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lilyfever&no=510052&exception_mode=recommend&page=1 (전편)
" 아리사! 쌤 집 앞까지 오셨으니까 얼른 일어나서 수업 준비해! "
학교가 끝난 늦은 오후, 엄마가 내 방문을 쿵쿵 두드려서 잠을 깨운다. 스미쌤이 벌써 오셨다구? 당장 나가서 쌤 얼굴부터 보고 싶지만, 갑자기 좋은 생각이 났다. 그대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 쓰고 자는 척을 한다. 여기 숨어 있다가, 쌤 들어오시면 놀래켜 줘야겠다~!
익숙한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나고, 어제 그렇게 듣고 싶던 쌤 목소리도 들린다. 엄마랑 밖에서 무슨 얘기 하시는 거지?
" 아리사~! 숙제는 다 했... 응...? "
방 불이 꺼져 있는 걸 보고 당황하셨는지, 문 앞에서 한동안 말이 없으시다. 그러다가 문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실 때...!
" 와아아악!!! "
" !? "
이불을 확 걷어차고 튀어나온 나를 보고 얼마나 놀라셨는지, 비명도 못 지르시고 그대로 문 앞에 주저 앉으셨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금세 얼굴이 빨개지셔서 벽을 짚고 겨우 일어나신다. 아, 진짜 반응 너무 귀여워!! 스미쌤이랑 ㅇㅇ랜드 귀신의 집 가고 싶다... 아니면 공포 영화나. 스미쌤은 놀렸을 때 반응도 다른 사람의 몇 배로 해 주시니까, 정말 놀리는 맛이 있다.
" 우으... 아리사~! 쌤 진짜 이런 거 무서워하는 거 알잖아!! 아휴, 심장이야... "
" 아, 진짜 스미쌤 완전 겁쟁이~! 아까 쌤 표정 찍어 놨어야 되는데, 아깝다~ "
" 이게...! 쌤 오셨는데 아직도 침대에 누워있는 학생이 어딨어~! 에잇~! "
" 아, 쌤 죄송해요!! 진짜 항복!! 앞으로, 큭큭, 아핫...! 아하하!! 앞으로 안 할게요! 한 번만, 아하하!! 진짜 한 번만 봐 주세요~!! "
또 금세 짓궂은 표정을 하고는, 양 손을 치켜 들고 내 위에 올라타신 다음 몸 이곳저곳을 간지럽히신다. 마구 발버둥 쳐봐도 일단은 성인인데다 의외로 힘이 센 스미쌤한테는 당해낼 수가 없다. 허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스미쌤 때문에, 호흡이 곤란해...! 침대 바닥을 마구 두드려 봐도 스미쌤의 간지럼은 멈출 줄을 모른다.
그 때, 노크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린다. 설마 했는데, 역시 엄마... 예쁜 접시에 케이크도 한 조각 담아서 가지고 오셨다.
" 선생님, 이거라도 드시고 하세요~! "
" 아, 어머니 감사합니다! 맛있게 먹을게요! "
선생님께 손님 접대용 미소로 화답한 엄마가 내 쪽을 살짝 째려본다. 표정을 보니까 말을 안 해도 텔레파시처럼 엄마의 생각이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 같다. '시시덕거리지 말고 일어나서 공부해' 라고... 모르긴 몰라도, 카스미 쌤은 엄마한테 괜히 또 미운 털이 박혔겠지.
" 아리사, 어머니가 너무 잘해주시니까 우리도 힘 내서 공부하자? 자, 이거 먼저 먹구. 아~! "
포크로 크림이 가득 묻은 부분을 떠서 내 쪽으로 내미시는 스미쌤. 표정 이상해지니까 쌤 앞에서 받아 먹고 싶지는 않지만... 일단은 입을 살짝 벌려서 케이크를 받아 먹는다. 쌤이 먹여 줘서 그런지 평소보다 훨씬 더 달콤한 것 같다. 케이크를 우물거리면서 쌤을 쳐다보고 있으니까, 키득키득 웃으시더니 내 입가를 엄지 손가락으로 스윽 닦아내셨다. 그리고, 태연하게 그걸 자기 입으로...!
" 아니, 쌤!! 그, 그걸 왜 먹어요!? "
" 에? 아리사 입에 크림 엄청 묻었으니까. 혀로 핥으면 입가 지저분해지잖아. "
" 아니, 그럼 휴지로 닦으면 되지! "
" 아까워~! 이거 비싼 케이크인데다, 어머니가 주신 건데. 음~! 달다, 아리사~ "
해맑게 웃는 쌤은 달콤해서 좋을지 몰라도, 나는 부끄러워 죽을 것 같다. 얼른 쌤의 옷자락을 끌고 자리에 앉는다. 수업 해야지, 수업...
오늘 진도 나갈 파트는 현대시. 솔직히 국어는 내 취향인 과목은 아니지만, 스미쌤이 알려주신다면 고전 시가부터 지루한 비문학 지문까지 모두 오케이다. 그 중에서도 문학 파트 수업은 훨씬 더 기다려진다. 200% 문과 인간인 이 사람은 슬픈 시나 소설 문제를 질문하면 지문을 읽다가 무조건 울어버리니까, 그 반응을 보는 게 진짜 귀엽다. '좋아하는 사람이 우는 걸 보면 좋다' 는 완전 변태들이나 공감하는 건 줄 알았는데, 눈시울이 금세 빨개져서는 부끄러운지 연신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고 눈가를 비비는 쌤을 보면 가슴 한 구석이 쿡쿡 아려 온다... 사진이라도 찍어 두고 싶은데, 그러다가 쌤 삐지면 큰일이니까.
" 쌤, 여기 이 시 해석이 잘 안 돼서요. "
" 아, 이 시 쌤이 엄청 좋아하거든. 자, 여기 봐봐..? 시어가 어려워서 화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가 갸우뚱하기도 한데, 그럴 때는 이해 안 되는 부분에 너무 파고 들려고 하지 마. 시를 꼭 완벽하게 해석 못 해도 문제는 풀 수 있으니까. 자, 여기 이 표현이랑 이 표현을 잘 보면... "
사실 이미 알고 있었던 작품을 질문한 거라서, 대충 고개를 끄덕이는 척 하면서 쌤의 옆모습을 감상한다. 평소에는 고양이 머리에다 동글동글 귀염상인데, 진지하게 뭔가 설명할 때 눈을 보면 또 멋있어. 고작 두세 살 많을 뿐인데, 이럴 때는 어른 같네. 문학 얘기하는 쌤은 즐거워 보여서 좋다. 쌤이랑 데이트 하는 사람은 편하겠네, 헌책방이나 독서 카페만 데려가도 엄청 좋아하겠다. 쌤은 만화도 좋아하시려나? 같이 만화방 가면 쌤은 순정 만화만 잔뜩 꺼내올 것 같지. 쌤한테 야한 만화 보여주고 반응 보고 싶다.
내가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스미쌤은 이미 작품의 세계에 퐁당 빠져서는 눈을 반짝이고 있다.
" 문제만 맞추려면 이 정도여도 괜찮지만, 이 시는 진짜 너~무 잘 쓰인 시라서 그렇게 읽고 넘어가기엔 아깝지... 아리사, 여기 한 번 읽어봐. 꽝꽝 얼어붙은 잔등으로 혹한을 막으며, 하얗게 얼음으로 엎드려 있던 아버지... 한강 다리 밑에 얼어붙은 물을 보면서 아버지 생각을 할 수 있다니, 진짜 대단하지 않니? 진짜 그때 시인의 마음을 생각하면... 쌤은 진짜... 흐으... 아리사, 꼭 부모님한테 잘 해드려야 돼...? 지금은 와닿지 않겠지만, 이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다음에야 문득 그리워지는 게 부모님이니까... 흐윽... 흑... "
이미 한강 다리를 가로지르며 유년 시절의 아버지 생각에 눈물을 훔치는, 자식까지 둔 중년의 시인에 빙의하다시피 한 스미쌤은 눈물을 펑펑 쏟기 직전이지만 나는 쌤이 귀여워 죽겠다는 감상 외에는 별 감흥이 없다. 강물은 강물이지, 아빠 생각까진 쫌 오바 아닌가. 그렇지만 그 말은 얌전히 목구멍 아래로 밀어 넣고 공감을 표시하는 고갯짓만 할 뿐이다. 저번에 생각 없이 말했다가 쌤 완전 삐졌던 적이 있었으니까.
*
즐거웠던 과외도 거의 반절 이상 지나가고, 지금부터는 쌤이 보는 앞에서 그냥 문제를 푸는 시간이다. 그러다가 모르는 건 질문하고. 이 시간이 좋은 이유는, 문제를 풀면서 스미 쌤이랑 이것저것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딱 집중해서 푸나, 얘기하면서 대충 푸나 맞을 건 맞고 틀릴 건 틀리니까. 그리고 어느 정도는 틀려줘야 쌤이 옆에 붙어서 설명해주시기도 하고.
" 아리사, 혹시 야마부키 사아야라고 알아? "
" 아, 사아야... 네. 같은 반 친구에요. 걔는... 왜요? "
" 정말? 잘 됐다~! 썜이 그 친구 수업도 오늘부터 담당하게 됐거든! "
쌤이 사아야를 어떻게 아시나 했더니, 걔 새로 끊었다는 과외가 스미쌤 수업이었어!? 어쩐지 오늘따라 스미쌤 냄새가 훨씬 달콤하다 했더니, 야마부키 베이커리 냄새가 밴 게 틀림 없다. 봐, 엄마가 갖다 주신 케이크도 다 안 드시고 자꾸 날 먹인다 싶더니... 분명 사아야네에서 맛있는 빵이랑 케이크랑 간식으로 잔뜩 먹고 와서 물리신 거겠지. 어쩐지 수상하다 했어.
" 사아야랑은 오늘 처음 수업이었는데도, 정말 애가 착실하고 성격이 좋은 게 보이더라~ 쌤한테 맛있는 것도 많이 주고, 처음이라서 어색하지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먼저 장난도 치고... 솔직히 걱정했었는데 엄청 편하게 수업 했어! 아리사, 그런 친구는 꼭 오래오래 사귀어야 한다? "
샤프를 쥔 손에 괜히 힘이 들어간다. 왜 우리 집에 과외 하러 와 놓고 사아야 얘기만 하시는 건데. 걔가 성격 좋은 건 나도 인정하는데, 걔보단 내가 훨씬 국어 잘하잖아... 오늘 처음 본 사아야 인상을 굳이 나한테 저렇게 강조하시는 이유가 뭐지. 나 성격 별로라서 본받으라고 하는 소린가. 갑자기 마음 한 구석에 조그마한 벌레가 꿈틀대는 것처럼 불편하다.
" 진짜 신기했지~! 야마부키 베이커리는 쌤도 가끔 아침 못 먹고 나오면 맨날 빵 사러 들리는 데거든. 그런데 그 집 딸을 학생으로 맡게 될 줄이야... 사아야네 어머니가 나중에 빵도 서비스로 많이 얹어 주신다고 했다? 아리사, 부럽지~! 나중에 아리사 몫도 꼭 가져올... "
" 카스미 쌤. "
" 응!? 아... 모르는 거 있어? "
" 아뇨, 그건 아니구요. 문제 푸는 거 방해돼서요. "
" 아, 미안...! 쌤이 말을 너무 많이 했지...? "
갑자기 불편한 침묵이 방 안을 가득 메운다. 샤프가 사각사각 움직이는 소리, 벽시계가 돌아가는 소리도 잘 들리기 시작했다. 나 방금 너무 버릇 없었나...? 쌤 상처 받았으면 어떡하지. 문제를 풀면서도 마음은 어떻게 이 분위기를 다시 풀어볼까, 하는 콩밭에 가있다. 하지만 친구들끼리 싸워도 먼저 미안하다고 해본 적이 거의 없는 나로서는 연상에겐 도대체 어떻게 자연스럽게 사과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 아, 아리사. 그 문제 잘 모르겠어...? "
" 아...? 아, 네... 모르겠어요... "
생각하느라 연필을 멈춰서 그런가 보다. 스미쌤이 한 뼘 정도 가까이 붙으시더니 문제를 열심히 읽기 시작하셨다. 이거, 아까 답 구해 놓고 멍 때리고 있었는데... 그래도 그 말을 꺼내면 더 어색해질 거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 으흠, 음... 이 선지가 확실히 헷갈릴 만 하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
턱을 괴고 문제를 들여다 보는 스미 쌤의 머리에서 좋은 향기가 난다. 그러고보니까 저 머리는 어떻게 세팅하고 오는 건지 늘 궁금했다. 자기 전에 머리카락 안에 보형물이라도 넣어서 고정시키고 주무시는 걸까.
" 아, 아리사...? "
" 에. "
정신을 차려 보니까, 스미 쌤의 뿔 부분을 엄청 쓰다듬고 있었다... 뜨거운 냄비에 실수로 손이 닿았을 때처럼, 화들짝 놀라서 손을 떼 버린다.
" 아, 죄송해요!! 그냥, 무심코...! 진짜 죄송해요!! 만져보고 싶단 생각만 했었는데... 아니, 생각도 안 했었어요!! "
당황한 내 표정을 본 카스미 쌤이 갑자기 길이 잘 든 고양이처럼 머리를 이쪽에 기대신다. 스미쌤의 말랑한 볼이 내 어깨에 부드럽게 눌린다.
" 쌤...? "
" 아리사가 만져보고 싶으면 난 상관 없는데... 누가 쓰다듬어 주는 거 좋아해, 나. 말로 하니까 조금 부끄럽다, 에헤헤... "
무조건 그만 두고 풀던 문제나 계속 풀어야 한다고 울부짖는 이성과는 달리, 손은 멋대로 다시 카스미 쌤의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쓰다듬을 때마다 살랑이는 머릿결이 무척 부드럽다. 거기다가 내 어깨에 편하게 기대려고 볼을 밀착하는 스미 쌤 때문에, 난방도 안했는데 더워서 죽을 것 같다. 이 사람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도 이러는 거야?
" ...쌤. "
" 왜? "
" 머리, 어떻게 세팅하시는 거에요...? "
" 아, 이 머리? 귀엽지~! 별 모양 같지? 스프레이로 세팅해. 시간은 조금 오래 걸려도... 아리사도 나중에 해 줄까? "
" 아뇨, 저는 괜찮아요... "
고양이 귀 같은 것도 아니고 별 모양은 뭐람. 자꾸 이 쪽을 보고 예쁘게 웃는 카스미 쌤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잡고 있기가 힘드니까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 카, 카스미 쌤... "
" 응, 아리사? "
" 보, 볼도... 만져봐도 돼요...? "
" 아...? 후후, 아리사가 별 일이네? 응~! 마음껏 만져! "
카스미 쌤의 한 쪽 볼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 본다. 찹쌀떡이나 모찌처럼 푹 들어갔다 금세 부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내친 김에 손바닥을 펴서 본격적으로 쓰다듬기 시작한다. 이 사람, 고양이 수인인가...? 왜 쓰다듬는 거 기분 좋아하는 거야. 저 머리카락 속에 고양이 귀 숨겨 놓고 있을지도 몰라. 그리고, 사실 국어가 아니라 귀엽게 웃는 법 과외쌤이었던거 아니야? 눈을 감고 내 손길을 잘 타는 고양이 스미쌤을 계속 쓰다듬는다. 결정했어. 이 사람 키우자. 졸업하면 자취방 얻어서 키우자. 어디 빵집 딸내미한테 지금처럼 쓰다듬어 달라고 하기 전에 묶어 놓던가 해야지, 안 되겠어...
삐비빅-! 삐비빅-!
카스미 쌤의 핸드폰 알람이 요란스럽게 가방에서 울린다. 놀라서 스프링처럼 내 어깨에서 튀어 나간 카스미 쌤이 겨우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아 알람을 끈다. 벌서 8시... 쌤 갈 시간이네.
" 아, 벌써 수업 끝났네.... 아리사, 아쉬워~?
" 아, 됐어요!! 엄마 알면 큰일나니까, 그냥 공부 열심히 했다고 해 줘요... "
" 아리사가 다음 주 숙제 착실히 해 오면! 오늘은 몇 문제 빼먹은 거 내가 봐 준거, 알지? "
현관 앞으로 선생님을 배웅하러 나가자, 밖에서 드라마를 보시던 엄마도 같이 따라 나오신다.
" 선생님, 고생하셨어요~! 얘 데리고 수업하기 매번 힘드시죠? "
" 아니에요, 어머니~ 아리사만큼 똑똑하고 착한 학생이 없어요. 숙제도 잘 해오고, 이해도 빨라서 아리사는 같이 수업하는 보람이 있다니까요? "
" 어머, 어머.... 또 어제 밤늦게까지 숙제 하더니 어떻게 다 해 가긴 했나 보네요. "
" 아 엄마!! 좀 조용히 있어, 쌤 가신대!! "
" 아하하... 그럼 아리사, 다음 주에 봐? "
쌤을 배웅하고, 내 방에 들어와서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눕는다. 정말 화살같이 지나간 마지막 30분이었다. 방금 저 자리에서, 스미 쌤이 내 어깨에... 으, 나 미쳤나 봐!! 뒤늦은 자괴감에 빠져서 침대를 이리저리 구르고 있을 때, 메신저 알림음이 들렸다. 스미 쌤한테서 온 카톡이다.
[ 오늘은 아리사의 의외의 모습을 봤다. 변태~! ]
[ 아 진짜 뭐래!? 이상한 거 아니었잖아요!! ]
[ 싫었어? 난 아리사 손이 부드러워서 좋더라~ ]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것도 아닌데 뺨이 화끈거린다. 핸드크림이라도 좀 바를 걸.
내 답장이 없자, 쌤한테서 카톡이 몇 개 더 날아온다.
[ 아리사 ]
[ 숙제 다 해 오면, 또 맘대로 쓰다듬어도 되는데... ㅋㅋㅋㅋㅋㅋ ]
카톡을 보자마자 자리에 앉아서 아까 덮은 문제집을 다시 편다. 숙제 범위를 확인하고, 풀다 만 문제부터 다시 하나하나 답을 체크해 나간다.
" 아리사, 밥 먹어~! "
밖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에, 방문도 열지 않은 채로 크게 대답한다.
" 이 페이지까지만 다 풀고 갈게~!! "
*
요망 스미쌤과 욕망에 충실한 아리사. 아까 짧게 쓴 거 망상 너무 재밌어서 회로 막 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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