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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토모에X카오루] 쓰레기 왕자님과 부끄럼쟁이 팬서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2 23:00:12
조회 1107 추천 32 댓글 10
														


 사람에 따라 다른 향을 간직하고 있는 날이 있었다.


 어떤 이는 그 날을 쌉싸래한 다크 초콜릿처럼 느낄 수도 있고, 또 어떤 이는 그 날을 달디 단 밀크 초콜릿처럼 녹아드는 날이라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여러 가지 감상이 있겠지만, 크게 나눈다면 세 가지 감상으로 좁혀들 것이다. 


 쓰거나, 달거나 혹은 아무 향기도 안 나거나.  



 X X X 


 

 세타 카오루의 경우 그 날은 매우 달고, 달고, 또 달아버리는 날이었다. 아침 등굣길 담벼락 밑으로 후두둑, 떨어지는 초콜릿 더미가 한 번. 신발장을 꽉꽉 눌러담은 손바닥 모양의 초콜릿 더미가 두 번. 그리고 마침내 제 자리에 들어설 즈음엔 책상서랍과 사물함이 모두 초콜릿으로 꽉꽉 차 있었다.

 

 책상 서랍은 그렇다 치고 사물함은 분명 잠가 두었는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 싶어 놀랄 만 한데도 카오루는 놀라지 않았다. 


 다만 이른 아침부터 챙겨둔, 어쩌면 단지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를 밀짚 바구니에 쏟아져 내린 초콜릿을 모두 쓸어 담았다. 그리고는 반의 모두를 한번 훑어보면서, 그녀의 오랜 소꿉친구가 곁에 있다면 속이 뒤집어질 이런 말을 내뱉었다. 


 “이런... 바구니가 다 차버렸구나, 아기 고양이들아.”


 구김살이 없는, 그리고 동시에 너무나도 환한 미소. 세타 카오루란 인간은 그야말로 완전하고도 고결한 학교의 왕자님이었다. 



 

 우다가와 토모에의 경우엔 조금 덜했지만, 그래도 평소 이상으로 달고 단 날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점차 늘어난 초콜릿 폭격은, 고등학교에 들어서자 길어져버린 머리처럼 나날이 존재감을 과시했다. 


 세타 카오루처럼 바구니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늘을 위해 챙겨온 백팩에 다 들어갈 만한 양은 충분히 되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초콜릿도 점점 더 늘어가는 느낌이라, 그게 토모에는 뭔가 찜찜했다. 


 “인기 많네, 토모에~”


 반면 받는 것보단 주는 것에 훨씬 익숙한 우에하라 히마리는 이러한 이벤트가 그저 즐겁기만 했다. 가방에 넣어두었던 포장된 초콜릿은 히마리의 설렘을 고스란히 간직한 듯 반듯한 포장지로 덧칠해져 있었다. 


 “하나 먹을래?”


 가방에서 잘 포장된 초콜릿을 하나 꺼내 히마리에게 건넸지만, 이내 그녀는 고개와 검지를 동시에 흔들면서 격한 거부 반응을 내비췄다. 


 “토모에도 참! 오늘 선물 받은 건, 꼭! 본인이 직접 다 먹는 거야! 꼭꼭 씹어서, 냠냠.”


 마치 어린 애라도 다루는 듯, 히마리는 꼭꼭 씹는 모습까지 토모에에게 보여주었다. 그게 퍽 귀여워, 토모에의 입가엔 저절로 미소가 올라왔다. 


 “그거, 세타 선배가 한 말이야?”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훅, 찌르는 직구에 히마리는 토모에에게서 등을 돌렸다. 대뜸 모르는 척에 어이없어지려는 찰나, 히마리는 기지개를 키면서 말을 이어갔다.  


 “아아, 나도 카오루 선배한테 슬슬 내 마음을 전해야 되는데~”


 히마리의 물기 섞인 말에, 토모에도 조금 더 비릿한 미소를 만들어냈다. 제 아무리 달고 달은 날이어도, 결국 마음속에서 일어난 쓴맛까지 바뀌는 일은 없구나.


 초콜렛의 원료인 카카오가, 설탕을 만나기 전까지는 씁쓸한 것처럼. 





 세타 카오루의 하루는 마치 걸레짝같다. 이곳, 저곳을 누비면서,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손길이 다가오면서 그녀는 씻을 수 없는 흔적들을 만들어갔다. 평소에도 그러할진대, 오늘은 날이 날인만큼 그러한 감각들이 더욱 극성스러웠다.  


 양 옆엔 하네오카의 어린 고양이들을 달고, 교정에서 밖으로 사뿐사뿐 꽃을 밟는 것처럼 걸어가던 도중 조우한 또 한 명의 고양이. 


 “아아, 그대는 히마리 짱이지 않은가!”


 아니, 정확히는 두 명이려나. 


 “카오루 선배!”


 우에하라 히마리는 세타 카오루의 앞에 섰다. 보들보들했어야 하지만, 베이스 연습을 해 나름대로 투박해진 두 손 위엔 고이 포장한 초콜릿 한 상자가 들려 있었다. 그 언밸런스한 모습이 카오루의 마음을 꽤나 자극했다. 


 “지, 직접 만들었어요, 선배를 위해!”


 헤실헤실, 입 꼬리가 벌어지도록 바보처럼 웃는 히마리. 카오루는 히마리의 초콜릿을 받아주었다. 바구니에는 초콜릿이 가득 찼지만, 아직 재킷 안 주머니에 초콜릿 하나 정도는 넣을 수 있었다. 


 “고맙구나, 히마리 쨩.”


 카오루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미소를 만들어 히마리에게 건네주었다. 제 아무리 자기만족이라고 해도, 초콜릿 하나의 정성이 미소 한 가닥정도밖에 안된다니. 카오루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나도 싼 값이다.


 “마, 마, 마 맛있게 드셔주세요!”


 뭐, 그래도 본인이 만족했으니 됐나. 


 카오루는 히마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다시 제 갈 길을 향했다. 사람들의 무리를 몰고 다니는 게, 흡사 구름을 몰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 뒤꼬리를 히마리는 눈엔 눈물꼬리를 매달고 바라보았다. 눈은 제 멋대로 풀리고, 입은 멍하니 벌린 채였다. 


 “봐, 봐, 봤어? 토, 토, 토모에?! 카, 카오루 선배가 내, 내, 내 머리를?!”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까진 약 2분 정도. 


 “토모에?”


 그리고 그녀가 그녀의 친구가 떠났다는 것을 안 건 약 1분 정도. 




 X X X 



 달리 더 단어를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피곤함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손에 든 초콜릿 바구니가 카오루의 팔엔 거슬렸다. 들고 갔을 때엔 가벼웠던 게, 가지고 올 땐 더럽게 무겁구나. 


 계단을 올라가며 놓아버릴까 싶다가도, 그래도 준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게 되니 그런 것도 마땅치 않다. 발렌타인 데이를 지옥같은 날이라고 느낀 게 어느덧 어언 7년이구나. 


 카오루는 방문을 열었지만 방은 어두웠다. 2월이라 그런지 아직은 태양의 기세가 약할 때였다. 아침에 커튼을 치고 나갔던가, 싶었지만 그런 건 딱히 상관없다. 초콜릿 바구니를 침대 귀퉁이 위에 올려놓고, 카오루는 교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웠다.


 피곤하다. 란 생각 이전에 든, 침대에서 느껴진 무게감. 카오루는 눈을 감고, 그게 누군지 짐작하려 했다. 곧 3학년이 될 사오리 쨩일까, 그것도 아니면 조용하고 매혹적인 이미지를 가진 문예부의 유미 쨩일까. 그보다 키가 조금 큰데, 어쩌면 나만큼....   


 “야옹.”


 허스키하면서도, 약간의 떨림을 지닌 목소리가 카오루의 귓가에 들려왔다. 강렬한 힌트에 카오루는 눈을 뜨고, 저의 옆에 있던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토모에 쨩이구나.”


 카오루가 마지막으로 초콜릿을 받은 우에하라 히마리의 절친. 우다가와 토모에가 저의 옆에 누워 있었다. 복슬복슬 고양이 귀를 쓴 채, 그리고 초봄이란 계절과는 어울리지 않은 차림을 한 채.


 “서운하네요, 조...”


 불만을 토해내려던 토모에의 입술을 카오루는 막았다. 립글로스를 최근에 발랐는지, 토모에의 입술에선 복숭아 향이 났다. 그 육향을 더욱 만끽하고 싶었는지, 카오루는 자신의 살덩이를 둥지에 몰래 숨어든 못된 짐승의 안으로 점점 더 밀어 넣었다. 


 토모에의 혀도 그것을 받아주다가, 이내 똬리를 틀 듯 한 데서 엉켜갔다. 초콜릿은 그렇게나 많이 받았으면서, 정작 서로의 안에선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게 신기한 일이다. 


 혀를 그리 쉬이 놀리면서도, 카오루의 손은 조금 더 음흉한 곳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은 토모에의 쇄골을 지나 가슴으로 향했다. 성인용품점에라도 다녀왔는지, 카오루의 검지가 다녀온 가슴에도 복슬복슬 코스프레용 브래지어가 입혀져 있었다. 


 아니, 입혀진 게 아니라 본인이 입었겠지. 어린 후배가 본인을 성적으로 즐겁게 해준다는 생각에, 카오루의 마음엔 더더욱 방탕한 마음이 들어찼다. 


 브래지어를 제대로 벗기지도 않고, 카오루는 손만 슬쩍 넣어 토모에의 유두를 살며시 꼬집었다. 본인의 젖가슴에서 느껴지는 통각에 토모에는 허리를 살짝 튕겼다. 아직 벗지도 않은 팬티가, 서서히 젖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아, 꼬리는 없구나.”


 카오루는 입술을 떼고, 그늘이 짙게 내려앉은 방안에서 토모에를 바라보며 짓궂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신 줄을 놓은 것 마냥, 토모에는 입가에서 실 하나가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건 좀 참아주세요.”


 들려온 고혹적인 목소리에 토모에는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넣어줄 수도 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카오루는 잘 빠진 허벅지 위 엉덩이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토모에의 목에  자신의 얼굴을 묻었다. 초봄의 착각일까, 토모에의 등에선 땀줄기가 한 가닥 흘렀다. 그 때문인지 토모에의 품에선 진한 육향이면서, 동시에 또 다른 암컷을 유혹하는 향기가 났다.  


 카오루의 입술은 목을 지나, 토모에의 깊은 쇄골로 향했다. 흣, 하고 얕은, 그러나 축축한 신음 소리가 카오루의 귓가를 때렸다. 큰 북으로 다져진 토모에의 육체미는 카오루를 끊임없이 매료시켰다. 탄탄하면서 금욕적이었던, 이제는 쾌락의 과실이 그녀를 이끌었다. 


 “세, 세타 선배가 이, 이러는 걸 알면, 히, 히마리가 엄청 질투할 거예요.”


 신음 소리를 종종 흘려가면서, 토모에는 말했다. 상스러운 자신을 힐난하는 건가 싶었지만, 이내 천박해진 그녀의 앙탈이라는 걸 안 카오루의 입가엔 조금 심술궂은 미소가 흘려졌다.


 “이런 내가 싫은가?”


 그렇게 말하면서도, 카오루는 토모에를 살짝 들어 저의 품에 포갰다. 혼자만 벗고 있는 게 조금 억울했는지, 토모에의 손은 카오루의 교복 재킷으로 향했다. 연상의 여유인지, 수많은 경험의 여유인지, 카오루는 조금 허리를 들어 토모에가 자신을 벗기기 쉽게끔 해주었다.  


 “시, 싫다곤 안 했어요.”


 그게 뭔가 더욱 자존심 상해, 토모에는 얼굴을 화악 붉혔다. 오늘은 깜짝 공격을 해서 카오루를 곯려주려 했지만, 역시나가 역시나. 바보인 척하면서도 포커페이스를 단 한번도 부순 적이 없는 사람다웠다. 


 물론 그건 작년 화이트 데이 뮤지컬 이후부터 쭉 느껴온 거지만 말이다.  


 “죄 많은 아기 고양이로구나, 토모에 쨩은.”


 그 죄인이란 호칭을 떠넘기고 싶었던 걸까, 본인에게 하는 말을, 카오루는 토모에에게 해버렸다. 토모에는 와이셔츠만 남은 카오루의 가슴팍에 안겨, 조용히 검지로 카오루의 옆구리를 쓸어내렸다. 떨림도 전염되는지, 묘한 감정이 카오루의 속에서 일었다. 


 “치사해요, 그런 호칭.”


 카오루는 죄인이란 호칭에 집중했지만, 토모에는 그 뒤의 고양이라는 호칭에 집중했다. 카오루는 저를 고양이로 표현했지만, 그 호칭은 자신을 그대로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처음부터 그랬지만, 이건 반칙 수준이다. 반칙.  


 “애초에 이렇게 큰 고양이가 세상 어디에 있어요?”


 “지금 내 앞에 있지 않은가?”


 “진짜, 좀.”


 살짝 고약한 마음이 든 토모에는 카오루의 목덜미에 자국을 남기려 했다. 늘 받기만 한 평소와는 다른 유쾌한 반란이다. 게다가 목덜미면 숨기는데 꽤나 고생도 할 테고.  


 “...아아, 고양이가 아니라 팬서였나.” 


 저의 목덜미를 물어버린 짐승을 향해, 카오루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호랑이... 아니, 고양이 새끼를 키웠구나. 나날이 변해가는 토모에의 모습은, 좀처럼 흥취감이 돌지 않는 카오루에겐 보기 좋은 여흥거리였다. 


 카오루의 목덜미와 쇄골, 그리고 가슴팍까지 토모에는 물고 빨아버렸다. 행여나 그녀의 추종자가 보면 굉장한 소동이 나게끔, 그리고 계속 저의 마음속에서 하늘 모르고 치솟는 음란한 마음을 풀어 내기 위해서. 


 카오루는 후배의 기특한 모습을 그저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기만 했다. 서툰 후배의, 그리고 아직 몸을 섞는 게 어색한 후배가 별로 신기할 것 없이 귀엽기만 했다. 그렇지만 당하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엇?!”


 짐승이 눈앞의 먹이에 잠시 정신이 팔린 사이, 카오루의 손가락은 토모에의 팬티 안으로 슬쩍 들어가 버렸다. 그녀의 마음을 자극한 난잡하면서 외설적인 구멍은 물기를 띈 채 팬티를 적시고 있었다.  


 화들짝 놀란 토모에가 볼에 바람을 부풀리고 카오루를 바라보았다. 오늘 같은 날엔, 조금이라도 원하는 대로만 하게 해줘도 좋을 텐데. 


 “조금, 젖은 것 같구나.”


 카오루의 시선은 토모에의 눈동자로 다다랐다. 그토록 애를 썼는지 땀줄기가 살짝 옆으로 흐르는, 그리고 숨결을 타고 뛰노는 긴 머리카락도. 


 “제가요?”


 토모에는 볼멘 목소리로 카오루의 말에 딴죽을 걸었다. 심술보가 터졌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단순히 투정을 부리는지 토모에는 카오루의 어떠한 답도 원하지 않는 듯 했다. 그러나 카오루의 답은 그녀가 예상했던 답과 조금 많이 달랐다. 


 “아니, 내가.”


 이건 카오루가 너무 당당히 말해서, 의외의 답을 받은 토모에도 눈을 정말 동그랗게 떴다.  정처 없는 눈동자는 카오루를 제대로 향하지 못하고 그대로 감겨버렸다. 

  

 “...의외네요.”


 그래도 입은 뚫려있는지라, 마음에서 드러난 감상을 표현하기엔 충분했다. 힘이 쭉 빠져, 토모에는 카오루의 가슴팍에 저의 볼을 대었다. 카오루의 품은 따뜻했지만, 여전히 심장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두근거리는 저의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그게 카오루에게 전해질까 싶어, 토모에는 괜스레 몸을 조금씩 꿈틀거렸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도 보지 모한 토모에 쨩의 모습을, 내가 처음으로 보게 돼서 기뻐.”


 본인이 말하고도 참...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하는구나 싶었다. 이러한 대사를 지금까지 남에게 몇 번이나 했을까, 차마 세어볼 수도 없었다. 자신이 이렇게 뻔뻔한 사람인가, 하는 의문감도 들었지만. 


 “이것도 연극 대사 중 하나인가요?”


 역시나 이 보기보단 똑똑한 후배는 쉬이 속아 넘어가질 않았다. 이러한 점이 사랑스러워서, 오래 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순한 섹스 파트너 그 이상을 바라보는 것 같아, 조금은 껄끄럽지만. 


 “그건 비밀.”


 돈키호테치고는 무서운 돌격에, 카오루도 조용히 웃어버렸다. 비밀은 여자를 아름답게 해준다고 했던가, 그 말을 곱씹으며 카오루도 그렇게 말했다. 


 “세타 선배는 너무 비밀이 많아요.”


 하네오카의 왕자님. 세타 카오루에겐 가혹한 별명이자, 주박. 그 무게감을 넌지시 짐작하고 있던 토모에였기에, 그녀는 구석탱이에 놓여 있던 바구니를 들어 그대로 카오루에게 쏟아부어버렸다. 상술했지만 큰 북으로 단련된 팔이었기에, 바구니를 드는 것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카오루와는 다르게 말이다. 


 퍽, 퍽, 퍽, 퍽, 퍽, 퍽. 정말 주먹으로 맞는 게 더 아플지도 모르는 초코 돌덩이들이 카오루의 얼굴로 떨어졌다.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벌이라고 생각하게끔, 그리고 저를 놀린 조금의 분풀이를 담아, 하나도 남김없이 다. 


 “뭐하는 짓이...!”


 당연하게도 카오루는 화를 냈지만, 그 말은 토모에의 입술에 의해서 막혔다. 방금과 똑같으면서, 조금 많이 다른 상황이었다. 다만 이번엔 카오루가 당황한 모습으로 눈을 감고, 토모에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눈을 평온히 뜨고 있었다. 


 역전된 상황 속에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서로의 마음은 묘한 전류가 흐르듯 찌릿하고 아파왔다. 그리고 풍겨오는 달콤한 내음에, 토모에도 눈을 조심스레 감았다. 


 두 사람은 초콜릿 향기에 파묻혀버렸다. 단내가 나야 되는 것들에서, 어쩐지 지독하게 쌉싸래한 향기가 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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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 카오루와 보듬어주는 토모에. 


 발렌타인 기념 사약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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