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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체인지업!-9화앱에서 작성

커틀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2 23: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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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의 동시 전국 재패로 유명한 도쿄의 배구 강호 메이토쿠 고교. 공식전에서는 작년 3학년에게 묻혔으나, 지도자와 기자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받는 두 2학년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은 코트에서 뛴 두 사람의 이름은 나가이 사키와 아야나미 츠바사. ‘서로의 뇌속에 들어갔다 나온다’라고 평가받는 완벽한 연계의 속공이 특기인 센터와 스파이커다.

둘의 관계는 조종간과 스로틀. 츠바사가 출력을 내고 사키가 방향을 이끄는 느낌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기숙사 밖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좀 있으면 새로운 팀으로 치루는 첫 연습시합인데.”

“그래서야. 제대로 휴식하지 않으면 실력발휘가 안 되잖아.”

“하지만.”

“계속 그러면 나 혼자 윗층에서 잔다, 츠바사?”

그러자 182cm의 츠바사가 어린아이처럼 알기 쉽게 주늑든다.

“그건...싫어.”

이미 학교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도심으로 나왔으니 어쩔 수 없는 것. 연습시간 만큼이나 사키도 소중하니까 잠자코 뒤를 따른다.

비교적 한산한 거리의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음료를 테이크 아웃. 쇼핑몰을 향해 가로수길을 걷는다.

“아.”

그러다가 본가에 가까운 교복점을 발견. 싫어도 사키와 아이나와 셋이서 중학교 교복을 맞춘 기억이 떠오른다.

그건 사키도 마찬가지인지, 돌연 질문한다.

“아이나는 요즘 어떻게 지내? 고등학교 입학했지?”

“...몰라.”

얼굴을 돌리자 뺨을 잡아당겨 억지로 복구시키는 사키.

“네가 언니잖아. 좀 알아라.”

“그야 연락 안 하는걸.”

“츠바사가 먼저 전화하면 어디가 덧나? 배구는 그만뒀어도 좀 얘기하라니까. 네가 그래서 ‘센터에 따라서 성적이 저조해진다’ 라는 평가를 받는거야.”

“알있아. 알았다고.”

“그럼 나중에 내 앞에서 통화...어라?”

당기는 자세는 그대로. 사키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한 곳을 처다본다.

“이제 늦게까지 연습 안하고 다른 세터랑도 호흡 맞추고 내가 다 잘할테니까아아아아-아파, 아프다고오.”

“조용히 해봐.”

무리한 요구를 하며 그녀가 바라보는 곳은 그녀들이 나왔던 역 출구와는 다른 출구. 사키의 시점으로 말하자면, 아이나가 아이나만큼은 아니지만 덩치가 제법 있는 여학생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중학교 친구까지는 다 파악하고 있는데, 기존의 데이터에 없는 아이들이다.

“아이나가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어.”

분명 선두에 있는 붉은 눈이 말하고 난 다음이다.

“뭐?”

츠바사도 고통을 참으며 뿌려치고, 사키와 옆얼굴을 맞대고 그쪽을 처다본다. 하지만 곧 다시 고개를 돌리는데.

“아니. 저런 근성 없는 아이, 어떻게 되든 내 알 바가-.”

“그냥 따라와.”

결국 보이지 않는 목줄에 끌려가듯 따라가는 츠바사였다.





제 2 그라운드에서 들리는 아이나의 목소리.

“타카하시 양. 역시...몇십분이나 이러면...아읏! 허리가 빠질 것 같아요...”

“아직 안 돼. 나도 참고 있으니까.”

몇분 후.

“이제...한계에요...”

“응. 아이나, 나도 이제...”

그렇게 아이나와 리에가 나란히 쓰러지려 할 때, 타이머가 크게 울린다.

“거기까지. 이제 됐어요.”

그리고 사쿠타의 말을 들으며 안심하고 뻗는다. 주위에는 마찬가지로 주저앉거나 앞으로 엎어진 여자야구부 부원들.

“어째서, 전원이 내야 수비 자세를 유지하는 훈련을...”

료가 드물게도 숨을 헐떡이며 항의한다.

“무슨 스포츠를 하든 하체를 괴롭혀서 나쁠 일은 없습니다. 아야나미는 등판하지 않을 때 1루나 3루 수비를 봐야 하고, 타카하시는 7회에서 9회+@로 늘어난 고교야구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합니다. 다른 내야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외야도 체력소모로 다리가 풀리는 일이 생기니까 필요하죠.”

아무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 또한 하체가 중요한 다른 일이 있었다.

“그럼 휴식 후 차례대로 불펜으로 오세요. 적성검사를 실시합니다.”

아야나미 아이나는 미완성품. 사쿠타의 그런 판단으로 야수들의 투수 적성을 보려는 것이다. 굳이 마지막 순서로 배정한 이유는 어깨에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면 제대로 된 기록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2학년부터 시작.

“나카무라. 제대로 하는 거죠.”

“넣으려 해도 존에 안 들어가는 거에요~”

나카무라 유우키. 최대 구속은 120km/h.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은 커녕 사쿠타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아이하라는 그나마 무게가 있군요.”

아이하라 마야와 토도 자매가 100km대 초중반을 기록. 마야는 공 끝이 제법 더럽고 묵직하다.

“......”

‘말 안해도 느려터진거 아니까...!’

혼죠 카에데. 최대 구속 92km/h.

이제 아이나를 제외한 1학년들의 차례다.

“여차할 때는 투수로 전향하려던 거죠? 좋은 공이네요. 변화구는 있나요?”

“슬라이더를 연습했기는 한데.”

스즈키 료. 최대구속은 114km/h. 변화각이 작고 제구가 불안정하지만 슬라이더 구사 가능.

“포수로서는 나쁘지 않은 일이지만...움직임이 밋밋하군요.”

타카하시 리에. 최대구속은 108km/h. 흔히 말하는 작대기 직구의 경향을 보인다.

“나쁘지 않아요.”

오오토리 카나. 최대구속은 111km/h. 사이드에 가까운 스리쿼터 투구폼. 제구에 소질이 있다.

“마지막으로 아야나미. 중간 점검이 있겠어요.”

그렇게 사쿠타의 노트에는 다른 선수들의 경우처럼 이렇게 기록된다.

구속은 116~124km/h에서 형성. 수직 무브먼트, 구위, 체감 구속 발군. 좌완. 제구 불안정.

마무리 운동으로 러닝을 끝내고 벤치 앞에 집합한 선수들. 그리고 사쿠타가 자신의 노트와 선수들을 번갈아 보면서 말한다.

“각자의 메인/서브 포지션과 앞으로의 스케쥴을 설명하겠습니다.”

아이나가 가능하면 선발이고 마야, 료, 카나가 후보투수. 리에가 현재로서는 전 경기 포수를 소화할 예정이며 백업포수의 양성이 필요함. 1-3루는 투수에 따라서 아이나, 마야, 유우키. 유격수와 2루수의 키스톤 콤비는 카에데와 카나. 외야는 메이, 카렌, 료. 료가 등판하면 마야가 우익수를 보고 카렌이 중견수를 본다. 카나가 등판하면 마야가 2루를 보고 아이나 혹은 유우키가 3루, 그리고 남은 한 사람이 1루다.

“이해했다면 스케쥴 설명으로 넘어가죠. 일단 한동안은 신입생들을 위한 타격 훈련과 기초 작전 훈련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4월 말의 골든위크 동안 합숙. 합숙 마지막 3일동안은 연습시합 3경기를 치를 계획입니다.”

합숙도 합숙이다. 하지만 각자에게 가장 잘 와닿는 단어는 아무래도 ‘시합’이다.

‘드디어 고교야구 데뷔!’ ‘데뷔전이네.’

‘신(新) 팀...제대로 돌아가려나...’

‘실전에서 어필해 보이겠어.’

가벼운 불안이나 기대, 각오를 안고 가는 이들.

‘시합...이제 정말 선수로서 뛰는 거구나.’

카나의 생각은 다른 부원들과 조금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제까지 단순 흥미로 많은 일을 했고, 거기에서 대부분 평균 이상이라고 할 만한 결과를 냈다. 하지만 지금은 흥미가 본 목적이 아니었다.

“합숙은 어디에서 하는 건가요?”

지금 들리는 목소리가 좋아서, 처다보면 미소지으며 마주보는 얼굴이 좋아서. 고작 그런 이유다. 료는 프로. 리에는 전국. 카에데는 말하지 않아도 뿜어져나오는 항상심과 경쟁심. 주변에 비해 조금 비장함이 부족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이어지기를 일주일 하고 몇일. 4월의 3주째 금요일. 담장에 타구가 직격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린다.

“폼은 저렇게 부드러운데 임팩트가 엄청나...”

“핵심은 피칭이랑 같아~. 쓸데없는 힘 주지 않기.”

휴식중인 듯이 편하게 말하면서도 가속하는 유우키의 배트. 료의 투구 연습을 겸한 라이브 배팅으로, 지금 그녀가 유우키에게 얻어맞은 궤적만 보면 이미 16실점은 했다고 보면 된다.

“료짱은 직구에 강하고 직구를 선호하니까 배트 스피드에 집착하는데, 사실 자체 스피드보다는 공에 맞는 순간에 최대속도에 가까워야 의미가 있거든~. 리듬을 타면서 항상 몸을 어느정도 이완시키고 투구의 스피드에 맞춰서 임팩트 존을 조정. 맞출 거 같을 때 허리랑 무게중심을 완전히 앞으로 싣는거야. 가능하면 레밸 스윙으로 가져가서 정타를 노리고.”

“......”

말로 이론을 설명하는 거야 쉽지만, 나쁜 것이든 좋은 것이든 습관으로 형성되는 타격을 매 타석-투수마다 조정하며 최적의 스윙을 한다는 것은 보통 기술이 아니다. 심지어 유우키는 오른손잡이지만 좌타석에 서는 타자. 만만한 공을 강하게 때린다. 이 한 문장으로 정리가 가능한 료의 타격과는 접근 자세가 다르다.

유우키의 이론을 100프로 실현 가능하다면 그 선수가 소속된 리그의 공은 뭐든지 대응할 수 있다. 그나마 이상에 가까운 선수가 한국의 포수 양의지로, 매년 타율 1위 경쟁을 하면서도 홈런도 상당히 때려낸다.

‘수비를 못하는게 아니라 별 노력을 안 들이시는 건가.’

그 자세는 오히려 선수보다는 연구자에 가까워, 유우키가 타격에 얼마나 매료되어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자, 저번에 스즈키한테 던진 인코스 좀 보여줘!”

“감각이 아직 잘 안 잡히는 느낌이라...”

카에데의 접근법은 필사출루. 구위를 압도하는 힘도, 천부적인 컨택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커트 타법에 집착하고 확실한 볼을 골라내서 출루하는 타입. 항상 배팅 박스에서 벗어나가 직전까지 홈플레이트에 가까이 붙고,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여차할때는 몸에 맞아서라도 출루하겠다는 의지다.

아직 한가운데 이외에는 많아야 4할이 스트라이크인 아이나에게는 난적이다.

“슬슬 마무리 펑고에 들어가겠습니다. 다른 장비들은 정리해주세요.”

어느새 정착된 메인 훈련-마무리 펑고-마무리 러닝 패턴. 선수들도 그러려니 하며 각자의 포지션에 들어간다. 오늘은 마야가 마운드에 서고 유우키가 3루, 아이나가 1루다.

“짧게 하되 빠른 타구 위주로 보냅니다. 시프트는 정위치.”

예고대로 처음부터 압력 있는 3루 강습. 포탄 파편같은 기세로 튕기는 땅볼을 가슴팍에서 잡아낸다. 하지만 늘 그렇듯 송구가 부정확하고, 결국 1루에서 발을 때고 포구하는 아이나.

그리고 그 모습을 그라운드의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지켜보는 카나. 그녀가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아이나는 열심히 했다.

아직 타구판단이 서툴러 카나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일이 있고, 땅볼도 송구도 제법 놓친다. 하지만 계속 달려든다.

사쿠타도 그 모습이 가상한지 계속 공을 보낸다.

“으아아아아...”

결국 샤워 후에 벤치 한 구석에 엎어진 아이나를 볼 수 있었다.

‘아이나는 뭣 때문에 다른 포지션도 열심히 하는 걸까.’

순수한 의문이지만, 여기서는 말할 수 없었다. 열심히 하는 건 좋은 일이고, 거기에 의문을 갖는다면 그 이유를 말해야 하니까.

“아이나.”

일단 아이나의 머리 옆에 앉으며 말을 걸어보는 카나. 그러면서 내려다보니, 뒤도 앞만큼이나 예쁘다. 비단 같은 금발이 사금처럼 펼쳐져 있고 허리는 잘룩하면서도 단단하며, 허벅지는 크고 매끄러워 보인다. 마지막으로 흔히 말하는 들어간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몸매라 뒷태중에서도 유독 눈길을 끄는 엉덩이. 분명 여체임에도 자꾸만 흥미가 향해서 카나의 시선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거기 딱딱하지 않아?”

결국 어색하게 그라운드를 처다보며 묻는다.

“그래도 일어날 기력이 없어서.”

“뭣하면 내 다리라도 배도 되는데.”

“네?”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지금은 얼버부렸지만 역시 물리적으로도 가까워지고 싶고 더 친해지고 싶기도 하다.

“이제 좀 있으면 기숙사의 남는 방에서 합숙이잖아. 필요한 거 사야겠지?”

빨리 핵심을 전하고 싶은데, 토론 대회도 줄곧 나가고 했던 혀가 이상하게 말을 안 듣는다.

“네. 그렇죠.”

“그래서 말인데...내일, 같이 외출하지 않을래?”

말했다.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눈을 감는다.

“좋아요. 평소에 일정도 잘 없으니까.”

그 목소리에 눈을 뜨자 코앞에 아이나의 얼굴이 있었다. 저절로 바라보게 되지만, 뭐랄까 미술관의 관객과 작품 사이를 나누는 선을 넘은 느낌이라 옆으로 거리를 벌려버린다.

“오오토리 양, 얼굴이 조금 붉네요. 컨디션 괜찮으신 거죠?”

“으, 응.”

두근거림 반, 약속이 성사된 것에 대한 기쁨 반. 흰 피부와 머리칼에 대비되는 얼굴빛을 숨기는 것에는 영 재능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근처의 사람이 둘. 카나를 그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야와 그녀의 등을 쫒는 유우키였다.

“뭐야~? 먀 짱, 미인 후배한테 품어서는 안되는 마음이 생겼다던가?”

“그러니까 시도 때도 없이 뒤에서 안는 거 그만두라니까.”

“임자가 있으니까?”

“그래.”

“그런데 맨날 싸우잖아.”

“......”

뒤따라 샤워룸에서 나온 부원들은 그저 ‘늘 사이가 좋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






현재로부터 약 1시간 전, 각자의 집에서 거울과 마주하는 두 소녀가 있었다.

한 명은 ‘예쁜 옷이 필요하다’ 라고 말하니까 집에서 한 트럭으로 구매하려던 타카하시 리에. 다른 한 명은 옷장을 총동원한 오오토리 카나.

“아이나가 먼저 불러줬어.”

“아이나한테는 별 거 아니겠지만, 나는 중요하니까.”

이윽고 둘은 같은 역을 향해서 간다.





*일단 확실한건 크싸레물은 절대 못 쓸거 같아. 써도 어중간하게 텐션 낮아서 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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