 곳은 지난 밤 내내 괴롭혀진 두 다리 사이였다.

 

몇 번이나 신음을 지르고, 몇 번이나 울며 애액을 뿌려 버렸는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멍하니, 그 온 몸에 오르던 절정감이 이제는 없었다. 차갑게 식어내리는 기분이었다. 데리아는 다리를 오므리려 했다.

 

으흐으!”

 

다리를 오므리려 한 순간, 그 곳에 날카로운 통증이 올라왔다. 식어 가는 몸을 단숨에 퉁겨 올리고 나서야, 무녀 가운데 누군가가 손바닥으로 후려쳤다는 사실을 알았다. 데리아는 허리를 일으키려 했지만 지난밤의 여파로 배와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일어나셨네요.”

 

그리고 나서 한 번 더 통증이 밀려왔다. 데리아는 다리를 벌리고 늘어졌다. 무녀들은 그걸 보고는 자기들끼리 떠들었다.

 

지치셨나 봐.”

 

그러게, 움직이는 것 좀 봐.”

 

미쳤니?”

 

무녀들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다시 데리아의 그 사이로 시선을 집중했다. 데리아는 숨을 조절하려고 했지만, 지친 몸과 불편한 자세 때문에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도리어, 지금 데리아를 보고 있을 무녀들을 생각하니 몸이 움찔거리며 숨을 뱉고 말았다.

 

귀여워.”

 

솔직히 거길 귀엽다고 말하는 네 생각을 모르겠어.”

 

너는 진짜 몸밖에 안 보는구나, 여왕님이 즉위한 건 너랑 나가 태어나기도 전이었는데, 이렇게……”

 

무녀의 손가락이 다리 사이로, 들어와, 데리아의 몸을 훑었다. 데리아는 숨을 몰아쉬며 움찔거렸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민감하게, 움직인다는 게 귀여운 거야.”

 

그 무녀의 말이 맞다. 데리아는 지금 몇 살이나 어린 무녀들에게 농락당하며, 몸의 어느 부분이 약하고 얼마나 쉽게 흥분해 버리는지를 하나하나 보여지고 있었다. 데리아가 새삼 그걸 깨닫자, 밤새 불탄 재에서 식어가던 열기가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무녀들의 시선이 진짜로 몸을 자극하고 있는 것처럼, 데리아는 몸을 움직임에 따라 양 허벅다리와 그 허벅다리가 단단히 묶인 허리, 그 아래 양 엉덩이와 그 위의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느끼고 있었다. 숨을 들이쉬고, 심장이 뛰면서 움츠러들었다가, 숨을 내쉬면 단숨에 풀어져 버리는 게 샅샅이 느껴졌다.

 

좀 더 잘 볼래?”

 

데리아는 그 말을 듣고 다리를 오므리려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녀들은 데리아의 양 다리에 달라붙어 단단히 고정시켰다. 그러고 나자, 데리아의 음모와 살결 사이에 서늘한 것이 닿았다.

 

움직이지 말아요. 다칠지도 모르니까.”

 

상처 나면 우리 모두의 불행이죠.”

 

우리 모두의 보물이니까?”

 

무녀들은 그렇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데리아의 음모에 미끌거리는 것을 발랐다. 그리고 나서 잠시, 서슬 퍼런 것이 데리아의 살결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갔다.

 

지나가고 나자, 그 위로 따라들어오듯 차가운 아침 공기가 들었다. 무녀는 손가락을 들어 그 위를 쓸어내렸고, 가는 것들이 땅으로 떨어졌다.

 

까슬까슬.”

 

까슬까슬하면 잘 못 자른 게 아닐까?”

 

그러다가 다치면 어떻게 해.”

 

무녀는 까슬까슬해진 데리아의 털이 있던 곳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피부 위뿐만 아니라, 옅게 남은 털의 뿌리까지 쓸려가며 그 아래쪽까지 자극이 전해졌다.

 

완전 어린아이 같아.”

 

무녀들은 데리아를 향해 시선을 보냈다.

 

이제 곧 예배 시간인데, 어쩔래?”

 

어쩌냐니? 물론 가야지.”

 

여왕님도 바쁘셔.”

 

무녀들은 그렇게 데리아의 거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가 싶더니, 그 다음부터는 침묵만 시나브로 흘렀다.

 

그럼 그 전에 한 번만, 봐봐, 이미 흥……”

 

그 말 사이로 소음이 끼어들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단순히 똑, 똑 하는 소리가 아니라 문을 깨부수는 듯한 거대한 소리. 방 안에 남아 있던 가라앉은 공기는 단숨에 소란해졌다. 그리고 나서 잠시 후, 거대한 굉음이 울렸다.

 

쇳덩이가 돌 마루에 쓸리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만 울렸다. 그 소리는 무녀들이 만들오 놓은 침묵을 찢어놓았고, 데리아 앞으로 와서야 멈췄다.

 

눈가리개가 풀리고 데리아는 쏟아지는 빛에 눈을 감았다. 빛에 익숙해지고 나서 데리아를 반긴 건 마르타의 얼굴이었다. 마르타는 데리아의 얼굴을 보더니 한숨을 쉬고, 손을 묶은 줄과 재갈을 풀어냈다.

 

허억, , , 마르타……”

 

그 일이 끝나고 나서, 마르타는 데리아에게 손에 든 것을 보여주었다.

 

창고를 뒤져서 겨우 찾았어요. 성검이죠.”

 

데리아는 그 말을 듣고, 그 거대한 쇠붙이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손잡이에 묶인 천은 긴 시간을 지나며 너덜너덜해져 그 안쪽에 박힌 칼심이 드러났지만, 칼날은 방금 갈아낸 것처럼 날카롭고 매끄럽게 광채를 발했다.

 

마르타는 그 손잡이를 데리아에게 넘겨주었다. 성검은 양손검으로, 손잡이가 길고 칼날 길이만으로도 데리아의 허리 높이와 비슷했다.

 

이야기가 잘 안 되었으면, 그들에게 보여줄 증거를 찾아요. 이 자들과 협상하지 말고.”

 

마르타는 방에 앉은 무녀들을 싸늘하게 노려보았다. 데리아는 그들에게 시선을 돌리지 않고, 검을 받아들었다.

 

고마워요, 마르타.”

 

-

 

데리아는 수도복을 입고, 방을 벗어났다. 그리고 옷장에서 케언 교단이 준비한 검은 드레스를 차려 입고, 검을 들었다. 여왕일 때 즐겨 쓰던 적색 분에 손이 갔지만, 그것에는 손대지 않았다. 권위 있는 모습을 마치자, 데리아는 발을 움직였다.

 

록산느의 방 문 앞에서는 하르나가 대기하고 있었다. 하르나는 데리아를 보자 록산느에게 데리아가 왔다는 사실을 알렸다.

 

록산느.”

 

. 전하.”

 

록산느는 속옷 차림으로 데리아 앞에서 절했다. 데리아는 검을 들어올렸다.

 

이 검은 1335년에 단조된 검이다. 비취의 나라 각지에서 모은 철로 당대의 장인들이 단조한 후 마법사들이 녹슬거나 이가 나가지 않도록 마법을 걸고, 케언 신전에서 축성했지. 말하자면 성검이다.”

 

록산느는 그 검을 바라보았다. 분명히, 검으로는 최상급질이었다. 하지만 검은 그저 검일 뿐이다. 중요한 건, 검의 의미였다.

 

이 검은 화합을 뜻한다. 그래서 신전에서 이 검을 다시 꺼낸 것이지. 록산느.”

 

!”

 

록산느는 재빨리 대답했다. 데리아는 말을 마쳤다.

 

네 언니는 용서받을 것이다. 나와 함께 한다면.”

 

록산느는 고개를 숙였다.

 


판타지다움 여왕다움을 표현하는게 매번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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