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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가씨가 아이를 주워오셨다 中 (4)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7 00:26:49
조회 791 추천 26 댓글 4
														

1편


2편


3편


4


*


"다음 주 쯤에 말인데."


그 날의 합숙 이후로 타에랑 사이가 조금 더 가까워져서 종종 그녀의 연인인 사아야까지 껴서 셋이서 같이 밥을 먹거나 서로의 집에 놀러가고는 했다. 데이트 하는거 말고도 셋이 같이 어디 놀러갈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두 사람 다 종종 안타까워하면서 혀를 차고는 했지만 아직 내 트라우마가 완전히 나은것은 아니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나갈 수 있게된다면 꼭 같이가자고 약속했다.


그 때가 벌써 몇 달전, 시간 참 빠르다고 생각했다. 이제와서는 점심시간에 자연스래 셋이 같이 모여서 밥을 먹고는 했다. 때로는 그녀들이 속한 밴드의 다른 멤버들까지 해서 뒤뜰에서 여섯명이서 떠들석하게 먹고는 했지만 타에랑 사아야 말고도 다른 두 사람-같은 반의 아리사랑 카스미가 사귀기 시작하면서 당분간은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그런 어느 한가한 점심시간, 평소처럼 그 나이대의 여자아이들 답게 밴드의 일을 포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고 있을 때 쯤 빠르게 밥을 다 먹은 내가 젓가락을 도시락 위에 올려놓으며 두 사람을 보고 말햇다.


"혹시 두 사람 다 일정 있어?"


"일정? 언제쯤?"


"한...수요일?"


내 질문에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하며 내 쪽을 쳐다보았다.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대답해주자 휴대폰이랑 수첩을 뒤적거리더니 두 사람 다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잘됐다, 그 날 내 성인식이야. 두 사람 다 와줄 수 있어? 같은 밴드 멤버...응, 아리사랑 카스미랑 리미도 같이."


내 말에 잠시 이해하지 못한듯 멍한 표정을 짓더니 두 사람다 축하한다면서 내 등을 두드려주었다. 두 사람한테만 말한다고 말한건데 반 전체한테 들린건지 얼굴만 알고지내는 아이부터 옆 반에서 점심을 먹으러 잠시 온 아이들까지 모두 축하의 말을 한 마디씩 건내주었다. 


"근데 시기가 안맞지 않아? 분명 미사키 생일은..."


"응, 10월이야."


한바탕 떠들석하게 축하가 끝난 뒤 다시 모두 자리로 돌아가자 타에가 곰곰히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맞아, 확실히 시기가 안맞기는 하지. 생일이 지나기는 커녕 성인도 아니니까...내가 살짝 미소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설명하자면 길어. 저번 주 주말에 있던 일이야."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했다. 오후 세 시, 태양의 기온도 한풀 꺾여서 무더운 여름치고는 견딜만 한 날씨에서 내가 동물들을 돌보고 있을 때였다.


태양과도 같은 미소를 띈 채 언니가 갑작스럽게 내 등 뒤에 나타나셨다.


*


언제나처럼의 주말, 동물들을 돌보기 위해서 나가려고 했건만 그 날은 더웠다. 정말로 미친듯이 더웠다는 기억이 남아있었다. 아직 한여름도 아닌데 왜이렇게 더운걸까 싶을정도여서 동물들을 보기 위해서 잠시 바깥에 나가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를정도였다. 동물들도 이런 날씨에는 별로 활동하고싶지 않은건지 그늘 안이나 자기들 우리에 들어가서는 꿈쩍도 하지 않아서, 결국 돌보는걸 포기하고 잠시 집 안에 들어가서 점심이나 먹자고 생각했다. 날도 덥겠다, 시원한 냉면 한그릇 말아다가 먹으면...벌써부터 군침이 다도네.


오늘은 언니가 조금 일찍 오신다고는 했지만 언제 오실지는 모르는 상태, 따라서 집 안에는 자연스럽게 나와 사용인 분들밖에 없었다. 조용한 집 안, 쓸대없이 넓은 부엌 안에 홀로 냉면을 홀짝이는 소리만 고요하게 울려퍼졌다.


잘먹었습니다, 만족스러운 포만감을 느끼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시원한걸 먹어서인지 어느정도 몸이 차가워진 기분이 들었다. 식기를 치운 뒤 다시 방으로. 일단 에어컨이라도 쐬야지 싶었다. 오늘은 오후부터 날이 흐려진다고 예보도 있었겠다, 정오를 지나면 조금 시원해질테니까 그 때쯤이나 동물들을 다시 돌볼 생각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방에서 뒹굴거리기를 이럭저럭 세 시간, 역시나 내 예상은 정확하게 들어맞아서 어느정도 구름이 끼니 확실히 날이 아까보다는 더 서늘해졌던것이다. 창밖으로 슬며시 보자 동물들도 살만해진건지 자기 우리에서 나와서 즐겁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슬슬 괜찮겠다 싶어서 나가서 동물 돌보기에 열중하고 있을때 쯤이였다.


"미사키!"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라 뒤를 보자 일이 끝나자마자 온걸까, 예쁜 붉은 색 드레스 차림의 언니가 빛의 속도로 자신의 품 안에 달려들었다. 반응하기도 전에 제 품 안에 언니가 그대로 껴안겼다.


"야호! 오늘은 일찍끝났다! 그래서 미사키보러 일찍왔어!"


"아하하, 고생하셨어요 언니."


누운 채 그대로 언니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방금 전 까지 시원한 곳에 있어서일까, 언니의 몸은 조금 서늘해서 껴안긴 입장에서도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언제까지고 이대로 있고싶을 정도였지만 역시나 그건 안되는듯 포옹이 끝난 언니가 몸을 살짝 들어올리더니 평소처럼 태양같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참, 미사키! 다다음 주 수요일에 시간 괜찮니?"


"수요일이요?"


언니의 갑작스러운 말에 대답하면서도 머리속으로는 필사적으로 일정을 뒤적였다. 수요일, 수요일...응, 분명 아무 일도 없었다. 없는것같아요...대답해주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응! 그러면 그 때 성인식을 하자꾸나!"


"성인식이요? 성인식은 커녕 전 아직 생일도 안지났는데요..."


지극히 타당한 의문이였지만 그런건 일도 아니라는듯 고개를 좌우로 저으시더니 천천히 내게 이유를 설명해주시기 시작했다. 잠시 멍하니 앉아서 그 말을 듣던 내가 이야기가 끝나자 고개를 끄덕이면서 방금 대화 내용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그러니까 요약하면 더이상 못기다리겠다는거죠?"


"...응? 아냐! 아니란다! 미사키가 한시라도 법적으로 성인이면 좋을 것 같아서 아버님이랑 상의한 끝에 정한거란다!"


그런거였나? 이야기 중간중간에 언니가 침을 살짝 흘리면서 더이상 못참겠다느니, 이러다가 다른 친구가 건드리면 어쩌지 하는 소리가 들려왔던 것 같은데...뺨을 긁적이면서 말하니까 언니가 아니라면서 필사적으로 부정하셨다. 아무래도 내가 잘못들은 것 같아서 솔직하게 사과드렸지만...


기대가 되는건 어쩔 수 없었다. 다음 주 수요일, 다음 주 수요일인가...성대하게 할테니까 친구들 모두 데려와도 된다는 언니의 말에 내가 살짝 미소지었다.


*


"...그렇게 해서 언니의 배려로 조금 일찍 성인식을 치르게 됬다는 말씀."


이야기를 대충 요약해서 들려줬음에도 제법 긴 까닭인지 벌써 점심시간이 끝나가기 직전이여서 후딱 요약해서 들려주자 타에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 뭔가 생각을 하는듯 눈을 감았다. 그러더니 천천히 눈을 뜬 다음 내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미사키, 그 날 밤 우리 집에서 잘래?"


"응? 언제?"


"성인식 당일에."


아하하, 농담도 잘해! 타에의 말에 내가 웃으면서 어깨를 두드렸다. 다른 날도 아니고 내 성인식 날인데 친구 집에서 잔다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있을 수 없지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타에의 마음씀씀이에 감탄을 내뱉었다. 겉으로 보기에 내가 얼마나 긴장한 것 같았으면 그런 농담을 한걸까! 고맙다고 이야기해준 다음 빈 통을 정리하고 내 자리로 돌아가려는 때엿다.


"농담 아니야 미사키...잘못하면 평소처럼 잠들지 못할 수 있어."


"괜찮아 괜찮아."


평소처럼 잠들지 못한다니...아니,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맞는 성인식인데 성인이 됬다는 기쁨으로 제대로 잠들지 못한다는건 확실히 있을법했다. 타에한테 손을 흔들어주며 자리로 돌아온 내가 앉아서 방금 전 타에의 말을 곰곰히 생각했다.


성인식까지는 앞으로 일주일 남짓.


다음주의 나는 과연 어떤 기분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을까?


*


드디어 긴 뇌절이 끝나고 다음화가 완결


물론 미사키가 다음화에 잠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나도 모름 ㅎ


뒷내용없이 생각나는데로 막 싸지르는 글은 이게 문제야, 재미도 없고 쓸대없이 길어지기만 하고 끊을 타이밍도 못잡겠고


그래도 안도망치고 끝까지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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