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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란모카] 내일 란의 얼굴을 어떻게보지?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4 00:09:29
조회 1020 추천 25 댓글 10
														

열 시가 다되가는 시간이었다.


먼저 자볼께요, 부모님한테 꾸벅 인사를 하고 곧장 방 안으로 들어오기는 했지만 이대로 잠들 생각은 없었다. 문이 제대로 잠겼는지를 확인한다음 잘 잠구고, 불을 끈 다음 곧장 이불 안으로 숨어들어가서 휴대폰을 킨 다음 메세지 목록에서 리사 씨를 찾아서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리사 씨, 지금 주무시나요~?]


문자를 넣자마자 1분도 지나지 않아서 지금 안자니까 마음편히 문자해, 언제나의 그거지? 라는 말에 더해서 각종 이모티콘이 붙은 장문의 메세지가 날라왔다. 외모만 그렇고 평소 행실은 모범생에 가깝지만 이럴때 보면 역시나 갸루, 하고 새삼스럽게 느끼고는 했다. 나도 문자보내는 속도가 빠르기는 했지만 리사 씨의 이건 이미 평범한 여고생을 초월했는거얼~


다만, 그래도 너무 기다리게 하는건 예의가 아니였기에 내가 칠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리사 씨한테 답장을 보내기 시작했다. 평소의 그거에요~오늘도 잘부탁드려요...송신버튼을 누른 다음 휴대폰을 꼭 쥔채 침대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상담을 시작한지 나흘이나 지났건만, 아직도 이 밤중에 이야기하는게 죄송스러웠다. 그렇다고 기껏 리사 씨가 배려해준데다가 자신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던 만큼 일방적으로 취소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자신은 리사 씨의 상담이 절실하게 필요하기도 했고.


반쯤 털어놓듯이 이야기에 리사 씨가 진지하게 상담을 시작해준건 지금으로부터 나흘 전의 일이였다. 그 날 리사 씨의 기분은 평소 이상으로 좋아보였다.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히죽히죽 웃다가 아르바이트 중에 하지 않았던 실수를 몇 번이나 ㅂ나복할 만큼 기분이 좋아보이셨기에 잠시 쉬는 시간에 내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여쭤봤다.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서얼마 미나토 씨랑 관련된 일이라던가~?


너무 기분이 좋아보였고, 그녀가 그렇게나 기분이 좋을만한 일이라고 한다면 역시 짝사랑 관계인 미나토 씨겠구나 싶어서 익살스럽게 건낸 말이였지만 아무래도 역시나가 혹시나였던듯 싶었다. 활짝 미소짓더니 그녀가 날 와락 껴안아주었다.


-알아보겠어? 맞아! 나 유키나랑 사귀기 시작했어!


잠깐동아는 내가 제대로 들은것이 맞는지 곰곰히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태파악이 끝난 내가 솔직하게 박수를 치며 축하해주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리사 씨였다. 순수하게 축하해줄래야 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휘유~휘파람까지 부르며 조금 과장된 리액션으로 축하해주자 살짝 부끄러운듯 그녀가 뺨을 붉히더니 이윽고 즐겁게 자신의 연애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고백은 내가 먼저 했다느니, 유키나가 울면서 OK를 했다느니...그 미나토 씨가 우는게 조금 상상이 가지 않아서 이 대목에서 무심코 웃음을 터트렸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이윽고 이야기와 동시에 휴식시간이 끝났다. 슬슬 일하러 가자면서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차에 리사 씨가 잠깐 기다리라면서 손을 들어올렸다.


-모카, 조금 주제넘은 참견이기는 한데...그, 란이랑은 잘 되가?


-평소 그대로죠 뭐~


손으로 X자를 만들어보이면서 고개를 뱅뱅 저었다. 리사 씨가 마침내 소꿉친구때부터 품어왔던 연심을 고백한건 굉장히 축하할 일이였고 또 기뻐해줄 일이였지만 자신은 또 별계의 이야기였다. 내 반응에 그녀가 잠시 생각하는듯 하더니 좋은 생각이 났다며 입을 열었다.


-내가 뭔가 도와줄 수 있는게 있을까?


도와줄 수 있는거? 리사 씨의 말에 잠시 생각했다. 새삼스럽지만 자신과 리사 씨는 굉장히 공통점이 많았다. 서로 소꿉친구를 오래동안 짝사랑해왔다는 점 하며, 같은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점이며, 서로 오래동안 마음을 고백하지 못한 것 하며, 당사자인 소꿉친구가 속이 터질정도로 둔한 것 하며...어쩌면 그래서 리사 씨랑은 다른 사람들 보다도 저 친하게 지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관계도 오늘부로 차이가 벌어졌다. 리사 씨는 마침내 고백에 성공했고, 난 아직까지도 고백은 커녕 같이 있을 때 조차도 불안해서 종종 눈치를 보고는 했던것이다.


도와줄 수 있는거라.


상담해주세요, 머리가 의미를 완전히 인식하기도 전에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상담?


되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해주었다.


-네, 상담이요.


리사 씨랑 자신은 공통점하며 닮은 점이 굉장히 많다. 리사 씨는 연애에 성공했고, 난 실패했다...그 차이점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점을 당사자인 리사 씨한테 여쭤본다면 무엇인가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을 꺼내긴 했지만 이윽고 곧바로 머리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냉정하게 잘 생각해보니 굉장한 민폐가 아닐 수 없었다. 안그래도 바쁜 리사 씨를 붙잡고 하루에 수 분에서 많게는 수 십분씩 상담을 해달라고 하다니! 


농담이에요, 내가 씩 웃으면서 평소처럼 농담이었다고 얼버부리려고 했지만 그것보다도 그녀의 반응이 빨랐다. 예상보다도 더 흔쾌히, 그리고 시원스러운 반응으로 오케이 사인을 해주면서 고개를 끄덕였던것이다.


*


바쁜 그녀인 만큼 상담을 해줄 수 있는 시간은 연습이 끝나고 난 다음 밤 아홉 시에서 열 시 이후부터, 다음날 수업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 까지 상담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시간부터 똑바로 정하는것이, 역시나 성실한 리사 씨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은 바로 당일날 부터 진행되어서 오늘로 어느덧 나흘 째, 리사 씨의 이런저런 조언을 받아서 란한테 열심히 써먹어보고는 있지만 미나토 씨보다 더 둔해빠진 란은 내 대쉬를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눈치채지 못해서...


[...이것도 안먹힌거야? 그럼 다음은 이런건 어때?]


답답해 죽을 지경이였다. 리사 씨도 마찬가지인듯 미안하면 나중에 밥이나 사라고 호탕하게 웃으면서도 자기 조언이 하나도 먹히지 않는다는것에 조금 화가난듯 될때까지 가보자면서 매일 새로운 작전을 입안하고는 했지만 크게 수확이 있는건 아니였다.


오늘은 이런 작전으로 가보자, 리사 씨의 문자를 보면서 내가 살며시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리사 씨도 이렇게나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란은 도대체 언제쯤 눈치채는걸까...아예 직설적으로 리사 씨마냥 좋아한다고 고백해버릴까?


이런저런 문자를 주고받다보니 상담을 시작한지도 그럭저럭 한 시간째, 내일 학교에 갈 일도 있었고 리사 씨의 답장 오는 속도도 점점 느려지기 시작한걸로 봐서 그녀도 슬슬 졸리신 것 같았다. 나머지는 내일하자고 문자를 하자 곧장 알겠다고, 잘자라는 답장이 들려왔다. 휴대폰을 충전기에 얌전히 꽃아놓은 뒤 곧장 몸을 침대에 제대로 눕혔다. 내일 학교에 가면 리사 씨가 이야기해준 작전부터 한 번 해봐야지...


잠들락 말락 눈이 이제 막 감기려는 시점에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누구지, 리사 씨인가...반쯤 감긴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어서 반쯤 손가락 감각에 맞춰서 답장을 넣으려고 하려던 차였다.


[모카, 자?]


휴대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구더라아? 방금 전 까지 상담했으니 리사 씨인가, 문자인줄 알았는데 전화인 모양인듯 했다. 적당히 생각하면서 자그만한 입을 웅얼웅얼 거렸다.


"자려고요...나머지는 내일 하자고 한거 아니였어요...?"


[나머지? 내일? 모카, 지금 뭘 이야기하는거야?]


리사 씨도 이제 막 잠이 드시려고 한걸까, 방금 전까지 하던 이야기를 왜 기억 못하시는거지...그럴 수도 있지 싶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했지만 그게 화근이였다.


"뭐냐니요...란한테 사랑한다고...결혼하자고 어떻게 고백할지...상담해주시기로..."


말하면서 조금씩 잠이 깨기 시작함과 동시에 목소리가 리사 씨의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귀에서 땐 다음 확인하자마자 잠이 그대로 달아나버렸다.


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휴대폰에는 확실하게 리사 씨도, 다른 친구들도 아닌 [사랑하는 란] 이라고 당당하게 적혀있었던 것이다. 

 

[모카? 방금 그 말...]


큰일났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란한테 들켜버렸다. 물론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는게 제 목적이기는 했지만 이 타이밍은 아니였다. 이런 식으로 고백하는건 원치 않았다. 아직 란이랑 헤어질 마음이 준비가...


"저기, 라안? 방금 그건 언제나의 모카 짱 조크로..."


[...대답, 내일 들려줄테니까]


뭐라 변명하기도 전에 란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장 전화가 끊겼다.


남겨진 나는 삐-삐-거리면서 통화가 끊긴 수신음만을 내는 휴대폰을 넋놓고 쳐다보다가, 그것을 거칠게 침대위에 던지고선 곧장 애꿏은 이불만 발로 뻥뻥 차기 시작했다. 잠같은건 진즉에 전부 달아난지 오래였다...


큰일이다.


내일 학교에서 란의 얼굴, 어떻게 보지?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일부터 사흘정도 시골내려가서 글 못쓰는 관계로 란모카 한편


모카가 리사랑 상담하다가 실수로 란한테 자기 마음 다 고백해버리는 이야기


뒷이야기는 있을수도 있고 없을수도 있습니다 ㅎ


재미는 평소처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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