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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치사토] 봄 (치사카논)앱에서 작성

Nsa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23 17: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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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너무 좋아서 오랜만에 연성할 거리를 찾다가..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나오는 커플을 가져왔다!

——-
 봄바람이 카논의 뺨을 가볍게 간지럽히며 스쳐지나갔다. 장난스러운 바람에 머리카락이 살짝 헝클어졌지만, 카논은 기분좋게 웃으면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 집에서 자신을 기다릴 사람, 그 사람 한 명을 위해서. 

 한쪽 어깨에 메어 든 가방은 집에 가까워질 수록 점점 더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히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점점 그 무게감에 눌려서 지쳐만 갔는데, 집에 가까워지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는 표현이 무엇인지 지금의 카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시원하다..”

 조금 빠른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카논을 응원이라도 하는 것처럼 카논의 등 뒤에서 봄바람이 꽃잎을 머금고 살며시 그녀의 등을 밀어주었다. 바람에 섞여 너울거리는 꽃잎이 비처럼 내려서 카논의 머리카락과 어깨 위에 살포시 떨어지자 조금만 더 힘을 내라고 작게 응원하는 아이들 같다고 생각하며 카논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작고 예쁜 아이들의 응원에 힘입어 어느덧 집 앞까지 온 카논은 그제서야 서두르던 발을 멈추고, 종아리가 얼마나 뜨거워지는지 확인하며 가볍게 땅을 톡톡 두들겨 조금이나마 피로를 풀어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카논을 응원하던 아이들도 하나 둘 씩 툭툭, 떨어져나왔다.

 그동안 몇 번이나 열고 닫았던 문이건만, 이 안에 치사토가 있다고 생각하면 카논은 언제나 몽실몽실하고, 따듯한 마음이 피어오르는게 느껴져 절로 미소를 짓게 되었다. 가볍게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를 들으며 카논은 문고리를 잡고 돌려, 문을 열고 그녀와 그녀의 소중한 사람의 집으로 마침내 들어왔다.

“...휘날리며~”

 문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니 카논을 맞이하는 것은, 첫번째로는 달콤한 향기였다. 포근하고 달콤한 향기는 그녀들이 집 안에 배치해둔 여러가지 디퓨저에서 나오는 익숙한 향기이니 카논은 놀라지 않았다. 카논이 놀란 것은 바로 그 다음으로 그녀를 맞이해주는 노랫소리였다.

 어깨에 대롱대롱 매달려 무겁게 달라붙는 것만 같았던 가방을 바닥에 툭, 떨어뜨리고 안으로 들어가니 그 노랫소리의 정체는 곧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거실의 창문이 있는 쪽의 벽에 가깝게 붙어서 앉아있는 치사토로부터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 

 창문이 열려져 있었는지 치사토의 금빛 머리카락이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가볍게 들어올려져 너울거리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그렇게 치사토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들려지면, 봄바람을 타고 맑은 노랫소리와, 통기타의 연주소리가 같이 손을 잡고 카논에게 날아왔다. 그 모습이 마치 동화속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봄요정 같다고, 카논은 생각했다. 그렇기에 조금씩 더 가까이 가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금방이라도 봄바람을 타고 날아올라 하늘로 떠나버릴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며 발걸음을 옮겨 치사토의 등 뒤에 선 카논은 치사토의 뒤에 쪼그려 앉으면서 그 자그마한 등을 꽉 껴안으며 속삭였다. 나 떠나지마. 치사토 짱. 떠나면.. 안돼.


“흩날리는.. 어머. 카논?”


 등뒤에서 갑자기 느껴지는 가벼운 무게감과, 코를 간지럽히는 익숙한 향기에 치사토는 자신을 덮친 것이 누구인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연주하던 기타의 현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 소리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안겨있는 귀여운 카논을 바라보았다.


“...치사토 짱. 떠나면 안돼.”

“카논? 갑자기 그게 무슨..?”


 치사토를 바라볼 때마다 가슴속에서 몽글몽글 피어나던 감정이 어느새인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꽃잎이 되어 흩어져서 카논의 입술 밖으로 나올 때면 언제나 가슴이 먹먹했다. 가슴이 먹먹해 결국 제대로 말을 꺼내지도 못하면, 보이지 않는 꽃잎을 치사토의 몸에 묻혀두어 그 향기를 통해 치사토가 있는 곳은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자신과 비교해보면 치사토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니까.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는 하지만, 전혀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또 울컥, 튀어나왔다.


“카논, 카논. 진정하렴. 난 카논을 두고 어디에도 가지 않아.”

“...그치만 치사토 짱.”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아서 무서웠단 말이야. 카논은 입술 밖으로 튀어나오려고 한 마음을 잡아서 다시 꾹꾹 눌러넣었다. 치사토를 믿으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냥, 치사토 짱이 너무 봄요정 같아서..조금 무서웠어.”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조금이라도 말로 풀어내야 정말 떠나지 않을 현실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치사토의 어깨에 이마를 묻고 조용히 중얼거리는 카논의 몸은, 치사토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작게 떨리고 있었다.


“..카논.”

“ 미안. 조금 이상한 말을 해버렸네! 치사토 짱, 너무 예쁜거 아니야?”


 치사토의 어깨에서 이마를 떼어내 말갛게 웃으면서 말하는 카논은, 방금까지의 우울함을 다 벗어던진 것처럼 화사해서 그녀야말로 정말 봄요정 같았다. 그렇지만 카논의 안에 여전히 남아있는 우울함의 꽃잎들을 알고 있는 치사토는, 뭐라 말 할 수도 없이 그저 자신의 입술을 꾹, 깨물고 태연한 척을 하는 카논에게 맞춰주었다.


“..오자마자 그런 말이야? 카논.”

“그치만, 정말 예뻤는걸? 치사토 짱. 무슨 노래였어?” 


 여전히 치사토를 뒤에서 안고 있는 카논은, 맞닿은 몸에서 느껴지는 치사토의 일정하게 두근거리는 심장박동에 조금씩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마치 같은 심장인 것처럼, 카논의 두근거림도 치사토의 두근거림에 발맞춰 뛰어갔다.


“오늘 날이 정말 좋더라. 치사토 짱. 그래서 돌아오면 나가자고 할려 했는데.. “

“그럼 나갈까? 가고 싶은 곳이라도 있어, 카논?”

“으응. 아니. 그냥 이대로도 충분할 것 같아.”


 노래의 제목을 들었다. 정말 봄에 걸맞는 노래라고 생각하면서, 치사토에게 다시 한 번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등에 아기처럼 찰싹 달라붙어 있는 카논을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치사토는 카논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봄바람을 타고 다시금 흘러나오는 포근한 노랫소리와,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듯한 바람, 그리고 치사토의 달콤한 향기와 부드러운 체온이 카논의 눈꺼풀을 살랑살랑, 흔들었다. 마치 속눈썹을 붙잡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봄요정이 끙끙대며 아래로 내리려고 씨름을 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카논은 눈을 똑바로 뜨기가 어려워졌다.


“..카논. 졸려? “


 서로의 심장 소리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치사토 또한 마찬가지였다. 또한, 얼굴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카논의 숨소리가 점점 느려지고 나른함이 묻어나오는 태도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했다.


“어? 아. 치사토 짱.. 미안해. 내가 부탁했는데.. 조금, 졸려서..”


 치사토의 말소리에 그제서야 카논의 속눈썹을 붙잡고 씨름을 하고 있던 봄요정들이 모두 날아가버린 것 같았다. 아직 졸음이 남아있는 눈 위에 자그마한 쌍꺼풀이 생긴 것을 보고, 그 귀여움에 치사토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괜찮아. 카논. 그냥 조금 편하게 자라고 말 하려고 했어. “


 내 노랫소리가 네 자장가가 된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일은 또 없을테니까. 이어지는 말은 혀 밑에 꾹꾹 눌러담은 치사토가 몸을 앞으로 가볍게 빼어 기타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양 다리를 앞으로 쭉 핀 다음, 뒤에 있는 카논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서 자신의 옆으로 오게 했다.


“치사토 짱..! 이러면, 치사토 짱이..”

“괜찮아. 카논. “

“으으…”


 카논을 부드럽게 잡아당기며 살포시 웃는 치사토의 미소에는, 봄이 담겨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 포근한 미소를 이겨낼 수 없을 만큼 잠에 잠겨버린 카논은 결국, 얌전히 치사토의 허벅지에 머리를 누이고 옆으로 돌아누워 눈을 감았다.


“..그럼, 치사토 짱.. 조금만 실례할게..”

“ 얼마든지 괜찮으니까, 편하게 쉬어. 카논. ”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봄바람은 어느덧, 꽃잎들을 품에 한 가득 품어서 이리저리 봄의 증거를 나눠주고 있었다. 은은하게 봄의 향기가 나는 벚꽃이었다. 


 바람에 나부껴 들어오는 꽃잎들이 각각 다른 춤을 추면서 들어온다고 느꼈다. 그렇게 춤을 추면서 집 안으로 들어온 꽃잎들은 어느새 조금 지쳤는지 조금씩 바닥에 가까워졌고, 그렇게 결국 바닥에 닿은 꽃잎들은 자신들의 봄을 조금, 아주 조금 나눠주었다.


“...카논.”


 나야말로 네게 하고 싶은 말이었어. 카논. 치사토는 자신의 허벅지에 자그마한 머리를 누이고 고르게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카논을 보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치사토는 어느덧 봄의 증거가 머리카락 사이사이에 끼워져서, 마치 그녀 또한 봄의 일부가 되어버린 듯한 카논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비집어 가볍게 쓸어내렸다.


“..날 떠나지 말아줘. 카논.”


 치사토의 눈 앞으로 바람이 불어, 벚꽃잎이 장난스럽게 날아와서 그녀의 시야에서 카논을 아주 잠시동안 덮었다. 하지만 그 잠시동안, 치사토는 카논을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 심장이 덜컥,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도 눈 앞에서 벚꽃잎이 살랑살랑 떨어져 카논의 뺨에 살포시 닿자, 그제서야 카논이 그대로 있음을 확인한 치사토는 낮은 한숨과 함께 걱정을 뱉어냈다.


“..누구보다 봄요정 같은 사람이, 누굴보고..”


 그렇지만, 내 사랑이 꽃잎보다 커다란 봄요정이라서 다행이야. 내가 쫓을 수 있을테니까. 치사토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허리를 숙였다. 카논의 볼 위에 살포시 떨어진 꽃잎을 질투하듯이 손톱 끝으로 가볍게 튕겨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꽃잎이 있던 자리에 조심스럽게, 부드럽게 입술을 대었다.


 내 사랑을 데려가지 말아요. 봄요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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