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카스아리] ■■■ ■■ 않으면 나갈수 없는방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9.23) 2020.01.07 23:17:56
조회 769 추천 21 댓글 6
														
https://m.dcinside.com/board/lilyfever/508048?recommend=1
전편
---------------


추억



그래, 우리 포피파도 원래 다섯 명이였어..그런데 어쩌다 우리가..소중한 친구인 아리사를 잊어버린 거지?

"아리사..우리는 널 잊어버리고 있었어.."

"....."

"원래 그래."

"어?"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서 나도 너희들을 잊어버릴때 쯤 너가 와서 다시 기억할 수 있었어."

"아리사? 수천 년이라니..너가 없어진건 학기 초에.."

"내일 놀이공원 안에 있는 동물원 입구에서 보자..!"

말을 끊고 아리사는 또 어디로 가버렸다. 아직 묻고 싶은게 잔뜩 남아있는데... \'안내인 언니.\'

"불렀어?"

어느샌가 안내인 언니는 내 앞에 서있었다.

"기억을 잊어버린게 원래 그렇다는 건 무슨 말이죠?"

"그건 나중에 따로 설명할게."

"그럼 수천년이란건.."

"그건 이곳에서의 체감시간을 말하는 거야. 가령..지금 저기 꽃에 물을 주는 아이, 보이니?"

안내인 언니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니, 초등학생 정도 되보이는 작은 여자아이가 정원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저 아이는 너보다 하루 먼저 온 아이지만, 이곳에서 지낸 체감시간은..."

"2조 7000억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어."




"네..?"

어마어마한 숫자에 말문이 막혔다. 2조 7000억년이라니, 난 여기서 하루 지낸것 같는데 그렇게 시간이 다른게 가능한 일일까?

"이곳에서의 시간은 각자에게 다르게 흘러가니까."

"이제 저아이는 자기 집, 부모, 친구도 잊어버리고, 글씨를 쓰는법까지 완전히 기억에서 지워졌어. 이곳에선 글씨를 안써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잖아."

"그런..! 사소한 거면 몰라도 그런 중요한 것들을 어떻게 잊어버려요...?"

"아무리 중요한 사람이든, 아무리 소중한 추억이든 결국 잊혀지지 않는 기억 따윈 없어."

"아리사 양도 체감시간은 벌써 수천년이 지났으니까, 널 그때까지 가물가물하지만 기억했다는게 용하네."

"매일 글쓰는 연습도 하고, 혼잣말로 잊어버리면 안돼는 것들을 중얼거리고 있더라고."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잊어버리다니..그런 건 너무 슬퍼요...!"

"네 의사는 상관없어. 니가 좋든 싫든 너의 기억은 점점 바스라지고, 곧 여기 이외의 기억은 전부 없어져 버리겠지."

"이런 것보다, 더 안놀아도 되겠어? 어짜피 나가지도 못하는데, 그냥 즐기지?"

"무슨 소릴...전 나갈 거에요!"

"이곳의 진실을 알고 너같이 나가려는 아이들이 수도 없이 많았지. 결국 한명도 나가진 못했지만. 그 아이들은 그냥 잊고 저기서 재미있게 놀거나, 성에 틀어박혀 먹지도 자지도 않고 폐인이 되어있어."

"여기선 늙지도 죽지도 않거든."

더이상 듣기 싫다. 내 성으로 가서 침실에 얼굴을 묻을려 할 때, 내가 이모네 갈때 들고온 랜덤스타가 보였다.

아리사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기타였다.

그럼 난 왜 아리사를 잊어버린 거지..?

머리가 아플땐 기타가 최고지. 우울한 생각을 떨쳐내려 랜덤스타를 쥐고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 일을 계속 생각하느라 떨어뜨리고 말았다.

"으...기타 줄이 나가벼렸어..."

다행히도 악기점에 가면 수리받을 수 있는 정도였다. 솔직히 이젠 얼굴도 보기 싫지만.. \'안내인 언니.\'

"불렀어?"

"여기 악기점은 어디 있어요? 이거 수리해야 하는데.."

"그건 그냥 버려."

"고치기만 하면 되는데 버리라고요?"

"기타 같은건 여기에 훨씬 좋은게 많아. 몇천만을 호가하는 최고급도 있고. 게다가 무조건 공짜야."

"하지만 이 기타는 아리사와의 우정의 증표인 소중한 기타인데.."

"버려."

"제 기타를요?"

"아니, 추억들 말이야."

"추억이라고요?"

"넌 기타를 보면서 아리사 양을 생각하고 있잖아."

"널 위해 말해두는데, 아마 아리사 양은 돌아가려 하지 않을걸?"

"그녀는 돌아갈 곳이 없거든."

"그게 무슨...됐어요. 그냥 나가서 고칠래요."

저런 예쁜 얼굴로 어떻게 저렇게 밉상인 말만 골라서 하는지 모르겠다. 기분이 안좋아서 그냥 일찍 침대에 누웠다.

신기하게도 잠만은 잘 왔다.



않으면 나갈수 없는 방



다음 날 아침, 아리사와의 약속이 있어서 동물원에 왔다. 큰 문을 넘어서자,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아리사는 동물원 안내판 앞에 서있었다.

아리사와 같이 동물들을 보면서 걷기로 했다.

"우와! 아리사, 저기 사자가 있어! 앗! 저긴"

"...카스미."

"넌 여기서 나가고 싶어?"

"당연하지! 아리사도 나가고 싶지?"

"난...여기 있는게 좋아.."

"뭐?"

"카스미! 나랑 그냥 다 잊고 여기서 살자...!"

아리사는 안내인 언니가 말한대로 나가기 싫어했다. 그게 정말일 줄은...

"그게 무슨 소리야, 아리사!"

"여기서 나갈 방법은 이제 없어.."

"찾아보면 나올거야!"

"없어!!!!!!!!"

아리사가 크게 소리쳐 내 말을 부정했다. 그 외침 속에는 끝도없는 절망이 묻어있어 절규에 가까웠다.

"여긴 놀것도 많고..늙지도 죽지도 않잖아..! 영원히 애처럼 원하는 것만 하며 지낼 수 있어!"

왜 그런말을 하는거야...? 내가 알던 아리사랑은 너무 다르다.

"어떻게 자기가 하고싶은 것만 할 수 있겠어! 힘든 일도 이겨내야 어른이잖아...!"

"우린 언젠가 저 문을 열고 나...가..."

내가 말을 하다 얼어붙은 이유는, 말하면서 문쪽을 보니..

.....않으면 나갈수 없는 방

지워진 글씨가 일부 보였기 때문이다!

"아리사! 지금 보여? 저기! ...않으면 나갈수 없는 방이라고 적혀있어! 지워진 글씨가 좀 보여!"

"나한텐 안보여..."

"그래..?"

"야, 카스미. 넌 내가 갑자기 없어진 이유가 여기에 와서라고 생각해?"

"아니야. 내가 이쪽으로 온건 4월달이었어."

"뭐..? 그럼 학기초에 없어진건.."

"난 그때 자퇴하고 다른 지방으로 떠났어."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어떤 아이가 울고 있는게 보였다.

"엉..엉..집에 가고싶어..! 엄마아빠 보고싶어..."

내가 달래주려 하자, 아리사가 내 옷깃을 잡았다.

"신경 쓰지마. 울게 내버려둬."

"어떻게 그래! 가서 달래줘야.."

"어짜피 나갈 방법도 없는데 뭐하게? 쓸모없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난 화가 치밀었다.

"아리사는 우리가 쓸모없었구나. 그래서 말도 없이 자퇴했지?"

아리사는 아무 말도 안했다.

"카스미, 오늘은 그만 얘기하자."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아리사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리사 얼굴따위, 두 번 다시 보고싶지 않아! 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마!!!"

아리사는 대답 없이 등을 돌리곤 가버렸다. 아리사가 떠나간 길은 물방울이 떨어져있었다.

소리라도 지르면 후련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불편했다.

다시 문을 바라보면, 수 없는 방밖에 보이지 않았다. 환영이라도 본걸까.

"친구인데 그렇게 떠나보내도 괜찮아?"

"...부른 기억 없어요. 안내인 언니."

"여기 있는 동물들을 보니 소감이 어때?"

"딱 저희 같아요. 먹을것도 주고, 공간도 있으니 점점 야생을 잊게 되겠죠. 불쌍해요."

"아니, 애초에 진짜 동물은 맞아요?"

"당연하지, 살아 숨쉬는데."

"안내인 언니도 살아 숨쉬는데 내가 마음속으로 불러도 나오는걸 보면 사람은 아니잖아요. 그럼 안내인 언니는 살아 있는 건가요, 죽어 있는 건가요?"

어찌된 일인지 안내인 언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잊어버려



오늘은 동물원 사건이 있던 어제보다도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안내인 언니가 또 상영관으로 끌고 갔기 때문이다.

이번에 화면에는 포피파의 모두가 나왔다.

"사-야, 리미링, 오타에!"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에 요즘 안좋았던 일들 때문에 우울했던 내 기분도 좋아졌다.

"...저번에 기억을 잊어버리는 거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그랬지?"

"...네."

"그걸 지금 말해줄게."

"어떤 아이가 여기 와서 하룻밤을 보내면, 현실에선 그 아이의 주변인물, 그 아이를 기억하는 사람 모두에게서 잊혀지는 거야."

그럴 수가..그럼 우리 가족도..? 우리가 아리사를 잊어버린 것도?

"그리고 그 아이에게 자신을 잊어버린 주변인물을 영상으로 보여줘."

"왜 그런짓을 하는거죠..?"

"너도 빨리 잊어버리라고."

"모두가 날 기억하지 않을리가.."

"저 3명을 보면 감이 안와? 3명이서 포피파를 하고 있잖아."

"...그럴 수가.."

"그렇게 괴로워?"





"그럼 너도 그냥 잊어버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21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 설문 스타보다 주목 받는 것 같은 반려동물은? 운영자 25/10/20 - -
- AD 은퇴한 걸그룹 출신 엑셀방송 출연 후 수익 공개 운영자 25/10/24 - -
- AD 월동준비! 방한용품 SALE 운영자 25/10/23 - -
1641564 공지 [링크] LilyAni : 애니 중계 시간표 및 링크 [72]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6 51202 100
1398712 공지 [링크] LilyDB : 백합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3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40938 120
1072518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 대회 & 백일장 목록 [30] <b>&a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1.27 37196 21
1331557 공지 대백갤 백합 리스트 + 창작 모음 [2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36770 33
1331461 공지 <<백합>> 노멀x BLx 후타x TSx 페미x 금지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3332 39
1331471 공지 대세는 백합 갤러리는 어떠한 성별혐오 사상도 절대 지지하지 않습니다. [18]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4576 68
1331450 공지 공지 [39] 샤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30 29131 53
1758962 공지 삭제 신고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6533 10
1758963 공지 건의 사항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8.24 4942 6
1817609 일반 와타나레 스포) 핑크돼지 진심 용서가안되네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22 7 1
1817608 일반 스포)일클메 최신화 뭐야 ㅇㅇ(116.32) 14:19 17 0
1817607 일반 “학생들을 얌마로 부르는 불량 담임쌤” 특징이 뭐임? ㅇㅇ(175.122) 14:19 8 0
1817606 📝번역 스포) 에마히로 데이트 [3] 외계인성애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7 29 3
1817605 일반 붕어빵먹고싶다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5 28 0
1817604 일반 마녀재판 유출 스포) 정보 공식 공개되면 짤 더 생기려나 [2] 토마토햄버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13 35 0
1817603 일반 와타타베 인어가 더 쎄보이는 이유 [1] ㅇㅇ(61.74) 14:10 41 0
1817602 일반 우이카 얘 찐사랑 맞지? [5] ㅇㅇ(106.146) 14:10 63 0
1817601 🖼️짤 톱맨) 의외로 정사인거 [4]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9 76 1
1817600 일반 테렌 아리오토 잠깐 유기한 느낌이 들긴하네 [3] 만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9 65 0
1817599 일반 심심해서 물어보는 여론조사 [4] 히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8 50 0
1817598 일반 말애니 왜 휴방임... 약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6 21 0
1817597 일반 백합그림 그려드림 [3] 사이다중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4 62 0
1817596 일반 ㄱㅇㅂ)지듣노 [3] 치요치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2 37 0
1817595 💾정보 전생왕녀 12권 표지 [1] ㅇㅇ(122.42) 14:00 74 0
1817594 일반 이거 왤케 좋은데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5 110 5
1817593 📝번역 배계꽃 2권 막간그림, 덤만화 [2] 호떡쿼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4 107 11
1817592 일반 대세는 백합이 드라마 이름이군아 [4] 승리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1 86 0
1817591 일반 마녀재판 다하고 심심하지?? [4] 소매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50 56 0
1817590 일반 어째서 사츠레나를 봐도 가슴이 뛰지않지 [6]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9 83 0
1817589 일반 “갸루:ㅋㅋ음침이 서랍에서 고백 편지 나왔…” 특징이 뭐임? [3] ㅇㅇ(175.122) 13:47 47 0
1817588 일반 흐헤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7 42 0
1817586 일반 누가 내 트위터를 테러하길래 보니까 애망추근근하근근이었잖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6 91 1
1817585 🖼️짤 메이드복 레나코 [2] lam8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5 50 0
1817584 일반 림월드) 용용이들과 변방계 10- 3대아이돌중하나입수와미친연속습격사태 [1] 북극곰대멸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3 29 4
1817583 🖼️짤 카케쿠루이) 메아리는 총공이니 말일세 [1] ㅁ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3 55 3
1817582 일반 ㄱㅇㅂ) 날씨가 추워지자 배고픔보다 장보러가기 귀찮음이 이기고있어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1 39 0
1817581 일반 다음주 왜 영하냐 plyf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1 22 0
1817580 일반 "갸루ASMR듣는 음침이" 특징이 뭐임? ㅇㅇ(182.218) 13:38 20 0
1817579 일반 ㄱㅇㅂ) 요즘 포켓몬은 엄청 mz 하구나 [1] 룩루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38 71 0
1817578 일반 흥미로운 라인업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37 57 0
1817577 일반 와타타베 역시 재밌네 [3] 고뇌하는스미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9 76 0
1817576 일반 리버걱스) 백부이 어제 노티카 개인스 다 봤어 [8] sabr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24 67 0
1817575 일반 ㄱㅇㅂ)아크릴은 왜 3만원씩 하는거죠 [11] 소리야겟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9 147 0
1817574 일반 ....와타타베 8 9권 다 보고 왓는데 [8] FelisKa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9 112 0
1817573 일반 이거 총수 라인업임?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8 98 1
1817572 일반 Q.다음 중 여고에서 모텔이 아닌 곳을 고르시오 [3] AGBM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5 112 0
1817571 일반 이계 섬멸의 솔져 메이드 간단한 후기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1 87 4
1817570 일반 와타타베 스포) 아 이거 좀 짜치는데 FelisKat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0 105 0
1817569 일반 “갸루:음침이 가방에서 이상한 거 나왔어ㅋㅋ” 특징이 뭐임? [7] ㅇㅇ(175.122) 13:09 75 0
1817568 일반 일클메 2, 3권 다 읽었어 Allegro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7 4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