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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양아치가 된 사요 - 1

양아치빌런(112.164) 2020.01.05 21:36:39
조회 1109 추천 45 댓글 9
														



 사요는 어릴 적부터 열심히 노력했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심지어 예체능 분야까지, 


사요는 히나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밤을 새서 영어 단어를 외웠고, 매일 같이 연습을 했으며


손이 부르트도록 기타를 배웠다. 하지만 히나는 그런 사요를 비웃듯이 말하곤 했다.


"언니가 하면 나도 할래!"


 그리고는 사요를 약올리는 것마냥 며칠만에 사요가 이뤄낸 성과를 독차지하곤 한 것이었다.


잠깐 교과서를 훑어보기만 해도 1등을 했고, 잠깐 해본 달리기 연습으로 운동회 계주에서 우승했으며


잠깐 만져본 기타는 프로 기타리스트 급의 연주실력을 보여줬다.


'언니가 좋아!' 라고 외치며 그녀가 가꿔온 모든 것들을 자기 발 아래로 짓밟는 히나는, 사요에게 악몽과 같은 존재였다.


사요가 삐뚤어진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시도때도없이 히나와 자신을 비교하는 부모님에게 엿이나 먹으라는 의미도 있었다.


히나가 이것까지 더 잘따라해서 완전히 인생이 망해버렸으면 하는 심보도 있었다.


담배에 손을 대고, 질 나쁜 애들이랑 어울려 다녔다. 


히나는 멍청하게도 그런 사요의 모습이 재밌겠다며 그렇게 물들었다.


부모님과 대화는 끊긴지 오래였고, 히나와는 담배까지 나눠피는 기묘한 사이가 되었다.


히나가 밑바닥으로 떨어진 순간이 되서야, 사요는 히나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아니, 열었다고 생각했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로 여전히 '언니'를 외치는 히나를 보고있으면


사요는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아니, 항상 그런 생각을 했다. 혹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아니 돌아갈 수 있다면 조금 더 잘해보지 않았을까.


유난히 별이 반짝이던 밤에도, 사요는 그런 생각을 하며 담배를 빼물었다.





 아침이었다. 유난히 띵한 머리에 사요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일어났다. 모르는 디자인의 방에 모르는 디자인의 컴퓨터가 켜져있었다.


"NFO?"


NFO 온라인은 사요가 알기론 인기있는 RPG 게임이었다. 방의 디자인도 낯설고, 이런 게임도 깔려있는 걸 보아하니 아무래도 방을 착각해서


히나 방에서 잔게 아닌가 싶었다. 분명히 놀다온 복장을 그대로 입고 잤을텐데, 옷은 잠옷으로 갈아입혀져 있었다. 주머니에는 담배도 없었고,


책상 여기저기를 뒤져봐도 담배는 커녕 모범생이나 쓸법한 오답 노트나 [로젤리아]라고 적힌 기타 악보만 가득했다. 


방 구석에는 기타가 놓여있었는 데 세심하게 관리한 듯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오랜만에 잡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방문을 열고 나가서 부엌에 가니, 이미 부모님은 출근하신 뒤 였고 히나가 밥상 앞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염색은 언제 풀었는지 다시 원래 머리로 돌아와있었고, 얼굴도 밝고 명랑했다.


꿈을 꾸나 싶었지만, 사요를 보자마자 웃으며 인사하는 걸 보면 영락없이 히나였다.


"언니! 깨우러가려고 했는 데..... 잘잤어?"


"히나. 담배있니?"


 주머니를 뒤적이며 사요가 뱉은 말에 히나는 얼어붙었다. 사요는 히나가 놀라는 표정을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특히 이런 식으로 놀라는 표정은


너무나도 흥미로워서 관찰 욕구가 생길 정도였다. 별 난리를 다친다고 생각하며 사요는 다시 물었다.


"히나. 담배 있니? 어제 주머니에 넣어놓은 거 같은 데 없어졌어."


"다, 담배는 어디에 쓰려구?"


"피워야지. 어제 핀게 마지막이였나봐. 하나만 빌려주겠니?"


"언니 언제부터 담배피웠어?"


 새삼스럽게 벌떡 일어나서는, 히나가 사요의 어깨를 잡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얼굴로 걱정하는 그 태도가


사요의 감정을 자극했다.


"무슨 말이야. 담배 있어 없어?"


 짜증나서 언성을 높이자, 히나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담배 냄새....."


 그 표정이 너무 짜증나서, 사요는 히나를 두고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방금 전 그 방은 사요의 방이 맞았다. 교복을 대충 여미고 밖으로 나오자 히나의 얼굴은 더 경악으로 물들었다.


"학교 갈께."


"자, 잠깐만 언니!"


"왜."


"괜찮아?"


 그 말이 뭘 의미하는 지 알 수 없었다. 담배를 안피워도 괜찮냐는 건가? 날 약올리는 건가?


"네가 상관할 바 아니잖니."


 문을 닫고, 사요는 학교로 향했다.




------------------------------------------------




한 편 정상인 사요는 자기 방문을 열고 


"언니! 담배 좀 빌려줘!" 라고 외치는 히나를 만나게 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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